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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2006.01.23 15:20 추천:14 댓글:4 조회:2,708

둘쨋날 아침.

부푼 마음 때문인지 자명종도 없이 아침 6시반쯤 눈이 반짝 떠졌습니다.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어 제꼈죠. 호텔은 발코니가 있어서 발코니 바깥으로 나무로 된 커피테이블이 놓여 있었는데 .....암튼 그건 둘째치구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이제야 발리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 밖으로 멀리 힐끗 인도양이 살짝 보이고 온통 호텔의 정원이었는데 호텔뒤에 있는 사람들 안다니는 그런 정원있죠?  야자수, 첨보는 열대나무등등...그런것들이 수두룩 빽빽..마치 밀림의 숲 한가운데서 하룻밤을 지낸 기분이더군요.. 오리도 한 일곱마리쯤 줄지어서 지나가데요...아...미치도록 행복해라.
...오빠야..네가 지금 쿨쿨 자고 있을 때가 아니야....흔들어 깨운후..호텔산보겸 아침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아침을 먹으러 나가다가 우리방에 청소를 하러온 하우스키퍼와 마주쳤지만 암 생각없이 룰루랄라 나가다가 오빠가 그럽니다. '우리가 팁 놔두었던가?'  이크!  역시 하루만에는 적응이 안되는구만....
다시 방으로 뛰어가서 직접 만 루피아를 주고...식당으로 go!

누사두아 비치호텔의 아침 부폐식당은 벽이 모두 없고 작은 인공연못과 징검다리 등으로 주위가 둘러쳐진 오픈식으로 되어 있어서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어요. 음식도 꽤 맛나고...게다가 재료를 직접 골라서 만들어주는 오믈렛은 아주 그만이예요. 오빠는 눈치가 보이는지 자기가 오믈렛을 받아와놓고는 나보고도 다시 자꾸 받아오라 그럽니다. 빵도 부드럽고 바삭하니 아주 맛있구....과일도 첨보는 과일이 몇 개 있어서 먹을 만 하더군요.
배터지게 먹은 후...이제 수영장과 바다로 진출할 시간입니다.
인터넷 서핑하다가 읽은 글을 보니 일찍 자리를 잡아야지만 그늘아래로 자리를 맡을 수가 있다고 해서 9시도 되기 전에 서둘러서 수영장으로 나갔습니다.

누사두아비치호텔수영장은 좀 깊고 넓더군요. 하지만 조그맣게 아이들 노는 풀이 따로 있어서 괜찮구요.. 수영장 물 정말 깨끗합니다. 깨끗한데도 소독약냄새도 안납니다. 바닥은 환하게 비쳐보이고 아주 끝내줍니다. 우리나라 웬만한 수영장 비교안됩니다. 벌써 수영장옆 비치베드에는 외국인들이 나와앉아서 체스를 두기도 하고 누워서 선탠을 하기도 하고...우리는 재빨리 그늘아래의 비치베드를 맡은후 수영장에서 멋지게~~ 수영을 했습니다. 
수영장에서 바로 비치로 연결이 되어 있는 구조라서 수영을 하다말고 바닷가 구경을 갔습니다. 아....더더욱 멋집니다.
눈앞으로 고즈넉히 좌악 펼쳐진 파란 바다....좌우양옆으로 길게 펼쳐진 모래사장...그리고 온통 바다를 향해 펼쳐진 비치베드들....더이상 평화로울 수 없는 나른한 광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늘자리는 이미 모두 주인이 있네요...하지만 첫날인데...그늘이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랴....하는생각에 바닷가에서 제일 앞쪽에 있는 비치베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곳은 호텔소유비치로 따로 되어 있는지 상인들이 별로 없습디다. 몇 명 있으면서 호객행위를 하기는 하는데 (나중에 꾸따에서 겪었던 것처럼)마구잡이로 달려들어서 하는 것이 아니고 몇 마디 걸다가 싫다고 의사표시를 하면 다시 다른데로 갑니다. 자기들끼리 모여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기도 하고 별로 귀찮게 굴지는 않더군요. 아마 시간이랑 상인수도 정해놓고 호텔에서 인가해서 받는 것 같았어요..
예전에 누사두아비치에서 수영을 하는 것에 대해서 본적이 있는데 사람들이 잘 안한다고 하길래 이해가 안갔는데 별로 깊은 것 같지도 않고 해서 그냥 바다로 수영을 풍덩!   했습니다. 
아...근데 한 40-50미터정도밖에 헤엄쳐가지않았는데 갑자기 물속으로 고개를 집어넣는 순간 시퍼렇기도 하고 시커멓기도 한 것들이 온통 바다밑에 깔려 있는 겁니다. 허.허. 허...전 솔직히 그때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답니다.
밑에 시커먼 풀들이 쫘악 깔려 있어서 내 발목을 감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 떨면서 수영하는 것....전 그날 이후 다시는 바닷가로 수영안갔습니다. 포지션 바꾸며 썬탠만 해대고 그냥 수영장에서 열심히 푸아푸아 했습니다. 

