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이 밝아왔습니다.
언제나 여행시엔 빠짐없이 조식을 먹는 앙콤.
한국에선 직업 특성상 새벽4시 이전에 잠 못들고 11시 이전에 기상 불가능하던 바디가
발리 도착하자 마자 적응됩니다. 열두시 취침 여덟시 기상.
아침을 먹고 잘란잘란에 또 돌입.
그저 걸으며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곳입니다.
쇼윈도의 그림도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앙콤은 발리어가 참 좋습니다.
예쁜데 배우기엔 너무 어려운 거 같습니다.
슈콤은 잘란잘란을 너무 좋아합니다.
한국의 시골길 같다고, 시골 장터에 나온 것 같아서 너무 좋다고 만족해합니다.
락스마나 로드 쯤이었을까...작은 로컬 시장이 슈콤의 눈을 끕니다.
소박한 그는 그 시장을 뚜벅뚜벅 걸어가 야채 냄새도 맡고, 과일 냄새도 맡습니다.
제대로 발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좋은 파트너입니다. ^^
한국에서 어비스를 통해 발리 휴대폰을 빌렸습니다.
9000원 짜리 노키아 폰이었는데, 인사이드발리 책의 쿠폰을 이용해 3000원 할인 받고
6000원에 빌렸고, 전에 쓰시던 분이 남겨주신 꽤 많은 요금 (64000루피아쯤 남음)으로 잘 사용하고
다음 분을 위해 40000루피아쯤 남겨두었습니다.
누구신진 모르겠지만 심카드 충전도 없이 사용하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휴대폰으로 각종 예약과 한국에 전화를 했음에도 20000루피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한국에서 가기 전 우리는 매일 한번은 마사지를 하기로 했었습니다.
근데 머물고 있던 컨티키에서 100000루피아에 90분 발리니즈 마사지가 있어서 예약하려 했더니
금새 풀부킹이라 결국 못했습니다.
슈콤이 시원한 마사지는 두려워하는지라 발리니즈 마사지를 할 수 있는 곳을 뒤적이며 예약이 가능한 시간대를
알아보다가 '보디웍스2' 에 전화했더니 바로 마사지 가능하다 하여
바로 출발합니다.
실은 슈콤이 적응력이 약해서 계속 두통으로 괴로워하고 있어서
부득이하게 낮에 마사지를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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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슈콤's 프로필>
186-90 거구의 슈콤
but
덩치만 산만하지 겁이 많은 그.
비행기 공포증 : 비행기 떨어지면 어떡해...(그러면서 자꾸 비행기 떨어지는 티비 본다 -_-나랑같이)
폐쇄 공포증 : 부산 가는 한시간도 안되는 비행에도 작은 좌석에 땀 흘리던 그. (결국 이번엔 비지니스 클래스 끊었다.)
음식 공포증(?) : 알수 없는 재료가 들어간 음식엔 절대 손대지 않는다.
물 공포증 : 수영은 절대 할 수 없다고...수영장 높이는 절대 너의 키를 넘지 못한다고 설득에 설득.
고소 공포증 : 전망 엘리베이터 타고 오십층 올라가는 내내 엘리베이터 벽에 딱 달라붙었던 그.
서울대공원 리프트 탈땐 숨 넘어 가는 줄 알았다....-_-
평상시엔 터푸가이...
하지만 슈콤은 겁이 많고 모험을 두려워하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무사히 7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발리땅을 밟았고,
생각보다 음식 투정을 안해서 다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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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콤이 많이 힘들어했던 관계로 보디웍스에서의 사진은 없습니다.
슈콤은 90분 발리니즈 마사지. 앙콤은 조금이나마 시원한 마사지를 기대하며 타이 마사지 90분.
그러나 만족스러워 마사지 내내 코를 곯았던 슈콤과 달리 앙콤은 실망입니다.
타이 마사지 너무 어설프십니다.
시원한 마사지 원하시는 분은 보디웍스 별로 일듯.
마사지 후 한결 나아진 슈콤과 또 손잡고 바다로 향합니다.
얼마나 그리웠던 바다입니까~~
바닷가 한쪽에선 꼬마가 서핑 교습을 받고 있습니다.
자~ 오늘은 둘째날~
마음이 바쁩니다.
바다를 즐기다가 우리는 꾸따로 향하기로 합니다.
