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2008. 8. 8)
첫째날이라고 하기도 뭐하다. 발리공항에서의 짧은 첫날...
동남아로 떠나는 비행기 치고는 도착예정시간에 정확하게 도착한 비행기.
금요일이라선지 입국심사대마다 길게 늘어선 줄.
16일 00:30분 싱가폴행 비행표를 끊어 놓았기에 7일짜리 비자(10$)를 살지 30일짜리 비자(25$)를 살지 고민하고 있는데 비자피 받는 공무원이 7일 오케이라고 한다.
결국 2시간가까이 걸려서 날을 넘겨서야 받은 입국도장엔 2008. 8. 9일 날짜가 찍혀버린다. 15일 밤 11시쯤 출국심사를 할 예정이니 풀로 꽉채운 7일비자다. 15$씩 벌었다고 이때야 마냥 신나 했지만, 이것이 나중엔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공항밖으로 나가 어리버리 헤매다 한 떼의 이상한 아저씨들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흥정을 당할 때, 저쪽에서 한분이 우리쪽으로 오시면서 '한국분이세요?' 라고 물어온다. 그렇다고 했더니 '거기서 택시타지 마시고 저쪽으로 가서 공항택시타세요. 그게 안전합니다.' 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우리가 영 불안해 보였나보다. 외국가서 기분좋을때가 이렇게 느닷없이 조건없는 도움을 받을때다. 뉘신지 모르지만 감사했습니다.
한국에서 미리 예약한 Prani Legian Hotel까지 55,000루피아짜리 공항택시를 타고 도착. 발리에서의 첫밤을 보낸다. 창문하나 없는 어두컴컴한 방에서...
둘째날(2008. 8. 9)
발리는 현재 풀부킹상태....
발리에 오기전 마사인, Idha호텔, AP inn 등등등 대부분의 호텔로부터 풀부킹이라는 솔적없는 이메일만 받았다. 성수기도 이런 성수기가 따로 없었다.
겨우겨우 잡은 숙소가 Prani Legian Hotel.
스탠다드 룸에서 보낸 첫밤은 창문하나 없이 어두컴컴하고 습기찬 이불 등으로 너무 우울했지만 매니저와의 흥정 끝에 호텔에서 내주기로 했던 어젯밤의 택시비 55,000루피아를 안받고 대신 디럭스룸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기로 했다. 디럭스룸은 한 벽면이 통창으로 되어 있고 그 창을 통해서 수영장이 한눈에 보이고 넓은 욕실과 텔레비전, 냉장고까지 갖춘 방이다. 이 방에서 나머지 3일을 나름 안락하게 보냈다.
참고로 스탠다드룸은 18불, 디럭스룸은 20불이다. www.hotelclub.com에서 예약했다.
나중에 묵었던 마사인에 비하면 훨씬 수준이 떨어지긴 하지만, 여기도 나름의 매력은 있었다.
(수영장뷰가 좋았던 우리 호텔방. )
(전체호텔전경 나름 만족스러웠던 조그많고 아기자기하고 조용했던 르기안숙소)
(방안에서 본 수영장. 발리에서 묵었던 세곳의 숙소 중 가장 채광이 좋았던 방)
아침을 서둘러먹고(이 호텔의 최대단점은 아침이다. 하루 먹고나니 다신 먹을 생각이 없어져 매일 아침마다 근처 식당을 전전했다) 첫 일정을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꾸따비치에서의 써핑!!!
써핑이 뭔지도 모르고, 써핑에 관련된 영화한편 본적도 없지만 웬지 발리에 오면 써핑을 배워야만 할 것 같았다. 발리써프에서 주어모은 정보에 의하면 써핑에 관련된 가장 안좋은 영화는 폭풍속으로(전적으로 학선생님의 개인적인 생각일수도 있겠지만)...그리고 추천 영화들은 블루크러쉬, 엔드리스썸머, 파도속으로 라고 한다. 난 앞으로도 그닥 볼 생각은 없다. 난 극장에서가 아니면 영화 안본다.
우리나라에서 써핑인구라고 꼽는다면 대략 천명정도이고 그 중 150명 정도만 본격적인 써퍼로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원택선생님의 말씀) 국내에서 가장 써핑하기 좋은 장소는 역시 파도가 거센 중문해수욕장 근처고 요즘엔 해운대쪽에서도 시도되고 있다는데 정확한 정보는 파악하지 못했다.
(맘에 드는 파도가 올때까지 저렇게 보드판에 엎어져서 바다를 떠다닌다. 멀리서 보면 엎어져서 페들링하고 있는 써퍼들이 꼭 물개떼같다. 개떼가 아니다...물개떼다. 한자 차이로 어감이 다르지 않은가? ㅋㅋ)
(그러다 파도가 오면 저렇게 일시에 보드위에 올라서 서핑을 즐긴다. )
자 그럼 본격적으로 써핑의 세계로 입문.
