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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2011.11.09 19:05 댓글:12 조회:1,849
 어젯밤에는  남한테 해꼬지를 했던 사람이라면
 아마 제대로 잠을 청하기 어려웠을 정도로
 천둥과 번개가 요란했더랬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보니
 숙소 마당은 졸지에 풀장(?)으로 변해있고
 대문밖 경치좋은 숲은 넘치는 늪으로 바뀌니
 길에는 차가 아니라 배를 띄워야 할 판입니다.
 길을 사이에 두고 숙소는 발리인데 
 하룻밤 사이에 상황은 방콕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물론 아침이 되니 물은 다 빠져 나가고 상황종료가 되어버렸지만 말입니다.

 헌데 신나하는 건  그동안 눈에 띄지도 않았던 작은 생명체들이더군요.
 손가락마디보다 작은 개구리며
 실지렁이, 소금쟁이에 달팽이와 꺽지까지
 이녀석들 사방에서 튀어나와 완전히 난리브루스입니다.
 저역시 동네 꼬마와 함께 길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한동안 재미진 구경을 했습니다.

 이러니 어디 멀리로 나가는 게 겁이 납니다.
 가까운 곳들만 택시를 타고 부리나케 다녀오고
 오늘은 대부분의 시간을
 방에서만 보내게 되었네요.
 오후가 되어 날씨가 개이길래
 스미냑의 거리를 잘라잘란 돌아다녔지만
 두어 시간쯤 지나니 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냥 숙소에 들어앉아 소주나 마시는 게  딱 제 격인 날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