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후기
2015.04.24 15:17 추천:3 조회:2,950

한참 전(2011년)에 다녀 왔던 발리여행 후기입니다.

금년 5월에 다시 발리에 다녀올 계획인데 늦었지만 한번 올려 봅니다.

필요하신분 참고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

 

집사람과 함께 한 발리여행.

 

지난 1년간 재수하는 아들을 위해 고생한 집사람을 위해 미리 계획을 잡아 놓았던 일정을 강행했다. 자기 의지에 의해 3수를 하는 큰 녀석과 고3이 된 작은 녀석을 뒷바라지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올인할 수 없다는 고3 부모같지 않은 생각으로 서울을 떠나게 되었다. 나 또한 새로운 부서로 옮기게 되었고, 옮긴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휴가를 떠난다고 하는 것이 조금은 부담이 되었지만 미리 비행기표와 숙소등을 모두 예약해 놓았기에 부담감을 떨쳐 버리고 출발했다.

 4월 22일 줄발해서 27일날 도착하는 4박 6일의 일정이다. 비교적 4월달은 발리여행의 비수기인지라 같은 돈을 내고 대접받으면서 떠날 수 있다는 것도 고려되었다. 항공사는 모처럼 국적기인 대한항공. 4박 6일간의 여행을 가면서 오고 가는데 시간을 낭비할 수 없어 직항로를 택했다. 지난 연말부터 4월달에 여행을 떠나자고 약속을 해 놓았고, 어디로 갈 것인지를 놓고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휴양과 관광을 겸할 수 있는 발리를 최종 여행지로 정해 놓고 준비를 해 왔다.

 최근 발리가 속해 있는 인도네시아와 작년에 다녀온 말레이시아에 대한 관심이 많이 시간이 날 때마다 이 지역에 대한 연구와 책을 보고 있었던 것도 고려가 되었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현업에서 은퇴하게 되면 1년에 몇 달씩은 이 지역에서 보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먼저 발리가 속해 있는 인도네시아를 살펴보면 풍부한 천연자원과 방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인도네시아는 면적 기준 세계 15위에 해당하는 국토와 세계 4위에 해당하는 2억 3,500만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으며, 광물, 임산물, 농수산물 등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자원대국이다.

 동남아 최대 산유국인 인도네시아는 2010년 상반기 기준 팜오일 생산 세계 1위(최근 내가 가장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종목이기도 하다), 천연고무 생산 세계 2위, 코코아 생산 (2위), 커피 생산 (2위), 석탄 수출 (2위),주석 생산 (2위), 동 생산 (4위), 니켈 생산 (5위), 천연가스 수출 (6위),등을 기록하고 있어 국제 자원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매년 230만명 정도씩 증가하고 있어 내수시장의 외형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60% 정도가 40세 미만이라는 점에서 인도네시아는 신흥 소비시장으로서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는 1만3천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섬나라다. 발리는 섬이 하나의 주(州)를 이루고 있는 곳으로 면적은 제주도의 약 2.7배다. 발리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을 의미하는 산스크리트어인 '와리'에서 기원했다고 한다. 섬의 왼쪽에는 인도네시아의 수도인 자카르타가 위치한 자바 섬이 자리하며, 위로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보르네오 섬이 있다. 인구는 약 300만 명이고 인구의 90%가량이 발리인이다.

 출발하기 앞서 회사 도서관에서 두권의 발리여행 책자를 빌려서 공부를 하였고, 발리서프라는 카페에 들어가서 발리에 대한 사전 지식을 확보했다. 이번 여행도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내가 스스로 찾아가는 자유여행이다. 숙소도 내가 정했고, 여행일정도 내가 작성했다. 다만 현지 교통정보를 정확하게 알지 못해 일정을 너무 타이트하게 잡는 바람에 몇 몇 일정은 취소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발리에는 지하철이나 시내버스같은 대중교통수단이 없거나 흔하지 않아 다른 지역과는 또 다른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유여행을 즐기는 나로서는 가격이 더 싸게 갔다올수도 있는 패키지 여행보다는 훨씬 더 유익한 여행을 했다고 자부한다. 시간 활용도 잘 했고... 

