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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ekyoon Lv.19
2006.12.27 02:47 추천:12 댓글:3 조회:2,175
신랑도 내 영향으로 회사에서 몰래몰래 발리섶을 읽었던지 
"발리에서는 개소리에 잠들고 새소리에 잠이 깬대~" 그랬다.
개 짖는 소리에 잠드는건 맞았는데..
우린 새소리가 아닌 닭소리에 깼다..
닭도 새는 새지..^^;;
닭이 울어제끼는데!! 한시간을 넘게 운다. 
참고 자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못참겠다.
일어나보니 6시10분남짓.(밖에 벽시계가 있었다. 우린 시계가 없다.ㅠ.ㅜ)
한 30분정도는 누워서 비벼댄것 같은데 그럼 내가 5시30분에 일어났단 말인가?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일!
내가 보통 기상시간이 10신데! 신랑 회사가는 소리도 못듣고 자는데!
발리가 공기가 좋아서 그런가? 흠~ 
아무튼 한시간이라도 더 놀면 좋은거지 머..
커튼을 살짝 열어보니 밖이 엄청 환하다.
발리는 해가 길다더니 아침부터 길구먼~
짐을 다 풀어제끼면서 옷을 찾고 운동화를 집어 넣고 슬리퍼를 꺼내고 부시럭부시럭~거린다.
무언의 신랑 깨우기다..캬캬캬
그래도 한 30분은 버틴 신랑 도저히 못 견디겠는지..
"모해" 하면서 일어난다.
"밤에 비왔어..너무 무서웠어!!" 딴소리로 신경 분산 시켜 주시고~
비오는 소리도 못듣고 잤단다. 부럽구료!!
눈만 비비고 밖에 나가본다.
오우~ 이게 발리로구나!!
balisurf.net photo

                                              <우리가 있던 방앞에서 보는 우붓 아침 풍경>

신랑과 여기저기 둘러보며 "저집에 아기 있네? 아줌마가 아기 얼른다. 저집에 빨래 널어 놓은거 봐! 여긴 금방 마르겠다~"하고
쓸데 없는것도 신기해 하면서 꼭데기 방이라서 좋은 점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기뻐한다.
사소한것도 다 좋아~ 
좀 지나니 허기가 진다. 배꼽에 시계 있어서 시계 필요없네..
아침을 올려달라고 말해 놓고 뜨거운 차가 언제 와 있었나 몰라도 따라 마신다. 무지 뜨겁다..
아침 식사로는 오믈렛과 과일이 나온다. 식빵도 파인애플잼이랑 버터가 함께 나온다.
balisurf.net photo

                                                               <희안한 토마토 오믈렛>

아침식사를 마치고 숙박계를 쓰고 우붓 구경에 나선다.
첫날계획은 우붓시장, 사렌궁전, 네카박물관방문, 사라스파에서 마사지받기다.
자! 출발하자고~
우붓시장을 가려고 숙소 문을 나섰는데 문앞에 서자마자 방향 헷갈린다.
어제 밤에 와서 택시 어저씨가 들어온 길마저 어딘지 이거 원~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영어가 안통한다.
난 인도네시아 말이 안통하는 사람인데.. 아~나참!
두번째는 더 젊은 사람에게 말을건다.
우붓마켓을 물어보니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여기란다.
알고보니 우붓마켓 바로 옆에서 잤다. 
걸어서 1분도 안걸린다..ㅋㅋㅋ
이러구 무슨 발리섶 정독이냐! 
사실 발리섶 정독을 너무해서 나중엔 헷갈렸다. 어디가 어디더라~? ㅎ

                                                    <우리나라의 옛~~날 재래시장같은 우붓시장>


                                                                 < 우붓시장의 목각 마스크>

아침일찍이라 그런지 현지인들을 위한 시장이었다. 오후가 되면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시장이 열린단다.

