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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6
2008.07.18 01:28
추천:21 댓글:15 조회:4,686
마지막 날.
1. 다시 우붓으로...
하필 전날의 큰 행사덕에 제대로 구경못한 우붓이 아쉬워 일정에 없던 하루를 다시 로벳에게 부탁했습니다.
원래 약속한 일정과 달라진 탓에 다른 차를 갖고 왔더군요. 어제의 피곤으로 늦잠을 자는 바람에
좀 늦은 시간인 12시 30분쯤 만나 다시 우붓으로 향했습니다.
가다보니 나도 참..... 이부오카 생각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거죠. 결국 도착해보니 또 문닫은 음식점. #$^$^&*%&(^& ㅠ.ㅠ
책에서 읽은 노매드 라는 식당엘 갔습니다.
미고렝 먹을까 하다가 그냥 로벳에게 맡기고 다** 라는 음식을 시켰는데 넓직한 그릇에 가운데 밥이 있고
반찬 몇가지(우리가 시킨건 12개반찬, 2인용 메뉴다)가 둘러져 나왔습니다.
배고파서 막 먹다보니 사진찍는걸 깜빡해서 사진이 없네요..ㅡㅡ;
글쎄요... 현지인은 맛있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전 그냥 그랬습니다. 그래도 먹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어디서 들은건 있어갖구 "에스제룩"이란 음료를 시켰는데 오렌지 쥬스 맛이었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발리음식점에선 뭐 시킬때 꼭 하나하나 따로 시켜야하고, 따로 국물이 나오지 않는점이 다르더군요
2. Neka Museum
미술에 그닥 조예가 깊거나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한군데만 가기로 한 곳이 네카 미술관.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어젯밤 무리했던 로벳에게 미안해서 구경할 동안 차에서 쉬고 있으라고 한후 혼자 들어갔습니다.
안에는 여러곳의 전시관이 있었고 사진촬영이 금지인데 정 찍고 싶음 안볼때 몰래 찍으라는 조언을 차마 들을수가 없었죠.ㅋ
발리인들의 예술적 감각은 대단한것 같았습니다. 선과 색감이 부드러우면서 강렬하게 느껴지더군요.
몇군데 둘러보고 있으려니 또 다시 어디선가 악기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물론 전 당연히 발걸음을 옮겼고... 앉아서 나무반토박 자른듯 생긴(실로폰 같은 느낌이지만 죽통처럼 큰 통)것을
무심하게 연주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 다시 궁금증 증폭.
" 이거 뭐에요? "
" 아.. 이거요... 어쩌구 저쩌구에요..(ㅡㅡ; 아휴..이름 또 까먹었습니다 죄송..)"
슈렉고양이 눈을 잠시 만들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 한번 해보실래요?"
^^V 옆에 똑같은 악기가 있었고, 전 그의 옆에 나란히 앉아 똑같이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은 참 위대한 힘이 있습니다. 아주 짧으나마 발리인의 정서를 느낄수 있었죠.
한국인의 한의 정서와는 다른 평화로움이 있었습니다.
3. Kuta에서의 마지막시간 - 쇼핑하기
로벳이 피곤했나봅니다. 코골며 자고 있더군요. ㅎㅎ 잠시 기다려줬다가 다시 차에 올라 꾸따로 향했습니다.
오늘밤 자정에 출국인데 쇼핑을 하나도 안했네요. 몽키 포레스트는 포기하고 돌아갔습니다.
오늘 아침 숙소에서 체크아웃하면서 짐을 맡겼기 때문에 디스커버리몰에서 쇼핑하고 들어갈 참이었죠.
쇼핑몰 앞에서 로벳과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뭔가 자꾸 일정은 꼬였지만 로벳덕분에 다른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추억거리들이 생길수 있었지요.
아쉬움이 많은 만큼 가슴에 채워진 것들 역시 분명히 있었습니다.
쇼핑몰로 들어가 먼저 아이쇼핑을 시작했습니다.
폴로에서 티 사다달라는 주문을 받은터라 한참을 둘러봤는데 왠지 전 고를게 없더군요.
Body & Soul에서 우리돈 5만원정도로 옷 3개를 샀는데 약간 동대문 삘이지만 질이 좋았습니다.
