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돌아오니 누군가가 물었다.
여행은 여자들 우정의 무덤이라던데 둘이 싸우진 않았느냐고...
싸우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맘 넓은 수정양의 유연한 태도 때문이다.
내가 매일 아침 받아보는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마침 휴가가 시작되기 하루전인 8월7일 이런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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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자는 항상 명랑해야 한다
동행자는 항상 밝고 명랑한
기분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
상대가 어떤 사람이든 비판은 일체 하지 않는다.
이러한 원칙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여자끼리의
여행은 우정의 묘지라 하지 않는가.
-소노 아야코의 [사람으로부터 편안해지는 법] 중에서 -
* 여행에서 뿐만이 아닙니다.
집, 일터, 인생의 여정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동행자'가 무겁고 어두우면 주변이 함께 어두워지지만
'동행자'가 밝고 명랑하면 세상이 온통 환해집니다.
힘든 일도 술술 풀리고 좋은 일도 자꾸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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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좋은 동행자가 되어준 수정양과 정현양...이 두 유쾌한 친구들 덕에
좋은 추억을 만들게 되어 더욱 고마움을 느낀다.
내년엔 어디갈까?
발리 어게인?
콜?
[권말부록]
이번 여행에서 읽었던 여러권의 책중 가장 느낌이 좋았던 책의 몇구절 인용합니다.
정혜윤의 ‘침대와 책’ p.50
- 마침내 여행을 통해 낯설 거리에 서서 타인의 시선을 받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알게되었고 나 또한 풍경 속으로 들어간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얼마나 나를 우쭐하게 하는지 알게 되었고 늘 지칠 줄 모르고 어디론가 떠나고 멈추지 않는다는 게 내게 어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대상은 그 자체로 좋거나 나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에 따라 좋거나 나쁜 것으로 인식될 뿐이라는 것도 여행덕에 알게 되었다.
- 마침내 여행 때문에 공항과 터미널과 주유소와 선착장과 갈림길이 얼마나 매력이 있는 곳인지 알게 되었고 동시에 여행에서 돌아온 후 내 방이 얼마나 아늑하고 내게 어울리는 곳인지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