그날 저녁엔 말로만 듣던 짐바란으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6시 반쯤에 해가 진다길레 5시쯤 여기서 나가야겠다 맘을 먹고 4시쯤 주섬주섬 짐을 꾸려 숙소로 향했습니다. 나가려고 하는데 오빠가 그럽니다.
'해가 아직 중천인데 저게 한시간 반만에 확 질까?'
.......모르죠.
처음 택시를 타게 되서 조금 겁을 집어먹고 일단 호텔밖까지 나가서 블루버드 택시를 잡아타고 가기로 결심했죠. 그래서 호텔밖으로 걸어나가던 중 호텔 셔틀버스같이 생긴 차가 멈춰섭니다.  어디가느냐? 짐바란 시푸드먹으러 간다. 거기까지 가는 차가 있다.  내가 거기까지 가는 차있는데까지 안내해주겠다. 가는데 얼마냐?   4만 루피아...음.....생각보다 싸게 부르네...라고 생각하고 그차를 탔지요. (나중에 블루버드 택시를 타서 봤더니 꾸따에서 누사두아까지 6만루피아정도 나오더라구요...기름값이 올랐나봐요) 호텔을 순례하는 차인지 누사두아에 있는 이호텔 저호텔 두세군데 들러보더니 흰 봉고차들이 모여 있는데에 내려줍니다. 흰 봉고차운전수에게 돈을 주면된다고 자기에겐 안줘도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정말 안줘도 돼? 잠시 고민하다가 에이쒸 모르겠다. 하고 오천루피아를 쥐어주었습니다. 
그 봉고차는 제휴(?)하는 음식점이 있는것 같습니다. 마타하리라고 하는 식당앞에 내려줍니다. 아직 해가 쨍쨍이라 손님은 전체적으로 별로 없습니다. 일단 그 음식점을 통과하여 해변쪽으로 나와 죽 둘러보니 정말 사진에서만 봤던 짐바란 식당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자...이제부터 흥정이다.!!! 맘을 굳게 먹고 메뉴판을 가져오라고 주문했습니다.
착하게 생긴 총각이 메뉴판을 갖고 옵니다. 아니 음식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환영한다고 꽃을 귀에다 꽂아주고 환영음료라고 환타같은 음료수를 두잔줍니다.....에이..부담스럽게시리..
메뉴판을 보니 랍스터가 35만, 새우가 18만, 조개 12만....뭐 이렇게 기억납니다.  그동안 가격을 좍 섭렵했거만 흥정할려니 아무생각이 안납니다. 그냥 너무 비싸다고 딴데로 가자 ...우리끼리 그러면서 일어섰더니...총각이 얼마를 원하냐고...잠시 고민...삼분의 일로 깎으라고 얘기듣긴 했는데 너무 터무니없이 깎으려니 좀 미안한 생각도 들고-아직 아줌마정신이 부족함!!!발리부적응!!!흑흑/그래서 그냥 35만에 산 랍스터 1키로, 산새우 1키로 이렇게 흥정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막심..어쩌자고 더 매정하게 팍팍 깎지 못했을까? 발리섶에서 그동안 웹서핑한게 낮뜨겁다...하고 혼자 중얼중얼) 오빠는 싸게 먹은 줄알고 좋아라 하는데 전 우울합니다. 다만 오빠가 그거 먹고 배안부르다고 해서 더 시키면 이 무슨 쪽팔림인고...(35만에 씨푸드를 먹었다..하면 그래도 기분이 나은데...40만에 먹었다 하면 왠지 어감이....^^;;)
다행히 배부르다합니다. 휴우....
앗참 한가지 맘에 걸리는 것은 랍스터와 새우를 잡을 때 들어와서 보라고 했는데 랍스터 잡는 것은 봤는데 새우잡는것까지 안보고 왔다는 거예요. 나중에 음식 나올 때 보니까 새우가 한 반정도 크기로 조그매졌어요. 아무래도 우리가 잡을 때 봤던 새우가 아닌 다른 새우같은데....직접 보지 않아서 뭐라고 할 수도 없고....새우가 요리한다고 쪼그매지는 것 같지는 않은데....앞으로 여러분들 거기 가셔서는 끝까지 다 잡는 거 보고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암튼 음식을 그렇고 밥을 먹으면서 해가지는 것을 보고 있자니 정말 기분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제일 앞에 앉은 관계로 잡상인들이 꼬입니다. 전 신기한 것을 보면 뚫어지게 쳐다보는 스타일이라서 상인들이 들고 왔다갔다 하는게 뭔가 하고 쳐다봤는데 그틈을 놓치지 않고 달려옵니다. 그 이후로는 그들이 없는 곳만 쳐다보려고 노력했죠.