                                                        < 엄마와 함께 꽃잎을 팔던 아이>

너무 부끄러워해서 비행기에서 나눠주는 땅콩을 한봉지 건네주고 억지로 찍은 사진이다.
엄마는 찍으라고 하는데 아이가 너무너무 부끄러워해서..
우리는 이꽃이 어디에 쓰이는것인지 몰라서 꽃잎을 먹는줄 알았다. 꽃잎 파는 사람도 너무 많고해서.
종교적인 면에 너무나 무지했던 우리.
하지만 이 시간 이후로 어느곳에서나 꽃잎과 향을 함께 놓고 치성을 드린다는걸 알게 됐다.
그래서 안 밟으려고 최선을 다하며 요리조리 꽃을 피해 길을 다녔다.
우붓시장을 다 구경하고 큰길(우붓메인거리-신기하게도 메인거리는 아스팔트가 아니라 보도블럭이었다)을 따라 
조금 걸어가니 사렌궁전이다.
정문같은데 잠겨있어서 "이궁~ 우리 넘 빨리 왔나봐!"했는데 경찰에게 물어보니 옆문으로 통행한단다.

                                                     < 사렌궁전 들어가면 정면에 있는 문 >

뭐 돈받는 사람도 없고 설명 해주는 사람도 없고 조용~하다.
여기 저기 둘러보는데 신랑이 "우리 꼭 남의 집 몰래 들여다 보는것 같아" 그런다.
정말 그렇다. 문이 너무 많고 안으로 계속 들어가니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다.
우리 같은 사람이 많은지 "헬로~" 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할일을 한다.
"여기에 귀족들이 살고 있다던데 저사람들인가봐. 근데 귀족이 기냥 사람이네~"
귀족은 그럼 사람이 아니면 뭐야? ㅋㅋㅋ 
사렌궁전을 구경하고 나와서 네카 미술관에 가기로 한다.
지도를 꺼내들고 내가 다 안다는 듯 자신있게 " 걸어가!" 한다.
가까운거 같아 보였는데 가도가도 안나온다.
가다가 보니 지도에 나온 상점인데 한~참 걸었는데 반의 반도 못 왔다.
신랑 얼굴을 살짝 살피니.. 아직까진 괜찮다.
"가면서 구경하고 오면서 택시타고 오자"
걷는다!
근데 여기서 골때리는 일이 발생한다.
여러분도 모두 주의 하세요~!
어떤 아저씨가 말을 건다. 
왕 꼬질에다가 웃옷 목에 때가 쩔은 티셔츠를 입고선 말을 건다.
얼굴은 환상으로 순진무구 그 자체다.
"어디서 왔니? 지금 어디가니?"등등
우린 우리가 필요해서 말건 사람들 말고는 첨으로 우리에게 말건 사람에게 신기해 하며 꼬박꼬박 대답해줬다.
웃으면서!
네카에 간다니까 가는길을 알려준다. 고맙다고 하고 계속가는데 잘가~ 했던 아저씨가 한참 후에 우리보다 먼저 어떤 계단 앞에 도착해서 우릴 기다린다.
너무 깜짝 놀라서 신랑한테 "이아저씨 여기 또 있다!" 하며 좋다고 웃고 있는데 
아저씨가 "굿뷰~" 하면서 좋은 길을 알려준다며 계단으로 올라가서 가란다.
우리는 좋다길래 또 헤벌죽~ 해서 계단을 올라가는데 아저씨가 따라온다.
"이 아저씨 왜따라와? 우리 잡아가려고 일루 길 알려줬나? 오빠는 장기 매매, 나는 성 매매..?" 하면서 농담을 하는데 
진짜 계속 따라온다. 그러더니 어느순간 내 앞으로 온다.
"팔로 미~"
그래서 우린 진짜 한가한 아저씬가봐.. 그러면서 따라갔다.
이날 우린 논뷰가 뭔지 지대로, 실~~컷 구경했다.
근데 가도가도 논뷰만 보여주고 계속 산길로 끌고 다닌다.
너무 이상해진 나는 아저씨한테 "아저씨 직업이 모에요?" 하고 물어보니
진짜 황당 시츄에이션이다.
아저씨의 직업은 바로바로바로바로 "Trekking Tour Guide" 란다!!
지금 이순간 우리를 트래킹 시키고 있었던것!
우리는 짜증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머리 끝까지 샘솟는걸 느꼈다.
날씨는 무지무지 더워서 걷는것도 겨우 걷고 있었는데!!
우릴 질질 끌고 다니면서 이게 뭔노무 굿뷰냐고요~!!!

