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vercrow
Lv.2
2009.09.12 21:02
추천:9 댓글:1 조회:2,181
집사람과 아이, 저까지 다섯 명이 함께한 첫 해외여행.. 가이드 순이와 함께 했습니다.
휴대폰은 순이가 하나 빌려주어 썼고, 항공은 대한항공을 이용했지요.
아마 보신 분들 계시겠지요. 다른 내용보다는 중복되는 내용이 아닌 여행중의 사소한 일만을 좀 올려보려구요.
1. 이런..
발리공항.. 우우우.. 입국 때부터 얘들 영어 잘 못하더니, 출국할 때 대한항공직원(현지인)의 영어를 알아듣기 아주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그냥 발리사람들이 좀 더 발음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간혹 길을 엉뚱하게 가르쳐 준 사람들로 인해 작은 짜증도 있었지만..
잠시 황당하게 놀란 일이 있었는데, 소액이라 그랬는 지는 모르겠지만, 까르푸와 디스커버리몰에서 카드결재가 안된다고 합니다. 카드가 안먹힌다는 거에요.
오는 날 선물 좀 사려면 면세점 들어가야 하는데.. 많이 긴장했지요.
로밍폰으로 한국에 연락하니 카드사용시도조차 없었다고 카드사에서 말합니다.
우붓의 와룽에낙에서 다시 사용해보니 제 카드는 되었구요, DFS갤러리아에서 사용하니 집사람 것도 정상이더군요.
어떤 이유가 있는 모양입니다. 마타하리에서도 잘만되더군요.
발리인사이드에서 본 우붓쇼핑센터가 있다고 해서 순이에게 부탁했습니다. 에어컨 바람좀 쐬어보려구요. 발리의 한낮은 너무 덥습니다. 근데 순이가 그런 곳이 없답니다. 허라.. 집사람은 발리인사이드를 보고 그리 가자고 한 것인데, 작은 오해가 생겼습니다. 제가 차에서 내려서 여행사 사무실로 들어가서 물어보니, 그 거리 전체가 발리쇼핑센터라며 따로 건물은 없다는군요.
쓰리멍키스에서 잠시 쉬면서.. 발리커피와 쇼핑센터를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 거리에서 발리커피는 진짜가 아니라며 우붓시장으로 가랍니다. 또 쇼핑센터도 여행사와 같은 말이었습니다.
2. 산 것
발리의 그림들이 색감이 너무 좋아서 몇 점 사고, 민예품 몇 점 사고, 발리커피 좀 사고 나머지는 굳이 당기지 않았습니다.
우붓에서의 잘란잘란은 오히려 DFS 면세점인가요? 거기 민예품 판매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3. 화장실...쯔업
어린 아이가 셋이니 화장실사용료가 좀 나가더군요. 위생도 좋지는 않지만, 사실 발리에서는 어린이는 거의 모든 게 무료입니다. 나중에 순이가 아이들 화장실을 담당해주었습니다. 현지인들도 화장실 사용료는 내지만, 어린아이는 무료였습니다. 고아가자에서는 화장실앞에서 돈받는 여자아이가 그 냄새앞에서 점심을 먹고 있네요. 좀.. 뭔가.. 쯔업..
4. 호텔
호텔은 페브리스였는데, 저희는 다섯가족이다보니.. 방 하나에 킹사이즈 하나와 싱글 세 개가 함께 있는 방이었지요.
가격은 무척이나 저렴했습니다. 헌데 페브리스 말로는 공항에 픽업이 안된다고 합니다. 호텔스닷컴을 통해서 한 번 더 확인을 했는데 제게 호텔측에서 그리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4일 숙박에 5인이 360달러였고, 조식이 제공되었습니다. 호텔스닷컴은 아마 어린이 식대는 더 내야 할 것같다고 했지만, 도착하면서 모든 인원의 식사쿠폰이 주어졌습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같은 메뉴라.. 프라다라운지에서 음식선반을 하나 열었을 때 저는 웃음이 확 나왔고, 집사람은 바로 뚜껑을 덮었습니다. 페브리스와 똑간아서요.. ㅋㅋ
수영장도 밤 11시까지 사용할 수 있고, 키즈풀도 있어서 아주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호텔이었습니다. 저녁엔 라이브 공연이 있는데.. 가수도 노래를 잘하더군요. 꾸따에서 밤에 돌아다니기에도 좋고, 룸컨디션도 아주 좋았습니다. 아이들 놀이방은 공사중이더군요.