흡족해하며 나와서 밥먹으려고 푸드코트갔다가 촉박해지는 시간때문에 저녁을 포기하고 다시 구경을 시작했지요.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던지... 다른분 후기 쓰셨던 곳에 등장한 몇가지 물건만 샀는데도 9시가 되어가더군요.
아참.. 폴로셔츠 사야지. 하필 인천 면세점에서 출국할때 살짝 쎈거 하나 지른탓에 돈이 얼마 남아있질 않았고
다행히 디스커버리몰에선 달라를 받더라구요.
지갑이 달랑달랑... 밥은 포기했으나 포기할수 없는 커피! 블랙캐년에서 아이스카페라떼 테잌아웃하고
브래드토크가서 빵한개 포장해서 숙소로 헐레벌떡 걸어갔습니다.
숙소에서 짐을 찾는데, 스페셜 게스트룸이란게 있더군요.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는 아주 작은 방.
샤워할까 하다가 촉박한 시간때문에 옷만 갈아입고 아직 사용하지 않은 웰컴드링크쿠폰으로 호텔 레스토랑에 앉아
빵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하도 헐레벌떡 거리며 들어오니 레스토랑 직원하나가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얘기를 했는데, 보니까 아침에 오믈렛을 만들어주던 청년(청년이라기보단 소년같은)이더군요.
중국인 엄마와 발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소년과 이런저런 즐거운 얘길 하다가...
다음에 오면 자기도 많이 알고 있으니 연락주면 가이드해주겠다며 연락처를 주네요.
다음... 다음이 있을 순 있을까...
그렇게 블루버드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가서... 출국심사를 마치고 새벽 1시가 넘은 시각,
가슴가득 발리를 품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비행기에는 전 일정동안 보지 못했던 한국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반가움보다는 왠지 이방인이 된듯한 낯설음이 들더군요. 다시 혼자 있음이 실감되는 순간...
아마도 혼자 타는 승객이 없어서 그랬겠지만 옆자리가 비어서 편히 올 수는 있었고
어찌나 피곤했던지 6시간동안 깨지도 않고 자면서 올 수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다른사람들보다 놓친것들이 훨씬 많았겠지만
너무나 많은 것들을 느낄수 있던 여행이었습니다.
자연과 인위적인 것들의 경계로부터 자신들의 것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왠지모를 부끄러움도 느낄수 있었구요.
아직 그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서, 가슴속에서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
글로 옮길수가 없습니다.
그저 저의 짧은 첫 여행 기록만을 부끄럽게도 남겨봅니다.
홀로 떠나는 첫 여행자에게 뭔가 도움될만한게 있었다면 다행이란 생각을 해보며...
저에게 발리 여행이 남긴 것은 역시 "사람" 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기억될만한 사람이길 소망해보며...
헝그리하고 빈약했던 제 짧은 발리 여행기를
마칩니다.
1. 다시 우붓으로...
하필 전날의 큰 행사덕에 제대로 구경못한 우붓이 아쉬워 일정에 없던 하루를 다시 로벳에게 부탁했습니다.
원래 약속한 일정과 달라진 탓에 다른 차를 갖고 왔더군요. 어제의 피곤으로 늦잠을 자는 바람에
좀 늦은 시간인 12시 30분쯤 만나 다시 우붓으로 향했습니다.
가다보니 나도 참..... 이부오카 생각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거죠. 결국 도착해보니 또 문닫은 음식점. #$^$^&*%&(^& ㅠ.ㅠ
책에서 읽은 노매드 라는 식당엘 갔습니다.
미고렝 먹을까 하다가 그냥 로벳에게 맡기고 다** 라는 음식을 시켰는데 넓직한 그릇에 가운데 밥이 있고
반찬 몇가지(우리가 시킨건 12개반찬, 2인용 메뉴다)가 둘러져 나왔습니다.
배고파서 막 먹다보니 사진찍는걸 깜빡해서 사진이 없네요..ㅡㅡ;
글쎄요... 현지인은 맛있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전 그냥 그랬습니다. 그래도 먹는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어디서 들은건 있어갖구 "에스제룩"이란 음료를 시켰는데 오렌지 쥬스 맛이었고 나쁘지 않았습니다.
