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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2011.11.09 19:05 댓글:12 조회:1,856
 어젯밤에는  남한테 해꼬지를 했던 사람이라면
 아마 제대로 잠을 청하기 어려웠을 정도로
 천둥과 번개가 요란했더랬습니다.

 새벽에 일어나보니
 숙소 마당은 졸지에 풀장(?)으로 변해있고
 대문밖 경치좋은 숲은 넘치는 늪으로 바뀌니
 길에는 차가 아니라 배를 띄워야 할 판입니다.
 길을 사이에 두고 숙소는 발리인데 
 하룻밤 사이에 상황은 방콕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물론 아침이 되니 물은 다 빠져 나가고 상황종료가 되어버렸지만 말입니다.

 헌데 신나하는 건  그동안 눈에 띄지도 않았던 작은 생명체들이더군요.
 손가락마디보다 작은 개구리며
 실지렁이, 소금쟁이에 달팽이와 꺽지까지
 이녀석들 사방에서 튀어나와 완전히 난리브루스입니다.
 저역시 동네 꼬마와 함께 길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한동안 재미진 구경을 했습니다.

 이러니 어디 멀리로 나가는 게 겁이 납니다.
 가까운 곳들만 택시를 타고 부리나케 다녀오고
 오늘은 대부분의 시간을
 방에서만 보내게 되었네요.
 오후가 되어 날씨가 개이길래
 스미냑의 거리를 잘라잘란 돌아다녔지만
 두어 시간쯤 지나니 또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냥 숙소에 들어앉아 소주나 마시는 게  딱 제 격인 날씨입니다.
  • 스완밸리 2011.11.09 19:20 추천
    우기철이라 비가 많이 오나 봅니다.

    여행중 어떤 사람은 비가 스스로 피하거나

    혹은 비가 아주 요란하게 반겨주는 이가 있습니다.

    저는 후자로 석달 열흘을 줄기차게 내리던 비가 그친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16일부터 21일까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단, 밤에 오는것은 용서 하고요.

    진짜 발리가서 방콕까지 가게 되면 안될것 같습니다.
  • 정원이아빠 2011.11.09 20:07 추천
    예전에는 우기더라도
    요란을 떨며 내리기 보단
    얌전하게 규칙적으로 비가 왔더랬는데
    이제는 발리도 기상이변은 비껴 가질
    못하는가 봅니다.(그나마 지진이나 쓰나미 이런 것 보단 나으니까요.)

    하지만 사실 여행이란 건
    일기불순조차도 축복입니다.

    비 내리는 발리도 나름 운치는 있으니까요.

    다만 그 양의 많고 적음은
    그야말로 복불복인데
    오랫동안 벼르고 벼른 여행이라면
    아마 날씨도 님의 편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 lovecat 2011.11.09 20:52 추천
    제가 있는쪽은 짐바란인데 다행히 이쪽은 물은 안차네요~
    그쪽보다 비도 덜오는것 같구요
    근데 혹시 하늘가득 날아다니는 나방 같은것들은 뭘까요?
    로컬들말로는 이 벌레가 오면 우기가 시작된다라고 하던데~
  • 정원이아빠 2011.11.09 21:21 추천
    남쪽이 교통은 좀 불편하지만
    비는 덜 오나보군요.
    나방의 종류가 우리나라에서만도 수 백가지인데
    전문가가 아닌 이상 제가 알 턱이 있겠습니까 ?

    단지 벌레며 도마뱀을 자주 보신다해도
    자연환경이 그만큼 덜 오염된 거라 생각하면
    틀림이 없습니다.

    약을 뿌려서
    곤충이며 작은 생명체들이 안 보인다면
    그 마지막은 사람 차례이니까요

    날벌레며 곤충들이 많다는 것은
    결국 아직 때가 덜 묻고
    손이 덜 탔다는 반증입니다.

    발리에서는 그마저도 즐겨보세요.
  • malimali1234 2011.11.09 21:22 추천
    여기 사람들말로는' 라론'이란놈들인데 우기가 시작되면 불빛을보고 벌떼처럼 날아들어 아침이면 어디로 기어들어갔는지 날개들의 잔해만 수북하게 남아요.............
    혹시 퇴치방법 아시는분 계시나요?
  • 정원이아빠 2011.11.09 21:30 추천
    역시 발리서프의 순발력이 놀랍습니다.

    조금전 혼자서 소주 한 병을 꿰차고
    골목앞 길 건너의 이름모를 현지와룽에 가서
    소토아얌을 시켜놓고
    국물에 밥을 말아
    저녁식사 겸 반주를 하고 왔는데

    그새 나방의 이름을 알려주셨네요.


    헌데 정체를 알면
    퇴치법도 아는 것 아닌가요 ?

    제가 묵는 숙소에서도
    아침마다 방문을 열면
    수북한 잔해들을 날마다 만나는데
    아띠는 그냥 빗자루로 쓸어버리더군요.
  • malimali1234 2011.11.09 21:46 추천
    사실은 퇴치방법을 정원이 아빠님이 아실것 같아 올려놓은건데......ㅠㅠ

    오늘같이 하루종일 비가 오는날엔 막걸리에 부추전, 김치전 생각이 간절하네요^&^ animate_emoticon (50).gif
  • 정원이아빠 2011.11.09 22:05 추천
    ㅋㅋㅋ
    저는 곤충을 퇴치하는 방역회사 세스코의 직원이 아니걸랑요.
    하지만 쬐끔은 압니다.
    사실 나방이든 모기든 성충이 되면 잡기가 어렵지요.
    그래서 유충단계에서 박멸(살벌한 단어입니다)을 하는데
    피를 빠는 게 아니라면 사실 좀 그러네요.

    그래도 정 싫으시다면 여기도 약국에서 취급할런지 모르겠지만
    연막으로 된 제품이 가장 잘 듣습니다.(없으면 한국 나가는 인편으로 부탁하셔도...)
    예전에 시골에서 쑥을 태우듯이 말입니다.

    부추전,김치전은 저도 간절한데
    여기서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겠지요.
    뭐 박소나 소토 국물로도 만족하긴 합니다만...
  • malimali1234 2011.11.09 23:33 추천
    연막이라~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항상 올려주시는 좋은글들 읽기만 했는데 기회가 되면 부추전, 김치전 한번 쏘겠습니다.....ㅎㅎ
  • 정원이아빠 2011.11.10 00:15 추천
    케케묵긴 했지만 맹자라는 책의 공손추편을 보면
    不敢請이언정 固所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감히 부탁드리지는 못하지만
    원래 처음부터 간절히 바란다는 뜻인데

    부추전, 김치전을 향한
    제 마음이 꼭 그 짝이네요.
  • malimali1234 2011.11.10 00:25 추천
    불감청고소원" 이면 懇求必成 이라~
    조만간 날잡아야겠습니다^&^..ㅎㅎㅎ
  • lifesave 2011.11.10 01:01 추천
    작년에 그거 잡아서 볶아 먹는 사진 올리신거 기억 나는데

    고건 날개가 사람 피곤하게 하죠.

    몸은 우리 친절한 찍짝이 다 먹어버리니까요

    하루살이갔네요 번개 같이 나타나서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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