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 산 지도 벌써 10개월이 되어갑니다.
처음 발리에 오기로 결정했을 때는 잠시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왔고 또 발리가 최종 목적지라기 보다는
잠시 스치듯 발길 닿는 곳이라 생각했기에 큰 짐은 없었습니다. 한 사람당 달랑 케리어 하나씩.
옷가지와 비상약, 심지어 구명조끼까지 챙겨온 저희에게 책이란...
단지 남는 시간을 잠시 때우기 위한 가벼운 오락거리 정도?? ..;; 였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우붓살이가 시작되면서 점점 책에 대한 갈증이 더해졌습니다.
TV도 없고 영화관도 없는~!! 우붓에서 아내와 함께 살다보니, 책이란게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한국에서라면 읽은 책을 다시 펴보는 일은 극히 적었겠지만, 이 곳에서는 한 번 덮은 책도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했습니다.
아..우리가 꾸따의 뽀삐스 거리를 두고 우붓으로 온데는 '도서관' 이 큰 이유였지..?
우붓에는 '뽄독 빽각'라는..거의 발리 유일의 여행자와 우붓거주자를 위한 도서관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 위주의 책들 뿐이라 영어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같은 여행자들은 쉽게 접근하기가 힘든게 사실입니다.
일본책들은 몇 권씩 있는데 반해 한국책은 한 권도 없더군요.
이런 에피소드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 날, 우붓에 계신 금홍이님이 뽄독빽각에 책을 좀 기증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거기서 일하고 계신분이
'한국사람들은 거의 이 곳에 거의 오지 않는다.
우리 도서관은 보다시피 공간도 크지 않은데 언제 올지 모르는 한국여행자들을 위해 책 놓을 공간을 마련하긴 힘들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얘기였습니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금홍이님은 '여행자 도서관 - 사랑방'의 개념을 덧붙여 설명하셨습니다.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젠가 그런 공간을 꼭 만들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너무도 공감가는 말이었습니다.
이 생각의 연장선에서 '그럼 이렇게 제안 하나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여행 오셔서 다 읽으신 책들, 덤으로 한권 가져온 책들을 저희에게 기증해 주십시오.
- 우붓지역에 머무시는 분들 중 남는책이 있으시면 전화주세요. 달려가서 감사히 기증받겠습니다.
- 저희집에 들르셔서 주시는 분들께는 발리커피 무한대접 드립니다. ^^
- 물론 우붓을 찾으신 분 중 책이 필요하신 여행객들에게 무료로 대여해 드리겠습니다.
2. 한국에서도 책을 보내주실 수 있으면, 보내주십시오.
- 저희에게 보내주신 책은 저희의 소유가 아님을 명확히 밝히겠습니다.
- 향후 더 좋은 공간, 더 나은 곳이 생긴다면 기증받은 책들을 모두 이관하겠습니다.
그 공간은 한국 여행객들을 위한 우붓의 사랑방이 될 수도 있고, 카페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3. 기증받은 책은 그 내역과 기증인을 밝히겠습니다.
저희가 보답할만한 것이 부족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는 만큼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에 한해서는 우붓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보내주신 책은 우붓에 있는 거주자들과, 우붓을 찾는 여행객들, 우붓에서 자라는 한국 아이들에게 상당히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식을 쌓고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는 것을 나누고 베풀 수 있음에 더 행복함을 느끼는 분들께서 많이 호응해 주셨으면 좋겠네요. 지금은 작은 출발이지만 작은 것이 모여서 큰 힘을 내듯, 한 권의 책이 모여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위안과 위로를 드릴 수 있는 곳이 하루 빨리 생겼으면 하는 바램도 덧붙여 봅니다.
** 호응이 괜찮으면 지속적으로 상황보고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연락처(발리) : +62 821 47 248467 제이 & 아이리스
(한국) : 070-8929-9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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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값이 만만치 않은 현실에서, 좋은취지라고 여겨주시니 감사합니다.
장르 불문이고, 아이들 책, 만화책 등 모두 다 감사한 마음으로 받겠습니다^^ -
와~ 정말 멋진 생각입니다.
저도 발리갔을때 책 주고 온적이 종종 있었거든요~ ^ㅡ^
우붓은 책읽기에 아주 좋은 곳이기도 하고~ㅎㅎ
다음에 갈 때 책 한 권 꼭 들고 갈게요!
이렇게 좋은 쪽으로의 한국사람들의 파이가 커지는건 참 기분 좋은 일이네요! -
좋은 생각이십니다.
