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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발리서, 
이렇게 내도록 비가 크게 내리는 것을 처음 겪었습니다.
빗속에 어딜 가지도 못하고 호텔에서만 지내다가..
그렇게 호텔방안에만 있으면..
여기가 발리인가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23일부터 매일..
비가 내립니다..

숙소인  mercure 발코니서 바라본 정원은..
하루종일 비가 어찌나 거세게 오는지..
시끄러워 잠을 이루기 힘들 정도였으니까요..

빗발은 사진에 잡힐정도로 굵게 끊임없이 왔어요..
비올땐, 바람도 거세서 밖에 나가기가 무서울 정도였어요..

잠시 비그친새 호텔 옥상에 올라가 내려다본 바다는 
예전의 평온한 꾸따 바다가 아닌,
영화서나 나올법한 무서운 파도와 바람뿐인 바다였지요..

아래 저 가느다란 나무가 다 쓰러질듯 하지요?
아래 내려가 보면 제법 굵은 나무이지만.. 위에서 보니.. 금새라도 넘어가버릴것 같더라구요.


르기안, 스미냑은.. 길이 온통 잠겼지요..
아랜 스미냑 빈땅슈퍼 부근..

차고 사람이고 오토바이고 강아지들이고..
모두 물안에 발을 담그고 풍덩풍덩..

비때문에 걸어다니기 힘들어서 인지..
꾸따 빤따이 길과 르기안은.. 트래픽으로 하루종일 정체였어요..
그덕에 택시요금 만만치 않게 많이 내면서 돌아다닐수밖에 없었지요..

이번 연말연시에 돈번 사람은, 호텔과 택시뿐일것 같다는 생각이예요..
다들, 호텔안에만 있고, 택시만 타고..


발리의 차는 다 길로 나왔는지,
주차장도 꽉차고.. 길도 차로 꽉차고..

줌으로 확 땡겨보니, 이런 비바람속에도..
바람막이 튼튼하게 설치하고 영업중인 박소 아주머니도 계시군요..
며칠을 장사도 못하고 저러고 앉아계셨을걸 생각하면..
마음이 짠합니다..

사실.. 있는동안 내내 그 좋아하는 박소 나시 짬뿌르 해변서는 못사먹었어요..
어찌나 모래바람이 부는지, 선그라스는 기스 다가구..
눈조차 뜨기도 힘든데
한번 사먹어 보곤.. 도저히 바람때문에 들어가는 모래를 어쩔수가 없구..
모래 더글거리는 국물을 먹기엔.. 아직.. 단련이 덜 된지라..


이렇게 매일 비가 와대니, 에지간한 호텔들은
수건이며 시트를 말리는데 곤혹스러웠다고 할정도였지요.

너무 비가 많이 왔던 처음 발리에서의 며칠이었네요..
 

그렇게 며칠 내내 오던 비가 그친 27일 ..
내려가본 꾸따비치는
그야말로.. 전쟁터였습니다.

4일동안의 비에.. 폐허가 되버린거죠..

하늘은 조금 개어가고 있지만..
바람으로 몸조차 가누기 힘들었고..
싱싱해 보이는 제법 두꺼운 나무가지마저 꺽여져 바닷가에 쓰레기 더미가 되어 있더군요..

비개인 27일 오후엔..
어김없이 꾸따 비치엔 노을이 내려오려고 하고 있었지만..
쓰레기 더미가 되버린 꾸따는 아름답다기 보다는 슬프다는 마음이 들게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북적거렸지만,
어느게 사람들이고 어느게 쓰레기 더미인지 분간이 안될정도로 난장판 그 자체였어요..


저 나무 더미를 보면,
사실, 나뭇가지보다도,  먹다 버린 음식 껍데기 음식 쓰레기 와 관광객이 버렸을 잡동사니가 뒤범벅되어 있어요..

비치보이들 말이,
자바섬서 온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연말 휴가철에 몰려와서는,
맥도날드나 던킨 피자헛같은데서 음식 사다 해변서 먹구는
그냥 모래안에 파묻거나, 아무데나 버리고 간다 하더군요..
해변서 옥수수를 사먹고도 그 먹고남은 쓰레기를 그냥 해변에 두고..
쓰레기통이 멀어야 4,5미터 안에 있는데 말이죠..