디스커버리몰의 달달한 다방커피 맛봐야죠~~
가는 길에 택시 안에서 기대만발~
어제는 도착해서 적응이 덜 된 관계로 사진을 많이 못찍어서
오늘은 사진을 왕창 찍기로 합니다.
가는 길에 잠시 내려서 부바 검프 포토존에서 기념촬영.
거리의 포스터와 똑같은 포즈도 취해보면서
발리에 왔다는 자취를 남깁니다.
누군가와 함께 오면 이렇게 사진을 다양하게 찍을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매번 혼자와서는 할 수 없던 많은 일들을 해서 행복합니다.
자 대충 사진 박았으니
목이마르겠죠?
블랙캐년의 커피를 맛봅니다.
실은 슈콤이 배고프다 하여 똠양꿍과 스테이크, 시저 샐러드를 먹었습니다.
편식쟁이도 별말 없이 먹는 걸 보면 맛있는 거 같습니다.
저는 음식을 가리는 편도 아니고,
웬간한 맛이면 다 소화 잘 시켜서 맛에대해선 평가를 못하겠습니다.
자 이제 식사와 커피 시음을 마치고 석양을 보러 블랙 캐년 앞 광장 계단으로 갑니다.
귀여운 동상들과 함께 사진도 찍습니다.
드디어 꾸따에 석양이 드리워집니다.
우리가 있는 내내 매일 아침마다 비가왔습니다.
그래서 구름이 많았어요.
그래도 석양은 멋집니다.
자~ 이제 컨티키 디너가 얼마 안남았습니다.
디너는 무조건 컨티키 디너를 하기로 했었고,
우리가 머무르는 요일이 목요일 부터 일요일 까지 였기에
재밌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은 금요일. 불쇼하는 날이랍니다.
출발~출발~
택시 안에서 한 방~
슈콤 옆의 핸드폰은 워낙 크기도 작지만 거대한 슈콤 얼굴 옆에서 마치 삐삐 같다는 ㅋㅋㅋ
도착해서 간단히 씻고 비치 풀 근처 레스토랑으로 ~
불쇼가 시작됩니다.
불쇼를 하는 도중에 드럼을 치는 사람들이 분위기를 돋웁니다.
브라질 느낌의 드럼 리듬이 어깨를 들썩이게 합니다.
불쇼 후~
게임 시간이 왔습니다.
적극적으로 삶을 살아가려는 앙콤 어떤 게임이든 제일 먼저
'저요!' 하고 손들고 뛰어나갑니다.
슈콤은 수줍어서 싫다고 했지만 결국 등떠밀려 훌라후프에 도전합니다.
슈콤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모험을 하며 가슴 설레여 합니다.
세계 각국의 친구들과 웃으며 게임을 즐깁니다.
영어가 짧다며 입다물고 있던 슈콤도 서서히 맘을 열고
손짓발짓 짧은 영어 단어로 마음으로 하는 대화를 배웁니다.
놀다가 작년에 만났던 속깊은 Rai를 만나게 됩니다.
혼자서 슈콤이 그리워 우울해하던 나를 위로해주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컨티키 스텝.
그는 작년에 나의 슈콤 이야기를 들어주며
'너가 허니문으로 발리를 온다면, 호텔 예약하지마~ 우리집 넓고 방도 많아.
그리고 멋진 발리식 웨딩을 하게 해줄게. 우리 가족들이 전부 결혼에 관계된 일을 하거든.
난 사람들이 우리집에 오는게 정말 좋아.
꼭 와~ 너의 슈콤과! 내가 내 예쁜 딸과 와이프를 소개해줄게.
너를 너무 좋아할거야.'
나를 따뜻하게 맞아준 인간적인 사람입니다.
Rai는 집안 행사로 이날 이후 off였습니다.
오히려 그가 더 우리를 초대하지 못해 아쉬워했습니다.
그는 진정으로 일을 사랑하는 사람 같습니다.
다른 스텝에게 들은 얘기로는 물려받은 유산도 많고 좋은 집안의 사람이라
굳이 일을 할 필요도 없는데, 일이 좋아서 하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정말 그래보였습니다.
<컨티키에서 만난 친구들>
미국 군인 Scott입니다.
제 영어는 순수하게 한국에서만 익힌 것이라
호주 친구들의 액센트보다 한결 듣기 편하여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고,
결정적으로 미군이었던 그는 한국의 의정부에서 1년을 복무한 적이 있어서
대화의 소재가 많았습니다.
그중 가장 재밌었던 그의 말.
