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rramoon
Lv.3
2012.09.04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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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5일 - 택시기사의 어설픈 사기와 고난의 스노클링 –
아침 식사 후 마눌님과 오늘 일정에 대해서 상의를 했다. 마눌님은 수영장 전망이 끝내 준다는 울루와뚜 사원 근처의 블루 포인터 베이 리조트의 수영장에 가자고 했고, 나는 짠디다사 지역에서 스노클링을 하자고 했다. 블루 포인터 베이 수영장에 입장하려면 음식값으로 1인당 20만루피(현지에 갔으면 더 비쌌을 것이다.)를 지불해야 했는데, 4인이면 80만루피다. 한국 돈으로 10만원, 그 돈이면 차라리 거기서 일박 하겠다며, 마눌님에게 스노클링이 났다고 우겼고, 마눌님도 내 주장에 넘어갔다. 시일이 지난 뒤 알고보니, 이 둘 중 어떤 것을 선택했어도 최악의 상황이었을 것이다.
짠디다사까지 이동에 대해서, 어제 그 택시기사를 부르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스윗발리 사장님께 어제 택시기사 이야기와 짠디다사 지역에서 스노클링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조언을 구했다.
스윗발리 사장님은 차량은 그 조건이면 좋은 가격이긴 하지만 걱정스러운 눈초리로, 그 기사와 문제가 생기면 전화를 하라고 하신다.
그리고 스노클링 장소로 짠다다사 근처 빠당바이에 있는 블루라군이라는 해변을 추천하셨다.
스노클링 가격에 대해서도 아무리 비싸도 4인 기준 60만루피를 넘지않는다고 하셨다. 블루라군 해변에서는 배를 빌리지 않고 스노클링 장비만 대여하면 인당 비싸도 4-8만 루피란다.
짝퉁 블루버드 기사에게 전화를 하니, 택시를 가지고 온 것 이나라 승합차를 가지고 왔고, 기사 이 외에 한 명 더 왔다.
우리 가족이 탑승하여 빠당바이로 이동했는데, 약 3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이동 중 같이 온 사람이 누구냐고 기사에게 물었더니, 자기 보스란다.
기사는 나이가 50정도라고 했고, 그 보스라는 남자는 나이가 45세란다. 실제로 기사는 많이 늙어보였고, 보스라는 남자는 나이보다 어려보였고 꽤나 능청스러웠다.
스마트폰 심카드 충전을 위해서 휴대폰 가게에 차를 세워 달라고 했다. 기사가 자기가 도와 주겠다며 내려서, 휴대폰 가게 점원과 뭔가 이야기 한다. 나는 5만루피만 충전하라고 했는데, 10만루피를 충전해야 한다고 해서 10만루피를 지출했다. 이 짝퉁 기사가 벌써 5만루피를 삥 뜯은 것이다. 물론 숙소로 돌아와, 상황 종료 후, 생각을 정리하면서 깨달았다.
참고로 3G 데이터 사용하면 얼마 못 쓴다. 되도록이면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하시길…
보스라는 남자가 왜 왔는지는 시간이 좀 지나니까 알게 되었다. 자기에게 레프팅이나 사이클링 등을 하면 아주 싼 값에 해 주겠다고 가격을 제시하며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내가 알고 있는 가격보다 많이 쌌다.
그래서 명암을 받았고, 그 보스라는 남자는 꾸다 근처에서 내렸다.
빠당바이에 도착하니 미리 스노클링 업체 사람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사가 미리 업체와 연락을 해 놓은 것이다. 그리고 140만 루피를 요구한다.
“아! 이것들이 작당을 했구나. “
스윗발리님께 전화를 해서 상황을 이야기하니, 일단 블루라군으로 이동하면 해변에 식당이 있는데, 그 곳에 장비를 빌리라고 하신다. 블루라군 해변에서 스노클링만 하면 배를 빌릴 필요도 없다고 하신다.
그 와중에 업체 사람들이 피에 굶주린 모기처럼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흥정을 했다. 80만까지 떨어졌는데, 난 단호하게 싫다고 했다.
기사에게 블루라군 해변으로 갈 것을 요구했는데, 이 짝퉁 기사가 블루라군 해변이 어디인 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한다.
나는 그럼 현지 사람에게 물어서 가라고 말했다.
그래도 기사가 멍 하니 있길래,
내가 현지인에게 “hey mister, Do you know blueragoon” ,하고 물으니
현지인 “ya, I know blueraoogn.”
