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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2009.11.29 01:42 추천:8 댓글:4 조회:2,841
2009년 11월 23일
(일정 계속......)
 
GWK Cultural Park (발리가 또 나를 불렀다(4)편)을 나와 또 다시 산길을 구비구비 넘어 소위 '시골길'을 미끄러지듯 신나라 달린다...
이제부터는 '비치 투어'... 봐도 봐도 새롭고 신기한 일명 '비치 투어'.
어라? 이정표없는 갈래 길이 나왔다.
운짱님이 헷갈려한다..크억~~~
우리 일행이야 아무것도 모르니 뭐 그런가 보다~~~ 하면서 주변 풍경 눈에 넣기 바쁘다.. 연신 빵빵 눌러대는 셔터 소리가 요란했으니..
어디로 갈지 결정이 났나보다, 그런데 대화 내용은 여전히 '갸우뚱'. 어쨌거나 출발했으니 어디든 가겠지.....
 
2. Balangan Beach (발랑안)
 
GWK 공원을 나와 중간에서 약간 머뭇거린 시간 포함하여 약 30분 지나니, '땅 팔아요' 라고 써붙어있는 펫말이 보인다. 우리 부동산 투자자들 아닌데.....
그리고는 웬 황량~~~한 벌판에서 운짱님이 시동을 끄신다. 그리고 내리라 하시네...
언덕을 낑낑 올랐다..
오~~~~~~~~ 이게 웬 별천지인가???
개별 방갈로형 빌라가 옹기종기 모여있다. 하루에 US$ 70~ 라고 하네... 말 그대로 Hill Top이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고는 이곳 방갈로와 하늘과 파도소리 뿐.
balisurf.net

눈 망원경을 찌이익~~~~ 둘러본다.
앗! 이거다!!!!!!!!!!!!
balisurf.net

야하~~~이런 이런....감동이 파도처럼 일렁거린다.
한참을 내려다봤다. 눈깔고.......^^
계단으로 한걸음 한걸은 내려간다. 다가갈 수록 커지는 파도소리가 '슬라맛 다땅'을 외친다..
그래 그래... 예의바르고 좋다... 그래서 바다가 더 이쁘다.

화려하지도, 거대하지도 않지만 '발리 바다! 하면 떠오르는 모든 요소를 다 갖추고도
엑스트라로 출현한 '골든리트리버'가 촉촉히 젖은 왕코로 사람을 맞이하는 특별 환영식'을 받았다.
아! 맞다... 온 몸이 시꺼먼 깜씨 개도 있었다.

함께했던 일행들 한참 조용~~하다.
이들 중 '발리떠나기 싫다, 이런거 두고 우째가노.. (경상도 분이다). 느므 안타깝네... 여기에서 꼭 한번 묵어봐야 하는데....'
그러게 말이다.. 도대체 '발리 바다'는 몇 가지 색을 가지고 있을까???
일행들 모두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이 각각이다.
그러나 생각은 같았지 않을까싶다. '어찌 저리 아름답고 고요할까?'.
 
점심은 바닷가에 있는 독점 레스토랑(히히히~~ 소박한 매점)에서 직접 지지고 볶고 하는 '나시 짬뿌르'...
나시 짬뿌르 밥에 파도 교향곡을 들으며, 바닷 바람을 반찬삼아....
소박한 모습의 아줌마의 인심은 바다만큼이나 넓으셔....
휴지를 달라하니 통째로 들고 나오신다...ㅋㅋㅋㅋ

 
 
숟가락 놓자 아까 우리 일행을 반겼던 '골든리트리버'가 스윽~~~ 눈치를 보며 탁자 밑에 앉는다.
자기 밥먹을 시간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개'다...;-)
일행 중 한명이 메주튀김을 슥~ 던져주니 꼬리가 뱅글뱅글..
점심 먹고 나서 한동안 바람맞았다....철떡! 철떡!!!! 바람맞았는데 더 기분이 좋고, 철떡 철떡 맞았는데 아프지 않다.

발랑안 비치를 뒤로 하고...
 
3. 냥냥 (Nyang Nyang) Beach

발랑안 비치에서 울루와뚜 방면으로 달려~ 달려~~~ 30여분.
음....... 뭔가? 여기는?
또 기대.. 두두두두두~~~~~~~~~
여기는 입구 주변의 연꽃 정원을 지나니 넓은~~~~ 잔디 광장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멋드러진 리조트가 주욱~~~ 늘어서 있다. 깔끔하다.
대만에서 단체 관광객이 우루루루.. 리조트 앞에서 연신 'V'를 세우고 있다...ㅋㅋ
자갈로 다져놓은 길을 따라 주욱~~~~ 가니 노천 레스토랑이 나온다.
바다가 보이기 전까지 이곳이 그리 높은 절벽 위의 레스토랑인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아찔하다... 카메라 최대 Zoom In하였다.
이곳의 파도 곡선이 유연하다. 물이 얼마나 맑은 지 한 눈에 알아보겠다.