씨푸드를 먹고 해가 질때까지 열심히 사진을 팡팡 찍어댄후 어디로 갈까 잠시 고민...
일단 오늘은 꾸따근처까지 왔으니 한번 구경하고 가지 않으면 섭하지....하는 생각에 가게에서 서비스로 차태워주는 아저씨에게 꾸따 스퀘어로 가자고 주문. 
꾸따 스퀘어로 접어드니 분위기가 다르더군요...휴양지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저리가라고 여러나라 사람들이 왁자지껄 정말 다른 분위기....나름대로 넘 좋았습니다. 일단 디스커버리 몰앞에서 내려서 맛있다고 하는 브래드 토크 빵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는 빵..진짜 좋아하거든요. 어제 못산 간식 한풀이하듯이 맛있어 보이는 빵을 열개정도 샀습니다. 
빵뭉치를 들고 이제 꾸따 시내로 나섭니다. 이쁜 비키니수영복이 많다고 해서 수영복가게 순례에 나섰습니다. 가게마다 여기저기서 잡아끄느라고 난리였지만 전 발리섶에서 프린트해간 지도를 들고 씩씩하게 앞서 걸었죠. 1시간쯤 걸어 헤매다가 서퍼걸을 찾아냈습니다. 처음엔 작은 골목같은 것은 지도에 안나온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지도가 너무 자세해서 나중에는 골목처럼 보이는 것만 있으면 앞에서서 고민고민.
서퍼걸에서 옷을 싸게 살줄 알았는데...예상외로 정찰제인제 가격표가 일일이 다 붙어 있었어요. 깎으라고 얘길 듣긴 했는데...정찰표가 붙어있는데도 깎을 수 있을까? 아아...좀더 자세히 읽어보고 올걸...후회후회. 매장은 깨끗하고 물건도 꽤 괜찮고 좋았습니다만....가격을 깎지 않으면 의의가 없잖아요. 한국에서 살 때랑 똑같은데...

결국 소득없이 가게를 나선후 우리는 피곤에 지친 몸을 달래기 위해 맛사지를 받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언젠가 여기서 추천해준 데와데위미용실...을 찾아헤맸습니다. 그것도 역시 뽀삐스 골목 구석에 콕 박혀 있었죠. 하지만 서퍼걸을 찾을 때 지도를 모두 파악한 우리는 데와데위 미용실을 아주아주 간단하게 찾았습니다. 
데와데위 미용실을 정말 작고 허름하고 (한 3평정도) 마사지받은 방은 커튼으로만 간단하게 쳐진 곳 한군데...
그곳으로 미리 갔던 한국분이 꽤 있었던지..아님 경미리님이 미리 소개를 하신모양인지..우리가 그곳을 기웃거리니까 주인아저씨가 'korean?' 하고 물어보는거 있죠. 
처음에 가격이 씌여진 작은 프린트물을 나눠줍니다. 가격이 워낙 싸서 깎을 것도 없습니다. 우리는 전신마사지 한시간반짜리 45000루피아짜리로 결정하고 안내해준 침대에 누웠습니다. 에어콘은 없고 천장엔 환풍기인지 선풍기인지 하는 것만 느린속도로 뱅뱅돌아가는데...오빠가 그럽니다.
'근데 우리 설마 이 더운데서 에어콘도 없이 하는거야?'
이씨..몰라. 이 부르조아야. 시원하면 됐지 뭘. 여기 진짜진짜 잘한데.

