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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늘상 모시고(?) 다니다가
 따로 떨어져서 오니 긴장이 되었던지
 마누라가 외장디스크를 깜빡 잊고 온 모양입니다.
 집에서는 발에 채일 정도로 굴러다니던
 USB케이블이 너무도 아쉽습니다.
 디카는 이미 며칠 전 메모리 용량을 다 채워
 그냥 모셔만 두고 있었는데...

 해서 오늘 시내 나들이를 갔다가
 케이블이나 메모리카드를 사러 사누르 초입의 롯데마트(구 마크로)엘 들렀습니다.  
 삼성의 브랜드 광고판을 바로 밑에 두고
 빨강색 바탕에 씌어진 커다란 글자도 서울에서 보다 더 커보였고,
 블루버드 기사들도 이젠 마크로가 아닌 롯데마트로 확실히 인지하고 있는 것도
 뿌둣했습니다.
 한국기업이라는 제 말에 반신반의하며 놀라는 기색은 좀  아쉬웠지만...

 헌데 넓은 부지의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서부터 기대는 점점 작아져
 초라해지더니 결국에 슬픔과 분노마저 느끼지 않을 수 없겠더군요.
 먼저 매장은 첫 고객을 대면하는 동선의 초입부터 어둑컴컴한 조명과 (국내의 롯데마트는 고사하고,지역라이벌인
 까르푸와도 비교가 안됩니다.)산만하게 선반에 올려진 조악한 물품들이 마치 떨이용 물품을 창고세일하는 장소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컴퓨터용 관련물품을 파는 곳을 물어보니 아예 없다네요.(그러니 당근 P.C나 노트북도 있을 리 없습니다.)
 매장 안쪽 선반엔 이제는 흘러간 브라운관 TV들도 자랑스럽게 줄진열되어 있습니다.
 동선의 안배가 고려되지 않은 매장은 마치 시골 대형슈퍼라고 불러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러니 찾는 이도 별로 없이 한산한데 아무리 후하게 봐줘도 타켓층을 발리의 중하 서민계층에 두고 있는 모양입니다.
 해서 생수며,빈땅이며 필요한 것들만 사서 계산대엘 섰는데 현지인 캐셔왈 카드는 안 받는답니다.
 비자도 마스터도 아맥스도 안 받는다는데 이유는 아직 마크로와의 관계청산이 덜 되고 전산의 문제 때문에
 부득이(?) 현금만 받겠다네요.(부득이한건지 당당한건지 잘 구분이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매장 매니져에게 항의를 하고 한국인 스탭을 불러달라고 하니 난처한 표정으로 "여기엔 아무도 없고
 다들 쟈카르타에 있다는 대답이네요.
 정말 대단한 현지화(?)입니다.
 제가 무슨 한국인으로서의 특혜를 바라고 우리 직원을 보자고 한 건 결코 아니지만 이건 정말 아니지요.
 인수인계가 채 끝나지않아 카드시스템조차 정상으로 가동하질 않는다면 최대한의 시간과 인원이 투입되어
 당연히 불편을 최소화해서 개업을 해야하는 게 상식 아니겠습니까?(구멍가게라도 그러할텐데...)
 똑같은 상황이 한국에서였더라면 어떠했을까요?
 이건 한국기업의 자랑스런 해외진출이 아니라 화를 자초하는조급한 탐욕에 불과합니다.
 한국에서는 제대로 영업을 못해 철수한 까르푸가  이곳에서는 몇 곱절 훨씬 더 위에 있습니다.
 롯데쇼핑...정녕 같은 회사인데도 발리와 서울의 차이가 이렇게도 다를까요?
 어제저녁 자랑스럽게 꺼내 입었던 붉은 악마의 티셔츠가  까르푸로 발길을 돌려야했던 오후 내내
 신경이 쓰인 참으로 씁쓸한 하루였습니다.