                                            <짜증 지대 난 나. 인사이드 발리로 나마 해를 가려본다>

우리가 그 사실을 알고 난후 짜증을 내고 있는데도 눈치 없는 순박 우붓 아저씨 "굿뷰~굿뷰~"를 연발한다.
"아저씨, 나 굿뷰 이제 싫거덩? 빨리 네카에나 델따줘"
그랬더니 그제야 살짝 분위기를 눈치채더만 암말없이 네카로 데리구 간다.
네카 앞에 가더니 돈달란다.
우리가 돈 받아도 시원찮은데!!
신랑이 빨리 줘서 보내~ 한다.
얼마냐고 물어보니 30.000Rp달란다.
장난해? 눈을 부릅뜨며 "내가 언제 트랙킹 해 달랬어요? 아저씨가 걍 델구 갔잖아.. 길 자~알 가고 있는 우리를!" 하면서 
눈에서 레이져를 쏴 준다.
"그럼 그냥 알아서 줘" 한다.
지갑을 보니 잔돈이 1불짜리 몇장이랑 5.000Rp, 1.000Rp가 몇장씩 있다.
1.000Rp 주고 보내려니 그래도 너무 적다고 생각 했는지 신랑이 1불을 주란다.
주라면 그냥 줄것을 또 친절한 은경씨는 아저씨한테 물어본다.
"아저씨, 근데 달러로 줘도 되요?"
아저씨 왈 " 달러는 안돼!"
그래서 결국 5.000Rp를 줬다.
아저씨 바보~ 1달러가 더 큰건데! 히히히
나중에 택시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차로 데리고 다니는 것 보다 걸어서 관광 시키는게 더 비싸단다.
그치만 트래킹 아저씨~ 우린 트래킹을 원하지 않았어요효효효효^^;
우린 네카에 도착해서 그림 구경하기전에 30분은 그늘에서 쉬었다.
트래킹의 효과로...
그림구경하러 들어가는 길에 맑은 소리가 나는 악기를 가지고 와서 연주하는 아저씨가 있었다.
아저씨는 한사람 악기는 두개.
그렇다면 연주자가 필요하시겠네?
바로 연주자로 돌변한다.

                                              < 연주에 심취한다..나혼자. 아저씨는  딴짓중 >

악기연주를 무사히(?) 마치고 미술관관람.
신랑과 나는 예술에 무지해서 인지 그저 신기함뿐.. 어떤 감동이나 그런건 느낄 수 없었다.
그래서 우붓에서 유일무이하게 방문한 미술관이 '네카'다.
그림구경을 다 하고 나니 다리도 무지 아프고 더운날씨 땜에 기절하시겠다.
계획상으론 미술관 옆쪽에 있다는 나시아얌크데와탄에가서 점심식사를 했어야 하지만 
우린 밥도 먹기 싫고 마사지받으러 가자에 의기투합했다.
길가에 나가자 마자 반대쪽으로 가는 택시 마구 불러서 네고도 없이 부르는 값에 무조건 "ok" 하고 탔다.
시원한 택시를 기대했건만 혼자 타고 가실땐 기름값 아끼느라 그런지 에어컨을 안틀고 계셨다.
마사지 샾에 도착할때쯤 시원하더만~
사라스파에서 발리의 첫 마사지를 받았다.
타이식 마사지랑 다르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시원한 감이 덜했다.
조금 아쉽군.
오일 마사지를 끝내고 샤워를 하러 갔는데 찬물이다.
마사지 전에 찬물로 할때는 더워서 그래도 괜찮았는데 오일을 씻어 내려는데 찬물이 왠말?
물로는 안 씻고 비누로만 씻은것 같다.ㅡ.ㅡ;
아무튼 숙소가서 다시 씻기로 하고 나왔다.
마사지 후 차를 주는데 나는 홍차, 신랑은 커피를 마셨다.
발리커피 유명하다더니 진짜 맛있더라.