5. 여행한 곳..
돌아다닌 곳은 대개 그렇지요뭐... 따나롯, 네카, 고아가자, 울루와뚜 워터봄(아이들은 워떠루봄으로 알고 있습니다)
발리식물원, 게와까파크, 빠당빠당비치(? 명칭이 맞나요? 드림랜드비치 지나서 울루와뚜 가는 쪽으로 있습니다).. 좀 많이 안가는 곳이었을텐데요.
발리식물원은 솔직히, 식물원보다는 힌두 동상들이 아주 멋졌습니다.
게와까파크는 아직 미완이지만, 그 웅장함이 재미있고 공원내의 샾들도 비싸진 않았어요, 다른 유원지에 비해서..
아주 뜨거운 곳이지만 그늘 아래에서의 바람은 아주 시원합니다.
빠당비치는 계단을 통해 내려가는데, 아주 좁고 계단이 높고 주변의 화장실은 파손되었지만, 서양인 서퍼들이 아주 많네요.
얘들은 그런 것도 신경 안쓰는 모양입니다. 전 짠 염분때문에 피부가 쓰려서 울루와뚜에서 아이들과 화장실관리인에게 말하고
발을 많이 씻었습니다.
울루와뚜는 솔직히 너무 더웠습니다. 많이 힘든 날이었어요. 공항오는 길에 인사이드 발리의 프라다라운지 쿠폰이 아주 유용했는데요, 집사람은 안좋았나봅니다, 라운지의 여자화장실에서의 악취가 아주 심했다네요.
우붓에서는 저녁 때 레공댄스를 보았는데요, 한 배우가 "두유니드 뜨란쓰뽀뜨?"하는데 폭소했습니다. 발리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뜨란쓰뽀뜨?"였지요. 전 독일인커플 옆에서 공연을 보았는데.. 그 옆의 일본인 부부사이에 중국인 아주머니가 의자를 끼우고 앉았습니다. 당황한 일본인 아주머니가 자기와 자리를 바꾸자고 하면서.. 그 중국인 관광객은 뒤에 있는 의자를 가져와서
일행들을 앉히더군요. 저와 독일인 커플은 그냥 재미있게 웃으면서.. 일종의 뒷담화를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기분나쁜 사람들도 있었을 거에요.
6. 식당
서울가든도 갔고, Mie88, 와룽에낙, 이부오까, 부바검프 등을 갔는데요, 다 좋습니다.
Mie88은 직원들이 영어를 못해서 좀 힘들었는데, 다행히 순이가 도와주었는데 아주 시원한 맑은 짬뽕같은 누들이 좋았습니다.
와룽에낙은 아주 식사도 저렴하면서 카드도 되고, 화장실도 훌륭하고, 너무 좋았어요.
부바검프는 좀 비싼 편이었지만 서양사람들 입맛에 맞추었는지..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에게 크레용을 주고 그림을 그리게 하더군요. 따나롯옆에 절경이 있는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우리가 먹자니 100$ 이상이 드는데, 그런 돈을 쓰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따나롯에서 돌아오는 길에 찻길 옆에서 돼지고기사떼만들어파는 할머니가 계셔서 차를 세우고, 50000루피아만큼 사왔습니다 10인분이라는군요, 사떼 5개와 밥이 함께 나왔습니다. 먹어보니 돼지갈비맛이에요. 아이들도 잘 먹었고,
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우리 다섯 식구 포식했습니다. 아이들도 그 후로 사떼를 많이 찾았습니다. 위생은 좀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이들도 탈이 없고 저와 집사람도 가장 훌륭한 음식으로 치네요.
발리 음식들이 좀 짠 것은 저만 그런가요? 하지만 호텔부터 그리 느꼈습니다. 우붓의 이부오까만해도, 많이 짜고.. 돼지고기..
