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ne0303
Lv.6
2006.06.01 01:13
댓글:16 조회:4,245
* 발리가 우리부부에게 여행지 이상의 훨씬 큰 의미인 이유
여기서 잠깐 앞에서 말한 내용을 언급하고자한다.
2003년 누사두아에 있는 뿌드르 발리 (?) 패키지로 첨 발리를 갔었다. 성도 여행사를 통해 갔는데 달랑 우리 둘뿐이었고 도착해 보니 다른 여행사에서 온 7명쯤 되는 좀 무례한 단체가 있었는데 같이 함류하게 됐었다.
공항에서부터 현지 여행사 한국 사장이랑 말싸움이 나서 좀 심한 말들이 오갔다. 한국 사장은 마지막 날까지 한번두 얼굴 안 비추고 현지 가이드만 첫날과 마지막날에 거의 억지로 동행하는둣했다. 현지 사장이 뭐라고 했는지 그 친구도 그들에게 안 좋은 감정이 있는듯 보였다. 기분은 좀 그랬지만 덕분에 3일정도 선택 관광없이 자유 일정이 되었다.
우연히 호텔 직원과 얘기중 가이드 해 줄 친구 소개시켜 준단다.
거기서 첨 우리들의 인연이 시작됐다.
순진하고 유쾌해 보이는 마데. 7년 넘게 운전하며 가이드 일을 했지만 세상 때가 묻어보이지 않았다.
호텔에서 일했던 친구는 왠지 좀 그랬다. 같이 하드락 갔는데 거기 있던 자켓보구 무척 탐내길래 하나 사주려했더니
그 친구 덥석 사양 안한다. 마데가 넘 비싸다구 극구 말렸다. 마데는 가는 곳마다 커미션 안받고 음식값 깍아주려고 음식점 주인하고 네고했다. 요령없이 근면 성실한 친구.
암튼 호텔에 있던 친구는 여러가지로 잔머리 굴리는게 맘에 안들어 계속 같이 다니구 싶어 하는거 핑계데면서
안델구 다녔다.
마지막날 이런저런 얘기하다 현지인 사는 모습도 보고 싶고 해서 마데네 집에 갔다가 와이프랑 아들 딸 그리고 여동생까지 KFC 갔다. 너무 선해 보이는 와이프랑 여동생, 이쁜 아들 딸 .. 이런 인연이 소중히 느껴졌고 기분 좋았다.
그리고 잊고 있다가 2005년 다시 가게 됐다. 마데 연락처를 잊어버려 간신히 간신히 연락이 됐는데 아버지가 병으로
병원에 오래 계시다가 돌아가셨는데 병원비 수술비 땜에 차도 팔고 집도 작은데로 옮기고 아직 직업을 못구해서
와이프가 호텔 다니는 걸로 생활한단다. 그래서 정원사 일 배우는데 직업 구하기가 넘 힘들단다.
웃으면서 말하는데 2년 넘게 그러구 있는 게 넘 안쓰러웠다. 딸아이도 찬디다사에 있은 어머니 집에 있단다.
어머니 혼자 외로와서 그렇다는데 아무래도 경제적인 이유가 큰 거 같았다.
찬디다사에 어떻게 가냐구 하니 와이프랑 아들이랑 오토바이 타고 2시간 넘게 간단다.
집에 놀러 갔는데 하이바 세개가 나란히 정겹다 .
데시 (딸)도 보고 싶고 주말에 어차피 찬디다사 가는거 같아서 차를 렌트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
한적한 모습에 길거리에 갓 잡은 물고기 파는 모습도 보였다. 집에 도착해서 보니 데시 여전히 예쁘고 어른 스럽다.
근데 키가 지난번하구 비슷하다. 키가 안 컸다고 농담삼아 얘기 했는데 그냥 웃는다.
옆에서 매형이란 사람이 이유를 말해 줬다. 식도가 정상인의 반정도로 좁아서 음식 잘 못 삼킨단다.
수술해야 되는데 여의치 않아 보였다.
순간 맘이 넘 안 좋았다. 다른 것도 아니구 아이가 아프다는데...
돈벌면 내년에 수술 시켜줄거라며 걱정말라고 웃는 마데....
문구류에 관심 많은 울 남편. 가까운 문구점 가서 데시 선물사줬다. 연필 하나, 공책하나, 지우개하나, ... 사고 싶은거
있음 더 사라고 해도 괜찮다며 웃는 이쁜 데시. 어린 애가 넘 어른스럽다.