유럽이나 다른나라 사람들 많이 오는 시즌엔 이정도가 되진 않는다구,
꼭 인도네시아 사람이 더 하다고..
아주 불평이 많았습니다.. 

반대쪽을 봐도 마찬가지..
저 쓰레기 더미 사이에 간간히 일광욕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광경을 만들기도..

며칠동안 비가 내도록 와서,
일거리가 없었을 행상 아저씨, 아주머니들, 마사지 아주머니들이,
그렇게 누운 사람들 사이에서
그동안의 공백을 메우려는듯 부지런히 일하러들 다니시고..

27일 겨우 꾸따는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2007.12.27 anne.. after storm.. in kuta beach..

 
Benjamin Diamond - The Rain

  • psj0407 2008.01.05 21:55 추천
    으아~ 우기에는 이렇게도 비가 오는군요~~ 이번달에 발리 가는데, 걱정이네요~~
    우붓에도 가는데, 우붓도 걱정입니당~~~
  • eugel 2008.01.05 21:59 추천
    생각해보니 제가 우붓 갔을 때마다 비가 많이 내렸었네요.
    수영할 때 좀 추웠지요.

    그런데 비가 오면 또 오는대로 나름 운치가 있어요.
    빗소리 들으며 맛사지 받거나,
    빗발을 반바지 아래 다리로 느끼며 따뜻하게 차 마시고...

    비가 오면 비 오는대로,
    쨍하면 쨍한대로 즐기실 수 있을거에요.
  • 하수아빠 2008.01.05 22:25 추천
    음악도 참.........굵은 빗소리에 천둥까....ㅠ.ㅠ
    정모때 비얘기 많이 해줘^^
  • ttl 2008.01.05 22:45 추천
    빤따이 꾸따는 언제나 이쁘고 훈훈한 바다였는데...
    이제보니..무서운 모습도 보여주고,,슬픈모습도 보여주네요.....

    저 정도로 비올때 어슬렁 거리다가는 진짜 번개 맞아 죽기도 하겠어요....
  • 와얀 2008.01.06 01:33 추천
    앤님 한국 돌아 가시기 전부터 개이던 하늘이 오늘은
    언제 내가 흐렸었냐는 듯이 화창하게 개었답니다.
    그런데다 좀전에 집에 돌아 오는길에 올려다본 하늘은 별천지.....
    갑자기 며칠동안 비만 구경하다 마지막에 못받은 빛 받으러 오신분 처럼
    선탠을 하고 가신 앤님이 문득 생각 나더군요.
    "아~~ 이렇게 화창하고 맑은 하늘을 이곳에 두고 가셧구나....."하구요.
    좋은 추억도 추억이지만 때론 그렇지 않은 추억도 추억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에 오실때는 꾸따가 또 깨끗이 단장된 모습으로 앤님을 맞을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낮에 나가보니 대도시에서 내려온 로컬 여행객도 많이 돌아들가고 덕분(?)인지
    꾸따도 많이 깨끗해 졌더군요.
    물론 차량도 며칠전에 비해 10분지 1정도 밖에 안되구요.
    암튼 좋은 날 잡으셔서 빨랑 오세요~~~~
  • BLUE point 2008.01.06 10:33 추천
    그 햇살들은 어디로가고....
    가슴이 아프네요....
    이런 발리모습은 처음바요..
  • 앤. 2008.01.06 11:01 추천
    eugel님 말씀대로 나름 즐기실수 있을꺼예요~
    우붓은 비가 아주 잘어울리는 곳이라
    더더욱이 제대로 즐기시고 오실꺼예요~
    :-)
  • 앤. 2008.01.06 11:02 추천
    이노래는 약과라두요~
    얼마나 비가 왔는지,
    내가 발리서 서울로 돌아오고 싶었다면.. 그 정도가 짐작 가시져?
    살다살다 그런 눅눅한 며칠은.. 흑..
  • 앤. 2008.01.06 11:04 추천
    마자.. 슬펐다두..
    천둥번개치는 발리는 첨였어서.. 살짝 무섭기도..
    바람도 어찌나 센지,
    인천공항서 사간 우산에 우산살이 두개나 부러져 제구실 못하게 된 이후로는
    그냥 나도 비 맞고 다녔지머..
  • jina1023 2008.01.06 11:08 추천
    무슨 전쟁같아요.. 비오는것두그렇구,, 꾸따비치도 그렇구,,

