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
2011.07.08 23:04 댓글:8 조회:2,489
 발리만 오면 시간개념이 참으로 묘해집니다.
 여느 관광객들처럼 동선이 길거나  바쁠 일도 별로 없으니
 시간이 머물러 있는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지나온 날 수를 헤아려보면 또 그 빠르기가
 물처럼 흘러가는 듯 합니다.
 한 나흘동안 해온 일이라곤
 쿠따 시내는 근처조차도 안 나가고
 책 읽고 음악듣고 산책하는 게 대충 하루의 일과이니
 어찌보면 단조롭기 짝이 없는 일상인데
 다행히 무료하지는 않습니다.(혼자 있어도 해만 지면 빈땅이 살뜰한 친구노릇도 해주니까요.)

 오늘은  낮에 길을 걷다가 처음으로 교통사고를 목격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인데
 스쿠터를 타던 현지인 여성이 목숨을 잃은 모양이더군요.(그냥 한 눈에 알아볼 정도로...)
 아마도 외국인 여행자가 운전하는 차에 치인 것 같은데
 순식간에 바이파스의 한 구간이 올 스톱되고 사람들은 도로 한 복판으로 
 벌떼처럼 몰려드는데 앰블런스는 한참을 기다려야  도착하더군요.
 
 발리에서는 늘상 차를 마주보는 방향으로 걷던 저인지라
 모든 걸 바로 코 앞에서 생생하게 지켜봐야 했는데
 아무 관계없는 저까지도 많이 놀랬습니다.
 바로 10분전쯤 금홍이님과 맛있게 닭칼국수를 먹고 
 숙소까지 차로 태워준다는 걸 그냥  운동삼아 걷겠다며 마다하고 나선 길이라
 비좁은 갓길을 걷던 제가 "하마터면"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시간은 누구에게나 다 똑같이 주어지는 것 같으면서도
 이처럼 또 한편으론 저마다 지니는 양이 다른 차별의 얼굴을 하고 있나봅니다.
 그러니 범사에 감사하고 볼 일입니다.
 그리고 발리에서는 운전 조심, 스쿠터 조심, 걷기도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이 곳에 계신 분들이나
 앞으로 오실 분들이나
 다들 내내 몸 건강하시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