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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2015.05.10 13:28 추천:10 댓글:3 조회:4,234

발리에 와서 몇 곳의 식당을 다녀 보았다. 발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이 많고, 그중에는 유명하거나 또는 맛이 있어 소문이 난 식당이 많이 있다. 내가 다녀본 식당은 그 중에 겨우 몇 곳으로 내 기준으로 보았을 때 맛이 있거나 또는 발리에 가기 전에 한번 가 보았으면 했던 식당들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제각기 식성과 개성이 다르기때문에 식당에 대한 평을 한다는 것이 어떤 점에서 보면 상당히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 많은 음식점 가운데에서 내가 가 본 곳이 제일 잘하거나 인테리어가 뛰어나거나 한 집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발리를 처음 갔으면서, 그곳에서 생활하거나 발리를 여러번 다녀온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내가 다녀온 몇 몇 식당이 최고의 장소가 아니고 많고 많은 발리의 식당들 중에 하나일 뿐이란 것을 미리 밝혀두고자 한다.

 발리를 여행하다 보면 돼지그림과 함께 바비굴링(Babi Guling)이라고 쓰인 간판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만큼 바비굴링이라는 음식이 발리에서는 유명하다는 것인데, 아기 통돼지 바비큐 요리를 바비굴링이라고 한다. 아기 통돼지를 기름이 쪽 빠질 정도로 구운 후 부위별로 잘라 껍질, 살, 내장 등과 사유우랍이라고 하는 발리 샐러드를 밥 위에 올려 먹는 음식이 바비굴링이다. 이슬람 교리에 따라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인도네시아 다른 곳과는 달리 힌두교를 믿는 발리는 돼지고기로 다양한 요리를 개발할 수 있었고 그 중 하나가 바비굴링이라고 한다.

 바비굴링이라는 음식으로 이름난 맛집인 이부오카, 우붓왕궁 바로 옆에 있다. 가격도 저렴해서 현지인들 뿐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식당이다. 특별한 향이나 거부감 없이 누구나 쉽게 즐길수있는 요리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소문난만큼 맛있다는 느낌은 아니였다. 일정량을 만들어 놓고 그 이상 판매하지 않는 전략으로 유명해 진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사 아저씨에게 이부오카를 찾아가라고 말했더니 워낙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식당인지 엄지 손가락을 세우면서 괜찮은 식당이라고 치세웠다. 우리가 식당을 찾았을 때에도 이미 만석이어서 식사를 하기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려서야 겨우 식탁의 한 귀퉁이를 잡을 수 있었다.

 

 

 

 

음식 주문과 함께 음료수를 어떤 것으로 주문할 것이냐고 물었는데 메뉴판에는 있지 않은 코코넛을 시켰더니 엄청나게 큰 코코넛을 갔다 주었다. 미처 코코넛을 시키니 않고 쥬스나 콜라를 시킨 테이블의 다른 사람들이 엄청 부러워하는 표정으로 쳐다 보았다. 하나 가지고 둘이서 나눠 먹어도 남을만큼 분한 크기였다. 해외 여행을 다니면서 현지 음식 적응도가 뛰어난 나는 바비굴링을 먹는데 특별한 거부감이 없었지만, 입이 짧아서 먹는 일이 항상 고민스러워하는 집사람은 이번에도 역시 바비굴링이 입에 맞지 않다고 한다. 밥만 삼발소스에 비벼서 조금 먹은 탓에 나혼자 과식했다.

 

 

 

이부오카 음식점을 배경으로. 점심 식사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인데도 식당은 계속해서 만원으로, 일행끼리 오붓하게 먹을 수 없어 한 테이블에 여러 일행이 뒤섞여 함께 식사를 해야 할 정도로 붐비는 곳이다. 바비굴링이란 발리의 음식을 한번 먹어 볼 수 있는 곳으로 추천할만한 장소라고 생각한다.

