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찾은 GWK(가루다공원)안의 풍광좋은 식당 젠델라 발리/바람도 여전하고 별로였던 음식맛도 여전했다. -
일정상으로라면 그리고 정상적이었다면 오늘이 마지막 후기를 올리는 날이다.
원래 낀따마니 화산이 원거리라 마지막 날에 다녀오면 타이트한 일정이 될까봐 둘쨋날로 바꾸고 그 날 계획된 단체관광을
오늘 나서기로 한 것은 나름 여행사의 배려라 생각되었다.
마지막 날은 그동안의 누적된 피로도 있고, 비행시각도 한밤중이거나 새벽인 까닭에 가급적 여유가 있어야한다는 게 몇 번의
경험을 통한 내 생각인 것이다.(물론 다른 분들도 거의 마찬가지겠지만.)
오늘의 답사코스는 통상적인 발리의 관광지 몇 곳과 면세점과 상점을 도는 것이니 그다지 부담스럽진 않지만 감흥도 별로
나질 않는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 여행사의 상품안내서에는 천편일률적으로 정면에서 찍은 가루다의 사진만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 틈만 나면 작은 꽃과
이름모를 풀들, 그리고 작은 조각상을 찍어대며 사진찍기에 재미를 붙인 아들녀석이 찍어 온 사진인데 측면에서 보는
가루다상이 왠지 색다른 느낌이 난다. 같은 사물도 보는 각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엄연한 진리를 다시 생각케했다. -
- 또다시 울르와뜨에서/ 참으로 낯익은 장면, 식상한 사진이지만 난 언제나 한 발자욱만 더 내딛으면 낭떠러지인 울르와뜨에 서면 뛰어내리고픈 충동을 느낀다. 나만 그런걸까? -
- 은색 비늘처럼 흩어지는 햇살의 조각들 아래 바다는 말없이 평온하다. -
위의 사진에서 보는대로 가루다공원과 울르와뜨 그리고 빠당빠당비치(너무 별로여서 비치로 향하는 계단조차 내려가지 않음.)의 시간순서로 관광은 끝이 났다.
면세점을 둘러보고 저녁식사까지 끝내고 나니 이제 공식일정은 거의 다 마무리가 된 것이다. 마지막 남은 코스는 마사지.
여행사의 펙키지상품에 대한 설명을 잘 읽어보면 그때그때마다 자사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특전 또는 혜택이라는
꼬리표가 큼지막하게 붙어있음을 알 수 있다.(정확한 내용의 숙지 요망)
이번에 이용한 M여행사도 마찬가지로 그중 하나가 쵸콜릿스톤 마사지를 1시간 제공한다는 게 있었는데 워낙 공신력 높은
여행사라 난 당연히 그렇게 이행되는 줄 알고 있었다.
더군다나 마누라와 처형은 스톤마사지에 여성특유의 지대한 관심을 보였고,보타니카의 프로그램에도 없었던 것이라 나름
기대를 했던 것이다.
헌데 해당 마사지샵인 "Hali Bali Spa"에 와서 설명을 들으니 스톤마시지에 관해서는 일체 언급이 없고 동남아관광에서 흔히
하는 발마사지 1시간으로 바꿔 진행을 하는 것이다.
더구나 다른 분들은 바뀐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 답답한 마음에 가이드인 "반데"에게 조용히 물어보니 이 곳 2층에
스톤마사지 시설이 있긴한데 공사중(층을 폐쇄하고 하는 장기공사임.)이라는 답변이었다.
물론 다른 일행의 반발을 우려해 더이상의 언급은 자제했지만 왠지모르게 찜찜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말은 특전이라고 하지만 여행가격에 엄연히 포함된 내용을 고객들에게 정확한 상황설명없이 임의로 변경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까닭이다. (돌아와 M여행사의 홈페이지를 보니 공사로 아예 원천봉쇄된 쵸콜릿스톤마사지를 지금도 버젓이 광고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 관련사진이 없어 쉬어가는 사진입니다./결항후 배정받은 그랜드발리비치호텔의 수영장과 비치 연결문/3년만에 이렇게
투숙하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
모든 일정을 종료하고 보딩패스와 출국비자까지 받아쥐고서 공항 검색대를 통과했다.
탑승까지는(AM12:40) 앞으로도 2시간 가까이를 기다려야 하는만큼 잠시라도 쾌적한 휴식을 취하려면 쿠션좋은 소파가
필요하기에 탑승게이트에 가까운 카페떼리아에 들어섰다.
몇 발자욱만 더 가면 최고의 시설을 갖춘 프라다 라운지가 있긴 하지만 1인당 이용료가 15불이니 그냥 이정도로 만족하기로
하고 우동이며 음료 등을 시켜놓곤 노트북에 그동안 찍은 사진들을 편집하기 시작했다.
헌데 탑승시각이 가까와져도 안내방송이 없어 사람들이 술렁대더니 이후에도 감감 무소식...
여행중 우리일행들에게 가루다가 저렴하고 스케쥴도 편하지만 연착이 잦다고 미리 안내해 준 나로서는 왠지 불길하기만하다.
그리고 이내 그 불안은 구체적인 현실이 되었다.
지연상황은 안내방송 한 번 없이 사람들 사이에 구전으로 퍼져갔고 한참이 더 지난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지연이 아닌 결항으로 최종 확정되어 A4용지의 안내문을 나눠주기 시작했다.(그때까지 가루다 관계자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음)
발리서프나 다른 경로를 통해 가루다의 지연은 익히 알고 있는 터였지만 그동안 다섯번의 발리행에서 처음으로 겪는 상황이고
연착도 아닌 결항이라니 난감하기만 했다.(지방에 살거나 출근을 해야하는 다른 분들은 더하겠지.)
붙였던 수화물을 도로 찾고 공항밖으로 나오니 버스가 줄이어 대기하고 있다.(거의 정기적이라 할 만큼 이런 상황을 겪다보니 이 친구들도 제법 순발력 있게 대응하는구나 할 정도로 차량수배는 빨라 보였다.)
다시 꾸따시내로 접어들어 사누르로 방향을 튼 버스가 도착한 곳은 그랜드발리 비치호텔.
프론트 데스크는 서로 먼저 방을 잡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 되었고 우린 4시 30분경에야 간신히 호텔 본관건물과 떨어진
방갈로 룸을 배정받을 수 있었다.
당연히 꾸렸던 여장도 풀지 못하고 입은 옷 채로 그냥 골아떨어지고 말았다.
이승철의 노래 "긴 하루"가 생각나는 새벽이다.
정원이아빠
Lv.17
2009.07.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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