내가 현지인에게”where is the blueragoon?하니 물으니
결국 이 놈의 짝퉁 기사가 빠당바이에서 블루라군 해변으로 이동했는데, 그 거리가 겨우 300미터 정도였다. 조그만 동산 하나 넘으니 블루라군해변이었다. 이 섞을 놈이….
블루라군 해변에 도착하니, 이 놈의 기사가 먼저 내려서 스노클링 장빌를 대여해 주는 식당으로 가서 점원과 먼가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난 다음, 내가 점원에게 스노클링 장비 대여 요금을 물으니, 100만루피란다. 그렇다. 정가의 거의 7-8배의 가격이다. 이놈의 기사가 작정한 것이다. 우리가족들은 짜증이 만땅으로 나 있고, 나도 열이 받을 때로 받아있었다.
스윗발리님께 전화를 하니, 기사를 대동하지 말고 혼자 업체와 컨텍하라고 하신다.
초행길인데다가 말도 안 통하고, 스노클링 업체도 식당과 그 옆에 한개의 스노클링 업체가 다였다. 기사에게 당신은 차에 가만이 있으라고 하고 스노클링 업체에 가서 가격을 물었더니, 역시나 100만루피를 요구했다. 업체 사람들도 이미 눈치를 챈 것이다.
스윗발리님에게 이 상황을 얘기하며 전화를 하니, 업체 사장을 바꾸란다.
두둥~~~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업체 사장이 35만루피에 배와 스노클링 장비를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나중에 숙소에 돌아와서 스윗발리님께 “도데체 뭐라고 하신 겁니까?”라고 물었다.
그 대답은 나중에 밝히겠다 그 이유는... 걍 이 글의 흥미 유발을 위해서다. 헉~~~ 비난의 화살들….. 저 소심합니다.
이렇게까지 하는데, 2시간 가량이 소요됐다. 사실 스노클링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었는데, 3시간에 걸쳐서 왔는데, 그래도 하고 가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배고프다 해서 일단 점심부터 먹을려고 식당가로 이동했다가, 이 거지같은 택시 기사가 또 무슨 사기를 칠까 무서워서, 그냥 거리에 리어카에서 파는 음식을 사 먹었다. 그런데 이 노점상이 지금까지 상황을 다 보고 있어서인지, 또 바가지를 씌울까 겁이 났다. 미리 가격을 물어보고 음식 몇 가지를 시켰다. 음식 이래 봐야 나시고랭과 미고랭이 전부였다.
음식을 먹고 있는데, 마침 서양남자 두 명이 라어카에 전열된 과자 중 한 봉지를 1만루피에 사갔다. 다른 과자를 시키면 바가지 쓸가봐 똑 같은 과자를 시켰다. 혹시나 해서 옆에 있는 과자는 얼마나고 물었더니 역시나 5만루피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치 나 혼자 적진에 불시착한 전투기 조종사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스노클링 업체에 갔더니 배를 띄울 수 없다고 한다. 이유는 지금 장례식 행사가 있어서 배가 못 나간다는 것이다. 들어오는 입구에서 실물 크기의 소 형상의 인형을 태우는 것을 보았는데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스노클링 장비만 대여했는데, 인당 4만루피 총 16만루피란다. 이제 정상적인 가격이다.
우리 식구는 그 장비를 가지고 블루라군 해변으로 내려갔다.
이 해변은 아주 조그만 했는데, 해변 자체가 산호초로 이루어져 있었다.
죽은 산호가 석화 되었을 때 아주 날카롭고 단단하다는 것을 이 때 알았다. 해변 자체가 석화된 산호고 좀 나아가면 살아있는 산호가 있었는데, 그 곳까지는 어린이가 가기가 어려웠다. 또한 이날 파도가 좀 세었고 바람도 세었다.
스노클링 한지 10분 만에 아이들은 파도에 밀려 칼날 같이 석화된 산호에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 더 이상 스노클링을 하다간 큰 일 나겠다 싶어 철수를 준비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스노클링이나 서핑은 물때가 아주 중요하단다. 이것은 서핑 배울 때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짝통 기사를 불러 스윗발리로 돌아가자고 했다. 돌아오는 중간에 기사가 차에 기름이 모자란다며 정유소에서 기름값 조로 10만루피를 요구했다.
