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 페스티발 2006이 7/16~8/16 동안 열린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지역 축제가 현지인은 배제된 채 여행자를 위한 '호객성 이벤트'라는 인상이 있어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붓에서 만나는 현지인들마다 '오늘 밤 축구장에서 무슨 공연이 있다던데' 하는 말씀을 많이 하셔서 7/24일 저녁 축구장으로 나갔습니다. (특히 무료라니까 ^^)
축구장 한가운데 마련된 공연장입니다. 뒤에 큰 무대가 있는데, 여기서 하는 행사는 못봤네요.
공연이 언제 시작할지 몰라 주위를 둘러보니 데위시타 거리쪽에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더군요.
박소도 먹고
튀김도 사먹었습니다. 두부 외에는 우리랑 맛이 비슷하더군요.
한쪽에선 장난감도 팔고, 각종 잡화도 팔고... 그런데 가게분들 대부분 영어를 잘 못해서 오래간만에 바디 랭귀지를 써봤습니다. 이때부터 이 행사가 외국인 대상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죠.
축구장 한쪽에는 우붓 화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하나의 긴 천에 구역만 나눠서 그린 것 같은데, 축제 기간 끝난 뒤 훔쳐오고 싶더라는... ^^;
어두워지니 사람과 오토바이가 모여듭니다. 사진에서 느낄 수 있듯이 외국인보다 현지인들이 훨씬 많습니다. 공연 보는 대신 축구장에 둘러앉거나 오토바이에 앉아 이야기도 나누거나, 열심히 '작업'하는 어린(^^) 남녀들도 보이더군요.
공연은 8시가 훨씬 지나서 시작했습니다. 이날 공연은 레공 댄스라고 했는데, 우붓팰리스에서 본 거랑 완전히 다른 내용이더군요. 아래 사진의 시커먼 건, 무대 코앞에 자리잡은 동네 꼬마들입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개구리 왕자랑 이야기 구조가 비슷한데, 개구리역 맡은 배우들이 진짜 '개구리복'을 입고 나와서 한참 웃었습니다. ㅋㅋ 그런데 아래 오른쪽 사진에서 보듯이 배우들이 공연 도중 관객들 속으로 뛰어 들어오는 등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의 기존 공연과 달리 마당극이나 난장 분위기가 물씬 느껴져 신선했습니다.
무척 만족해서 다음날(7/25) 밤에 또 갔더니 이번엔 엄청난 현지인들이 모여있더군요. 이날은 Jegog(bamboo Gambelan) 공연이었습니다.
여자 배우가 한 명씩 나와 먼저 춤을 춥니다. 한참 자신의 매력을 발휘한 뒤 오른손에 든 부채로 관객 중 한 명을 찍습니다.
그 관객은 이제 여배우와 함께 에로틱 춤대결에 들어갑니다. 한국 나이트클럽에서 벌어지는 '남녀 짝짓기'를 연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때 대나무 악기로 구성된 악단의 음악이 빛을 발합니다. '작업'의 분위기에 따라 즉흥적으로 전개하는데, 제가 워낙 '애드립'을 좋아하다보니 뿅 갔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심하게 '들이대는' 반면
나이드신 분들은 찍히면 나가길 꺼려하지만, 일단 나가면 음악에 맞춰 코믹하면서도 리듬감 넘치는 춤사위를 보여줘 '정말 멋있다'는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특히 코마네카나 카자네 등 아는 업소의 분들도 많이 볼 수 있어 반가웠는데, 춤이 끝나고 난 뒤 아내에게 용서를 비는 모습이 재미있더군요.
가끔 외국인도 불러내는데,
아래 총각(?)은 현란한 스텝을 보여 인기를 끈 덕인지, 두 번이나 찍혀 나오더군요.
이후 다른 일정 때문에 아쉽게도 참가하지 못했는데, 8월16일까지 우붓에 가시는 분은 우붓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에 가셔서 꼭 일정을 챙기시기 바랍니다. 아래 현수막을 보면 음악회, 패션쇼 등 다채로운 행사가 있는 것 같으니까요.
외국인 여행자를 위한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라
우붓인들이 즐기는 잔치에 외국인도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멋진 축제,
우붓 페스티발 2006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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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설명과 사진들 잘봤습니다...8월16일 안에 발리갈 계획이 없는저로써는 그림의 떡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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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게는 지난 7월 12일부터 했습니다.
http://balisurf.net/article/?/bali_info/1/281
야니님 말씀대로 외국인 호객성 이벤트가 아니였고 우붓과 그 근교 반자르의
화합 목적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문화 축제로의 의미보다는 이번 행사가 가졌던
더 중요한 내용은 의료 봉사, 여성 인권, 자연 보호등이 었습니다.
수백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온 동네를 다 돌아다니며 청소 하고 무료 의료 봉사하고 했으니까... -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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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ape님, 발리 갔다와서 우붓 페스티발 자료를 검색하면서 발리디스커버리 기사도 봤는데, 웬지 두 행사가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건 슬로건도 다르고, 행사 기간도 다르고...
우붓에서 좋은 행사가 열린다는 점 만으로도 우붓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
저도 하나는 슬로건이 하나는 "Spirit of Bali Revival"라고 두가지가 다른가? 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우붓 페스티발의 프로그램중에 하나였던 모양입니다. 하기야 행사 이름이야 뭐 중요하겠습니까? 그것보다 최근에 동네 반자르(발리에서 어떤 특정 단체보다도 이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단위로 봉사 활동을 자체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것이 참 의미있다고 봅니다. 아직까지도 "반자르"하면 하릴없는 발리 남자들이 모여서 블랙 매직이나 논하고 아락이나 마시며 밤새 농담 까먹기나 하거나 외국 거주자들 돈을 어떻게 빼먹을까 궁리하는 곳이다 하는게 여기 사람들 생각입니다.
오늘 우붓 간김에 축구장에 갔더니 올려주신 사진의 고렝고렝안(튀김)은 여전히 팔더라고요.
속이든 두부(타후 이씨) 튀김 강추~ -
속이 든 두부 튀김은 속이 없는 두부 튀김이랑은 다른 거지요? 저희가 먹은 튀김 중에서 유일하게 두부 튀김만 맛이 의상했는데...
야시장스러운(?) 곳을 우붓에서는 보기 힘들었는데, 연중 상설로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 이 곳에서 escape님께 한 턱 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