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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와얀 Lv.23
2007.09.24 19:23 댓글:7 조회:1,592
내일은 민족의 최대 명절 추석입니다.
저는 조금 전까지 거래처를 돌아 다니며 떡을 돌리느라 힘들어 죽겠구요.
매년 추석과 구정때면 인사의 뜻으로 거래가 있고 없고를 생각치 않고 작은 과일 상자를 돌렸었는데요.
올해는 자카르타 방앗간에 주문한 떡으로 대체 했습니다.(그게 더 추석에 맞는 인사 선물 인것 같아서요.)
사실 발리에서 살다보면 명절 인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한국에서야  TV나 각종 언론에서 계속 추석관련 뉴스를 내보내고 각종 특집 프로그램도 많이 방영하니까
그냥 있어도 언제가 추석이구나 하지만 발리는 특별히 쉬는날도 아니고 또한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오시는 관광객이 오히려 늘다 보니 쉬기도 쉽지는 않답니다.
지난 구정때는 아침에 아무 생각 없이 일어나서 아침 식사를 하려는데 그날 따라 유난히 밥 대신에 라면이 먹고 싶더군요.
그런데 또 이상하게도 라면에 왠지 모르게 떡이랑 만두를 넣어서 먹어야 만족할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무 생각없이 이것저것 넣고 끓여 먹었는데요. 
푸짐하게 한솥 끓여 먹고 소화시키려고 앉아 있는데 전화 벨이 울리고 받아 보니 어머님께서 막 호통을 치시더라구요....ㅠ.ㅠ
"야 이놈아 오늘이 구정인데 아들이라고 하나 있는놈이 부모에게 전화도 않하냐?" 시면서요....^^
깜짝 놀라서 오늘이 구정이야? 되물었더니 너 어제 또 몇시까지 술먹었냐? 고 또 화를 내시더군요..... 에궁....ㅡ.,ㅡ;;
그저께 까지만 해도 모레가 구정이 맞나? 하고 혼자 궁금해 있었는데 또 잊어버렸던 겁니다....
암튼 저는 전화선을 타고 메아리 처오는 어머님의 훈시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면서 " 아 내가 그래서 아침에 떡만두 라면을 먹고 싶었구나" 생각했답니다..... ㅋㅋㅋ (신기하죠?)
뭐 좀전 까지도 떡을 들고 여행사 사무실을 들어가서 " 즐거운 한가위 보내세요 " 하면 "뭐 여기 살면서 그런게 느낌이나 나느냐"고 답하시더 군요... 
고향 떠나 타지에 나와서 사는 사람들은 연령의 높고 낮음과 종사하는 생업에 관계없이 모두들 같은 마음인가 봅니다.
한국은 추석이 지나면 또 언제 더웠냐 하면서 선선한 바람이 불텐데 발리는 10월이후로 우기가 시작되면서 더욱더 덥고 습한 계절이 되어 버리죠.
적도 남부에 위치한 이국의 섬 발리에 살면서 행복한 일도 많고 나름대로 자부심도 느끼지만 이렇게 고향의 명절이 찾아오면 가슴 한켠이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과 명절 분위기로 부산할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공허해 집니다.
그래서 말인데요. 만약에 지금 또 내일 발리에 계시는 발리섶 회원님들 사누르 꼬끼로 오셔서 저랑 떡이나 한쪽씩 드시면서 고향에 대해 얘기 나누지 않으시렵니까? 
저희 집에 오셔서 밥을 팔아 달라는게 아닙니다. 물론 떡은 공짜입니다.
그냥 고향 생각에 허전한 사람의 친구가 되어 주십사 하는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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