말은 안통해도 내손 꼭잡으며 웃는 천사 같은 아이..
그래서 맘이 더 안 좋았다.
돌아오는 길에 오빠랑 한참 고민하며 얘기를 했다. 수술비가 와이프 월급 반년치도 넘었다.
은행 빚도 아직 꽤 있는거 같은데
내년에도 수술하긴 어려워 보이고...
고민하다 ATM에서 돈을 빼서 줬다. 적은 돈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행복했다.
우리 부부가 한 일 중에 젤루 착한일 인거 같다.
마데에게 이 돈은 우리한테도 큰 돈이고 우린 부자 아니니까 담에 돈 벌면 꼭 갚으라고 했다.
넘 고마워 하는 마데랑 와이프, 철없는 수리아(아들) 마냥 좋단다. 귀여운 넘.
울 남편은 이런 글 쓰면 뭐 대단한일 한거처럼 잘난체 해 보인다구 남들이 욕한다구 싫단다.
다들 발리를 사랑하는 분들이고 우리 부부 또한 발리는 특별한 곳이여서
왜 그런지 설명한거니까 읽고 오해 마셔용.
2005년 마데 가족
천사 같은 아이 데시
2006년
이번에도 만났다. 마데가 아직 직업 못 구했다. 맘이 안좋았지만 다들 건강해 보이고 넘 반가웠다.
데시가 작년보다 건강해 보이고 수술도 잘 끝나서 다행이다.
가족을 넘 사랑하는 착한 아빠 마데
여행하면서 가장 값진 건 사람들과의 소중한 인연인거 같다....
후기는 내일 또 쓸께요.
근데 사진 뒤져보니 음식이나 풍경은 별루 없어서 도움 안 되구 잼없을거 같아 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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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멋지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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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일 하셨습니다...
복받으실 꺼에요... -
넘 감동적입니다...^^ 오늘 아침부터 넘 기분이 좋네요 님들 즐거운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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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좋은 아빠네요. 발리남자들 별로 안좋게 봤는데.. 마데한테 미안하네요
근데.. 발리 남자들은 왜 그리 마데 라는 이름이 많을까요?
작년에 저 가이드 해준 아저씨 이름도 마데였는데.. -
같은이름이 많은이유는 그나라 계급제도에의한 불가피한 일이랍니다. 저도 이번여행가서 알앗다는.. 마데란 이름은 가장낮은 계급에 속하는이름이구여...
인도의 계급제도에 의한 동일한이름들.. -
어 제가 알기로는 첫째 둘째 셋째에 대한 호칭인데...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첫째가 꼬망 둘째가 마데 뭐 이랬던거 같아요.
다들 실제 이름은 따로 있고요.
현지인들이 그렇게 말해 주던데.. -
맞아요..첫째둘째 그런 서열을 말한겁니다...여성들도 약간은 다르지만 그렇게 부른다고 하더군요...정말 좋은 일하셨구요.. 일어나 박수 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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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울컥했오욤 ㅠ.ㅠ
아이가..건강해져서 다행이예요^^ -
어떡해..ㅠ_ㅠ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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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만 봐도 정말 행복해 보이는 가족이네요.
그 가족들과 좋은 인연을 맺고 계신 christine0303님 내외분도 행복해 보이세요. -
첫째가 와얀, 둘째가 마데, 세째가... ㅡㅡ; 잃어버렸네요. 여튼 저두 마데라는 발리 현지인이 안되는 영어로 바디 랭귀지 써가며 가이드 해 줬는데, 다시 가고 싶네요. 갔다온지 3개월지났는데, 8월이나 9월정도에 다시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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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 와얀
둘째 - 마데
셋째 - 뇨만 (꼬망)
넷째 - 끗뚜
다섯째 - (다시 도돌이표) 와얀...
남자들에게만 붙여지는 이름인 줄 알았는데 이번 여행에선 여자 와얀도 많이 만나봤네요..^^ -
정말 대단하십니다. 반드시 복이 되어 돌아올 겁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왜 이제야 이 글을 읽게 되었는지.. (훌쩍)...이게 바로 진정한 여행의 의미 아닐까요..
크리스틴님의 가정도, 저 선한 마데아저씨의 가정도 항상 행복하기를 기원드립니다... -
글을 너무 늦게보게되었네요. 정말 대단하세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