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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2011.09.13 17:53 추천:9 댓글:9 조회:3,128
balisurf.net
                                                                                                                         monkey attack (photo by daniel)


갓구운 발리여행 후기 올립니다.
3박 5일 일정으로 다녀온 자유여행자 1인이며, 
아직 BALI Beginner 입니다.

9월 8일 덴파사 공항에 내렸습니다. 시간은 오후 5시로 공항문을 나오자, 00투어, 00여행사 라고 푯말을
든 발리인들이 저를 반기더군요. 장사진을 이룹니다.

가이드북에 나온데로, 오른편으로 꺾어서 공항 Taxi service 매표소로 갔습니다. 물론 좀 헤매다가 베스킨라빈스 발리니스 (발리사람)에게 물어서 알아냈죠. 그때 막 헤매고 있는 한국여성을 만났는데, 저는 언니같아서 "공항택시 타고 같이 가실래요?"하고 물었더니 마치 발리사람 보듯이 저를 바라보더군요. 불안한 눈으로.. 여행사 직원들 만나기로 했다며.

공항택시 매표소 앞에서는 주로 western 사람들이 많았어요. 거기서 꾸따 가는 표를 샀습니다. 55000 루피아 였어요.  저를 배당(?) 받은 택시기사는 제가 한국에서 공부한데로 "결혼했냐"고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아직 아니다. 내년에 할 계획이다"고 뻥을 쳤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풍습이 있다는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한국의 신혼부부들을 많이 만난다"며 이런저런것들을 물어보더군요. 나중에 안것이지만 발리의 택시기사들은 다른 발리사람들보다 자유롭고 호기심이 많으며 영어도 잘 합니다.

창밖으로 발리의 하늘, 그리고 발리의 냄새, 발라의 스쿠터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막 설레이기 시작합니다.

저의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이라고 인터컨티넨탈, 그랜드호텔 등 위로 솟은 건물을 생각하면 안됩니다. 낮은 건물 2층짜리로 가운데 수영장이 있습니다. 아늑했습니다. 숙소에는 슬리퍼가 없어,  드레스업용 하이힐을 갖고 갔었는데, 이게 실내용 슬리퍼로 활용이 되었네요. ㅎ
발리의 향이 코속을 파고 들더군요. 발리의 전통음악도 정수리 언저리에서 춤을 춥니다.

다음날 꾸따비치에서는 매력적인 서퍼들을 만날수 있습니다. 거기 백사장에 앉아 구경을 하는데, 발리니스 아주머니가 장신구들을 들고 이고 와서 보라고 합니다. 그래서 구경하면서 "아름답다"를 연발하고 팔찌 몇개를 샀는데, 패티큐어 매니큐어를 하라며 어떤 발리 아주머니가 다가옵니다. 그래서 가격 흥정을 하는데, 한 발리 청년이 "대장금 한국드라마 넘버원"이라며 타투(임시용)를 하라며 내 발을 들어서 자기 무릎에 올려놓는 겁니다. 가이드 책에서 보았던 발리인들의 강매가 시작된것입니다.
그런데, 살짝 즐겨보기로 하고 가격 흥정을 했습니다. 발리의 타투남은 이미 드로잉을 발에다 하고 있더라고요. 거기다 "맛사지~"하며 등을 만지는 아주머니까지.

어쨌거나 이들 발리인들에게 가장 좋은 가격흥정은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내가 널 믿을수 있겠니?" 라고 말하는것이라는 노하우를 짧게 터득했습니다. 흥정에 자신이 없으면 이 아수라장에는 끼지 않는게 좋을것 같아요. 어쨌거나 패티큐어와 매니큐어, 타투를 받고 한 아주머니가 가격에 불만이 있다고 하자 제가 그냥 안아주었습니다. (그래도 돈은 얼추 많이 뜯겼어요)

호텔에서 점심을 시켜먹는데, 직원이 옆에 와서 혼자 밥먹는 나에게 말을 거는 겁니다.  그 직원은 밥을 다 먹을때까지 제 옆에 있어서, 팁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태닝베드에 누워 휴식을 레알로 즐겼습니다.

다음날 우붓. 몽키포레스트에서 만난 원숭이들은 정말 인상적이더군요. 그때처럼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하찮게 보일때가 없는것 같아요. 마치 사람처럼 옆을 지나고 앞을 거슬르며, 가방에 있는 바나나를 달라고 손을 내미는 등 사람과 똑같이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제가 안주자 저를 올라타더니 강제로 뺐더군요. 발리에서는 신성시되는 동물이 있는데, 흰소와 어떤새 (something bird) 그리고 템플에 사는 원숭이라고 합니다. 이 원숭이들은 두려움도 없고 편견도 없고, 그저 원숭이로 사는것에 만족하며 때로 화를 내고 (나처럼 바나나가 있는데 안줄때, 혹은 자기 새끼들 가까이 사진을 찍을때) 싸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서로 털을 골라주기도 하고, 혼자 앉아 멍때리고 있습니다.

