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액티비티
2009.09.10 00:35 추천:3 댓글:2 조회:4,202
지난해에 네카, 아르마, 블랑코 미술관에는 갔었는데 <뿌리 루끼산 미술관>은 시간이 모자라서 못갔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고장난 우산 투혼>을 펼치며 갔다왔습니다.다소 저렴한 리조트에 묵었던터라, 우산이 방마다 비치돼 있지 않았거든요. 프론트에 빌리러 갔더니 다른 투숙객들이 다 빌려갔다며, 고장난 것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냥 맞기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어쩔 수 없이 손잡이가 달려있어야 할 우산 중심대가 절반 밖에 안남은 녀석을 쓰고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갔다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림도 좋았고, 조각 작품 비중이 꽤 돼서 또다른 볼거리였습니다.
예쁜 정원은 아름다운 작품 외에 또 볼 수 있는 보너스였죠. 날씨만 좋았으면 밖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즐겼을텐데, 아쉬웠습니다.


위치는 우붓 왕궁을 바라보고 왼쪽길, 즉 네카 박물관 가는 길로 조금만 걸어가면 있습니다.

balisurf.net



입구 공사 중이더군요. 하지만 미술관은 이곳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소리가 들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balisurf.net



계단을 조금 올라가면 표를 파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표를 냅니다. 사진을 찍고 있는 위치는 연못 위에 조성된 다리로 위쪽으로 일종의 나무 터널이 형성돼 있습니다.





관람관은 크게 3곳입니다. 입구를 등지고 바라봤을 때 정면(1)에 있는 곳과 왼쪽(2)에 있는 곳이 영구 전시작이 있는 곳이고,
오른쪽(3)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있습니다.

(1)이나 (2) 둘 중 어느 것을 먼저 보더라도 상관은 없지만 (3)은 나중에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영국 전시작이 있는 곳에는 인도네시아나 발리 신화를 모르고 가더라도 옆에 설명이 돼 있어서 작품 이해하기 좋습니다. 하지만 (3)에는 작가명과 작품명 밖에 없습니다. (1)(2)를 먼저 보면 이미 어느 정도 배경이 숙지된 상태라 '아, 이건 무슨 얘기구나.'하고 감을 잡으실 수 있습니다. 표에 음료권이 붙어있는데, (3)에서 교환가능합니다. 아르마(Arma)처럼 차나 커피를 서빙해주는 게 아니라 물, 소다 이런 것 중 한병과 바꿔주는 겁니다. 혹시나 가시기 전에 목이 마르신 분들, 편의점에서 사시지 말고 잠깐 기다렸다가 여기서 받으시면 음료수 병 2개씩 들고다니시지 않아도 될 듯.

사진은 플래쉬나 트라이포드 없이 찍을 수 있는 곳이 있고 아예 금지된 곳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딱 보는 순간 '어, 이건?' 했던 작품입니다. 여러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사람 생각은 다 거기서 거기죠. 저 역시 <선녀와 나무꾼>이 떠올 랐습니다.
옆에 있는 설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전후 사정은 없고 라자 빨라(Raja Pala)라는 자가 하늘에서 내려온 요정(nymph)이 하늘로 돌아가지 않고 자신과 결혼하게 하려고 옷을 훔쳤다. 이 요정은 결혼하기로 하고 한가지 조건을 내건다. 바로 아이를 하나 낳으면 옷을 돌려주는 것이다."

바로 옆에 있는 나라들도 때로는 이해할 수 없을만큼 다른 문화를 갖고 있는데, 비행기로 6~7시간 떨어진 나라에서 같은 전설을 공유하고 있고...문화란 참 오묘합니다.


Anak Agung Gde Sobrat이라는 작가의 1995년 작품인 <발리 시장>




다양한 조각 작품을 볼 수 있는 것도 이곳의 매력입니다.




비가 오고, 사진 찍는 기술이 부족해 이곳 정원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담지 못해 아쉬울 따름입니다.










관람관 (3)은 최근 작품들이 있어서 그런지 <래프팅>과 같은 제목의 그림도 있었습니다.
관광객들도 이제는 발리의 일부인 만큼 그런 그림을 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10시쯤 도착했는데 작품 설명 하나하나 읽어보고, 쉬엄 쉬엄 구경하니 어느덧 배가 고파집니다.
가까운 이부오카에 가서 비비굴링 스페셜 싹싹 비우고 나니, 이날 오전은 머리도 배도 모두 부른 날이었습니다.



개장시간:오전 9시~오후 5시
입장료:4만루피아
홈페이지:www.museumpurilukisan.com






P.S: 참고로 미술관 맞은 편에, 지도상에 kodak 이라고 적힌 곳 바로 옆에 환전소가 있습니다. 
발리서프에서 안전한 환전소로 소개돼 있는 PT. Kuta Central입니다.
우붓에서는 환전 사기가 거의 없다고 하고, 저 역시 무슨 카페에 딸려 있는 곳에서 바꿨습니다만 혹시나 걱정되시는 분은
미술관이나 근처 들르실 일 있으면 이곳을 이용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woodaisy 2009.09.10 08:37 추천
    아직도 공사중이군요...작년에 갔을 때 표 파는 곳에 사람이 없어서 여긴 공짜로 들어가는줄 알았습니다. 다 둘러보고 나올 때까지 직원이 없었거든요.
    개인이 관리하는 세 곳과 나라에서 관리하는 이 곳은 차이가 많은 것 같아 무척 안타까웠던 기억이 나네요.
  • 보라마녀 2009.09.11 10:19 추천
    표 파는 직원이나 표 받는 직원이 자리를 비운 적은 없지만, 관람관 앞을 지키는 분들은 어째 심드렁 하다 싶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