여기는 종이팬티도 안줍니다. 그냥 팬티만 입고 엎드리라고 합니다. 그리고 발부터 마사지를 시작하는데...와우우우우우~~~! 정말 넘 시원해요. 온몸이 흐물흐물 녹아서 움직일 힘이 없을 것 같았어요. 진짜 마사지 잘하시더군요. 나중에 오일로 할 때도 넘 시원하고...팁을 만루피아씩 각각 주었는데도 팁이 아깝지도 않았고 ...팁을 줬는데도 우리나라돈으로 만천원밖에 안한다니 ....꼭 다시 와야겠다고 결심.

마사지를 한시간 반동안 받고 나니 벌써 11시가 다 되었습니다. 이제 몸도 풀리고 하는데 빨리 숙소로 돌아가서 빵먹고 쉬어야겠다...서있던 청록색 미터택시를 잡아타고 누사두아호텔로 향하니 11시 반쯤 되었습니다. 숙소로 돌아가서 배고파서 빵을 뜯었습니다. 이것저것씩 시식을 해보고....아...빵 너무 부드러워요. 특히 설탕빵.  초코렛을 덮은 페스츄리도 진짜 부드럽고...보통 초코렛덮으면 딱딱해지잖아요. 근데 이건 안그렇더라구요. 
나머지 빵은 내일 아침으로 먹자...하고 마사지로 노골노골 해진 몸을 이끌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셋째날..
오늘은 누사두아비치호텔에서 묵는 마지막날입니다. 내일부터는 꾸따에 있는 오아시스호텔에서 묵기로 했으므로 오늘만큼은 누사두아비치의 한적함을 맘껏 느끼면서 호텔에서 늘어지게 지내기로 계획을 세웠지요.
역시 아침 6시 반에 기상- 오빠를 흔들어 깨우니 오빠가 졸린 목소리로 그럽니다 ' 야..너 대단하다. 너가 자명종이다'
하지만 발리까지 여행와서 늦잠을 자면 너무 아깝잖아요. 
호텔아침은 이미 경험을 했으므로 오늘 아침은 어제 사온 빵과 호텔에 비치된 커피로 아침을 대신하기로 결정!
오빠가 잠을 깨는 동안 저는 발코니에  빵을 주르르 셋팅해놓고 커피와 잉글랜드 모닝티 한잔을 타서 갔다놓았습니다. 아침준비 끝!
발코니에 앉아 가끔씩 새가 우는 소리를 들이면서 정글같이 생긴 바깥을 내다보면 먹는 아침은 정말 넘 좋았어요.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가운만 입고 밖에 앉아있는데도 하나도 거리낄 것도 없구요. 너무 편했습니다.\

오늘은 정말 늘어지게 선탠이랑 수영한번 해보자...하고 아침 8시부터 밖으로 나갔습니다. 역시 바닷가 비치베드는 텅텅...하긴 아침 8시부터 수영복입고 설치는 사람이 많기가 쉽지 않겠죠?
그늘밑의 비치베드에 일치감치 자리를 잡고 누웠습니다. 어제 심하게 선탠을 한탓에 피부가 벌겋게 성이 나있어서 오늘 저는 그늘밑에만 있어야 된다고 오빠가 신신당부를 하고 자기는 태양밑에 가서 누웠다 옵니다. 풀바에서 쥬스를 시켜먹고 나란히 누워서 MP3로 음악을 들으면서 책도 읽고 엎드려서 낮잠도 자고....간간히 수영장에 방문하여 수영도 해주시고...아 너무너무 한가하고 평화로운 오후입니다. 이렇게 한참동안 뒹굴거렸는데 겨우 점심먹을 시간이네요.
오빠가 너무 행복해합니다. 하루가 너무 길다고.

오늘 점심에는 여기의 어느분이신가가 추천해주신 울람(ulam)에 가서 이칸 바카르 를 먹고 오기로 하고 대충 씻고 수영복을 갈아입은후 호텔을 나섰습니다. 근데 그 가게가 어디 있는지 몰라서 컨시어지에 물었더니 컨시어지에서 친절하게도 직접 그 가게로 전화를 걸어서 픽업하러 온다는 것입니다. (여기는 원래 가게에서 픽업문화가 널리 퍼져 있는건지...아님...특별히 고마워해야되는건지...잘 모르겠습니다.)아무튼 감사의 뜻으로 컨시어지맨에게 만루피아를 주고 픽업하러온 차를 탔습니다.

