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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Iris Lv.7
2011.03.26 13:15 추천:6 댓글:3 조회:1,992

3월 9일 여행 4일째

 

우붓에서 로비나까지 3일만에 와버린건가요? 쉬엄쉬엄 가자던 생각했던 일정보다, 너무 달리기만 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오늘 아침일정은 로비나 돌핀투어였습니다.

어제 이 숙소를 알려준 삐끼의 보스에게 이 돌고래 프로그램을 예약했을 때 몇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 왈  

"오늘 일정에는 간단한 아침식사도 포함되어있다. 내일 배는 내가 운전할 것이다. 남은 잔돈(1만)은 내일 아침에 주겠다."

 

제 영어가 다른사람의 말을 듣고 주관적으로 해석하는 수준은 아니거든요. 분명히 그렇게 들었건만,

아침에 배를타러가보니 약속한 그 사람은 온데간데 없고, 그 삐끼가 배를 운전하러 나왔더라구요.

아침식사와 잔돈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며... 어제 근처 여행센터에 가보니 로비나 돌핀투어가 일인 5만이라고 적혀있던데,

물가상승을 감안하더라도 1인 10만은 좀 비쌌던 듯.. 아 억울해.

 

억울함을 뒤로하고, 아침공기를 맞으며 배를 탔습니다.
 
배를 타고, 뜨는 해를 보고, 뜨는해를 배경으로 하는 돌고래 무리들을 보니 마음이 좀 풀리더군요.

예전에 호주에서 돌고래 크루즈를 탄 적이 있었는데 그땐 멀리서 몇마리 보는 수준에서 그쳤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은 정말 가까이서, 그것도 한 ...토탈 50마리쯤은 본 것 같아요.(그놈이 그놈인가?) 


 

장관은 장관이네요. 자연을 가까이 한다는 느낌만으로 가슴벅찼습니다. 


balisurf.net

 

그런데 한편으론, 인간에서 멀리 떨어져서 잘 살아가고 있는 돌고래들을 찾으러

그들의 길을 막고 이곳 저곳 돌아다닌다는 것이 좀 잔인해보였습니다.
 
특히 배를 운전하시는 분의 성향에 따라 좀 거칠게 돌고래를 따라가기도 하던데...

가까이서 모터소리가 들리면 위로 올라오지 않던 돌고래들. 위협적으로 느꼈겠죠...

어쩌면 호주에서처럼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 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도 해봤습니다.

이날 배는 눈에 보이는 것만 60척은 넘었습니다. 우리배도 그 60척중 하나였으니...뭐라 할 말이 없군요.


 

삼삼오오 모인 배들. 

 

balisurf.net


 

숙소로 돌아와 간단히 아침을 먹는데 배고픈 새끼고양이들이 여럿 보이더군요.

제 빵을 한조각 떼어주니, 아주 잘도 먹는데... 먹는것은 1분, 얼굴 닦는 것은 한 5분?  

 

요즘은 고양이들한테 정이가네요. ^^
 

 

 

아침잠을 한시간쯤 자고 11시경 멘장안으로 출발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그 근처 어딘가에서 숙박을 하자라고 생각한 것.  

일직선으로 뻗은길을 따라 한참을 달리다보니 오른쪽엔 바다가 보이는 마을도 보이고... 


 

길 가운데 저렇게 큰 나무가 쓰러져 있었습니다.

기둥을 잘라내어 차나 오토바이가 지나갈 수 있게 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역시 한국과는 다른 나무의 사이즈!

 


 

뻐무뜨란이란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사원도 구경하고...

근처에서 숙소를 잡겠다고 한 서양 청년을 잠깐 만났는데요, 전 뻐무뜨란이 뭐 그렇게 유명한 동네인 줄도 몰랐습니다.

('아...론리플래닛 사고싶어.!')


 

그 마을 근처에서 몇군데 바다를 둘러봤으나, 제가 받았던 인상의 로비나와 별반 다르지 않더라구요.

더 예쁜 바다를 찾아 서쪽으로 서쪽으로 달려 국립공원 근처까지 왔는데...

이정도로 평범한, 부산의 송정보다 못한 바다에 오니 허무하기도 하고... 


 

발리서프에서 읽은 여행기에 밈피 리조트 이야기가 많길래 그런곳(리조트)에서도 한번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밈피 쪽으로 갔습니다.  오토바이 헬멧도 벗지 않은채 리셉션으로 들어갔더니
 
리셉션에 앉은 직원이 저를 보고 한참후에야 슬로모션으로 일어나더군요.

'너네 여기서 잘거 아니잖아'를 온 몸으로 말해 주는 듯. 