우붓의 길은 평화롭고, 우붓의 궁은 작지만 오버하지 않는 위엄이 있더군요. 어떤 아주머니의 도움을 얻어 다른 관광객이 들어가보지 못하는곳에 들어갔는데, 거기서는 탁자를 뒤집어 놓고 칠을 하는 두 사람을 만났습니다. 역시 한국 드라마 굿이라고 이야기 하더군요. 그리고 저보고 이쁘다는 말도 잊지 않고. 으히히히...

마지막날 호텔의 와얀(첫째. 발리사람의 이름은 똑같다)에게 소개 받은 가이드 끄뜻(넷째)를 통해 누사두아를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 보트와 터틀아일랜드가 유명하다고. 원래는 짐바란으로 갈 계획이었는데, 한번 믿어보기로 하고 누사두아로 출발했습니다. 거기서 보트를 타고 터틀아일랜드로 들어가는데 비용은 300만 루피아니까 꽤 비싼 편이죠. 6~7인용 보트를 혼자 타고 바람을 갈랐습니다. 운전하는 지미와 함께. 지나가는 관광객들도 신이 나서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더군요.  바다위를 달리니까 이렇게 서로 마음을 열게 해주네요.

보트는 좋지만, 터틀아일랜드는 정말 볼것이 없어서, 가지 않는게 좋습니다. 아주 조잡한곳입니다. 다시 배를 타고 나와 끄뜻에게 아주 실망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동물을 리스팩트 하지 않는것은 좋아하지 않아"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울루와뚜사원에 갔는데, 거기도 역시 원숭이가 있습니다. 이 원숭이들은 아주 고약해서 제가 한눈을 판 사이 저의 선글라스를 채가버렸습니다. 빛이 너무 강해 잠깐 쓰고 있던거였거든요. 거기 상주해 있던 발리니스가 원숭이와 과자로 딜을 하자 이 원숭이가 과자를 받고 저의 선글라스를 돌려준다는게 그냥 돌계단위로 던져 버렸습니다. (이렇게 제 물건을 찾아주면 그 남자에게 얼마의 돈을 주어야 합니다)

신성한 사원에서 샤롱을 입는 저는 "저 원숭이 새끼"하면서 욕을 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코받침이 부러진 채로 오후 6시 석양을 볼수 있는 원형극장에서 남자들의 춤인 께작 을 보았습니다. 이춤은 음악없이 남자들의 원숭이 소리인 깨,짝, 푸, 쉬 등으로 춤과 퍼포먼서를 하는것인데, 동작, 의상, 불을 이용한 퍼포먼스가 너무 강렬해서 원형적인 어떤 것을 흔들어 깨우는 듯 했어요.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울루와뚜 사원을 끝으로 저는 한국에 왔으며,
이제 부터 발리의 여행은 시작된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행에 도움을 준 발리서프 너무 고마워요. 그리고 발리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 모두
준비 잘 하시고, 행복한 시간되세요~
  • jin 2011.09.14 23:28 추천
    글 읽고나서 너무 행복해졌어요~
    마치 발리에 도착한것처럼 순간 코에서 발리냄새가 나고 발리소리가 들리는것 같았어요~
    저도 울루와뚜 원숭이한테 이를 갈았더랬죠~ㅋㅋㅋ
  • prtank 2011.09.15 09:11 추천
    서정적인 후기 감사합니다~~
  • Daniel 2011.09.15 11:32 추천
    원숭이 습격사건 현장 목격자입니다...ㅋㅋ
    사진을 보니 낚시꾼 청년이 생각나네요.
  • realhoya 2011.09.15 12:00 추천
    설마;; 터틀아일랜드 30만 루피아 아닐런지요? 300만이라면 대략 난감 ^^;
  • catherineson 2011.09.15 13:09 추천
    옷.. 쓰리헌드래드사우전 루피마. 늘 헷갈려서.. 30만 루피아 맞네요.
  • catherineson 2011.09.15 13:11 추천
    그 새우잡던 '맨발의 기봉'이 닮은 분요?
  • kys72 2011.09.16 09:18 추천
    울루와뚜 원숭이들 아주 유명하죠... 성질도 더럽고... 거기 상주해 있는 발리니스들도 유명하죠... 원숭이와 대화를 한다는... "6대4다"...^^;
  • realhoya 2011.09.16 14:46 추천
    일전에 저도 선글라스 당해서 옆에 할머니가 돠주셔서 그할머니한테 돈주는데 옆에서 알짱대던 할아버지가 와서 그돈 너무 작다며 더 달라고 태클 걸던게 생각나네요 ㅎ;
    그 할아버지랑 인상 긁고 할머니한테 돈드린 기억이 ㅋㅋ; "6대4"였군요 ㅋ
  • malimali1234 2011.09.16 15:00 추천
    발리에 처음 왔을때 똥폼잡고 명품고무줄로 머리묶고 갔다가 뺏겼는데 6/4가 안이루어졌는지 나무위로 올라가 다뜯어버리더라구요.....ㅠㅠ
    지난달에도 머리꼭대기에 꽂힌 머리핀뺏을려고 제머리를 쥐어뜯어놨어요.....
    어케 복수할까 고민중이예요.............. 3_8_14.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