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후기
2015.05.14 14:19 추천:15 댓글:2 조회:4,232

발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해상사원인 따나롯 사원(Pura Tanah Lot)을 이번 발리여행의 최종 종착점으로 삼았다. 가는 길만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꼭 혼자서 차만 렌트해서 와 보고 싶었는데 발리의 도로는 표지판이 시원치 않아서 과감하게 포기하고 발리 길을 아는 기사와 차를 얻어서 비교적 편한 여행을 해 왔다.   

 따나롯 역시 힌두 사원으로 16세기에 자바에서 온 고승이 해안선의 거친 풍경에 감명을 받아 바다의 여신을 모시는 사원을 세웠다고 한다. 해상에 있어 아름답기도 한데다 영화 '임마누엘'의 촬영 배경지로 알려지고 나서는 발리를 찾는 이들이 꼭 한번 들러가는 명소가 되었다. 발리의 사원 중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며, 사진에 많이 찍히는 사원일 것이다. 해질 무렵의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고 해서 나 또한 해질 무렵에 이곳에 오려고 일정을 조정했었다.

 도착하니 역시 유명한 관광지답게 넓은 주차장에 차들이 가득하고 관광객이 끊임없이 몰려 들고 있었다.

 

 

 
사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에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발리에 와서 관광지에 이처럼 상점이 많이 몰려 있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다. 그만큼 따나롯 사원이 발리에서 유명한 관광지이며, 이 관광명소를 터전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점의 호객행위가 없어 좋았다. 발리 시장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의류상점, 미술품점을 비롯해서 음식점도 엄청나게 많았고, 특히 아래 사진에서처럼 대형 의류 수퍼마켓도 있었다.    

 

  


따날롯 사원은 바다의 신을 모시는 사원이라고 하고 그래서 바다 위에 건물을 지어 발리의 힌두 사원 중 가장 볼만하다는 설명을 가이드북에서 읽었다. 일단 입구 뒤로 보이는 바다가 어렴풋이 보이는 사원과 함께 조화로워 보인다. 발리에 와서 가장 많은 관광객을 이곳에서 본 것 같은데 이곳에서도 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대부분 중국사람들이다. 중국의 경제력이 점점 크게 느껴질 뿐이다. 사원으로 가는 곳곳에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따나롯 사원(Pura Tanah Lot)은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느낌을 주고 있어 해상사원이라고도 불리는데, 바위위에 세워진 사원이 바다와 잘 어울려 훌륭한 작품같다는 느낌이다. 밀물과 썰물의 차이로 인해 때로는 섬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육지가 되기도 하는 곳으로 사람들이 많이 찾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파도가 거칠때면 사원까지 바닷물이 넘어온다고 한다지만 우리가 갔을 때에는 물이 빠지는 중이었거나, 또는 이제 막 들어오기 시작한때여서인지 바닷물이 많이 있는 편은 아니였다. 얕은 바다물 길을 걸어서 사원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뒤로 보이는 파란 잔디는 프로골퍼 그렉 노만이 디자인한 18홀짜리 니르와나 발리C.C 이다. 따나롯 사원이 보이는 해변에 자리잡고 있으며, 발리에 몇 안되는 골프장중에 하나라고 한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이곳에 와서 라운딩을 생각하겠지만 나에게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장소이다.      

 

  

물이 차면 걸어서 들어 갈 수 없는 섬으로 바뀌겠지만 아직까지는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사원이었다. 발목까지 차오를 정도의 바닷물이 있었는데 건너가서 사원에 들어가 볼 수 있다면 무리를 해서 가 보았겠지만, 힌두교도 아니어서 입장할 수 없으리란 생각에 바다를 건너 갈 생각은 하지 않고 사원을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만 더 남겼다. 사원 앞에 있는 조그마한 바위 동굴에는 성스러운 뱀(?)이 동굴을 지키고 있다고 선전하면서 보시금을 내고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돈을 내면서까지 뱀을 보고 싶지 않아서 생략... 그러나 돈을 내고 뱀을 한번 보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처음에 사원에 도착했을 때 비해서 물이 더 밀려 들어왔다. 처음 도착했을 때에는 바닷물이 나가는 중인지, 들어오는 중인지를 알 수 없었지만 물이 밀려와서 사람들이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고서 밀물이 들어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녁이 되어 가면서도 사람들은 줄어 들지 않았고, 사원과 관광객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사원에서 나와 육지쪽에 있는 사원과 해안선을 따라서 이동하면서 사진을 몇 장 찍어보았다.   

