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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2012.01.16 22:10 추천:3 조회:2,663


신들의 섬 발리(Bali)에서 꿈을 꾸다 1.

 

 

길을 가다 문득

길위에 머물러 있는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바람이 스쳐 지나가고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먼 풍경 속으로 이어지는 길 위에서

그림자가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너는 지금 모든 게 길 위의

그림자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이 세상에서 언제나 가고 싶고,

가야 하고,

또 갈 수 있는 길은

바로 너로 인해 시작되는 길이야.“

 

                         - 정원진 ‘일본열도 7,000km 자전거로 여행하다’ 中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길을 떠날 때는 떠나야 하는 이유와

떠나면 안 되는 이유가 함께 있었고,

전에는 떠나야 할 이유가 많았을 때

길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떠나야 할 이유는

우리부부가 한 지붕아래 살기 시작한지

어느덧 20년이 되었다는 것과

지금 우리주위의 현실이 너무 암담하고

마치 사방이 높은 벽으로 막혀 있는 것 같아

이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도피하고 싶다는 생각

두가지 뿐이고,

 

그 반대로 지금 떠나면 안되는 이유는

큰 아이가 지금까지 가장 나쁜 성적을

수능에서 받아왔으며

그 결과 대학입시가 결정되지 않았고,

몇 일 있으면 작은 아이가 입학할 고교에 등교해야 하고,

 

지금까지 한 번도 아이들만 남겨놓고 길을 떠난적이 없었으며,

요즘같이 험한 세상에 딸아이 둘만 지내게 해도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고,

회사는 연말이라서 한해 중 가장 바쁜시기 이고,

더욱이 자리를 비운시기에 인사발령이 있을 것 같고,

또한, 올해 같이 어려운 시기에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적지않은 돈을 들여 길을 떠나야 하는가 등등...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가

거의 수십배(?)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나이 탓인지 고집만 늘어

그냥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목적지는 우연히 인터넷을 보다가

요즘 아이들 말로 필(feel)이 꽃힌 발리로 결정했는데,

Bali 는 지금껏 한번도 가보고 싶다고

생각조차 한적이 없는 곳 이였습니다.

그런데 다녀온 뒤 지금에 와서 보니

발리의 신들이 부른게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힌두교도 아닌데...

 

아무튼

그렇게 갑자기 12월20일부터 3박5일 일정으로

신들의 섬 발리로 떠났습니다!


balisurf.net

우리를 발리까지 데려갈 가루다인도네시아 항공 A330-300 여객기

12월20일인데 사진에는 19일로 되어 있네요~

(여행중간에서야 디카의 날짜설정이 잘못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balisurf.net

처음 타보는 가루다항공의 기내식 점심

괜찮은 편이였습니다.

인천출발이라 그런지 김치를 주는 센스까지...


 

인천에서 오전11:05에 출발한 비행기는 오후 5:05 발리에 도착합니다

(발리와의 시차는 1시간, 우리보다 1시간 늦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도착비자(Visa on Arrival)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1인당 $25 비자수수료를 지불하고 영수증을 입국심사시 여권과 함께 제출합니다.

여타 공항들과 다른 모습은 공항에서부터 환전소가 많이 있더군요.

파란간판들 대부분이 환전소입니다, 저도 조금 환전했습니다($100 RATE 8,800)

 


퇴근시간 교통정체로 공항에서 픽업서비스로 숙소인

Ubud Hanging Gardens 까지 약2시간이 소요 되더군요~

저녁 6시가 약간 넘으니 해가 지고(우리여름보다 해가 빨리집니다),

숙소위치가 생각보다 외진 곳에 위치해 Ubud 시내로 나가는 것을 포기하고

호텔내에 있는 Beddur Restaurant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식사2인,생수1병,빈땅1병 701,800Rp, 우리돈으로 약 88천원 식사는 맛있더군요)


Ubud Hanging Gardens 은 총38개 객실이 있는데

Anak Ayung River에 가까운 71번 Room을 배정받았습니다.

그런데, 밤새 물소리가 크게 들려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여정으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깊은 잠에 들지 못했습니다~

 

새벽에 잠에서 깨어 보게 된 지배인의 편지

호텔을 선택해준 것에 감사하고, 모든 staff가 편안하고 행복하도록 도울것이며,

레스토랑등 부대시설 소개하고, 셔틀버스가 교통정체로 운행거리를 단축한다는 안내,

그리고 마을학교를 위하여 도서관 및 컴퓨터 교실을 운영하는데

필요없게 된 책이나 잡지를 기증해주면 감사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는데,

고객에 대한 배려, 그 세심함에 감동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