발리음식점에선 뭐 시킬때 꼭 하나하나 따로 시켜야하고, 따로 국물이 나오지 않는점이 다르더군요
2. Neka Museum
미술에 그닥 조예가 깊거나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한군데만 가기로 한 곳이 네카 미술관.
예정에 없던 일정으로 어젯밤 무리했던 로벳에게 미안해서 구경할 동안 차에서 쉬고 있으라고 한후 혼자 들어갔습니다.
안에는 여러곳의 전시관이 있었고 사진촬영이 금지인데 정 찍고 싶음 안볼때 몰래 찍으라는 조언을 차마 들을수가 없었죠.ㅋ
발리인들의 예술적 감각은 대단한것 같았습니다. 선과 색감이 부드러우면서 강렬하게 느껴지더군요.
몇군데 둘러보고 있으려니 또 다시 어디선가 악기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물론 전 당연히 발걸음을 옮겼고... 앉아서 나무반토박 자른듯 생긴(실로폰 같은 느낌이지만 죽통처럼 큰 통)것을
무심하게 연주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 다시 궁금증 증폭.
" 이거 뭐에요? "
" 아.. 이거요... 어쩌구 저쩌구에요..(ㅡㅡ; 아휴..이름 또 까먹었습니다 죄송..)"
슈렉고양이 눈을 잠시 만들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 한번 해보실래요?"
^^V 옆에 똑같은 악기가 있었고, 전 그의 옆에 나란히 앉아 똑같이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악은 참 위대한 힘이 있습니다. 아주 짧으나마 발리인의 정서를 느낄수 있었죠.
한국인의 한의 정서와는 다른 평화로움이 있었습니다.
3. Kuta에서의 마지막시간 - 쇼핑하기
로벳이 피곤했나봅니다. 코골며 자고 있더군요. ㅎㅎ 잠시 기다려줬다가 다시 차에 올라 꾸따로 향했습니다.
오늘밤 자정에 출국인데 쇼핑을 하나도 안했네요. 몽키 포레스트는 포기하고 돌아갔습니다.
오늘 아침 숙소에서 체크아웃하면서 짐을 맡겼기 때문에 디스커버리몰에서 쇼핑하고 들어갈 참이었죠.
쇼핑몰 앞에서 로벳과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뭔가 자꾸 일정은 꼬였지만 로벳덕분에 다른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추억거리들이 생길수 있었지요.
아쉬움이 많은 만큼 가슴에 채워진 것들 역시 분명히 있었습니다.
쇼핑몰로 들어가 먼저 아이쇼핑을 시작했습니다.
폴로에서 티 사다달라는 주문을 받은터라 한참을 둘러봤는데 왠지 전 고를게 없더군요.
Body & Soul에서 우리돈 5만원정도로 옷 3개를 샀는데 약간 동대문 삘이지만 질이 좋았습니다.
흡족해하며 나와서 밥먹으려고 푸드코트갔다가 촉박해지는 시간때문에 저녁을 포기하고 다시 구경을 시작했지요.
시간이 어찌나 빨리 가던지... 다른분 후기 쓰셨던 곳에 등장한 몇가지 물건만 샀는데도 9시가 되어가더군요.
아참.. 폴로셔츠 사야지. 하필 인천 면세점에서 출국할때 살짝 쎈거 하나 지른탓에 돈이 얼마 남아있질 않았고
다행히 디스커버리몰에선 달라를 받더라구요.
지갑이 달랑달랑... 밥은 포기했으나 포기할수 없는 커피! 블랙캐년에서 아이스카페라떼 테잌아웃하고
브래드토크가서 빵한개 포장해서 숙소로 헐레벌떡 걸어갔습니다.
숙소에서 짐을 찾는데, 스페셜 게스트룸이란게 있더군요. 화장실과 샤워실이 있는 아주 작은 방.
샤워할까 하다가 촉박한 시간때문에 옷만 갈아입고 아직 사용하지 않은 웰컴드링크쿠폰으로 호텔 레스토랑에 앉아
빵으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하도 헐레벌떡 거리며 들어오니 레스토랑 직원하나가 이런저런 질문도 하고 얘기를 했는데, 보니까 아침에 오믈렛을 만들어주던 청년(청년이라기보단 소년같은)이더군요.
