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아빠
Lv.17
2010.06.07 20:58
추천:8 댓글:5 조회:3,567
다시금 우붓을 찾았습니다.
이번에는 가족을 동반해서 금홍이님 댁을 쳐들어 갑니다.
지난번처럼 느닷없이 폐를 끼치기 위한 방문이 아니라 그 고마움을 조금이라도 갚고자 다시 찾아간 것이지요.
마침 와얀이 뉴쿠닝의 길을 잘 알고 있기에 수월하게 차들이 다니는 도로로 접어들어 마을로 들어섰습니다.
금홍이님의 PC에 제 노트북을 연결해 몇 편의 영화들을 로딩하는 동안 테라스로 나와 앉아 정담을 나누다가
양 쪽 집의 부인들까지 합세해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밥때가 제법 지났습니다.
집에서 식사를 차리도록 내버려두면 더 큰 폐가 될 것 같아 제가 앞장서 나가서 먹자고 졸라댑니다.
마침 마을 어귀에 호텔 쉐프출신이 하는 작은 식당이 있다길래 그리로 차를 몰라고 와얀에게 재촉을 한 것이지요.
- 작지만 강한(?) 식당 디 와룽입니다. 뉴쿠닝의 작은 길 안에 자리를 잡고있으니 물론 로컬식당이지만 만만치 않은
주방장의 내공이 속된 말로 장난이 아닙니다. 일곱 명이 즐긴 푸짐한 식사는 분명 비오는 날 우붓에서의 또다른
추억만들기였습니다.
-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우리 일행은 모두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원두막같은 안쪽 평상좌석에 앉았습니다. 이 집 최고의
명당자리이지요. 초상권보호를 위해 할 수 없이 좁지만 정겨운 실내만 찍어 봤습니다.
이것저것 종류별로 시켜 내오는데 다소 시간은 걸렸지만 기다린 보람을 만끽했습니다. 가격은 많이 미안할 정도였구요.
여기서도 굳이 마다하는 와얀을 동석시켰습니다.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저는 함께 있는 누군가를 빼고 하는 식사가 언제나 영 맘이 편치 않아서 말입니다.
주문한 음식들을 돌려가며 나누어 먹고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니 어느새 또 일어서야 할 시각입니다.
그 짧은 시간동안 함께한 금홍이님의 딸내미 공주님은 서운한 표정으로 자꾸만 더 있다 가라고 졸라대지만
훗날을 기약하는 아쉬운 작별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금홍이님의 가족들은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래도록 손을 흔들어주더군요.
-브두굴 식물원 안의 발리트리탑 매표소 앞입니다.
-매표소 유리창에 저렇게 종류별 금액과 각 과정을 지도할 instructor들의 사진이 담긴 라이센스를 붙여놓았습니다.
물론 청정한 숲 속이니 당근 금연이구요.
매표소에서는 손가락이 나오는 골프용 장갑도 팔던데 미리 준비를 안 했다면 사는 것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서툰 분들의 경우, 혹간 마찰에 의해 찰과상이나 물집이 잡힐 수도 있겠더라구요.(정원이는 그냥 시켰습니다.)
-올 때만해도 심드렁해 하다가 이내 직감적으로 신나는 놀이터임을 알아챈 녀석이 마구 내달리고 있습니다.
비가 내려서이기도 하지만 고산지대라 날씨가 서늘해 이 곳에선 필수인 방풍쟈캣으로 미리 갈아 입혔구요.
예전에 어느 분이 발리서프에 올린 발리트리탑 체험을 보면서 다음엔 무조건 "이거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상세한 내용은 조금 부족해서 망설이던 차에 주변 분들이 적극 권하길래 빗속을 뚫고 찾아온 것입니다.
원래는 아들 녀석과 함께 할 요량이었지만 아직 팔이 시원치 않기에 녀석 혼자만 하도록 놔두고 저는 쫒아다니며
사진만 찍는 찍쇠역할에 충실하기로 했습니다.
- 먼저 담당 인스트럭터가 안전고리가 달린 튼튼한 쟈일을 너무 죄이지 않도록 허리에 메어줍니다
- 자아, 이제 시작입니다. 어디 한 번 따라가 볼까요 ?
.
- 첫 코스의 출발입니다. 네 시작은 미약했으나 나중은 장대하리라는 성경말씀처럼 낮은 곳에서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 처음이라 긴장했는지 끙끙거리며 올라가더군요. 옆에 선 조교는 고리를 어느 방향으로 매달고 손을 어떻게 움직이라는
지시를 합니다. 간단한 영어정도만 알아들으면 저 친구의 안내대로 하면 되겠더라구요.
-대한의 남아라면 훗날 군대가서 배울 유격훈련을 일찌감치 익히는 셈인데 과연 그때도 저런 웃음이 나올까요 ? ㅎㅎㅎ
아들의 표정은 마냥 재미있어 죽겠다 입니다.