 4월말이 되었는데도 서울의 날씨가 쌀쌀하다. 더구나 출발하는 날에 비까지 내려 우산까지 가지고 가게 되었다. 가지고 가는 짐은 많지가 않았지만 비가 내리니 구질구질한 느낌이다. 그래도 공항안에 들어오고 면세점에 오니 밖에서 비가 내리는지 눈이 내리는지 알 수도 없고,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졌다.   

 

 

 

 발권을 하면서 앞자리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했더니 미리 예약이 되어 있었고 비교적 앞자리에 좌석이 배정되어 있다고 했다. 그런데 탑승을 하려고 갔더니 발리행 비행기가 만석이고,  전체 이코노미 탑승객중 4사람만이 비지니스 석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하는데 우리 부부에게 그 행운이 돌아왔다. 집사람에게는 내가 평소에 대한항공에 기여한 바가 많아서 그렇다고 말을 했지만 억지 주장이고, 하여간 기분이 좋다. 같은 돈을 내고 비지니스 석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평소 회사의 공식 출장시 비지니스 크래스를 탈 수 있는 기회가 여러번 있었음에도 일부러 이코노미석만 이용했었는데 내 의사와 관계없이 비지니스 석을 이용하게 되니 기내식까지도 업그레이드 되어 나온다. 앞으로 자비로 여행하게 되면 돈을 조금 더 많이 벌어서 비지니스 석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비스와 편안함이 달랐다. 비지니스 석의 기내식 중 사진 몇장이다.

 

  

출발부터 기분이 좋아진 넓직한 공간의 비지니스 클래스 좌석이다.

 

 

 

인천공항에서 5시에 출발하는 비행편이였데 두시간쯤 지나니 석양이 지면서 노을이 환상적이다. 한밤중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아니어서 오늘도 저녁 노을을 볼 수 있었다.   

 

  

발리에서 첫날 밤을 보내고 여행하는 첫 날이 밝았다. 오늘 여행은 발리 중부에 있는 우붓을 돌아보게 되어 있으며, 우붓으로 가는 도중에 스가와티 시장을 들렀다 가려는 계획을 세웠었다. 숙소인 사누르에서 우붓으로 가는 도중 오토바이 뒷자석에 않아서 한손에 제수용 물품을 머리에 이고 가는 발리 여인들을 보면서 환상적인 균형감각에 감탄을 했다. 한사람은 한손으로는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한손을 머리에 제수용품을 이고 가고 있었다. 또 다른 한 사람은 불편한 자세인 한쪽 편으로 앉아서 앞 사람의 허리도 잡지 않고 제수용품을 이고 가고 있었다. 언젠가 발리 여인들은 이런 균형감때문에 허리도 꼿꼿하고 자세도 좋다고 들었다.

 

  

