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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여행의 중간지점에 도착하였다. 벌써부터 내 마음속에서는 아쉽다는 한탄이 새어나왔다. 좀더 이 시간을 길게 늘여놓을수 있으면 좋으련만.. 오늘은 초스피드로 일찍 일어났다. 한국에서 준비했던 데일리 엑티비티인 크루즈여행이 있는 날이다. 미리 예약을 해놓았다고 안심을 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된 아침이었다. 짐을 싸서 체크아웃을 했다. 저렴한 숙박비라서 루피아로 내도 괜찮았다. 우리는 시간이 안되서 아침식사를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괜찮다고 하면서 아침을 먹고가라고 얘기해줬다.

빨리 조리되는 것으로 아침식사를 주문하고 앉아서 기다리는데 엄마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제 저녁 12시쯤에 영어로 전화가 왔는데 발리라고 하면서 뭐라고 얘기를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슨 일이 생겼을 까봐 걱정이되서 전화를 하셨다는 엄마... ㅡ_ㅡ;;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알수가 없었다. 일단 아무일 없다고 안심을 시켜 드린 다음에 전화를 끊었다. 우리의 궁금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갔다. 게다가 밥을 먹고 픽업차량을 기다리기 위해서 나왔는데 온다는 시간 10분이 넘도록 차가 안오는 것이다. 아침의 전화에서부터 있었던 불안감이 커지기 시작했다.

무작정 기다릴수만은 없어서 카운터에 문의를 했다. 다행히 발리서프와 연결이 되어서 그쪽 업체에 문의해보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런데 계속 기다려도 연락이 안와서 다시 발리서프에 전화를 해보니 그 업체에서 픽업예약을 안하셨단다...ㅡ_ㅡ;; 아니 크루즈여행을 신청했으면 당연히 픽업도 해줘야지.. 여기는 우붓이라서 픽업비용을 따로 추가로 더 내야하는데 추가금을 내는데도 픽업을 못받는다는게 말이 안되지 않는가... 어떻게 얘기가 잘 되어서 우리 숙소측에서 픽업을 해주기로 했다. 우붓에서 부두까지는 의외로 오래걸렸다. 하지만 다행히 시간에 맞춰서 잘 도착하였다. 숙소이동때문에 가져온 캐리어도 잘 보관하였고 무사히 가장 꼴찌로 배에 오를수 있었다.


우리가 탄 배는 발리하이에서 운영하는 아리스토캣.. 작은 요트이다. 요트이긴 하지만 쌍둥선?? 이어서 갑판이 넓다. 배에서의 모습 사람들이 갑판쪽에 누워서 선탠을 즐기고 있다. 나는 늦게 타서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그래도 햇빛을 즐겨볼려고 누웠다가 한시간도 못되어서 온몸이 뜨거워 지는 것을 느꼈다. 역시 아무나 하는게 아냐...ㅡ_ㅡ;;; 배안에 있는 사람중에 동양인은 우리 커플과 중국인 커플밖에는 없었다.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않고 마음껏 즐길수 있어서 좋았다. 처음엔 파도를 직접 느낄수 있어서 좋았는데 나중엔 어질어질 배멀미가 느껴졌다. 다행히 키미테 (완전 필수!!!)를 미리 붙여놔서 견딜수 있었다.


멋진바다와 바람에 날리는 돛의 모습 ...
한 두시간 정도를 달려서 섬에 도착하였다. 작은 섬이라서 원주민밖에는 살지않는다. 게다가 우리가 타고간 요트도 직접 정박을 할 수가 없어서 작은 바지선으로 갈아타서 섬에 내렸다. 파도가 쎄서 바지선을 타고 내리는 일도 힘겨웠다. 도착해서 스노우쿨링을 하라고 시간을 주었다. 장비를 빌려서 다시 바지선을 타고 나가서 즐기는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바다 깊은 곳이어서 수영을 못하는 우리는 갔다가 다시왔다. 다음에 올때는 꼭 즐겨볼테다.. 하는 아쉬움을 남겨두고....


스노우쿨링후에 맛있는 만찬이 준비되어있었다. 부페라서 잔뜩 가져왔다..ㅎㅎ 고기랑 야채를 바베큐에 구웠는데 입에도 딱 맞고 맛있었다. 바닷가에서 파도소리를 들으면 먹는 그 맛을 더 일품이다.


눈을 감고 누워서 파도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잠이 쏟아진다. 햇빛만 피하면 서늘해지는 날씨 덕분인지... 따뜻하면서도 시원한 바닷바람 덕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쳐있었던 나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시간이었다. 누워서 바라본 하늘의 모습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한참 자다가 깨보니 빌리지투어를 한다는 것이다. 까만 아이들이 마구마구 몰려와서 우리를 따라다녔다. 아이들이 사달라는 조개 목걸이가 있었는데 .. 아마도 그 돈으로 용돈을 쓰는 것 같았다. 마을의 여기저기를 구경하고 돌아와서 다시 배를 탔다.

배를 타고 발리로 올때는 바람의 방향과 가는 방향이 일치해서 모터를 끄고 바람으로만 달렸다. 모터를 끄고 바람으로만 가니깐 조용한 바다 한가운데 몸을 맡기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너무 좋았다. 바람 소리, 파도소리, 햇빛... 모든게 한데 어울어 져서... 노래가 절로 나왔다. 피곤한 하루였지만 너무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여행이었다.

우리가 옮긴 숙소는 스미냑에 있는 세사리 빌라인데 아스톤에서 운영하는 곳이었다. 숙소에 무사히 도착해서 짐을 옮겨놓고... 간단한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풀빌라여서 음식을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의 라면은 여기에서도 동일한 맛이 났다. 역시 여행갈때는 라면을 꼭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했다.

냉장고에 음식이 있었지만 돈을 추가로 내야되는 것들이었기에.. 편의점에 가보자는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가 밤중에 길을 잃었다. 하루종일 배를 타서 몸은 피곤하고 다리는 아프고 햇빛에 타고... 몸이 뜨거워서 너무 힘들었다. 어두운 길에서 한참의 싸움 끝에 간신히 편의점을 발견하고 무사히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피곤하고 힘든 하루였지만 내일은 편하게 쉴 수 있기에 편하게 눈을 붙일 수 있었다.
  • 청아 2008.10.28 20:31 추천
    제가 갔을 때는 아리스토켓이 빌리지 투어를 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참내 쓸데없는 해양스포츠를 한다고 시간만 낭비하고 말이죠...
    참내...그나저나 점심식사는 참으로 맛이 있었던 기억이...
  • scarsi00 2008.10.31 08:18 추천
    청아님 / 영어를 유창하게 하시는 가이드분이 빌리지투어를 해줬습니다. 아무래도 그분때문에 시작하게 된건지 저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