- 줄타고 내려오기의 성공입니다. 옆에 지나가는 저 친구는 쟈카르타에서 온 화교출신의 현지인 사업가라는데 딸을
데리고 왔더군요. 그 날 이 유격장은 저 친구와 제가 전세낸 셈이지요. 돈은 제법 있는지 전속 사진사까지 대동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더군요. 헌데 이 친구가 제게 와서 묻습니다. "어디서 왔니 ? " " 한국에서. "
"나도 한국에 친구있는데 반포동에 살아. 너 반포동 알아 ?" 아니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습니까? 가만히 있으니 또
제게 묻습니다. "나 작년에 제주도 갔다왔는데 제주도 가 본 적 있어 ?" 그래서 한 방 먹여줬지요.
"제주도는 자주 못가고 발리를 더 자주 오는 편이야." "얼마나 자주 ? " "아마도 이번이 열번째쯤 되지."
녀석은 그제서야 꼬리를 내리고 사라졌습니다. ㅎㅎㅎ
- 식물원 안의 숲속 놀이터라 사방이 모두 나무들의 연속입니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숲에서는 진한 나무향기가 진동을
하구요.
- 이제 서서히 적응되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고도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구요.
- 요런 그물망 코스도 있고...
- 이렇게 원통들을 통과하는 과정도 있습니다.
- 점점 제법인 폼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 나무벽돌 모양의 징검다리를 건너더니
- 그 다음 코스에선 중량을 못 이기고 로프에서 대롱거리자 조교가 끌고가네요.
- 점점 높은 곳으로 오르는 녀석을 따라서 카메라의 각도도 올라갑니다.
- 아까와는 달리 얼굴에서 장난기어린 웃음은 사라지고, 진지한 표정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 한 발 먼저 출발한 쟈카르타의 뚱소녀와 남양주의 뚱소년이 드디어 나무 위에서 만났습니다. 쟈일이 엉켰는지 뚱소녀가
SOS요청을 하였고 정원이가 풀어주는 모양인데 잘 안되는지 조교가 다가갑니다.
- 이제는 엄마들이 쳐다보기엔 제법 아찔한 저 높이에서,
- 신나는 활강을 합니다.
- 앞서 진행한 뚱소녀는 더 이상의 코스진행을 포기하고 여기서 끝내는데 저도 다 끝난 줄 알았던 뚱소년이 그물망을
타고 따라 내려옵니다. 그러자 조교 왈 "좀 더 높은 코스 해볼래 ?" 라고 물었고 정원이는 대한남아의 기백으로 몇 번이나
"Yes" 를 외치더군요.
- 녀석 말로는 발리트리 탑에서 최고 난이도의 과정이었다는 코스입니다. 아래로는 제법 깊숙한 계곡과 정글인데
사선으로 된 다리가 출렁거려 중심잡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자랑스레 말하더군요.
- 무사히 잘 건너와서 다음 코스로의 이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다시금 신나는 활강입니다.
- 활강 코스는 점점 아득히 높아져가는데...
- 녀석의 신나는 타잔놀이는 절정에 달하고 있습니다.
- 처음엔 몸이 안 나가서 끌고 가더니 이제는 너무 속도가 빨라 조교가 붙들러 왔네요. ㅎㅎㅎ
- 모든 과정을 다 끝낸 녀석이 이제는 제법 신중하고 진지한 모습으로 그물망을 내려오고 있습니다.
모든 과정을 부모가 아래에서 지켜볼 수 있어 좋았고 안전과 친환경을 고려한 기구들과 조교의 세심한 배려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더할 나위없는 자연의 조건아래 경험한 새로운 놀이 ...
녀석의 흥분은 체험이 다 끝나고도 오래도록 가라앉지 않았지만, 글쎄요 훗날 애비의 이런 마음을 얼마나 기억할런지요 ?
다만 함께 올린 노래처럼 더 높이 더 멀리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되기만을 기원해 봅니다.
-
애들이 너무 신나하겠는걸요? 대한의 건아답게 용감하게 씩씩하게 모든 코스를 패스했군요. 화이링!!
-
애들뿐만이 아니고
어른이 해도 아주 재미난
놀이랍니다.
코스별로 로우,미들, 하이의 구분이 있어서
어지간한 몸치도
충분히 가능한 곳이지요. -
뉴쿠닝의 식당이 참좋아보이네요.. 전 내일 출발하는데 한번 가보고 싶네요.
어떤음식이 맛있으셨나요? 추천메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
내일 출발하신다는데 답변이 좀 늦어진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초행이시라면 사실 이 곳까지 찾아 들어가지 않더라도
발리서프 안에서 검증된 좋은 식당들이 많답니다.
굳이 가신다면 자세한 위치는 어느 분이 질문/답변란에 지도로 올린 것을
참고하세요.
식사는 대부분 퓨젼이 가미된 현지식인데
메뉴는 당일 들어오는 재료나 신선도에 따라
그날 그날 추천하는 게 다른 것 같았습니다.
저희는 풍성한 새우요리(이름을 모르겠네요.) 차프 차이,나시 고렝과
나시 쨤뿌르, 이칸 바카르를 시켰는데 전부 먹을 만은 했습니다.
제 추천보다는 찾아가셔서 주인장의 추천을 얻으시는 게
훨씬 좋을 듯 합니다. 잘 다녀오세요. -
새로운 경험이 될 듯하네요...
아드님이 넘 귀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