이젠 더이상 책 무게 때문에 기피하지 않아도 될것 같네요~
저도 다음 발리행엔 책 좀 많이 가져가야겠네요~
우리 모두모두 동참하시면 어떨까요?ㅎㅎㅎ -
좋은 생각이예요~
저도 우붓에서 한글책 읽겠다고 눈에 보이는 책방엔 다 들어가봤지만
한글책은 없더라구요. 정말 늘 아쉬었어요.
지난 가을, 뽀삐스2 뚠중발리인에 "상실의 시대" 두고 왔는데
잘 있는지 궁금하네요.ㅎㅎ -
안녕하세요~ 여행소녀님,
다음 발리 여행은 언제이신가요? ^^
우붓이 책 읽고 뒹굴거리기 좋은 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뽀로리님,
저는, 사람들이 본인의 책을 과연 얼마나 기증하고 갈까.. 의문을 남기며 제안을 했던 것인데요...긍정적으로 봐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이러다가 우붓에 한인 도서관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네요^^ -
감사합니다. 저희집의 책장이 우붓 여행객들과 장기 거주자들을 위한 조금의 안식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실의 시대'는 뒤에 머무시는 한국 여행자분들이 분명히 재밌게 읽었으리라 생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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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생각입니다.
자주 가는 숙소에다가 로비에 책장 하나 마련하라고 해도 말을 안듣더군요. 그 주인도 아마 금홍이님께서 제안하셨던 그 도서관과 같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갈 때 마다 버려도 아깝지 않을 책이 어떤 것일까 고민하면서 몇권씩 들고 가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요.^^ -
저두 들어갈때 책 많이 들고 들어가겠습니다!!!
참고로 읽은 다음에 기증할께요^^;;; -
오늘 우붓다녀왔는데.....ㅠㅠ
너무 좋은생각이네요....^&^
여행오신분들이 책읽을 시간적 여유가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는데는 남녀노소가 필요없다는걸 이제야 깨우쳤네요....
담에 우붓갈땐 들고갈께요...꼭 커피주셔야해요....ㅎㅎ -
와...ㅎㅎ 저도 적극 동참할께요~~작년에 7권가져갔다가 가져오는데 새로 산 발리 생필품땜시 책은 완전 짐이 되더라고요^^ 장기 투숙하면 다른 분 책도 읽고 돌아올 땐 또 ㅋㅋ발리 생필품으루 그득 채우면 일석이조겠네요~~참!! 굿~~~굿 아이디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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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금홍이님과 절친한 이웃이라, 그 생각의 연장선에서 제안을 해본 것입니다. 좋은 반응 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이 많아지면 공간도 필요할텐데, 어떻게 운영을 해야할지 고민되는 요즘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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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먼저 읽으셔야겠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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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시면 커피에 설탕도 타드립니다. ^^
저희에게도 여행객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책을 7권이나 가져오셨어요? 얼마나 계셨는지 궁금하네요^^
장기로 계신분들 중에서도 책을 원하시는 분들이 꽤 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디어만이지만,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우붓의 중요한 일부가 된 뽄독빽각 도서관을 생각하면
어쩌면 엄청날 수도 있는 일이 시작되었군요.
뽄독빽각의 설립자 빌링턴 여사 처럼
그 이름이 길이 기억될 수도 있을껍니다.^^
제이&아이리스 화이팅!!
PS.근데 롬복 여행기는 언제 올라오는 겁니까? -
머릿속에 머물고 있던 것 중, 할 수 있는 것은 그 때 그 때 벌여보자 라는 생각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금홍이님이 사랑방 여시면 거기 기증할 것이니~ 어서 사랑방 여세요~^^
롬복 여행기는 아이리스 블로그에서...볼 수 있다고 합니다.; -
좋은 생각인거 같아요!!
저도 책 읽고 싶은데 정말 한권도 없으니...ㅠㅠ
꼬맹이 책 읽습니다. 한글공부도 하구요...ㅋ
JJ하우스에서도 손님들이 두고 가시면
모든 분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운영해볼께요!!!
정말이지 조금씩 좋아지는 발리세상인가요 ㅋ -
JJ하우스까지 동참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책을 누가 받고 모으던간에 그걸 공유하고 함께 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겠죠?
한 분 한 분 뜻을 모으는 일이 재밌기도하고 진짜 이뤄질까 신기해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JJ에 수다떨러 한 번 가야하는데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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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행갈때 읽으려고 가져간 책들 다 읽고 난후 한국올때 다시 가져가기
좀 번거로운 면이 있지요..
무게도 만만치 않구 ^^
그래서 맘편히 가져 가는게 쬐끔 부담도 되구요.
좋은 취지이신듯 하니 기회가 된다면 저도 동참할께요 ~~
아!!! 근데 책의 장르가 정해진건 아니시죠 ??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