울람이라는 가게가 왠지 유명한 목록에는 다 나와있지 않아서 좀 조그맣고 칙칙하고..그런 분위기를 상상했는데 생각보다 고풍스럽고 약간 전통적인 분위기도 나고 괜찮더군요. 테이블 세팅도 괜찮고 촛불을 켜면 약간 로맨틱할 것 같기도 하고...가게도 꽤 큽니다. 아줌마가 오더니 음식주문을 받는데..솔직히 그 아줌마는 음식주문보다 마사지주문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아요. 이칸 바카르를 시켜서 먹는데 계속 마사지 생각해 보라고 하고...눈치주고...그럽니다. 
음식은 진짜 빨리 나옵니다. 한 10분도 안되어서 나오는데 진짜 구운 생선을 매콤한 삼발소스에 찍어먹는 맛은 기막힙니다. 오빠는 생선 두마리를 꿀꺽 하고 내껏까지 먹습니다. 빵먹어서 약간 느끼한데 너무너무 딱맞는 맛이라고 무지 좋아하면서 ...전 넘 뿌듯했죠. 
우리옆에 신혼부부인지 한쌍의 커플이 앉아있었는데 한국인이었습니다. 자기들끼리 한국말로 얘기하더니 돈을 내고 가이드와 함께 가더군요. 아...그순간 또 뿌듯했습니다. 우리는 가이드 없이도 이렇게 멋지게 잘먹고 잘놀고 다니다니...오빠. 날 좀 자랑스러워 해봐..라는 눈빛을 팍팍 보냈습니다. 
식사를 마친후 가려고 하니까 아줌마가 마사지 얘기를 또 꺼냅니다. 에이 귀찮아라. 고맙지만 됐다고 정중한 미소로 거절하고 나오는데 아줌마 좀 불친절한 듯 합니다. 아까 다른 손님이 가려고 할 때는 차가 필요하냐는둥, 디저트가 어쩌구 저쩌구 하더니 우리가 나갈 때는 암말도 안합니다. 
치사하고 더러워서...우리도 걸어간다야.

근데 우리호텔이 어디붙었는지 전혀모르면서 걷기 시작한 용감한 우리. 누사두아 지도는 없고..
일단 간식광인 우리는 지나가다 보이는 슈퍼로 들어가 또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한봉지 삽니다.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일단 걷다 보면 무슨 수가 나겠지' 라는 간단한 생각도 아무 생각도 없이 걷기 시작한지 3분쯤 지나자 어디선가 바람처럼 나타난 택시기사가 호객행위를 시작하더군요.
누사두아호텔까지 3만!.............허걱 이런 미X....우리는 암말없이 흥정할 생각도 없이 휙 몸을 돌려 걷던길로 마저 걷기 시작..다시 한 사람이 와서 2만! 우리는 다시 외면...
'얼마면 되는데?'라고 묻는 기사 . 우리는 5천(^^)을 불렀습니다. 사실 블루버드 택시도 빙빙돌면 만루피아는 나오더구만.
기사가 고개를 설레설레 젓더니 만에 태워주겠다며 아예 택시쪽으로 안내합니다.
우리는 그냥 가려다가..사실 아무리 튕겨도 어쨌던 택시는 타야되잖아요. 길도 모르는데.. 고작 천원인데 그냥 타자...하는 오빠의 부추김에..냉큼.

만루피아로 오는것까진 좋았는데 택시기사 두명이 타서는 한명은 느릿느릿 (한 20키로)운전하고 한명은 뒤로 몸을 아예 돌려서 우리를 상대로 예약장사하느라 정신없습디다.  이쒸...귀찮아. 담부턴 이런택시 타지 말아야쥐...

