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째날 (2008. 8. 14)
나의 마사인의 아침은 오믈렛과 함께 시작된다.
마사인에서 묵었던 모든 아침 나와 함께해준 완소 오믈렛.
어떤 일류호텔의 조식뷔페에서 해주는 오믈렛과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을 그런 맛이다.
(마사인에서는 A~E 중에 메인요리를 선택하고, 음료로 커피, 티, 바나나/파인애플/파타야 주스중에 선택하게 되어있다. 오믈렛을 시키면 오믈렛과 함께 구운식빵, 쨈, 버터가 세트로 나온다)
아침을 먹고나서 세명으로 늘어난 일행은 오늘도 하릴없이 ‘잘란잘란’을 감행한다.
뽀삐스1과 르기안거리가 만나는 지점부터 걷기 시작해서 2시간여동안 고작 쁘라마버스터미널까지만 걷다왔다. 거리로는 한 200미터쯤 될까? 나날이 ‘잘란잘란’의 내공이 늘어간다.
점심은 좀 고급스러워보이는 집으로 들어갔다. 꾸따비치 맥도날드 옆에 위치한 로쏘비보(Rosso Vivo). 마르게리타 피자와 까르보나라 스파게티, 봉골레 스파게티를 시켰는데 계산한 가격을 보니 거의 한국에서 먹는 가격과 거의 동일하다. 스파게티류 60,000~70,000루피아 피자류 80,000~100,000루피아.
(까르보나라 스파게티...치즈를 녹여 소스와 함께 나와서인지 느끼함의 절정이었다)
(봉골레스파게티...맛은 있었는데 너무 짰다)
(신나게 먹고 흐믓해 하는 우리)
점심을 먹고나서 꾸따비치를 구경하러 나갔다.
이제부터도 또 잘란잘란 모드닷.
딱히 뭐 한게없다.
결혼식하고있는 신혼부부 구경하기...
해변에서 호객당해 타투하기...
하염없이 해변걷기...
(해변에서 웨딩사진 촬영중인 신혼부부. 결혼식은 우리가 점심을 먹은 이너꾸따비티호텔에서 했다)
(해변에서 호객에 당해 50,000루피아짜리 타투를 하기로 결정. 나중에 학님께 물어보니 10,000루피아면 된단다. 그래도 200,000루피아에 하고 오신 분도 있으니 아까워하지 말라던 친절한 학님)
(타투아저씨의 밑그림 본뜨기 과정. 인도에서는 그림을 보면서 직접 그리는데 이 아저씨는 습자지에 대고 밑그림 본을 떠서 타투할 위치에 옮겨놓은 후 그린다)
(미리 작업된 밑그림위에 본격적으로 타투 시작)
(드디어 완성된 타투. 일명 흑장미파 타투다.)
(해질녁의 꾸따비치에서 정현양과 함께)
이런게 하는일 없이도 하루는 너무 잘간다.
여행이 중반으로 넘어가니 하루하루가 정말 쏜살같이 지나간다.
슬슬 아쉬워지기 시작...
여덟째날 (2008. 8. 15)
광복절이다. 대한독립 만세~
그러나 발리에서 아직 우리는 우리의 주권을 못찾고 있다.
발리에 오는 대부분의 동양계는 일본인이라고 한다. 그런만큼 일본자본이 많이 들어와서 상권도 많이 장악하고 있고, 리조트도 여러개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지나가면 호객하는 발리니스들은 곤니찌와~ 아리가또~ 가와이~(요건 좀 마음에 든다 ㅋㅋ) 라고 외친다.
처음엔 일일이 아임 낫 재패니스를 외쳤는데 워낙 자주 당하다보니 걍 무시하고 넘긴다. 한번은 상점 주인이 나를 보고 계속 일본어를 쓰길래 코리아에서 왔다고 했더니 자기 베이징 안댄다. 그래서 베이징은 중국에 있다라고 했더니 무지 미안해 했다.
마지막 오는날밤 낙현씨가 그랬던가. 외국나와보면 아시아는 세 나라로 분류된다고. 중국, 일본, 그리고 기타. 물론 우리나라는 ‘기타’에 포함된다. 그래서 비자도 장기비자나 취업비자가 안나와서 한달에 한번씩 비자연장을 위해 외국을 나가거나 15만원에 외국에 다녀온것처럼 출입국도장을 찍는 불법거래도 해야한다고... 외국에 나가면 애국심이 투철해지는데 이런말을 들으니 더욱 우리나라를 위해 내가 행할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틈나면 한국말을 가르쳐줬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예뻐요~(내가 듣고싶어서 가르쳐준건 아니다. 그들이 뭐냐고 물어왔다. 그들 언어로는 짠틱~) 그리고 디스커버리몰 1층의 로띠보이에서 빵파는 점원아가씨한테는 한 개 육천삼백루피아, 두 개 만이천육백루피아, 세 개 만팔천구백루피아 라는 비교적 긴 문장을 알려줬다.
광복절은 광복절이고 오늘 우리의 일정은....