발리써프에서 미리 받아간 학선생님께 전화드려 강습시간을 정한다. 오늘 써핑에 가장좋은 시간은 12시경. 꾸따비치의 조수간만의 차는 생각보다 크다. 우리나라 서해안처럼 갯벌이 훤히 드러날 만큼은 아니지만 물의 들고 남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그래서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각종 안내지나 할인쿠폰북 등에는 Tide Table 이라고 밀물과 썰물의 시간표를 제공하기도 한다.
맥도날드앞에서 두분 선생님들을 만나 강습장인 르기안비치까지 '뜨랜쓰 뽀뜨~' 오토바이를 처음타본 나는 오늘 오토바이때문에 크고작은 여러 부상을 입었다. 오토바이에 긁혀서 피가 나도 기사는 신경도 안쓴다. 친절한 학님도 때론 무심해진다.
(르기안 비치 파드마호텔 옆에 위치한 써핑스쿨 베이스캠프. 저 일본국기에 태극마크 색칠해주고 싶은거 참았습니다. 저기 태극기 하나 꽂아두면 안될까요?)
써핑 실습 전 원택선생님으로부터 바다와 조류, 파도의 성질, 써핑보드의 명칭과 역할, 써핑의 기본자세 등에 대해 이론수업을 받는다. 필기도구 지참해야 나처럼 모범학생 소리를 듣는다. 가끔 조류가 뭐죠? 파도는 왜 치죠? 바닷물이 밀려온다고 생각하시나요? 등등 기습적인 질문도 하시니 모범학생 반열에 오르려면 예습은 필수다.
그러나 이론을 잘하는 학생이 꼭 써핑을 잘하는 건 아니다. 난 첫날 한번도 보드위에 올라가 제대로 서보지 못하는 지진아다. 몸치니 이론이라도 잘 하자가 30여년을 살아온 나의 생존전략이다. 전과목 '수'에 체육은 '양'....체육과목에서의 이론비중은 고작 20점... 내가 '가'가 아니라 '양'이라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 20점의 이론점수 때문이었다. ㅋㅋ
(이론수업을 마치고 보드설명 및 써핑기본자세 교육중인 정현양. 써핑을 가르쳐주신 원택선생님 오른쪽 발목부상 중...눈물납디다. 원택선생님의 화려한 컷백을 보고 싶었으나 꾹 참고 조만간 있을 아시안비치게임때까지 기다리리다. 내 태극기 휘날리며 목청이 터져라 응원할 터이니 화려하게 컴백하시기를...)
참고로 제1회 아시안비치게임이 2008년 10월 18일부터 26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있답니다. 구경가실분들은 미리미리 항공권과 호텔부킹 걸어놓으세요.
또 참고로....
보드의 앞부분은 노즈, 뒷부분은 테일, 옆부분은 레일이라고 불리며, 테일 아랫면의 핀 세 개중 가운뎃 핀은 중심을 잡는 역할, 양옆의 핀은 방향전환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제 바다로 고! 고! 고!
써핑실습은 개구리 왕눈이의 주제가로 요약된다.
개구리소년 빰빠밤~ 개구리소년 빰빠밤~
니가울면 르기안 비치에 비가온단다. (건기인 발리에도 3일이나 비를 맞았습니다. --;)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파도가 거세도 할것은 합니다)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일곱번씩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렵니다)
울지말고 일어나 빰빠밤~ 보드에 올라라 빰빠밤~ (불굴의 써퍼...나?)
삘릴리 개굴개굴 삘릴릴리~ 삘릴리 개굴개굴 삘릴릴리
르기안 비치에 웃음꽃핀다.
개구리 왕눈이를 모르는 80년대 생분들...그냥 넘어가라.
난 개구리 왕눈이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설명해줄 만큼 친절하지 못하다.
(넘어지고...넘어지고...또넘어지고...)
(심지어 보드 충돌까지...원택선생님 스스로 일벌려놓고는 부딪치는거 보면서 좋단다. --+)
강습을 마치고 쉬는시간...
하나둘 씩 커다란 망원렌즈를 부착한 카메라맨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더니...일순 정적과 함께 둔중하게 울려퍼지는 카메라 셔터누르는 소리들...음 켈리가 떴다고 한다.
(얘가 켈리란다. 월드챔피언 8회 수상경력이라고 하던데...난 켈리를 모른다.)
어쨌든 거의 세시간의 써핑강습을 마치고 언제나 친절한 학님의 오토바이를 타고 숙소까지 귀환. 이날 학님은 감기몸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친절하고 예의바른 모습을 보여주셔서 여행 끝날때까지 마음속깊은 감동을 남겨주셨으며, 고객님(?)의 만족이 최우선이다라는 모토를 실천하기 위해 배꼽인사까지 마다하지 않는 원택선생님의 고객무한감동서비스...잊지 않겠습니다.