점심을 배부르게 먹은 우리는 잠시 낮잠을 2시간정도 자준후-어차피 태양쨍쨍인 시간이라 선탠도 못한다고 자기합리화를 한후-3시가 넘어서야 다시 수영복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바닷가로 나갔습니다. 
다시 바닷가에서 뒹굴뒹굴....저녁먹을 시간까지.
꾸따에 알아놓은 좋은 식당이 많은데 저녁만 먹으러 나가자니 택시비가 아깝고...내일부터 꾸따에 있을 테니 오늘은 그냥 호텔식당에서 분위기함 내보자..라는 의견일치하에 우리는 수영장사이드에 자리잡은 라자스레스토랑(전통 인도네시아 레스토랑이라고 합니다.)으로 향했습니다. 라자스레스토랑은 남자는 칼라가 있는 옷을 꼭 입어야된다는 이상한 룰이 있습니다. 이상하죠. 핫팬츠도 숏나시도 슬리퍼도 다 되는데 남자가 칼라가 없으면 안된다니...암튼 그런관계로 그곳의 칼라있는 꽃무늬남방(옛날 우리나라 70년대 유행했던 옷같이 생겼음)을 오빠는 빌려입고 수영장이 내다보이는 오픈된 식탁에 앉았습니다. 
참 우리나라의 호텔식당과 다른점은 우리나라같은 경우는 메인메뉴를 시키면 애피타이저..수프...메인디쉬...디저트까지 다 나오는데 여기는 하나하나 다 시켜야 됩니다. 메뉴판도 다 따로따로 되어 있어서 애피타이저 메뉴판을 갔다준후 음료메뉴판을 갔다주고 메인디쉬....이렇게 따로따로 시킵니다. 음식은....뭐 그럭저럭 먹을 만은 하지만 매우 인상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만약 호텔의 분위기나 한번 경험해보자..분위기가 아니었으면 좀 돈이 아까울 ...저는 비프어쩌구...하는 걸 시켰는데 뭐  우리나라에서 시켜먹던 그런거였고..오빠는 씨푸드 어쩌구..하는 걸시켰는데 정말 양 작습니다. 
그전날 짐바란가서 씨푸드 안먹었으면 그거 먹고 눈물날뻔 했습니다.
남성밴드 4인조가 테이블마다 돌면서 노래를 불러주는데 노래 참 잘하더군요. 분위기도 있고...정말 로맨틱해요. 근데 익숙치가 않아서 눈을 어디로 돌려야될지 좀 난감했습니다. 아무튼 신혼여행이나 그런 경우에는 한번 가볼만 합니다. 

식사를 끝낸후 사진기를 들고 수영장, 밤바다...여기저기를 걸으면서 사진을 찍고 ....원래 계획으로는 방에 돌아가 수영복을 가지고 나와서 밤수영을 하자. 가 계획이었는데(호텔수영장은 8시까지 이용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요...수영장 스탭에게 물어봤더니 그 이후에도 수영은 할 수 있는데 라이프가드가 없어서 안전에는 책임을 질 수가 없다.고 그러더군요. 암튼 수영자체는 가능하다고 해요.) 왜냐면 누사두아호텔 수영장이 밤에 수영장안벽에서 비치는 조명때문에 너무 예뻤거든요. 한데 숙소에 돌아오니 너무 피곤해졌습니다.
한것도 없는데 피곤이 몰려옵니다.
잠깐 한시간만 쉬고 나가야지....하던중 그냥 곯아떨어졌습니다.

아....너무 길고 지루하게 썼나요..?
다음내용은 좀 있다가 올릴께요.....

  • 경미리 2006.01.23 22:58 추천
    하하,,알콩달콩 간식커플,,,이시네요...^^
    둘쨋날,,꾸따에서 너무 일찍 집에 가신거 아니에요?
    데와데위에서 러기안 쪽으로 쫌만 더 걸어가시면,,아니 서퍼걸에서 쫌만 더 걸어가시면
    클럽이 많아서 꼭,,음주가무가 아니더라도 볼거리 많았을텐데...
    다음편도 기대됩니다^^
  • hariya 2006.01.24 00:04 추천
    너무 너무 잼나게 잘읽었습니다. 제9월여행에 많은 돔이 될듯합니다..ㅎㅎ,,울아들과도 함께 즐길만한 꾸따의 나이트타임은 없을런지..ㅎ
  • hesu 2006.01.24 19:01 추천
    꾸따편이 기대됩니다~
  • 민트 2006.02.28 23:02 추천
    저랑 같은 호텔에 묵으셔서 자꾸 연상이 됩니다ㅋㅋ 근데 기름값 진짜 많이 올랐나봐요~ 전 작년여름에 갔을때 꾸따에서 누사두아까지 블루버드로 4만루피아 정도 나온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