어제 발리에 도착한 정현양의 써핑강습받기
나와 수정양은 그 옆 해변가에서 놀기.
[번외편 1 - 정현양과 함께 배워보는 발리써핑]
일정 : 2008. 8. 15. 오전 10시 - 오후 1시
출연진 : 박정현양(내 친구다)
오원택군(써핑선생님)
찍사 : 정수정양(얘도 내 친구다)
나래이터 : 나...정현양이 저렇게 생고생을 하는동안 나는 요렇게 비치의 썬배드에 누워 심드렁하고 거만한 자세로 편히 누워 즐기고 있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배워봅시다.
실습전 이론교육 한시간을 마친 후
(다시한번 등장한 정현양의 써핑 기본자세 배우기시간)
(이제 본격적으로 보드를 들고 바닷가로 향한다. 저 보드 생각보다 마이 무겁다. 초보자용 보드는 중심잡기 쉽도록 넓고 크게 되어있다)
(보드를 바닷가에 예쁘게 내려놓고)
(풋트랩에 대해서 설명을 듣고 발목에 착용. 이때 너무 조이면 발목이 쓸려 아프고, 너무 느슨하면 돌아가서 위험해 질 수도 있단다.)
(써핑에 적당한 파도 고르는 법에 대한 설명을 듣는 중이려나? 둘다 자못 진지하다)
(자 본격적으로 보드에 올라가 파도를 기다린다)
(이번파도는 그다지 좋지 않으니 패스~)
(요렇게 파도를 타고 넘을때 잘못하면 물 무지먹는다. 발리의 바닷물도 역시 짜다~)
(이제 일어나 볼까?)
(역시나 중심을 못잡고 물에 빠져버린다. 처음엔 다 그런법이지 정현양.)
(표정을 보아하니 물 좀 드셨겠군. 세상에 고통없이 얻어지는건 없는 법이라네...ㅋㅋ)
(드디어 정현양 첫날에 일어서다. 뭐 좀 어정정한 자세이긴 하나...첫날에 저정도 해내는 걸 보니 나보다는 훨 나은 학생이었다.)
[번외편#2 써핑선생님 원택군 부연설명]
Before
대략 야비해 보이는 썬글라스 영향인지...
처음 원택군(이제 수업을 마쳤으므로 선생님에서 군으로 강등)봤을때 인상은 그닥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내가 이론수업을 들으며 노트필기를 했더니 뭘 쓰냐며 쓰지말고 듣기만 하라고 버럭거렸던 기억도 한몫을 했다.
영화배우 닮았다고 서두를 꺼내니 누구냐고 묻길래 허수경의 첫 번째 남편이자 영화배우인 장세진씨라고 말해주었다. 이 분 영화배우는 맞습니다.
출연작은 야인시대, 조폭마누라1,2, 보디가드, 홀리데이...영화제목에서도 느껴지지 않나요? 대부분 조폭 아니면 깡패역이었지요.
(영화배우 장세진씨...)
(원택군...)
After
썬그라스를 벗고 웃고 있으면 동네 개구쟁이 동생같고 무지 착해보인다.
저 밑에 보드타고 혼자 노는 사진은 심지어 해맑아 보이기까지 한다.
원택군...썬그라스 바꾸라니깐.
누님들 조언에 따라 고객만족경영을 실천하는 경영마인드와 마지막까지 배꼽인사로 배웅하는 써비스정신까지 갖춘 조워 깐뜽~
[번외편#3 해변의 미녀]
(마지막 뽀너스 사진...꾸따비치에서 본 수많은 걸들 중 최고봉은 단연 이 아가씨다. 하얀색 싸롱을 휘날리며 맨발로 당당히 걸어가는 저 뒷모습만으로도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느껴진다.)
오늘이 정현과 보내는 휴가의 마지막 날이다.
일정상 우리둘은 16일 새벽비행기로 싱가폴로 갔다 수정양은 18일 09:00에 다시 발리로 돌아오고, 나는 말레이시아로 넘어가는 일정이고, 정현은 18일 3:30 비행기로 서울로 들어가기 때문에 간발의 차로 못만나게 된다.
한국에서 곧 다시 만날 사이지만 낯선곳에서의 이별은 더욱 쎈티멘탈한 기분이 된다.
마사인 앞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이별식 겸 추억만들기 차원으로 뽀삐스1에서 시작해서 잘란라야빤따이꾸따...뽀삐스2...잘란 르기안을 거쳐 다시 뽀삐스1으로 귀환하는 ‘잘란잘란’ 베스트 코스를 돌았다. 참고로 대학연합여행동아리 'Youth-Hostel' 출신인 우리는 걷는 것 하나는 정말 잘한다. 택시타는 법 거의 없이 웬만한 거리는 다 걸어서 다닌다. 짐만 없었으면 꾸따에서 공항까지도 걸어 갔을꺼다.
정현양을 혼자 마사인에 남겨두고...수정양과 함께 싱가폴로 가기위해 공항으로 향한다.
맛갈스럽게 써내려간 후기 넘 잘 보았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