이 풍경 더 잘보겠다고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를 만났다.
뭘 좀 아는 놈이다.... 이곳에 살면 누구나 이렇게 '자연 예찬론자'가 되겠지?? 이놈은 얼마나 이 바다를 감상하고 살았는지 제법 '엣지'있다...ㅎㅎㅎ



마음에 한껏 담고 오늘의 '비치 투어'의 마지막 코스로 향한다.

4. 뜨갈왕이 비치

약 1시간을 Jimbaran 방향으로 향했다.
일몰이 하도 하도 멋있다하여 일부러 찾았다. 발리서프에서 이곳 소개한 내용이 있어 아주 궁금했던 터였다.
기대를 품고 도착한 뜨갈왕이 비치.
역시 차는 절벽 위에 세워두고 걸어내려간다. 이곳은 계단이 아니다. 아직까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듯 자연 생김 그대로 두었다. 경사가 있지만 웨딩사진 찍는 신부가 드레스를 입고 둘둘 쥐어잡고 내려 올 정도이다.
 
걸어보기로 한다. 여기에는 무슨 세계가 있는 지...


모래가    얼마나 고운 지 발맛사지 받는 기분좋은 느낌이다.
바닷물이 얼마나 맑은 지 해초류도 자라 상큼한 향기를 품고 있다.


호호호호~~ 웃음소리가 들린다.
곳곳에서 커플룩을 한, 드레스를 입은 예비부부들의 사진촬영이 진행되고 있다.

 
 
본격적인 일몰이 시작된다.


Golden Sunset!!!!!!!!

갑자기 생각 난 짧은 일화.....
(약 1년 반 전 한국에 갔을 때 '변산반도'를 찾았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처음 읽고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별표도 하고 책도 접어둔 지 수 년만에 맘먹고 찾았다. 일몰이 기가막힌 곳이 있다하여 찾아가다 결국 동네 슈퍼아저씨한테 물었다.

(엄한 곳에서 시간 뺏기고 약간 다급해진) ippeni       : 아저씨, 여기 일몰 제일 잘볼 수 있는 곳이 어디예요?
(내 손에 쥐어있는 카메라를 보시는) 동네 슈퍼아저씨 : 뭐요? 아~~~ '해 자빠지는 거? 즈~~~리고 가보쇼.

(속으로 미치도록 웃은) ippeni             : 아저씨. 죄송한데요 그럼 일출은 뭐라해요?
(별 관심없다는 표정의) 동네 슈퍼아저씨 :  해 겨올라오는 거지.
온통 금빛색이다... 유난히 신부가 입은 드레스의 흰색이 도드라진다.
뜨갈왕이의 일몰은 화려하지는 않다. 그러나, 고급스러운 일몰이다.
하루종일 까불까불 놀다가 이곳의 '일몰의 시간' 앞에서 오늘 하루의 끝내주는 일정에 감사해하며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게 한다.
일몰 후 여운을 보며 마지막 셔터를 눌렀다.
 
'발리바다' '발리바다'.
나의 유일한 워킹 컨설턴트인 인터넷에서 물어봐야겠다... 
'발리바다'가 도대체 몇 개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이런 숙제를 내주려고 발리가 또 나를 불렀던 것이다...
  • 친절봉사 2009.11.29 23:08 추천
    아주 즐겁게 해주는 사진과 이야기들...
    `이쁜이`님은 즐거움을 주는 천사, 혹은 기쁨 전도사 같군요.
    길게 길게 발리이야기를 해주시면 더욱 아름다워 집니다.
    감사합니다.
  • ippeni 2009.11.30 11:25 추천
    마일리지 감사합니다.... 꾸뻑~~~ 연필이 길어졌어요...ㅎㅎ
  • zeepmam 2009.12.01 23:10 추천
    사진마다 발리의 다른 모습들이 너무 멋집니다 ~~
    사진도 잘 찍으시구 글도 너무 잼나게 쓰시네요.
    요기 비치들 담에 꼭 가봐야 겠어요 ^^
  • ippeni 2009.12.14 23:22 추천
    예~~ 갈 때마다 다른 발리의 모습들 멋지더라구요..
    다음에는 어떤 모습이 담아지게 될지 기대도 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
    꼭 가보세요~~ 어찌 사진이 그 바람의 맛과 파도의 소리를 담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