 

가격을 물어보니 112불이라고 하는거에요.

가이드북에 65불로 나와있었고, 지금은 올랐을테니 한 80불이되어도 이곳에 숙박을 하자고 제이와 합의를 했었는데

앞에 1백자가 붙어버릴 줄이야...  리셉션 친구의 쓴 웃음이 제 얼굴에도 밀려왔습니다.

 

결국은 '여기서 잘 애들'이 아닌채로 밈피를 나왔습니다. 저희도 짧고 굵게 놀러왔으면 그런데서 잤겠죠? 잤을까요?ㅋ

밈피 근처 선착장에 들러 그곳에서 있는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다보니 저가 숙소는 뻐무뜨란에 많다고 그쪽으로 가야한답니다.


 

이곳에서 멘장안으로 배가 간다고 하는데...


 

 

왔던 길을 다시가기도 싫고 해서 그냥 길리마눅으로 갔습니다. 낼 아침 다시 오면 되지 뭐, 라는 생각에...

길리마눅으로 가는 길에서 멘장안 정글&비치 리조트도 들러 구경하고... 

 

길리마눅은 생각보다 휑하고 낯선 도시였습니다.

일단, 자와섬으로 가는, 혹은 트럭들이 많았고, 바닷가 근처 집들도 사원을 가지고 있는 전통 발리집이 아니라,

낮은 담으로 일렬로 연결된 또다른 형태들의 집이었으니까요. 자와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듯 했습니다.

다음번에 길리마눅에서 배로 자와섬으로 건너가 자카르타까지 가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으나,

여객선 내부 상태도 그렇고, 실천에 옮기긴 어렵지 않나 싶네요. 


 

서쪽바다와 접한 길리마눅의 마을
 


 

보이는 호텔들 마다 들어가서 둘러보았는데, 일단 가격은 둘째치고 방 상태가...곰팡이가 많고 먼지가 많은느낌이라

어떤 곳에서도 잘 수가 없게되었죠. 아니 자기가 싫었습니다. 로비나 숙소도 그지경이었는데. ㅜ.ㅜ

멘장안 섬에는 들어가보고 싶고...이대로 또 서쪽으로, 남쪽으로 갈 수도 없고...

다시 뻐무뜨란으로 가서 숙소를 잡기로 했습니다. 해는 이미 지고 있었구요. 아 피곤.


 

길리마눅에서 뻐무뜨란으로 다시 돌아가는 25km정도의 길. 시속 60~70km로 달린 것 같네요.

길도 좋고 차도 없고 마음은 급하고... 둘이서 아무말도 없이 30분쯤 달리니

드디어 아까 이동네 왜이래,라며 지나갔던 동네 뻐무뜨란이 나왔습니다. 
 

숙소를 구하는 기본은 일단 여러군데를 들어가보는 것. 한 3~4군데쯤 돌아다녀보니 딱 마음에 드는 숙소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KUBUKU. 와이파이, 에어컨, 조식 깔끔하고, 테라스에서 보는 정원뷰 이쁘고, 방 청소상태 아주좋았습니다.

다이만조쿠.!!


 

1층 방갈로들이 여럿 모여있는 구조이며, 이런 정원뷰가 있습니다. 
 


 


 

보기엔 촌스러워도 청소상태 완벽한 방
 

 

 

깨끗하고 개념있는 화장실. 뜨거운 물은 없습니다. 

 


 

깔끔한 숙소에 들어와서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었더니, 피곤이 좀 풀리는 듯 했습니다.

밀린 일기를 쓰고, 밀린 인터넷을 하며 허무한 오늘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원래 제이나 나나 열심히 달리는 스타일이 아닌데, 며칠간 무리를 한 듯 합니다.

그래서 내일은 푹 쉬고, 근처 동네만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쉬는것이 달리는 것만큼 중요하니까! ^^


 



 


 


 


 


 


 


 


 

  • eugel 2011.03.27 16:50 추천
    또 새로운 숙소를 발견하게 되네요. ^^
  • egg 2011.03.28 09:00 추천
    뜨거운 물은 없지만...깨끗해 보이는 숙소네요~ 정원도 있고 ^^ / 돌고래 보러 진짜 많이들 가시네요...ㅠ.ㅠ 쓰신글에 공감합니다~ (돌고래 글)
  • 깡윤 2011.04.03 01:23 추천
    정말 좋은 정보들을 접하게 되네요... 역시 뭐든지 여러군데 가보고 결정하는것이 좋은것 같아요....
    이럴려고 발리섭에 들어온게 아닌데 님글 읽는 재미에 시간은 새벽을 향하네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