 

 

 

 

 

  

따나롯 사원의 해안에는 늘 파도가 거칠게 몰아치며, 길게 늘어선 해안선은 결코 단조롭지 않다. 사원 옆에는 조그마한 백사장이 있었는데 이곳에도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쉬지 않고 즐기는 사람들이 있어 체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시간이 흘러 석양이 지는 시간이 되었다. 감동을 줄만한 석양의 모습은 아니지만 깨끗한 자연환경으로 인해 비교적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었다. 따나롯 사원에서 나와 해안선을 따라 산책로를 이동중, 신에게 재물을 바치기 위해서 큰 바구니에 음식을 가득담고 이동하는 한무리를 만났다. 아마 실제 관광지로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이벤트성으로 하는 행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실제로 재물을 바치기 위해서 하는 행동일 수도 있지만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다.     

 

 

  

해안을 따라 만들어져 있는 정원길을 가다보면 따나롯사원과는 사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다를 향해 삐져 나온 암벽 아래로 물길이 만들어져 있고 그위에 작은 사원이 세워져 있다. 동굴사원이라고도 불리는 곳이다. 조금은 위태해 보이는 좁은 바위길 위로 가면 제일 끝부분에 역시 사원이 세워져 있었다. 이곳은 얼마전까지는 개방이 되지 않았었는데 최근에 개방하고 관람객의 접근을 허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해질 무렵의 노을과 사원이 상당히 어울려 보인다는 생각이다. 이번 발리 여행중 바닷가에서 해지는 모습을 3번이나 보게 되었는데 오늘 해지는 모습이 가장 좋지 않았나싶다. 괜히 이곳 사람들이 발리의 저녁노을이 예쁘다고 할 뿐, 우리나라의 서해안의 석양과 별반 다를 것도 , 특이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다. 사원에 직접 가보니 철문이 굳게 닫혀 있어서 끝까지 들어 갈 수는 없었고, 내부를 구경하기도 힘들었다. 하긴, 내부라고 해봐야 몇 개의 제단과 힌두교의 상징인듯한 석상만 모셔져 있을 뿐이다. 그 계단에서 바라본 바다가 아름답다는 생각만 했을 뿐이다.

 

 

 

  

발리 여행을 하면서 한국 사람을 거의 만나지 못했었다. 아마 관광 비수기였기에 그런 것이 아니였나 싶다. 아주 간혹 한국 사람을 만나기는 했지만 그냥 눈인사나 하고 헤어지곤 했었는데 브라딴사원 앞 식당에서 만났던 인도네시아 교포이신 남원영님을 이곳 사원에서 다시 만났다. 식당에서 만났을 때에는 그냥 간단히 수인사만 나누고 헤어졌는데 이곳에서 다시 만나니 차라도 한잔 하자고 하시더니 따나롯 사원이 바로 보이는 맞은편 절벽 윗쪽 레스토랑으로 데리고 가서 코코넛을 사주어서 함께 먹었다. 인도네시아 수라바야에서 살고 있는데 한국에서 온 친구를 위해 발리에 여행을 왔다고 한다. 친구나 친척들이 오면 발리에 오곤해서 이곳에는 엄청나게 많이 왔다고... 시간에 되면 저녁까지 사 주시겠다고 했지만 우리는 오늘 서울로 돌아가야 하는 입장이라서 함께 할 수가 없었다. 말레이시아에 대한 설명도 많이 듣고, 또 따나롯 사원이 잘 보이는 곳에서 차 한잔 할 수 있어 좋았다. 노을이 지고 완전히 어두워질 때까지 이곳에서 머물다 명함을 주고 받고 다시 연락을 드리기로 하고 헤어졌다.   