중국인 엄마와 발리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소년과 이런저런 즐거운 얘길 하다가...
다음에 오면 자기도 많이 알고 있으니 연락주면 가이드해주겠다며 연락처를 주네요.
다음... 다음이 있을 순 있을까...
그렇게 블루버드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가서... 출국심사를 마치고 새벽 1시가 넘은 시각,
가슴가득 발리를 품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비행기에는 전 일정동안 보지 못했던 한국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는데
반가움보다는 왠지 이방인이 된듯한 낯설음이 들더군요. 다시 혼자 있음이 실감되는 순간...
아마도 혼자 타는 승객이 없어서 그랬겠지만 옆자리가 비어서 편히 올 수는 있었고
어찌나 피곤했던지 6시간동안 깨지도 않고 자면서 올 수 있었습니다.
------------------------------------------------------------[ Epilogue ]-
짧은 시간 동안,,,
다른사람들보다 놓친것들이 훨씬 많았겠지만
너무나 많은 것들을 느낄수 있던 여행이었습니다.
자연과 인위적인 것들의 경계로부터 자신들의 것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왠지모를 부끄러움도 느낄수 있었구요.
아직 그 모든 것들이 머릿속에서, 가슴속에서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아
글로 옮길수가 없습니다.
그저 저의 짧은 첫 여행 기록만을 부끄럽게도 남겨봅니다.
홀로 떠나는 첫 여행자에게 뭔가 도움될만한게 있었다면 다행이란 생각을 해보며...
저에게 발리 여행이 남긴 것은 역시 "사람" 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기억될만한 사람이길 소망해보며...
헝그리하고 빈약했던 제 짧은 발리 여행기를
마칩니다.
-
아..비슷한 시기였음 좋았을텐데 아쉽네요..동선을 잘못짜서 전 놓친게 참 많았어요.. 그흔한 시푸드 한번 제대로 못먹었다는 ㅡ.ㅡ;
이국적인 문화를 보고느끼는것도 좋았지만.. 다니면서 서툴지만 대화하면서 발리사람들과 친구될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었어요..
전 겨우4일이었지만 20일일정이시면 좋은경험 많이 하실수 있겠네요..벌써부터 후기 기다려지는군요... ^^ -
후기,너무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에필로그를 읽으니,뭔가모르게,맘이 쨘~해져오는군요..^^ -
부끄럽네요.. ^^; 아직도 멍...한 기분이에요..
-
재밌었어요~
저두..
언젠가는 훌쩍 혼자서 떠날 날이 오겠죠~ ^^ -
무엇이든 처음 시작이 어려운것 같아요..
발리서프에 다른분들 글 읽으며 그제서야 용기낼수 있었네요..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바로 그때..라는 말을 실감할수 있었습니다..^^; -
혼자 여행 갔을때 갑자기 많은 한국 사람들을 만났을때 더더욱 크게 느껴지는 외로움 완전 공감합니다. 그리고 발리 또 곧 가실거잖아요.. 왠지 조만간 다시 후기를 써주실것만 같은!
-
함께 가는 느낌이 어떨지 궁금하긴 해요..
다음엔 가서 우리나라분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도 만들고싶네요..^^ -
후기 잘 읽고 갑니다.. 읽으면서 공감할수 있는 부분이 많았어요^^
-
읽어주셔 제가 감사해요..
다 쓰고보니 별로 한게 없더군요;;
그래서일지, 다음을 꼭 기약하게 됐어요..^^ -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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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은 느낌인것 같습니다. 나만의 느낌이라 할까...먼가 가슴으로 다가오는 뭉클함이겠죠.....즐거운 후기 감사하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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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감사하게도 얻는것이 너무 많은것 같아요..
함께 공유하고 공감할수 있는 매력넘치는 곳..
이렇다할 정보가 없는 글임에도 좋게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영호님 TNB님 ^^ -
후기 잘 읽었습니다...11월초에 발리 갈 예정인데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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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잘 봤어요~ 저도 언젠가 혼자 발리여행 갈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부러워요~
님이 느낀 그 느낌의 반이라도 느낄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