그리고 이 놈의 기사 옆에 앉아있는 것 자체가 짜증이 나서, 첫 편에 나왔던 makjo라는 식당에서 차를 세우라 했다. 그때가 5시쯤 되는데,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이다라고 말하니 기사가 40만루피를 달란다.
이 때는 정말 화가 나서 큰 소리로 네가 말했던 데로 계산하면 난 20만 루피만 지불하면 된다고 소리쳤다. 기사는 겁먹은 표정이었으나 그래도 30만 루피를 달라고 한다. 이왕 밟은 똥 어쩌겠냐, 하는 심정으로 걍 30만 루피를 주고, 빨리 내 눈앞에 사라지라고 했다. 아침에 보스라는 남자에게 받은 명암을 눈 앞에서 찢어 버렸다.
이날 이후부터 가격표시가 없는 식당이나 현지 업체는 절대로 입장하지 않았다. Makjo에서 식사를 마치고 블루버드 택시를 불러 숙소로 도착했다.
도착하니 오후 7-8시 된 것 같았는데,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피곤했으나 더운 물에 샤워를 하고 나니 좀 나아졌다.
9-10시쯤 스윗발리 거실로 내려가니 우리 가족보다 하루 늦게 입실한 서울에서 여행 온 자매 2분이 계셨다. 숙소에서 처음 만났다.
우리 아이들은 크리스랑 놀았고 스윗발리님, 서울 손님 2분, 마눌님과 나 이렇게 식탁에 앉아서 맥주(숙소에 오면서 마트에서 산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었다.
서울 손님 2분은 자매로 언니는 프리랜서, 동생은 말레이지아 특급 호텔 호텔리어였는데, 지금 잠시 쉬고 있는 차에 발리로 여행왔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스윗발리님은 전세계를 주재원으로 다 돌아다니신 대단한 이력의 소유자였다. 우리들은 각자 인생 무용담을 경쟁적으로 쏟아냈다. 서로 호구조사를 해보니 스윗발리님은 나와 같이 김해 장유 출신이었다. 나보다 한 살 많으신데, 이거 출신 중, 고등학교 이야기 나오면, 잘못한면 나의 입지가 손님에서 졸지에 직속 후배가 될까봐 학교 얘기는 절대로 꺼내지 않았다.
낮에 hard한 일에 대한 보상인 양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맥주가 떨어지니 모두들 아쉬운 눈치였을 때, 스윗발리님이 회심의 미소를 띄면서 냉장고에서 빈땅 빅사이즈 3병을 꺼내오신다.
다시 술기운을 충전한 우리들은 이렇게 새벽 3-4시까지 떠들고 놀았는데, 나는 2시쯤이 먼저 전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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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 진짜 열 받겠어여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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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진에 불시착한 전투기 조종사 같은 느낌..." 실감나는 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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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에서 사기꾼만 만나다 오신것 같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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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머리 끝까지 화가 치밀어오는 그 기분,,저 이해할거 같아요.
근데요..그 상황이 숙소에 돌아와 빈땅 한 잔 마시면 스팀팍팍이 슈우우욱 사라졌다가
한국 돌아와 발리병이 도질때면 ㅋㅋ
발리에선 왕사기꾼을 만났던 적도 있었지!!이럼서 인터넷에서 비행기표 뒤지고 그래요.ㅋㅋ
저도 거의 비슷한 상황을 격어본 입장에서 지금은 제가 좀 발리에 능숙해져서 그런지
이상한 사기꾼비스무리를 만나면
오늘, 이렇게 박아지 씌우면 앞으로 몇 주 동안 있을건데 전화안한다~~라고 뻥!!!을 치며
그날을 대충 넘기고는 내일 전화할께(오늘 즐거웠다~식의 표정관리 중요합니다..하하)
하고는 쌩 깝니다..ㅋㅋ -
전 사기 낌새가 보이는 순간 한국말로 욕을 하면서 신경질 내면서 싸웁니다.
영어보다 한국욕이 더 잘먹히던데요.. 바로 꼬리내려요 ㅋㅋ
사누르에서 블루버드 아닌 일반택시 탈때 종종 사기를 치는데 한국욕이 최강입니다.
안좋은 경험 하시고 오신것 같아서 제가다 화가 나네요 -
이 날만 그랬답니다.
대체로 신경스면 괜챦을 것 같습니다. ^^ -
그렇군요. 가족이 있어서 욕 하기긴 뭐했고, 다음에 혼자가면 그렇겠습니다.
그나저나 후기 쓰야 되는디 추석 가까이 다가오고 좀 바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