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우붓의 미술관하면 느까, 아르마, 뿌리 루키산을 3대로 칩니다. 더 블랑코 르네상스 미술관(The Blanco Renaissance Museum)도 이들 미술관에 대적할 곳은 분명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블랑코 미술관에 대한 정보도 참 드뭅니다. 발리서프에서 경미리님의 소개글을 보지 못했다면, 저 또한 모르고 지나쳤을 겁니다. (스뻬샬 땡스 투 경미리님)
블랑코 미술관은 스페인 사람인 안토니오 블랑코의 개인 미술관입니다. 1911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난 그는 스페인과 뉴욕 등에서 미술 공부를 한 뒤 전세계를 여행하다 1959년 발리에 도착합니다. 우붓의 왕에게서 2만㎡에 이르는 땅을 하사받고, 유명한 발리댄서와 결혼까지 한 블랑코는 우붓에 정착하게 되고, 그 뒤 정열적이면서도 별난 캐릭터 덕에 '발리의 달리'로 불려지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집니다.
메인로드를 따라 서쪽으로 가다보면 포시즌스나 더 맨션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게 되는데, 미술관은 바로 그 길 옆에 있습니다. 길가에 아래 표석이 있습니다.
그 표석 옆으로 언덕으로 향하는 길이 있는데, 아래와 같은 문이 보입니다.
문을 통과하면 매표소가 나타납니다. 꼭 새장같죠? 그 곳을 통과해서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입장료는 1인 20,000Rp입니다.
입장료 앞면입니다.
입장료 뒷면에 관람 순서가 안내된 지도가 있습니다. 우붓의 왕에게서 하사받은 그의 땅 전체가 미술관인 셈입니다. 현재는 외아들인 마리오 블랑코가 화가로 활동하며 미술관과 스튜디오, 갤러리 등을, 딸이 선물가게를 운영하고 있더군요. 물론 family private house는 들어갈 수 없습니다.
2번의 카페엔 가지 않아서 블랑코 미술관 홈페이지(http://www.blancobali.com/)에서 퍼온 사진들로 대신합니다.
매표소를 통과하면 먼저 눈에 띄는 게 정원과 새들입니다. 저희가 쳐다보는 게 새들입니다.
앵무새보다 아래에 있는 새가 걸물입니다.
개처럼 짖고, 닭처럼 뛰어다니며, 사람을 물듯이 덤빕니다. 안내해주신 직원 말로도 장난꾸러기랍니다. 놓치지 마시고 꼭 상대해보세요. 그런데 이 새가 뭐래요?
정원도 아름답습니다. 정원 사진은 나중에 또 등장합니다.
정원에서 본 미술관입니다. 입구의 저 기괴한 구조물은 세계에서 가장 큰 사인일 거라고 하더군요. 앞의 사진들을 유심히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미술관 건물과 입장권 등 곳곳에 안토니오 블랑코의 사인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술관 안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만, 제 동행들이 찍은 몰카가 있군요.
몰카 분위기가 느껴지시죠?
그래도 너무 허접하니까, 홈페이지의 사진들을 보시죠. 호화로운 대저택입니다.
아래는 몰카로 찍은 작품들입니다. 블랑코 그림은 누드화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성인용 미술관일까요? 아닙니다. 이 정도야 애들도 볼만하죠.
크기도 상당합니다.
아래처럼 수수한 그림도 있습니다.
액자가 참 특이하죠? 블랑코는 액자도 그림의 한 부분이라며, 직접 만들었답니다.
마리오 블랑코도 아버지처럼 액자들 직접 만들더군요. 아래는 12번 마리오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위 사진만으로 미진하신 분들은 홈페이지에 있는 작품들을 감상해보시죠.
이제 그림 다 봤다고 그냥 내려가시면 안됩니다. 2층 옆으로 쪽문이 있는데, 그리로 나가면 아래와 같은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 위로 올라갔더니 옥상이 나오네요.
곳곳에 서있는 황금 여인상들이 인상적입니다.
더 인상적인 건 사방으로 탁 트인 우붓의 풍경입니다.
앞에서 잠깐 본 정원도 내려다보입니다.
블랑코의 가족 사원에 있는 탑 너머로 펼쳐진 계곡.
반대 쪽으로는 논들이 펼쳐집니다. 여기서 블랑코와 우붓 농민들의 삶이 대비되면서 감상 모드로 괜히 빠져듭니다. 행운은 블랑코에서 그치지 않고, 자식들까지 이렇게 누리고 사니...
이제 미술관을 내려가서, 6번 erotica collection room으로 가봅시다. 주의할 건, 상당한 수준이므로 어떤 동행이냐에 따라 그냥 통과하시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즐기실 준비가 되셨다면, 직원의 안내에 따라 하나 하나 감상하시면서 충분히 즐기시기 바랍니다. 서양 관객들은 웃느라 정신 없던데, 우리는 쑥스러워서... 이곳 사진은 홈페이지에도 없네요.