자 이제 맛의 세계로 빠져 봅시다~
숙소가 르기안에 있었던 관계로 잘란르기안과 비치를 연결하는 잘란 Melasti의 Gosha라는 음식점엘 갔다. 써핑으로 지친 몸에게 레드페퍼스테이크(55,000)와 해산물커리(40,000), 빈땅 한 병을 선물로 주었다. 시장이 반찬이 아니었더라도 고샤의 분위기가 맛은 적극 추천할 만 했다. 주 고객은 약간 나이가 있거나 가족단위의 유러피안들.
세 번째날 (2008. 8. 10)
호텔에서의 아침을 포기하고 블랙퍼스트가 유명하다는 잘란 르기안 로변 르기안파라디소호텔 맞은편에 있는 아로마 까페엘 갔다. 가격은 약간 비싼편이지만 까페 분위기나 음식맛은 정말 환상이었다.
(너무나도 맛있는 치즈머쉬룸과 블루베리핫케익, 씨리얼, 까페라떼...아로마까페 강추입니다)
12시에 시작하기로 한 써핑강습은 오늘따라 거센 파도 때문에 잠시 대기를 한다. 파도가 세서 수영에 적당하지 않을 때에는 해변에 해골이 그려져 있는 빨간 경고 깃발이 뜬다.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서 파도가 잦아들기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심심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동영상찍기 놀이를 한다. 처음에 카메라 들이대면 다들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는 동일한 반응을 보이지만 조금 익숙해지면 다들 주저리주저리 말들도 참 잘한다.
(수영금지를 알리는 빨간 깃발. 저 남자가 멋있어서 찍은 것은 결코 아니다. 저 남자가 딱 저기에 있었을 뿐이다.ㅋㅋ)
어제보다 조금 나아진 써핑을 마치고....(아주 조금은 나아졌다. 몸치에 지진아에게도 남들은 못받는 '진보상'이라는 큰 상은 있는 법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잘란잘란' 모드에 돌입했다.
르기안거리를 따라 뽀삐스1의 디바까지 1Km 남짓한 거리를 이동하는데 장장 네시간이나 소요될만큼의 '잘란잘란' 이었다. 이정도면 '잘란잘란'의 최고봉 아니겠는가? 가는 동안 물론 마마스에서 저녁도 해결하고 립컬에서 조리를 사신긴 했다.
마마스의 가장 유명한 음식은 투데이스페셜로 그날그날 부위만 바뀌어 나오는 어린 통돼지바베큐이다. 우리가 간 날은 통돼지의 숄더부분이 투데이스페셜로 되어있었다. 옆 테이블에 독일인으로 보이는 열명가량의 노인분들이 각각 하나씩 드시고 계셨는데 우리와 눈이 마주치자 이거 진짜 별로야 라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셨다. 보기에도 별로인 것처럼 보인다. 인도네시아 음식을 안먹어봤기에 나시고렝스페셜(45,000)과 깔보나라스파게티(40,000)를 빈땅이와 함께 먹어줬다.
(나시고렝 스페셜...스페셜이 붙으면 저것처럼 닭다리와 사태등이 함께 나온다)
(죄송함다...먹다가 급생각나서 찍어서 반밖에 안남았슴다.)
(마마스의 유명한 어린 통돼지바베큐...오늘은 숄더부분이란다. 가격은 110,000정도였나? 양도 엄청난데다가 양손에 저걸 들고 뜯어먹는 모습이 결코 보는이의 식욕을 자극하지는 않는다. 특히나 양손과 입주변에 번떡거리는 그 돼지기름이란...)
(디테일버젼으로 한컷 더...식욕이 마구 샘솟는가? 그렇다면 질러라 마마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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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전부 엑박이에요 ㅜㅜ 나만그런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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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안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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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사진은 안뵈는데, 글만 읽어두 재미는 있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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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보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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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컴퓨터에 적응못하는 아나로그세대라 ㅎㅎ
수정했는데 아직도 사진 안뜨나요? -
지금은 사진 잘 보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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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학님 연락처는 어떻게 돼나요 그리고 강습비는 얼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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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두 잘보여요,,^^ 사무실에서 혼자 큭큭거리고 리뷰 보고 있습니다~
저도 10월 초에 갈 예정인데 학님연락처좀 부탁드려요..메일주소나 핸드폰이나.. -
여기다 공개해도 되나? 너무 인기많아지면 안되는데...
가뜩이나 자뻑증상 심하던데...ㅋㅋ 001-62-81-5588-76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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