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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2006.05.10 17:04 추천:18 댓글:9 조회:2,561

2006.10.3 

<세리릿의 젠 에너지 리조트로 이동하는날>



꾸따에서 별로 한것도 없이, 오늘은 발리북쪽의 젠 에너지리조트로 이동하는 날이다. 2박3일의 스파패키지 상품권을 얻게되어 무료로 이용하는거라 더욱 기대가 크다.


꾸따의 바운티호텔에서 딸랑 2박만하는데, 오늘까지도 조식을 못먹는다면 조식포함으로 예약한 돈이 아까울 듯...

일찍 일어난 김에 오늘은 꼭 조식을 챙겨먹어야해..하는 생각으로 더 이상 잠들지않으려고 몸부림치다가 혼자 옷을 챙겨입고 다시 호텔방을 나섰는데, 왠 팔뚝만한 이쁜 고양이가 한쪽구석에서 잠을 자구 있다....나름 동물애호가라 자부하는 나는 고양이한테 한국말로 말을 걸기 시작했다...“어머, 너 예쁘구나..이름이 뭐니?” “왜 아직두 자? 어제 잠을 못잤어?” “너 집이 어디야? 이 호텔에서 사는거야?” 막 이러면서 말을 걸었는데....

나의 질문을 무시해버리는 저 고양이..............다가가도 도망도 안간다...
아마 한국말을 못알아들어서 그런가보다..

balisurf.net photo



방에 들어와 남편을 깨우고 아침먹을 준비를 한다. 딱 호텔가격에 알맞은 만큼의 조식이 나온다. 베이컨, 소세지, 계란후라이, 토스트, 쥬스, 그리고 과일....주로 파인애플과 파파야, 수박... 

balisurf.net photo
<참 맛없게도 펼쳐놓고 찍었구나...>


<바운티호텔 수영장.. 놀기 좋았다...>


젠 에너지리조트는 꾸따에서 이동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거같아 10시전에 미리 체크아웃을 하고 로비에서 10시까지 기다리려던 참이었다. 트렁크를 호텔로비로 옮기고 체크아웃을 하고 있는데, 벌써 젠 에너지리조트의 직원과 차량이 도착해있다. 그 먼곳에서 여기까지 10시에 맞춰오려고 얼마나 일찍 출발했을까? 하는 괜한 고마움도 들었다.


분명히 젠리조트는 외딴 곳일테니 맥주값도 비쌀 거야 막 남편이랑 이런 얘길하면서 가는길에 디스커버리몰에 들러, 맥주와 음료수 캔을 몇 개 사고, 기사와 가이드아저씨에게도 하나씩 드렸다.


젠에너지 리조트까지 가는데 중간중간 발리의 명소를 들르게 되는 것도 하나의 코스이다.

한참 스미냑쪽을 빠져나와 점점 북쪽으로 가다보니 그냥 주위에 보이는 풍경들이 모두 엽서같은 풍경이다. 이번여행에서 디카와 캠코더를 챙겨갔음에도 불구하고 디카케이스를 열어 꺼내 사진찍는게 왜그리 귀찮은지.... 


<움직이는 차에서 찍어 사진상태 불량...>

한참을 고지대로 올라가는지 귀가 살짜쿵 멍멍해진다...침을 삼키며 귀야 뚫려라..이러고 있는데, 기사가 차를 세운다. 우리가 내린곳은 부두굴 시장?인데,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있는걸로 보아 이쪽지역으로 투어를 오게되면 으레히 들르는 곳인가보다..

뭐 살거있음 사라고 하는데 특별히 살만한건 없구..... 




남편이 또 싸구려 반바지를 하나 사고싶단다...그랬더니 완전 비싸게 부른다. 아줌마, 그돈이면 내가 서울서 돈더보태서 좋은걸로 사주지 여기서 사겠니..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남편옆구리를 팍팍 찌르며 “깎어, 더 깎어” “XXXXX 이하로 안내려가면 안사줄 거야..”하고 으름장도 놓고.... 


<협상중인 남편....잘깎아 자기야~~~>

꾸따에서 볼수없었던 딸기 한팩을 더불어 사고 브라탄 호수가 정면으로 보이는 레스토랑(이라고 하기엔 좀 머하고..무슨 자그마한 리조트도 있는것같은)으로 들어간다.


저멀리 산꼭대기엔 구름이 걸려있고, 차마 호수라고 하기엔 엄청나게 큰 그곳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는다. 음식맛은 그냥 그러그러하다. 고지대에다 호수가라 그런지 바람이 엄청불어 쌀쌀하게 느낄정도였다. 



<그저그런 밥, 좀 싱거웠다...>

<짜리몽땅한 나...이름만 레이첼...>


어쨌든 거기서 밥을 먹고 나와, 울룬다누사원으로 향했다. 때마침 갈룽안 축제 기간이라 많은 발리니스들이 전통의상으로 사원을 방문중이어서 엄청 번잡했다. 날씨도 더운데다 사람도 많아서 옆에서 가이드라 뭐라고 설명은 해주는데 귀에 잘 들어오지않는다. 어차피 우리말이 아니라 잘 알아듣지도 못하고.....


약간의 감흥은 있었지만, 다음에 좀 더 조용할 때 다시한번 와봤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울룬다누 사원의 풍경...>


울룬다누사원을 나와 다시 차를타고 한참 내려오다가 탐블링안, 부얀호수를 잠시 구경후, 세리릿 근처의 반자르 온천이 우리 마지막 코스다.