                                                     <마사지 받고 나서 한장 찍어주심~>

마사지 샾에서 추천해준 Dian 이라는 마사지샾 근처의 식당에서 첫 인도네시아식 식사를 했다.
신랑은 나시고랭, 나는 미고랭.
                                                                        < 나시고랭 >
                                                     
                                                                       < 미고랭 >


                                                            <난 배경, 메인은 아이스티>

신랑은 신혼여행때 먹는걸로 하도 고생을 해서 인도네시아식이 입에 맞기를 무쟈게 바랬는데
역시나!
태국보다는 낫지만 잘 못 먹는다.
음식에서 그 지방의 특유냄새가 나는걸 싫어라 해서..
어찌 됐든 겨우 식사를 마쳤다.
앞으로 10일이나 남았는데 여행 끝나면 우리신랑 뼈만 남겠네!
밥먹구 기냥 숙소행이닷!
먹구 나니 기진맥진이다.
오일땜에 몸도 끈적한것 같구 일단 숙소로 가서 수영을 하기로 한다.

                                                           < 수영장에 살짝 담궈 주심~ >

근데 여기 뿐만이 아니고 내가 다닌 숙소의 수영장들은 물이 전부 약간씩 떫었다.
왜지?
그렇다고 일부러 먹어본건 절대 아님!
수영으로 배를 또 꺼쳐주고 들어가서 샤워하고 나니 개운~ 하다!
샤워하고 한잠자고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근데 어제의 그 에어컨 방이 아니다.
우리가 첨에 예약한 방이 오늘 나왔다고 100.000Rp에 그 방으로 옮기란다.
우린 첫날 덥지도 않게 차라리 춥게 잤기 땜에 싼게 더 좋아~ 하면서 냉큼 팬 있는 방으로 옮겼다.
근데 그건 엄청난 실수였다.
첫날밤은 추웠는데 이날은 더워서 잠이 안왔따!!!
그치만 잠에 일가견이 있는 우리신랑. 잘~잔다!
어쨌든 자고 일어나 저녁먹을겸 동네 산책에 나선다. 잘란잘란~
우리가 저녁을 먹은곳은 바탄와루 라는 곳인데 신랑이 어떻게 먹을지 걱정이 된다.
근데 이곳은 외국 사람들도 많이 오고 해서인지 인도네시아 음식 말고 샌드위치며 여러가지 다양하다.
난 배가 별로 안 고파서 샐러드 시키고 신랑은 참치 샌드위치를 시켰다.
한국에서 참치샌드위치라면 기절하고 먹던 사람이 한쪽 먹고 못 먹겠단다.
참치에서 조차 인도네시아를 느낀다면서..
겨우 달래 조금 더 먹이고 배가 안고프다던 나는 남은걸 몽땅 털어 넣었다..케케케
남는건 못봐!

                                                              < 해질녁의 숙소 근처 >

저녁을 먹고 방에 와서 빈둥대다 잠을 청해 본다.
벌써 하루가 다 지나가다닛! 아깝다!


15일의 계산 

물 2.000Rp
트래킹 아저씨 5.000Rp
네카박물관 40.000Rp (2인)
네카 ->사라스파 택시 30.000Rp
사라스파 80.000Rp(2인 1시간씩)
Dian(점심) 50.500Rp
음료 8.500Rp
바탄와루(저녁) 70.500Rp



* 그날의 계산을 쓰는건 제가 후기를 읽을때 저건 얼마였을까?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돈계산에 조금 철저한 저는 그날 당일의 사용금액을 적고 계산했었거든요. 가격은 정확합니다.
* 후기 쓰는게 마냥 쉽지만은 않을꺼라 생각했지만.. 졸리네요! ㅋ 
  시간이 늦었으니 다음편부턴 내일다시~



  • ch9149 2006.12.27 13:19 추천
    호~~오~~다음편이 기대됩니다..어서어서 올려주세요^^
  • 최영호 2006.12.27 14:56 추천
    알뜰살림꾼에...
    신랑 열심히 챙기고....

    글솜씨 좋고....
    인물도 좋고....

    내년에 주민번호 하나 더 나오면
    아주 남부러울 것 없는 집안이 되건네요....

    근디
    실랑은 그동안 무신 일을 하션남유?

    궁금....
  • ekyoon 2006.12.27 22:09 추천
    다음편도 기대해 주세요~^^
    저희 신랑직업은
    .
    .
    .
    비밀입니다..캬캬캬
    흠..그건아니고요^^;;
    제어계측관련 일을 하고 있어요~

    제글 재미있게 읽어 주시고, 답글 달아 주시고, 또 마일리지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