 

 

발리 맛집으로 유명한 우붓의 너티 누리스 와룽(Naughty Nuri's Warung). 우붓에 방문했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추천해 놓아서 나도 이곳을 방문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 놓았었다. 그런데 예정했던 미술관 방문을 하나 생략하는 바람에 네카 아트뮤지엄 구경을 마치고 나서 식사시간이 맞지 않아 다시 우붓의 다른 곳을 더 구경하고 나서 다시 찾은 곳이기도 하다. 네카 아트뮤지엄 바로 맞은편에 있어 찾기 쉬우며 워낙 유명한 곳이라 발리 현지인들도 위치를 잘 알고 있으니 모르겠다 싶으면 바로 물어보면 된다. 즉석에서 구워주는 바베큐 립이나 감자튀김, 햄버거 종류가 유명하고 다양한 볶음밥류나 면류도 준비되어 있다.

 

 

 

너티 누리스 와룽의 대표 메뉴는 바베큐 립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베큐 립과 감자튀김, 그리고 빈땅맥주를 주문한다 . 현지인에게는 싼 가격이 아니겠지만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우리나라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느낄 수 있는 맛과 위생수준은 아니지만, 가격 대비해서 충분히 경쟁력도 있고 맛도 괜찮을 편이였다고 생각한다. 야채스프도 함께 주문해서 먹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다. 이곳도 손님이 줄서서 기다리는 곳이여서 오붓하게 가족끼리 한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하기는 어렵다. 인원에 맞추어 한 식탁에 여러팀이 함께 식사를 하게 되는데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다소 허름해 보였어도 다른 사람들이 추천을 할만한 식당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다른 방문객을 위해 추천할 수 있다.

 

 

 
고기 굽는 냄새가 식당 안팎으로 가득했던 너티 누리스 와룽. 우붓에서의 일정이 끝난터라 부담없이 남들처럼 맥주도 한잔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중에 계산 할 때 보니 메뉴판에 붙어 있던 가격에 텍스와 봉사료까지 얹어서 계산을 한다. 호텔도 아니면서... 조금은 속은 듯한 느낌이다. 그래도 한국에서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한끼 식사를 즐겼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짐바란 해변에서 일몰을 구경하면서 식사를 하기 위해 간 곳이 인터콘티넨탈 호텔과 포씨즌 호텔 사이에 있던 'Cafe Bagus'라는 씨푸드 레스토랑이었다. 당초 계획으로는 짐바란에 있는 어시장에서 직접 고기를 고른 뒤에 식당에 옮겨가서 생선과 랍스타등을 구워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운전 기사 아저씨의 추천으로 내 의지와 상관없이 'Cafe Bagus'라는 식당을 가게 되었다. 다소 식당에 일찍 도착했던지라 해변가의 좋은 자리를 잡고 일몰 광경을 볼 수 있는 것은 좋았는데 먹은 것과 비용을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추천이다. 음식값 중 일정부분이 운전기사에게 소개비가 넘어 갈 것까지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가격 대비 너무 형편없는 식사였다.

 

 

 
짐바란 씨푸드는 발리에 가면 한번 먹어봐야 할 음식이라는 소개글이 많이 있었고, 해변에서 일몰을 구경하면서 식사할 수 있는 곳이라는 말에 나도 한번 가보자고 했는데 내 생각으로는 과감하게 생략해도 전혀 상관없는 곳이다. 발리는 섬 전체가 일몰을 볼 수 있는 것이 엄청나게 많기에 굳이 이곳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다른 곳에서 일몰을 볼 수 있다. 이곳 식당을 이용한 뒤 올린 후기의 평들이 너무 호불호가 엇갈렸기에 나도 고민을 했었는데 이정도의 수준이라면 비싼 돈을 줘가면서 먹을 필요는 없다고 단언한다. 관광객이 워낙 많이 찾아와서 너무 상업적으로 변해버렸기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는 현명한 소비자가 경고를 해 주어야 바뀌지 않을까 싶다. 그냥 짐바란 해변에서 식사를 한번 해 보았다고 이야기 하기 위해서라면 가봐도 괜찮다. 중간크기의 새우보다 조금 더 컸던 랍스타와 새우 몇마리. 오징어 볶음, 튀긴 생선 한마리가 오늘의 메뉴였다. 밥은 엄청나게 많이 갔다 주었다. 가격은 한국과 별 차이가 없으니 굉장히 비싼 편이다.