    비오는 발리를 사진으로보니 춥네요,,
  • 앤. 2008.01.06 11:10 추천
    전 선탠이 아니라.. 그냥 그을린거예여..ㅋㅋ
    엄청 빈티나게.. ㅋㅋㅋ
    수영복입고 선탠한게 아니라, 쪼리자국에 반바지 자국 웃도리 자국까지..
    아주 얼룩덜룩 난리가 났습니당~

    날씨 좋은 발리 꼬옥 잡고 계심,
    1월에 발리서프 많은 님들이 발리를 가서 실컷 놀다 오실수 있겠어요~
  • 앤. 2008.01.06 11:10 추천
    웅 나도 그래..
    근데, 잘지내? 하하..
    미안..말없이 혼자 다녀와서~ :-)
  • 앤. 2008.01.06 11:11 추천
    그러니깐.
    나도 발리 이런 경험 첨였어..
    나 발리서 긴팔 스웨터에 긴바지가 내가 쇼핑한거의 전부라면..
    말 다했지머..
    ㅋㅋ
    어찌나 추운지.. 긴팔 긴바지 둘둘감고 다녔었어..
  • JINY 2008.01.06 12:53 추천
    아~정말 비 무섭게 왔죠?비가 무섭다는 생각이 든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바람은 또 어찌나 부는지 해리스서 빌린 왕우산도 단번에 뒤집히고~ 결국엔 우산접고 맞고 돌아다녔지만요
    택시도 트래픽이 넘 심해서 콜택시 부르고 40분은 기본으로 기다리고..나와서 잡고 싶어도 손님 안태운 택시는 단한대도 안지나갔구 또 무섭게 내리는 비때문에 해리스 정문까지 도보 길이 침수되어 걸어나갈 생각은 꿈도 못꿨다는,,,ㅠ.ㅠ
    결국에 비 그치고 햇빛 나오던 날 행복하는 말이 절로 나왔지만.....근데 비치로 나가보니 해변은 쓰레기,나무 더미로 더 무섭게 변해버렸고 너무 심하게 불어 닥치는 모래바람 덕분에 얼굴에는 모래 범벅,,,수건으로 얼굴만 동동싸고 다시 호텔로 컴백해 수영장서 쳐박혀 썬탠만 한 이번여행~앤언니 후기보니까 다시 비오던 날이 생각나네요^^
  • 제니퍼 2008.01.06 15:48 추천
    아름답게만 느끼던 꾸따비치가 정말..비가많이오면 이렇게 변하군요..ㅠㅠ
    항상갈때마다 햇볕은쨍쨍.. 모레알은 반짝..였는데..
    이런모습도 사진으로 보니깐..발리가 그리워요^^*
  • gamja 2008.01.06 16:19 추천
    저 쿠따비치 상황에도 불구하고 난도를 매일같이 불러내어...
    기어코 서핑을 한 내 친구도 있다지요...ㅋㅋㅋ
    물론 하루는 포기했지만...매일을...제발 오늘은 이제 그만하자~~~
    그랬다지요...아마...한국여자 징하다고 했음직....ㅋㅋㅋ
  • 경미리 2008.01.06 19:11 추천
    티비보던 음량으로 후기 클릭했다가 천둥소리에 간 떨어질뻔봤어..

    우리가 좋아하는 그 꾸따비치 모습은 곧 돌아올거야...

    근데...나무가지들 얼부러진 난장판 비치에서 선탠하는 관광객들은
    정말 안어울려주신당...ㅠ,ㅠ
  • taboo123 2008.01.06 19:47 추천
    갠적으로 비오구 폭풍치는 바다를 너무 조아하는데...

    글구 빗소리두요.................