제가 비위가 좋은 편이지만 바비굴링 다 먹기 좀 힘들었습니다. 전 현지인들처럼 먹으려고 여러번 맨손으로 밥을 먹었는데,
이 때는 숟가락을 사용했습니다.
7. 사람들
발리사람들 대개 나쁘지 않습니다. 간혹 속이려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설퍼서, 또다시 그런 시도를 하진 않더군요.
얍삽해봐야 그정도입니다. 납치에 대한 위험은 없었고, 일주일간 면도를 못한 제 얼굴때문인지 무척 돌아다니기 편했습니다.
공항에서도 일본인들이 아주 길을 잘 내주었고, 오늘 영동고속도로에서도 끼어들기 어려울 때 창문을 내리니 아주 수월하네요.
어제 라운지에서 사람들이 저를 많이 보길래 왜그럴까했는데.. 해양스포츠가 아닌 산악인으로 보았을 것 같네요.. ㅎㅎㅎ
8. 교통
전 운전한 지 16년입니다. 군에서도 운전병이었고, 하지만 발리에서는 운전 안할랍니다. 오토바이.. 개.. 후미야..
첫날 결국 순이도 개를 치고 말았어요. 만일 급정거를 했다면 우리가 다쳤겠지요.
9. 가이드 순이
순이는 저희 막내를 아주 이뻐했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잘 따라주었고, 식사는 모두 순이와 함께 했습니다. 제가 더 많은 것을 알고싶었거든요. 첫 날 공항 픽업은 늦은 시간이라 남편 만득씨와 함께 나왔습니다. 딸하나 아들하나 있는데, 아이들도 가이드르 시키려고 합니다. 제게 중국어가 어렵냐고 묻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도 상대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간혹 의견이 안맞는 때가 있었는데, 주된 이유는 순이가 사람이 좋아도 가이드라는 직업때문으로 보이고, 또 하나는 우리의 여행경향으로 보입니다.
서양애들은 별로 편의시설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더군요. 샤워장이 없어도 해수욕장에 가고.. 맨발로도 많이 다니고.. 그 먼 거리를 날도 더워죽겠는데, 걍 걸어다니고.. 우리의 여행은 너무 편한 것만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10. 후기..
많은 분들이 다시 가길 원하고, 실제로도 그러셨습니다.. 하지만 전 아직 다시 갈 생각은 없습니다.
볼만큼 본 것도 아니지만.. 날씨는 제게 힘들었고, 아이들과 함께 다니느라 더 그랬을 지 모르겠지만, 한번의 경험으로 우선 만족합니다. 내년휴가는 치앙마이로 정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도 너무 편한 것만을 좋아해서 그런 건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발리서프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정말 귀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그냥 여행다녀온 것은 도리가 아니기에 좀 적어보았고,
차마 제 몽따지가 공개되는 것을 원치 않아서 이리 지루한 글을 올려봅니다.
패키지 여행을 찾다가 우연히 제 사업장에 온 한국말을 못하는 미국인, 캐나다인과 말을 하며 한국에만 살았고, 외국이라곤 TV로만 본 제가 제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미국인들의 여행방식에 놀라서 약간은 깡으로 시작한 여행이었습니다.
많은 정보 감사했고, 많은 분들의 글 또 숨어서 읽겠습니다. 혹여 다시 간다면, 다시 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특히 유러피언들과 다른 우리의 여행 문화를 지적하신 점은 저도 크게 동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분들이 조금더 편하고 안락한 여행을 계획하시는게 사실이지만 거기에는 영어 울렁증이라는 한국인의 고질병이 한 목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요즘 제가 보면 발리섶과 같은 여러 여행 관련 사이트를 통해서 동선을 미리 정해보고 가보기 전에 간접적으로 미리 체험도 해보면서 rivercrow님 같은 용감한 자유여행객들이 많이 늘고 있는것 같습니다.
작은 바람이있다면 앞으로 발리도 어디를 가든 한국말을 사용하는 로컬 사람들이 많이 늘어서 일본 사람들 처럼 땡큐 한마디만 할줄 알아도 자유롭게 발리를 돌아 다닐수 있는 세월이 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