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아빠
Lv.17
2009.04.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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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낀따마니 화산의 위용/산악지대라 일기의 변덕이 잦았고 특히 이 날은 하루종일 흐린 날씨였다.)
오늘은 우리 일정중의 프리투어 첫 날이다.
서울에서 오기 전 계획한대로 낀따마니화산과 우붓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로 했고, 미리 약속한 로버트군은
지난번 지각때와는 달리 약속시간인 9시 한참전에 미리 나와 로비에 앉아있더니 우리 가족을 보자 용수철처럼 일어나
반갑게 달려왔다.
"혼 안날려고 일찍 왔어요." "기다리지말고 방으로 전화를 하면 우리가 더 일찍 나왔지" 로버트는 사람좋은 웃음으로 씨익
웃더니 이내 차를 대기해놓았다며 빨리 출발하자고 성화다.
낀따마니로 가는 길은 처음엔 순조로왔다. 하지만 목적지에 거의 다 와 교통경찰이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우회하라는 수신호를
보내더니 급기야 차가 꼼짝도 못하고 인파는 구름떼처럼 운집하길래 물어보니 로버트 왈 오늘이 힌두의식을 거행하는 날이라
발리 전역에서 신자들이 모여든 거란다.
( 제물을 손에 들거나 머리에 이고 사원으로 향하는 인파들/이 의식은 약 한 달 동안 진행되는데 이 기간중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사원을 의무적으로 찾는다./ 뒤에 보이는 버스를 대절해 오거나 트럭을 타고 단체로 찾아온다.)
간신히 차를 주차장 한 켠에 세워두고 행렬의 뒤를 쫓아 걸으니 옆으론 웅장한 낀따마니 화산이 우리를 마주하고 있다.
(화산과 저멀리 보이는 바뚜르 호수로 내려가는 길/우측 상단의 건물이 화산을 조망하는 태라스가 멋진 전망대식당이다.)
화산을 옆으로 끼고 걷는 평탄한 내리막길은 전망대 식당 앞까지 계속되었고, 로버트는 주차장에 가서 차를 가져 올테니
여기서 잠시 쉬고 있으란다. "주차장까지 다시 걸어가려면 멀텐데?" "괜찮아요. 오토바이 얻어타고 갔다올께요."
로버트는 식당의 자리까지 잡아주고나서 이내 쏜살같이 사라져버렸다.
( 이번 여행기간중 가리는 음식없이 왕성한 식욕을 보여주신 교수님 포즈의 장인어른을 산을 배경으로 찰칵)
점심식사는 우붓에서 할 생각이라 가벼운 쥬스류(13,000~17.000RP)로 휴식을 취하고 이내 출발하였다.
사실 식사는 "인더스"(시내애서 네카뮤지엄 가기 전)의 운치있는 발코니에서 현지식을 계획했더랬는데 늘 밥때만 되면
꽁무니를 빼는 로버트가 안스러워 네가 추천할 만한 집이 있니? 하고 물으니 주저없이 "누리스와룽"을 들이민다.
지난번에도 "누리스와룽"을 말했는데 난 "비앙라라"로 갔던지라 이번엔 흔쾌히 O.K
누리스와룽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지만 고기,그것도 굽거나 볶은 고기를 저어하는 베지테리언인 마누라 눈치를 보느라(?)
기피해오던 차였다.
보드판에 백묵으로 쓰인 메뉴를 보며 처음엔 주저하며 스페어-립(접시당 60,000RP)2접시와 치킨샐러드, 나시고랭, 스파게티
등을 음료와 같이 주문했는데, 웬걸 이구동성으로 입에서 녹는다며 게눈 감추듯 하길래 스페어-립 한 접시 더.. (토탈32만RP)
이윽고 포만감에 부른 배를 안고 뜨갈라랑으로 출발했다.
최초의 내 계획은 이번에도 미술관 순례를 마음먹고 "안토니오 블랑코"를 들리려 했지만 그동안 아무 말 않던 로버트가
태클을 걸어왔기에 순순히 그에 따른 것이다.
로버트 왈 "블랑코는 입장료가 너무 비싸요" "얼만데?" "1인당 5만RP요" (5만 * 4명 = 20만RP,허걱 )
"그리고 어린이가 보기엔 좀..." "나도 알아. 에로틱한 게 좀 많다며?" "교육상 안 좋은데 나중에 보세요."
이러는데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뜨갈라랑의 라이스-뷰/전망이 좋은 곳엔 까페들이 자리를 잡고 시각을 인질로 미각을 팔고 있다.)
(뜨갈라랑 라이스-뷰 까페계단에 선 정원이/ 발리서프를 통해 유명해졌다고(본인의 표현임) 아주 좋아하는 눈치다)
얼마전 BBC의 다큐멘터리에서 발리의 계단식 논도 지구의 생태변화(지하수고갈)로 멀지않은 장래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표한 바 있어 좀 더 관심을 갖고 바라보다가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간다.
이 곳까지 오는 길 양쪽 모두가(10Km내외) 관광객 대상의 토산품을 자체 제작해 파는 공방겸 샵들의 연속인 것이다.
지난번 수가와티시장에서의 실망을 만회하고자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가. 흠 드디어 맘에 드는 물건 하나를 발견....
철로 주조된 "책읽는 개구리"의 입상인데 단돈 2만RP(너무 착한 가격이라 흥정도 안하고 부르는대로 당장 지불함.)
하지만 사고자 했던 근사한 스타일의 전기스탠드는 몇 곳을 둘러봐도 보이질 않아 이내 크로보칸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크로보칸은 가구점과 인테리어용품점이 많아 차를 타고 지나다니면서 마누라가 eye쇼핑이라도 해봤으면 하던 곳이라
차를 멀찍이 대어 놓고 거리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 중 한 곳에서 생각했던 물건을 발견하고 흥정모드에 돌입했는데 우리 마나님 더 크고 좋은 걸 사고 싶다고
욕심을 부려 기내반입이 어려우니 다음에 사자고 간신히 달래 드디어 목표달성에 성공했다.(지금은 마나님이 더 만족함.)
(너무 멋진 발리풍 스탠드샵/우리는 그날 금색과 백색톤의 백자형 스탠드를 15만RP에 구입했으니 대만족!)
내일 게게르비치행을 앞두고 장인어른의 샌들이 삭아 까르푸에서 장을 보는 동안 로버트군에게는 "루머스"의 식사예약을
부탁해놓고 이것저것 필요한 것들을 사다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다.
식사를 위해 "뱀부코너"로 갔는데 지난번 점심때의 한가로운 여유와는 달리 대기표만 없을 뿐 순번을 기다리는 사람이
꼬리를 물고 줄을 서 있었다.
10여분만에 간신히 자리를 잡고 시푸드바스켓을 포함한 푸짐한 4인분 식사(아마도 15만RP정도)를 하는데 어,올리브님 일행이 뒤늦게 와서 또 한 번 짧은 만남, 반가운 인사(올리브님. 인사만 하고 늘 지나쳤으니 참 미안하네요.)
숙소로 돌아오니 벌써 9시가 다 되었지만 기운이 펄펄한 우리 가족은 혼자 파김치가 된 마누라만 놔 두고서 전원 수영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