남편은 이동시간이 너무 길다고 툴툴대기시작했고, 나도 더운날 하루종일 타차고 이동하면서 여기저기 보러다니는게 좀 귀찮기도 했다. 그래서 반자르온천은 그냥 입장해서 온천구경만 살짝 해주고 여기저기 돌아당기지는 않고 바로 리조트로 가기로 했다.


드뎌 고대하던 젠 에너지리조트에 도착했다. 10시쯤 출발해서 4시가 좀 넘어 도착했으니 거의 6시간은 걸린 듯... 

체크인하며 직원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방은 2번룸...특이한 리조트답게 다른호텔들과는 차별적인 룸이다...

도착하자마자 1시간 발리니스마사지가 계획되어 있다. 

노곤한 몸을 살살 잘 풀어주는 노련한 마사지사덕에 한시간동안 호강을 할수 있었다.

젠 에너지리조트에 묵고있는 우리외의 사람은 어디 홍콩이나 대만같은곳에서 온 동양인 아줌마 두명과 밥먹을때만 잠시나타났다 갑자기 수영장을 왕복으로 수영하고는 사라지는 머리가 하얀 서양아줌마 한명뿐이다. 

너무나도 조용하고 고요해서 말소리도 크게 내기 어려울것같은 그런 곳이지만, 바다가 바로 보이는 개인풀처럼 사용할수있는 넓은 수영장, 이쁘게 정돈된 정원...등등 마음에 드는 곳이다. 단 하나 흠이 있다면 방마다 전화기와 미니바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라면먹을때 필요한 한국서 공수해온 단무지는 수영장옆의 풀바에 마련된 냉장고에 직원의 양해를 구하고 넣어두고 우리가 필요할 때 거기로 직접가서 꺼내오곤했다... 




마사지를 한시간 받고나니 벌써 어둑어둑해진다. 어두워지기시작하니 직원들이 리조트곳곳에 촛불을 밝히고 방앞과 나뭇가지에도 촛불을 밝혀 걸어놓는데 그 모습이 참 장관이다. 


<밤이되기 시작한 리조트>

매끼 식사까지 포함되어 있어, 저녁시간이 되니 그들이 안내해준곳은 리조트 수영장의 오른쪽에 절벽쪽으로 돌출된 (말로 설명하긴 참 복잡하다) 자리에 앉혀준다.


어두컴컴한 가운데, 저멀리 바다위에 고깃배들의 자그마한 불빛이 깜빡거리고, 하늘에는 쏟아질 것 같은 무수한 별들, 그리고 저 멀리서 발리니스들이 사는 집에서 새어나오는 불빛들, 고요하게, 그러나 아주 자그마하게 들리는 발리고유의 기도소리들..........


자리에 앉는순간....내가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니..하는 생각에 나도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온다.

이곳을 사랑하지않을수가 없다.....





로맨틱한 캔들라이트디너를 마치고 들어가 컴컴한 방에서 잠을 청한다. 내일 아침 돌핀와칭이 예약되어 있어 일찍 일어나야하는데 왠일인지 잠이 잘 오지않는다. 

5시반전에 깨우러 온다고 한다. 전화가 없으니 모닝콜도 직원이 와서 방문을 똑똑 두드리는거다. 한참 뒤척이다 잠이 든거같은데, 눈이떠져 일어나보니 발리시간으로 3시반이다.

더 자야지...눈을감았는데...잠이 안온다...


계속 저멀리 고요하게 기도소리가 들려온다. 얘네들은 밤새 기도만 하나, 아니면 산짐승 소리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자야한다.....는 생각에 더 잠을 청했지만, 뜬눈으로 밤을 지샌거같다.


그렇게 젠에서의 하룻밤이 지났다....



 

  • agus 2006.05.10 19:12 추천
    젠 에너지 리조트 야경이 참 로맨틱하군요...
  • 경미리 2006.05.10 20:46 추천
    젠 에너지 리조트 상품권 얻는 비법..저도 알려주세요..ㅋㅋ
  • 레이첼 2006.05.10 21:12 추천
    야경이 정말 이쁘고 고요하다고 해야하나...하여간 멋진곳이에요...경미리님, 맥주빨리마시기해서 얻었어요....ㅋㅋㅋ
  • 경미리 2006.05.10 21:15 추천
    헉,,정말이요? 맥주만 빨리 마시면 되는건가요? 거기가 어딘가요? 어디???
  • tunesia 2006.05.11 00:43 추천
    임댈님이 어디서 맥주 빨리 마시기에 일등 하셨는지 전 알죠..^^

    임댈님...저 꽃이어요..종이꽃...^^*
  • profile
    escape 2006.05.11 00:49 추천
    좀 엉뚱한(?) 댓글이지만 까마수트라 주말에 가시면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 합니다.
    1등 하면 호텔 숙박권이나 스파 바우처 같은거 주더라고요. ^^
  • ninakota 2006.05.11 11:53 추천
    역시 엉뚱한(?) 댓글인데요. Atmosphere에서 식사를 하니 뭘 쓰라고해서 썼는데, 다음날 호텔로 전화가 왔더라구요. 뭐가 당첨되어 '로얄..어쩌구 호텔' 1주일 숙박권과 Atmosphere Rp200,000 식사권 준다고요. 다음날 그 호텔 투어하면 그 숙박권을 준다는데 시간도 아깝고, 이런저런 컨디션을 달거나, 투어하라고 하는거보니 뭔가를 팔려는것 같아 가지 않았지요. 그냥 갈걸 그랬나요?
  • ㅡ호ㅡ 2006.05.18 04:53 추천
    레이첼님도 한 술 하시나봐요. xp1700.gif
    까마수트라 주말, 꼭 참고하겠습니다. icon_mrgreen.gif
  • x2y3 2006.05.19 12:48 추천
    사진이 참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