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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2009.10.17 07:55 댓글:6 조회:1,764
 
   경미의 결혼식


  친구의 딸 결혼식에 다녀왔다는 아내가 침대 모서리에 앉아 훌쩍 훌쩍 울고 있다
 

  분명 오늘 결혼식장에서 돈 많은 친구를 만나 속상했거나 아니면 친구 딸 경미
  신랑을 보고 30이 넘어도 시집 못 간 딸 걱정에 울분이 터진 것 같은데 어느 쪽
  이든지 모두 내 책임이 커니 차마 말도 못 붙이고 힐끔 힐끔 아내 눈치만 살피는데 


  아내: 우리는 애들을 잘 못 키운 것 같아요!
  생원: ( 이제 올 것이 왔구나, 오늘 된통 걸렸네, 이 일을 어찌 하지,,, )
  아내: 선미 친구 경미 결혼식에 갔는데요 ( 훌쩍,,, )
  생원: (아침에 이야기 해놓고서는, 이거 정면 돌파를 해야 하나, 아니면 달래볼까? )

 
  아내: 우리는 애들을 잘 못 키운 것 같아요 ( 훌쩍,,, ) 
  생원: ( 시집 못 간게 뭐 모두 내 책임인가, 남의 애들 같이 연애도 못하고서,,,, )
  아내: 식장이 야단이 났어요 신랑이 신부를 맞이하려 뒤돌아서서 기다리는데,,,
  생원: ( 신랑감이 얼마나 훤칠했으면 그 화가 나한테 까지 미쳐서 이 야단이람,,, ) 


  아내: 잠간 옆자리 친구와 귀속 말을 하는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피아노 반주가 끝났는데도 아버지와 신부가 손잡고 계속 서있는 거애요
  생원: ( 33살에 시집가면 얼마나 홀가분할까?, 와락 밀어서 신랑에게 인계해야지) 


  아내: 아버지와 딸이 한참 동안 손을 잡고 놓지 않자 영문도 모르는 하객들이 
          웅성거리고 신부가 아버지 윗주머니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주자
          아버지도 신부 화장한 딸 얼굴에 눈물을 닦아 주데요
  생원: ( 이야기가 이상해지네, 또 무슨 엉뚱한 불똥이 떨어지려고 그러나,,, )

  아내: 오히려 신부가 아버지 등어리를 토닥여 위로하자 그때 사회자가 지난 일주일
          동안 헤어지기가 애처로워 거실에 이부자리를 펴고 엄마와 아빠 사이에 누워 
          밤을 지새워가며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들었읍니다 고 소개를 했지요
  생원: ( 나는 우리 딸에게 여태까지 얼마나 따듯하게 대하고, 마음을 써주었던가 ) 


  아내: 하객들이 모두 박수를 쳐서 위로하자 더 이상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때서야
          아버지가 딸의 손을 풀어주고 뒤돌아서는데 눈물이 볼을 적시었지요 
          신부, 부모, 딸을 가진 하객 몇 명이 훌쩍이자, 축복과 웃음이 꽃피어야 할 
          예식장이 순식간에 숙연하고 눈물바다가 되어 버렸어요
         우리는 애들을 잘 못 키운 거 같아요! 진정 엄마 아빠마음을 주지 못 했어요
  생원: ,,,,, ..... ,,,,, 


  * 이 이야기는 실화이고 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