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아빠
Lv.17
2010.06.09 01:05
추천:11 댓글:6 조회:4,245
어느 분이 제 글에 단 댓글중에 "따만 우중"을 못 가보아서 참 아쉽다고 쓴 것을 읽었습니다.
저는 그 분에 대한 답글로 "못 보고 남겨둔 것은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의 근거가 되며 그리우면 언젠가 만나는 법"
이라고 어쩌면 싸구려 연애편지 냄새가 풀풀나는 시답쟎은 소리를 했는데 전혀 근거없는 말은 아닙니다.
바로 블루포인트 베이에 대한 제 생각이 그러했으니까요.
몇 번을 발리에 갔어도 늘 근방을 지나면서 스쳐만 갔기에 이번에는 "꼭 가보리라." 작심을 한 것이지요.
젠가라 펙토리를 나와서 차는 서울 근교의 한산한 도로만큼 낯익은 길을 따라 달려 갑니다.
게와끄파크를 끼고, 드림랜드를 지나, 빠당바이를 거쳐서 드디어 블루포인트 베이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푸른 점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
- 다른 분들이 올린 사진으로 종종 봐서 낯설지 않았던 바닥 글자판입니다.
- 이미 우리보다 먼저 자리를 잡은 분들이 계시네요. 하지만 금새 밖으로 나가고 예외없이 이 곳도 우리 가족의
독차지가 되었습니다. 중간에 웨딩커플의 촬영이 잠깐 있었지만 말입니다.
- 왼편으론 서퍼 하나가 먼 바다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겨있고
- 그 옆으론 근접조망이 가능해 파도의 상태와 서퍼들의 안전을 살필 수 있는 타워도 보이는데
- 시야를 좌우로 더 넓히면 울르와뜨의 바다와 많이 닮긴 했지만 또다른 느낌의 바다가 있습니다.
사실 아침에 숙소를 나설 때 짐바란 쪽으로 간다고 하니 발리 다이어리의 사장님은 카르마 리조트의 절벽까페를
추천했더랬습니다.
한마디로 " 판타스틱!! " 이라구요.
하지만 오랜 기다림의 대상을 더이상 묵혀 둘 수는 없기에 카르마의 절벽은 과감하게 다음으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다시 발리를 찾을 또하나의 이유가 되는 셈이니까요.
- 풀 사이드는 아예 한산하기만한데
- 어디선가 떠들석한 소리가 나서 바라보니 웨딩촬영이 있습니다. 국적은 역시 생각대로 왁자지껄 모드의
중국인 커플이더군요.
- 찍을 때는 몰랐는데 처음엔 저도 이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블루포인트 베이를 다녀온 분은 합성이거나 조작된
사진이 아님을 잘 아시겠지만, 풀 구조가 저렇다보니 착시현상을 이용해 웨딩사진의 연출을 하더군요.
- 저렇게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답니다. 수평으로 봤을 때 원근의 차이가 바다를 확장시키는 셈이지요.
- 두 모자가 바다와 풀의 접점에서 만났습니다.
- 저는 어슬렁거리는 것도 힘에 부친데 물 만난 고기가 된 아들놈은 한 순간도 가만있질 못하고 헤엄쳐 다닙니다.
부러울 따름이지요. ㅎㅎㅎ
- 그러는 사이에 식사를 가져다 놓더군요. 샌드위치는 바삭한 질감이 훌륭했고, 나시고랭 또한 이름처럼 스패셜했는데
화덕으로 굽느라 시간상 사진에 등장하지 못한 파인애플 피자도 보통이 아니었습니다.
큼직한 쟁반에 담겨 실물보다 작아 보여도 수준급의 질과 양은 입맛 까다로운 우리 가족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지요.
밥 먹을때만 뭉쳤던 우리 가족은 다시 제각기 각자의 길을 걷습니다.
아들은 수영모드, 마누라는 취침모드, 저는 어슬렁 모드로 말입니다.
따로 또 같이가 이렇게 완벽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바탕에는 한 가족이 한 공간 안에서 함께 하고 있기 때문임은 잘 알고 있지만 말입니다.
- 가까이서는 몰랐는데 멀리서 보니 수영장이 하트형의 구조를 하고 있네요.
- 두 종류의 프로그램 구성과 가격표가 그림으로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위는 우리처럼 식사가 포함된 물놀이의
안내이고, 아래는 거기에 1시간의 전신마사지가 추가된 코스라네요.
- 결혼식이 거행되는 채플입니다. 규모는 작아도 참 예쁜 건물이더군요.
- 마사지와 스파를 하는 건물도 바다를 면하고 있어 잘 하는 지의 여부는 몰라도 눈요기만큼은 쾌적할 것 같습니다.
- 정면으로 바다가 보이는 블루포인트 베이 리조트의 입구입니다.
- 빌라 & 리조트로 들어가는 입구는 작은 문과 야트막한 담장으로 외부인의 시선을 점잖게 막고 있네요.
- 오늘 찍었던 마지막 사진입니다. 숙소로 돌아가려고 할 무렵에 어디선가 나타난 이름모를 바닷새 한 마리...
이 새가 블루포인트 베이에서 제가 찾으려했던 푸른 점이었을까요 ?
멀지 않은 거리라서인지 숙소로의 귀환도 갈 때처럼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뒤늦게 저녁식사를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마누라의 말에 꾸따나 스미냑까지는 가기가 싫어
가깝고 만만한 재즈& 그릴을 떠올렸는데 다시 와얀이 "아레나"를 추천하더군요.
현지의 중산층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인데 숙소에서 더 가깝고 맛이며 분위기가 훨씬 낫다면서 말입니다.
카메라를 가져가는 걸 깜빡하고서 들어선 아레나 역시 사흘을 함께 한 와얀처럼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속내 깊은 와얀과의 작별은 아직 여행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많이 서운하더군요.
제게는 그리움에 보탤 것 하나가 더 늘어난 셈입니다.
-
너무 많이 빼놓았다고 하심은
그만큼 더 많이 가고싶다는 말씀이시죠?
자주 가실 수 있기를...
꼭 그렇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저의 워너비가 한곳 더 늘었네요~ㅎㅎㅎ
마음은 요번에 꼭 가보자 하는데 행동이 안 따라주니
자꾸 발리 올 핑계만 만드는것 같다는 ~~
다시 봐도 멋진 곳이에요 ^^ -
행동을 마음에 맞추지 말고
마음을 행동에 맞춰 보세요.
그러면 언젠가
따로 놀던 마음과 행동이
하나되는 날도 있을겁니다.
그때 가시면 되지요.
단 발리에 계실 때 한해서지만 말입니다. -
작년 9월 5일 사랑하는 신부와 결혼을 올린 곳입니다.
그때 이후로 이렇게 사진으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
와우 !!!
부러운데요.
나중에 한 번 용기를 내서
그 환상의 결혼식 사진 올려주세요. ㅎㅎㅎ
아직 너무 많이 빼놔서 큰일입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