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아빠
Lv.17
2010.06.02 00:31
추천:8 댓글:2 조회:4,410
- 하드락 호텔 앞에 서면 쿠타비치로 들어가는 낯익은 풍경..., 생각나시지요 ? -
아침마다 비가 내립니다.
비가 시작해서 그치는 시각까지 어제와 비슷합니다.
이제 날궂음을 몸이 알아서 감지하는 나이가 되어서인지 여전히 팔은 꿈쩍도 않고 통증은 좀처럼 가시질 않습니다.
그래도 새벽같이 눈을 떠 아침식사는 뚝딱 해치웠지만 딱히 어디를 가야한다는 계획은 없으니 오늘은 그냥
꾸따 스퀘어까지 호텔에서 운영한다는 셔틀이나 한 번 타보기로 했습니다.
10시에 출발한다기에 노트북을 들고나와 마당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데 갑자기 "드디어 뵙네요."라는 어느 분의 말씀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처음엔 아주 편안한 옷 차림새로 보아 저처럼 여행 온 분이리라 생각했는데, 허걱... 이 곳의 사장님이랍니다.
아마도 제 기억으론 작년말부터 간다,간다 하면서 공수표를 남발했었는데 드디어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내 꾸따 시내를 향해 나섭니다.
- 눈썰미 좋은 분은 금방 알아차릴 빨간 식탁보의 스테이크 하우스 입니다. 지난 번엔 햄버거 종류를 먹은 것 같은데
오늘 주문한 미디엄 스테이크는 약간 짠 맛만 덜하다면 나름 괜찮았습니다.
- 옆 테이블에 잔뜩 모여앉은 일곱 명의 이 친구들, 정말 신나게 먹더군요. 물어보니 스위스에서 서핑하러 왔다는데
참으로 유쾌한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건 계산할 때의 모습.... 모두 주저함없이 확실한 더치페이였는데
이거, 우리 식으로 보자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
뽀삐스의 거리는 여전한 모습입니다.
서프를 옆에 끼고, 웃통을 벗은 채 활보하는 건 죄다 서양 젊은 애들이고, 똑같이 컬러 츄리닝풍의 커플 룩으로 맞춰입은 건
영낙없이 중국 연인들입니다. ㅋㅋㅋ
짧은 치마의 약간 진한 색조 화장을 한 아가씨들은 대개가 일본 언니들이 맞을거구요.
뽀삐스의 낮은 이젠 그다지 특별한 감흥으로 와닿질 않아 점심먹은 기운으로 내처 걸어보기로 합니다.
쿠따 스퀘어의 마타하리 입구에는 작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닥터피쉬(파키스탄에서 가져온 물고기랍니다.)체험 풀이
아직도 성행리에 영업중이더군요.
신기해하는 서양사람들 ... 저는 그런 그들이 더 신기합니다.
이것 저것 보면서 걷는 저를 길에서 불러 세우는 야바위꾼 녀석들도 안녕합니다.(당첨되면 미화 천불이나 호텔 숙박권을
주겠노라고 열심히 설명하는 이 친구들중에는 정말 올 때마다 보는 낯익은 얼굴도 더러 있습니다.)
그래도 잘란잘란... 디스커버리 몰(센트로) 앞을 지나 구경은 계속됩니다.
- 싼티카 호텔 앞의 대형 음식점 "그릴"입니다. 앞은 그냥 보통의 까페테리아 모습인데 안쪽은 거의 빌딩수준이더군요.
꾸따 성당과 담 하나를 두고 붙어 있습니다.
- 그런대로 만족도가 높은 이브 마사지샵도 보이네요.
- 굳이 쁘라마가 아니더라도 이렇게 우붓행 셔틀을 운행하는 작은 정류장이 부근에 있습니다. 9만루피에 전통무용이
포함된 가격이라면 혼자만의 자유여행으로는 나름 괜찮을 것도 같네요. 버스컨디션이 쁘라마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보이는 것도 그렇구요. -
- 라마다 빈땅 발리 앞의 글로벌 식당 "대디스 까페"(2층)입니다. 종류도 많고 가격도 착해 주로 검소한 서양친구들이
많이 찾습니다.
- 저도 처음엔 무슨 대형 브랜드매장이거나 건물의 외관상 예식장(?) 정도로 착각했던 고급 마사지스파 "발리라뚜"입니다.
체인점 형식인데, 알고보니 라뚜는 한자어 황후의 인도네시아 발음이더군요.
- 그러고보니 이 부근엔 유독 스파와 마사지샵이 많네요. 가격이 착한 망고 스파와 레몬트리도 나란히 함께 있습니다.
어느새 홀리데이 인 리조트를 광고하는 "바루나 발리"입간판이 새겨진 신상 앞 삼거리까지 내려왔으니
제법 걸어온 셈입니다.
길가의 발리풍이 물씬한 상점들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거니는 것은 언제나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커다란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오늘, 이 거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조경이 잘 된 호텔이거나, 명품샵의 화려한 디스플레이가
아닌 허름한 어느 이름없는 아트샵 안에 나란히 내걸린 그림 두 점이었습니다.
발리를 상징하는 화려한 색조이거나 유명 작가의 작품은 비록 아니지만 소품 두 점 안에는 감히 이것이 발리를 의미한다고
할 만한 그 무엇이 햇살처럼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읽다보면 괜히 가슴이 뭉클할때가 있습니다
예전엔 연애편지 굉장히 잘쓰셨을듯한 쓸떼없는 생각을 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