'난 가끔 소주가 그리워. 김치도...
사실 김치를 처음 먹었을 때 멋도 모르고 너무 많이 먹어서 다음날 속쓰려 죽는 줄 알았지.
근데 계속 매력있어지는 음식이더라구.
재밌는건, 한국 엄마들마다 김치 스타일이 달라서
나에겐 매번 먹을때 마다 김치 맛이 달랐던 거야.'
날카롭습니다. ㅋㅋ 한국엄마들의 김치는 다 다르다.
지금은 이라크에서 Captain으로 복무중인 그와 아프간에 납치된 한국인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으나 지극히 개인적인 정치적인 의견이라 쓰지 않겠습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하신 Jaimie군.
스물 한살의 그는 호주에서 정육점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언제나 빈땅 맥주를 손에 들고 있던 유쾌한 청년.
보는 여자마다 작업입니다만 성공률은 ㅋㅋㅋ
저에겐 아시아 여자들이 참 이쁘다며 어설픈 작업 시도했으나
슈콤의 존재에 다시 좌절.
'아무도 날 원하지 않아. 췟. (빈땅을 끌어안으며) 역시 빈땅 당신밖에 없어'
하며 맥주병에 찐한 키쑤를 날립니다.
순수하고 재밌던 친구로 기억에 남습니다.
컨티키 스탭 Adam
그는 작년의 저를 기억해주는 또 한사람이었습니다.
며칠 가있었다고, 그들의 뒷담화까지 줏어듣게 된 내용인즉슨.
Adam은 올해 호주인 매니저들로 부터 두번째로 형편없는 스탭으로 뽑혔답니다.
작년에 줏어들은 소식을 미루어보아 아무래도 Adam이 많이 시달리는 듯.
컨티키의 소유주는 호주인으로 그가 Adam을 유난히 아낀다는 군요.
그래서 호주인 매니저들이 그를 싫어한다는...
ㅋㅋㅋ아...이런 얘기 뭐하다 줏어들었는지는 생각이 나질 않는데...
하여튼 너무 많은 걸 줏어듣고 돌아다닌 거 같습니다.
어쨋든 그는 좋은 스탭입니다.
영어로 하는 대화를 두려워하는 슈콤과 다정하게 슈콤이 좋아하는 축구얘기며 농구얘기를 함께 해준
그래서 슈콤이 팬이 되어버린 게스트 들에겐 더없이 다정하고 멋진 스탭입니다.
유난히 수줍음이 많은 슈콤이 잘 적응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생각 외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발리 사람들의 소박함에 반했습니다.
그는 제가 왜 매년 이렇게도 굳이 혼자서라도 이곳에 날아오려 했는지를
이해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 둘에게 있어 발리는 또다른 서로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해주었고,
또다른 자신의 모습들을 보게 해준
우리 둘의 앞으로의 인생에 있어 소중할 곳입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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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즐거워보이시는군요~~ 호텔 스텝들과도 계속 만남을 갖고...서로 기억하구... 두분 모두 행복해 보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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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니 발리가 더욱더 그리워지네요.. 빨리 시간이 반년만 후딱 갔으면 좋겠네요.. 발리가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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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님 저한테 마일리지 되게 마니 주신 분 ^^
언제 한번 기회가 맞는다면 발리에서 함께 하고 싶군요.
카오산님 덧글도 감사. 넵...행복함을 감출수가 없었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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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자 마자 그리워지는게 발리같아요.
많은 분들이 돌아오자마자 주저없이 계획잡는 곳이 발리더라구요 ㅋㅋㅋ
저역시 여덟번째 발리행을 구정때로 맘 정했습니다. ㅋㅋㅋ비행기 값 비쌀때만 갈
수 있다는 게 슬플 뿐이군요. 그래도 아깝지 않습니다 ^^ -
안녕하세요~ 후기 잘 보았어요. 두분이 워낙 멋지셔서 뭘해도 그림이 나오는 것 같았다는~ㅎㅎㅎ 아..저희가 8월 26일부터 발리가는데...저희도 핸드폰 렌틀할려고 어비스가 가보았어요. 그런데 노키아 9000원짜리는 없던데..이건 어떻게 예약하신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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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예약 상황이 전달되지 않아서, 30분 더 기다리고 받았어요. 저는 바로 하루 전에 예약하는 바람에 가능한 폰으로 아무거나 괜찮다고 했는데, 그거 해주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