 

 

 

  

숙소인 사누르 홈으로 돌아와 서울로 출발하기 몇 시간 전까지 짐도 싸고 정비도 취하고 나서 밤 10시가 다 되어서 숙소를 출발했다. 5일동안 거의 쉬지 않고 돌아다녔더니 공항에 도착하니 에너지가 고갈됨을 느꼈다.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에도 잠자지 않고 주변의 풍경을 살피는 것이 나의 오래된 여행 습관인지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깨어서 움직였던지라 여행의 끝자락에서 피곤함을 느꼈다. 공항에서야  봐야 할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긴장이 풀린 탓이기도 하다. 새벽 1시가 넘어서 출발하는 항공편이라, 이곳으로 올 때 타고 왔던 비지니스 석이 갈 때에도 배정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공항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발리 관광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하고 있던 학생과 함께. 간단한 설문조사인줄 알고 응했는데 실제 문항을 보니 꽤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였다. 공항이 하도 더웠는데 않아 있을 자리는 없어 어느 구석에 가서 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잘못 붙잡혀서 한참을 머리를 써 주었다. 간단한 기념품을 설문조사에 응했다고 줬는데 쓸모가 거의 없는 헝겁으로 만든 쇼핑백 같은 것이였다. 그래도 고생하며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을 위해서 좋은 일 한번 해주었다는 생각이다.   

 

 

 

  

돌아오는 비행편도 발권을 해서 받아보니 비교적 앞 좌석이 배정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도착시간이 어중간하고 돌아올 때는 갈 때에 비해서 짐도 많아졌기에 앞 쪽에 앉으나 뒷쪽에 앉으나 별 상관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탑승을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나와 집사람 이름을 부르면서 탑승구로 오라고 한다. 탑승구로 갔더니 올 때와 마찬가지로 비지니스 석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한다. 발리로 올 때는 잠자는 시간이 아니였기에 비지니스석이 크게 유용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잠자는 시간의 비지니스 석은 이코노미석과 천양지차였다. 오고 가는데 모두 비지니스 석을 타게 되었으니 비행기 삯으로만 따져도 이번 여행은 흑자였고, 기분좋은 여행이 되었다. 특히 너무 피곤해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고맙게도 푹 쉬면서 올 수 있어 마무리를 잘 했다.   

 

  

여행을 마치고 인천공항에서...

  

 

발리는 유명한 관광지이고 발리로 여행 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해 10여만 명이나 되고, 발리전문가와 매니아, 현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교민등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관광지와 숙소와 식당 등을 꿰차고 있는 판국에 단 한번의 수박 겉핥기같은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기라고 쓰는 것이 우습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자유여행을 떠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었고 내 이야기도 다른 사람에게 조금의 도움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있어 다른 때와는 달리 장황하게 길어 진듯하다.

 시기적으로 발리 여행을 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은 아니였지만 이번 여행 역시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하고 나니 참 잘했다는 생각이다. 여러 여건을 따지고 너무 생각만 했으면 또 떠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한번의 재충전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고, 즐거웠던 추억을 하나 더 만들어 놓은 셈이다. 아직은 가고 싶은 여행지가 너무나 많아서 당분간은 발리를 다시 오기는 쉽지 않으리란 생각이지만, 가능한 한 빨리 발리에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과,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현역에서 은퇴를 하게 되면 1년에 한번씩은 발리와 꼭 와서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그만큼 볼 것도 많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으며 물가도 쌌기 때문이다. 발리 사람들의 심성도 좋았으며, 치안도 괜찮은 것이 함께 고려된 결론이다.

 ----

이상은 한참 오래전에 발리 여행을 다녀 와서 써 두었던 여행기를 그동안 도움이 많이 되었던 발리서프에 올렸습니다. 내 개인적인 감상이었기에 발리 서프에 올리지 않았었는데, 발리를 찾는 다른 분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늦게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번주말에 다시 발리를 찾아 갑니다. 4년만입니다.  아직도 나이가 좀 더 들어서 은퇴를 하게 되면 자주 다닐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 ttl 2015.05.14 17:28 추천
    발리의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니셨군요...
    저는 한번도 받을수 없었던 비즈니스 업글의 행운까지 진정 부러워요~~~

    이번주말에 발리가신다니 더욱 부럽고요...
    저가항공 이코노미에 낑겨서라도 댕겨오고 싶어요~~

    재미나고 행복한 여행 되시길 바래요^^
  • 꼬망 2015.05.15 04:16 추천
    너무 행복해 보이셔서 보고 있으니 같이 행복해지는 느낌 입니다.

    그리고 대한항공 가루다항공 너무한거 아니냐 내가 얼마나 돈가져다 썼는데

    한번도 업글을 안해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