    전 스민약바다를 젤루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더 부럽습니다....
  • 피쉬31 2008.01.06 21:20 추천
    그래도 꾸타 비치의 나무가지는 몇일 청소 한면 된다지만 ..........
    우리의 서해안은 어쩌라는 거냐고요>>>>>>>>>>>
  • 앤. 2008.01.06 21:31 추천
    ㅋㅋ
    발리서 해먹은 우산이 굉장히 많구나야~~~ 아웅..
  • 앤. 2008.01.06 21:32 추천
    웅, 며칠 저 지경이다가 나중에 이뻐졌어.. ㅋㅋ
    제니퍼~ 잘 지내지?
  • 앤. 2008.01.06 21:34 추천
    ㅋㅋ
    난도 그런얘기 없던데여? ㅋㅋ
    그래서 난도 일본으로 뜬걸까요? ㅋㅋ 농담예요..
    난도는 28일에 일본으로 떴지요..
    27일 징한 송별회를 하구선.. ㅋㅋㅋ
  • 앤. 2008.01.06 21:36 추천
    냄새도 살짝 나는 비치서
    그래도 누워 선탠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얼마나 태양이 그리웠길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
    꾸따는 돌아왔어~ :-)
  • 앤. 2008.01.06 21:37 추천
    정말요??
    아웅.. 그 비와 천둥속에 눅눅한 호텔은.. 정말 좋아할수가 없던데..
    머큐어호텔 옥상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매일 한숨만 지었는걸요..
  • 앤. 2008.01.06 21:38 추천
    마자여..
    태안이 더 문제네여..
    나뭇가지야.. 치우면 되지만..
    흑.. 기름덩이들은..
    정말, 그렇네요..
    반성반성..
  • ROXY GIRL 2008.01.06 22:11 추천
    머큐어 호텔 사진을 보니.. 아주 정겹네요. 꾸따비치도.. 눈물이 핑그르르.. 며칠만에 그렇게 정이 들줄이야.. 앤님 고생하셨어요. 그 상황에 제 옷까지 챙겨오시느라..
  • 레이첼 2008.01.07 01:54 추천
    글이 열리자마자 들리는 빗소리에 새로사신 디카로 동영상까지 찍어오신줄 알았어요...한바탕 난리가 난듯한 꾸따비치의 모습이 너무 낯설어요...그와중에 선탠하는 사람들이 있다니...

    지금은 다시 시끌벅적하고 파도위를 가르는 써핑보드로 가득한 꾸따비치가 되었겠죠?? 고생많으셨겠어요....심한비땜에 호텔안에 갇혀있는건 여행하는 사람들한테 넘 곤혹스러운 일인듯...
  • danielle 2008.01.07 10:46 추천
    비가 많이 내렸단 소식을 듣긴 했지만,,,, 정말 대단했었네요. 그리 엄청스레 비가 내린 발리라니.... 발리에도 이상기후 소식이 자꾸만 들려올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ㅜㅜ
  • 삶바라기 2008.01.07 12:45 추천
    처음으로 갔던 2006년 발리에서 저도 앤님과 비슷한 경험을 했더랬죠^^
    6일 중 4일 비 오고....가지고 갔던 옷들은 모두 젖고.....
    날도 기막히게 잘 골라서 갔었죠ㅋㅋㅋ
    제 일정의 앞과 뒤는 날씨가 환상이었다는데....
    그래도 전 그때의 발리가 더 좋아서 발리에 더 빠지게 된걸요...^^
    그래도 빨리 회복되는 발리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원봉사하는 태안 같군요^^
    지금 태안은 자원봉사자가 넘쳐서 모두 수용을 못하고 있다네요^^
  • kkobee 2008.01.08 17:34 추천
    비가 내리던 23일부터 26일밤까지...우리가족 발리에있었더랬습니다..
    정말 많이 공부도하고갔는데.... 정말 비만 내리보다왔습니다..t.t
    이사진 보니까 다시금 억울한 생각이 드는건......
    딱 그 기간이네요..
    그래서 다시한번 도전하려합니다... 너무 억울해서..
    이번여행은 좀 서운한감이있어 아직 후기 안올리는 중입니다..^^
  • jjuyalove 2008.01.14 08:53 추천
    비가 많이 왔었네요~~
    음악과 사진이 너무 잘어울리지만...
    그래도 속상하셨겠어요..

    제가 몇일있었을때에도..
    약간 소낙비가 내렸긴 했지만...
    이정도일줄...

    진짜 고생하셧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