8번 블랑코 스튜디오는 지금은 아들이 쓰는 것 같더군요(홈페이지 사진).
9번과 11번의 갤러리(홈페이지 사진). 가격은 안 물어봤습니다. ㅋㅋ
11번 방문객 거실에서 마리오 블랑코를 만나 반가운 마음에 여성 동지들이 악수를 청하고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아뿔싸! 나중에 알고보니, 옆에 앉아 계신 분이 아내시라는군요. 어쩐지 표정이 살벌하네요.
14번 가족 사원은 들어가도 되는지 모르겠네요(홈페이지 사진).
15번 선물가게(홈페이지 사진). 아내가 둘러보더니 그냥 나오는 걸로 봐서는 별로 안싼듯. 손님도 거의 없던데. 허긴, 임대료도 없을테니...
사실 안토니오 블랑코의 작품이 대단하거나, 그의 삶이 조명받을 가치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마이클 잭슨이 방문한 사진(출처: 홈페이지)을 자랑스럽게 미술관 곳곳에 전시해둔 것처럼 세속적인 면이 오히려 강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의 일화, 거대한 저택, 아름다운 정원, 개성 넘치는 그림, 옥상의 장관, 자손들의 영화, 옆집 농민의 고단함 등을 소재로 나름 다양한 생각을 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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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전 여태까지 야니님의 글을 보고 여자분이신줄 알았답니다....
근데..조기 위에..글 읽다보니,,'아내"라는 단어가 나오길래 결혼하신 남자분이구나..생각했습니다..
주옥같은 여행팁이나 리뷰를 볼때마다 돋보이는 섬세함 때문이었을까요?
감탄스러운 리뷰 잘 보았습니다..
참! 그림의 가격은 프레임 뒤를 살짝 보시면 얼마라고 떡!하니 붙어있습니다..
몇 백 불부터~~몇 천 불까지... -
cctv까지 작동시키며 사진 찍지 말라고해서
소심한 저희는 그냥왔습니다.
야니님 리뷰를 보고갔더라면 더 멋지게
관람할수 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
경미리님, 아마도 제 아뒤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셨지 않나 싶습니다. 섬세하다뇨? 리뷰 쓸 때마다 경미리님처럼 글을 쓰지 못할까 자학하곤 한답니다.
bluek78님, 소심한 저도 말렸지만, 대담한 동행들은 신경 안쓰고 막 찍더군요. 결국 제가 망 봤는데, CCTV도 있었나요? 흠...
Jaff님, 늘 감사합니다. ^^; -
정말 블랑코 좋지요... 해학적이라고나할까...일층 사무실에 씨씨티브화면이 좌르르
전 몰카 생각도 못했는데... 야니님 덕분에 좋은 그림다시 한번 감상합니다.. 제가 갔을땐 마리오가 없었는데...선물가게의 악세사리들은 존블랑코의 딸이 디자인한거라네요... 가격도 만만치 않고요... -
완전 럭셔리함이....줄줄~
꼭 가보고 싶어 지네요~근데 저 아내분 참....미인이시당!!^^ -
저 사람 마리오 블랑코 맞나요?
경미리님의 후기에서 본 멋지게 차려 입고 작업실에서 포즈를 취하던 마리오 블랑코랑 완전 딴 사람이네요.
그냥 동네 아저씨 같아서 더 친근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
성인용이라...애들은 출입금진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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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미술관에서 출입금지시키는 것 같지는 않은데, 6번 erotica collection room은 그냥 패스하셔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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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작품 어케 찍으셨는지?...사진 찍다 걸리믄 다 지우게 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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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선배님들조언따라 가보길 잘 했죠.
몽환적인 느낌의 미술관이랄까..?
미술엔 문외한들이라 주변에만 정신이 팔려 사진찍느라 난리났었드래요.
글구 그날따라 관광객이 많아선지 ,안내요원 단 둘이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설명해주느라 사진검열같은 것은 아예..생각도 못했을거예요.
안토니오 블랑코 뮤지엄 메인 갤러리인 4번, 5번
그리고 에로틱 공간인 6번 갤러리를 지나시면 그 다음 블랑코 스튜디오 부터는 사진을 찍어도된다고 하길래
몇 점 찍어왔습니다..
저도 이 메인 갤러리 1, 2층에서는 사진 찍은게 없어서
외부에서 들어가기 바로 직전에 찍은 멀리 보이는 사진들 밖에 없네요..
↑ 요기 맨 왼쪽에 레공댄스를 추는 안토니오 아내를 그린 작품에 살짝 매료되어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결국은 이렇게 멀리서마나...^^
이것저것,,많이 찍어왔다고 생각했는데..사진 올릴려고보니,,몇 장 안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