 

 

 

많은 여행객들의 추천 시간대인 오후 5시경 도착해서 느긋하게 분위기를 느끼며 저녁 노을을 보면서 식사를 했다는 것에 의미를 줄 뿐이다. 발리 해변에서 저녁 노을을 보는 것이 처음인지라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저녁 노을 역시 우리나라의 일몰과는 별 차이가 없었다. 역시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기대를 하고 찾아 왔었건만 음식 수준이나 분위기나 추천은 커녕 완전 비추이다. 음식도 석양의 모습도 기대에 차지 않아서 대충 먹고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더 기대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 다음에 발리 오게되면 두번 다시는 짐바란 씨푸드는 찾지 않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밖으로 나오니 날이 서히 어두워졌다.

 

 

 

꾸따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적당한 식당을 찾지 못해 돌고 돌다가 찾은 GFS갤러리아 옆 마따하리 몰 발리 갤러리아 1층에 있는 'Kafe Betawi' 이다. 이곳에도 에어컨이 설치 되어 있는 곳은 아니였지만 건물 구조가 통풍이 잘 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덥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레스토랑이다. 다녀본 다른 곳에 비해 상당히 깨끗하고,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있었다. 점심 먹기 위해 워낙 많이 돌아다녔던 터라 시장이 반찬이라고 뭘 먹어도 다 맛있었을 것 같지는 하지만...

 

 

 

쇼핑센터로 들어가는 입구쪽 넓은 공간에 테이블을 설치해 놓아서 비교적 여유가 있는 좌석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백화점에 있는 음식점이라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가격은 예상했던 것보다 굉장히 저렴했다. 그러나 우리처럼 일부러 찾아서 올 정도까지는 아라고 생각하며, 쇼핑을 위해서 마따하리 몰 발리 갤러리아에 방문했을 때가 식사시간이라면 한번쯤 들러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굳이 이곳까지 오지 않더라도 꾸따에서는 식사를 할 수 있는 유명한 레스토랑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추천을 할 정도는 아니다.

 

 

 

 

발리 여행을 하면서 다녀본 식당중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브라딴 호수를 구경하고 나오는 길에 방문한 현지 부페 레스토랑 '멘타리(Mentari)'다. 이 식당의 창가 식탁에서는 브라딴 호수가 내려다 보일만큼 호수가에서 가까운 곳에 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고(현지인의 기준으로는 싼편은 아님) 음식의 종류도 많았고 비교적 우리 입맛에도 맞는 음식이 많았었다.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부페식 음식점에 들리게 되었는데 원하는 야채를 많이 먹을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발리의 다른 식당들과 마찬가지로 공간이 넓게 배치되어 있었고, 천장이 꽤 높아 시원했다. 내부 인테리어도 잘 되어 있었는데 레스토랑 주변은 비가 내리고 있어 둘러보지는 못했다. 손님의 대부분은 유럽계의 호주인과 동양계의 중국인들로 보였다. 발리 여행을 하면서 이곳에서 인도네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교포 여행객을 처음으로 만났다. 친구들이 인도네시아에 놀러오면 발리로 다시 여행을 오는데, 브라딴 사원에 올때마다 이 식당을 꼭 찾는다고 하는 것을 봐서 괜찮은 식당이란 생각이다.

 

 

가격에 비해서 맛도 있었고, 입맛에도 맞았던 음식들. 발리에서 한국에서만큼 위생적인 것을 따진다면 먹을만한 식당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발리에 와서 처음으로 먹어본 바나나 튀김. 생각보다는 맛이 괜찮았다.

 

 

음식점 입구에 서면 브라딴 호수가 바로 내려다 보인다. 한바탕 비가 내린 직후라 호수위로 구름이 가득해 있고 주변 모습이 모두 드러나 있지는 않았지만 풍광이 상당히 좋은 위치에 있어 분위기도 좋은 레스토랑이다. 다음에 한번 더 발리 식물원이나 브라딴 사원을 다시 오게 되면 한번쯤은 더 찾아와도 괜찮은 곳이였다고 생각한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굉장히 많은 것으로 봐서 이 근처에서는 꽤 유명한 식당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12편에서 계속)

 

 


  • 꼬망 2015.05.13 20:14 추천
    조목조목 집어주신 조언. 없어서는 안되는 것들입니다.
    누군가 보면 저를 발리 고수라고 생각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역시 이런 글 읽고 참조를 더 할 뿐이죠.
  • namheon 2015.05.14 14:25 추천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 루이 2015.05.16 14:50 추천
    두 분 모습이 참 좋아보이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