수가와티 시장은  꾸따에서 우붓 방향으로 약 17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곳으로 각종 수공예품, 기념품과 회화, 그리고 의류, 바틱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농산물을 비롯해서 공예품이나 회화등을 판매하는데 조잡한 수준에서부터 상당한 가격의 예술작품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었고 많은 목각 제품들도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수준이라고 한다.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계산기로 흥정하기도 하지만 물건을 사고 파는데에는 전혀 상관이 없다. 발리에 와서 처음으로 들린 시장이었기 때문에 아직 다른 곳과 비교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였지만, 다른 곳에 비해 결코 높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수가와티 시장은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한쪽편은 과일등 청과를 파는 중심 시장이었고 맞은 편은 기념품과 그림등을 파는 시장이었다. 우붓으로 가는 방향의 오른쪽이 과일 시장이다. 아침을 먹은지 얼마되지 않아 이곳에서 과일을 구매하지는 않았지만 이곳 수가와티 시장이 발리내에서도 가격이 저렴한 시장이라고 한다. 이곳 과일 시장의 특유의 냄새가 어떠한 환경에도 잘 적응하는 나에게도 참기 어려울만큼 역했다. 이곳을 생활의 터전을고 삼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이 들까 생각을 해 보았는데 그 환경에 적응하면 느끼지도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과일 시장 맞은편의 기념품 매장 입구에서. 이곳에는 회화와 수공예품등을 만들어 업으로 생활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보니 공예품을 만들어 마지막으로 사포를 가지고 표면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꾸따의 기념품 상점들도 수까와티 시장에서 물건을 구매해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파사르(pasar) 수가와티 라고 되어 있었는데 pasar는  인도네시아어로 시장을 나타내는 말이다.   

 

 

 

  

 수가와티 시장에는 뒤로 보이는 것처럼 발리에서 판매되는 각종 기념품을 만드는 공장이 많았다. 아직 발리의 다른 곳을 다녀 보지 않았기에 이곳의 상품 가격을 정확하게 알수는 없지만 대화를 나누어보면 가격이 저렴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상품의 질이 그다지 좋은편이 아니어서 선뜻 구입하기에는 다소 망설여졌다. 이번 여행이 기념품을 구입하기 위한 여행이 아니였기에 보는 것에 만족하고 간단한 현지의 느낌을 느낄 수 있는 나무조각품 하나를 구매했다.  

 

 

  

다만 발리 여행을 계획하면서 발리에서 비싼 예술적 가치가 있는 그림은 사지 못하더라고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림 몇 점을 사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수가와티 시장에서의 그림을 구매하면 괜찮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찾았는데 생각보다는 마음에 드는 그림이 없었다.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어야 흥정을 시작할텐데, 그림을 파는 상점과 그림은 엄청나게 많았지만 내 마음에 드는 그림을 찾지 못해 많이 돌아다녔다. 시장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 있는  DINA라는 화실에 와서야  마음에 드는 그림을 몇 점 발견했다.     

 

  

 DINA 화실의 화가 아들과 함께... 4살이라고 하는데 엄청 귀엽고 하는 짖이 맹랑했다. 화실이 작업실이며, 매장인 동시에 아들의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었다.      

  

 

화랑의 안주인. 화가 부부가 모두 내 눈에는 선하게 보였는데, 아마도 금전적인 여유를 떠나 삶의 질적인 면에서는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발리는 다른 인도네시아와는 달리 무슬림의 비율은 얼마 되지 않고 힌두교 신도가 전체의 90%를 차지 한다고 한다. 내세를 믿고 현세에 힘이 든 것도 다음 생에서는 보상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낙천적 성격이어서 어려움을 어려움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소품용으로 그림 몇 점을 이곳에서 구매했는데 그림값은 엄청 저렴했다. 인건비는 고사하고 재료비나 나왔을 지 의문이다. 발리에서 쓴 다른 비용에 비해서는 너무 저렴했다.

 

 

  

화랑 주인과 함께...    

 

  

 

한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스가와티 시장은 곳곳을 모두 둘러 보았다. 여행을 떠나면 이런 현지 시장을 둘러 보는 것이 참 즐겁다. 어짜피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센터를 둘러 본다면 우리나라의 대형 백화점을 둘러보는 것이 디스플레이나 환경적인 면에서 훨씬 낳을 것이다. 어제까지는 선선한 한국에 있었는데 하룻만에 더운 여름의 나라로 이동해서 에어콘 시설이 없는 재래 시장을 둘러 보았더니 등에 메고 있는 배낭아래와 얼굴에 땀이 흐른다. 스가와티 시장에서 느낀 감정은 아직도 발리가 관광지이고 관광객으로 인해 생활이 가능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순수함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