  • 청아 2010.05.25 20:58 추천
    2월 설연휴기간쯤에 롯데회장님께서 오셨다 가셨는데...아마도 신동빈부회장일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만...그분들이 발리에 휴양차 오셨나요???
    우리나라 정서상 보스(?)가 오셨다 가시면 확 달라지는데 말입니다...
    제가 재작년 마크로를 갔을 때는 요식업이나 호텔쪽의 식자재를 사러 오는 이들이 많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창고형 슈퍼마켓 같은 경우로 보이더라구요...
    흠...그나저나 카드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아직도 인수인계가 확실히 끝나지 않아서라는 것으로 보이는데요...설마 그렇지는 않겠지요???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인도네시아정부가 그 전에 회사가 국내용이었다가 국외회사가 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롯데마트쪽에 걸고 넘어지는 것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그냥 정확치는 않지만 발리의 주지사(?)에 해당하는 후보중에 한명이 '하디스'의 오너라는데 이 사람의 입김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웃긴 상상도 해 봅니다...그냥 인도네시아정부의 마인드가 20여년전의 우리나라랑 비슷하다는 말을 들어서 그에 비춰 생각해 봤습니다...^^;;
  • balibong 2010.05.25 23:19 추천

    "비밀글입니다."

  • lifesave 2010.05.26 00:33 추천
    저도 평소에 롯데마트에 많이 방문합니다. 짧게 생각하는 점을 말씀 올리면
    일반 마트라기 보다 한국에 인기있는 코스트코 같은 창고형 마트 로 일반적인
    마트랑 생김새와 용도가 다르다고 보입니다.

    입구에 서있는 카트부터 다릅니다. 롯데마트에는 대형 화물 운반용 카트가
    주로 있습니다.

    인테리어나 구조에 신경을 거의 안쓰고 화물차가 물건을 쌓기 좋은 스타일로
    되어있는것 역시 코스트코랑 같습니다.

    일단 소량구매자에게는 절대 좋은마트가 아닙니다. 물건도 야채나 신선한 물건은
    많이 있지도 않고 음료도 다양하지 않습니다.
    전자제품역시 다양하지 않아 심지어 전시되고 있는 물품도 달라고 하면
    없답니다.


    단!
    다량구매자에게는 정말 고마운 마트입니다. 발리에서 제일 저렴하게 구매할수 있습니다. 까르푸 썬셋로드, 까르푸 임만본졸, 하이퍼마트,자이언트, 빈땅슈퍼,슈퍼노바
    를 비교해서 콜라나 기타 음료금액 최대 30% 저렴하죠
    하지만 모두 박스포장입니다.

    전자제품역시 다양하지 않아 필요하면 사고 없으면 말고 분위기죠
    단 제품이 있다면 많이 싸답니다.

    전자제품
    싼기준으로 디스커버리 3층 엘렉트리시티,까르푸,덴파사ufo,하이퍼마트, 비교도 안됩니다. 유일한 경쟁상대는 꾸따근처에 카티가 엘렉트로닉정도죠

    마지막으로 코스트코처럼 카드를 만들어야 구매가 됩니다.
    카드비가 5만이죠 한번 사시는분들에게 카드만들기는 쥐약이죠. 더군다나
    영수증이 A4용지사이즈 로 나옵니다.
    (저번에 다량구매하니 영수증이 A4용지로 6장이 나오네요 )

    카드가 안된지는 조금 오래된거 같네요. 앞에 atm 머신이 보란듯이 있고
    카드 안된다고 저기서 뽑아 오라고 스텝이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다시 느끼지만 일반마트는 아니고 위에 말씀처럼 다량구매자 식당이나,집에서도 몇개월치 구매할때나 유용한 곳입니다.

    그런데 저도 궁금한것이 롯데가 과연 한국 기업일까요 ? 뭐 들어가는 입구에 한국말은 써있지만...
  • 정원이아빠 2010.05.26 07:32 추천
    역시 공유의 힘은 막강하네요.
    발리의 저렴한 전자제품 매장 현황도 알 수 있도록 막바로 글이 올라오니...
    진작에 알았더라면 좋았을것을...

    코스트코 분위기라는 것은 사실 처음부터 간파했습니다.
    생수의 경우도 까르푸보단 쌌고...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대용량 박스포장이 대부분이고
    단일제품, 또는 소량묶음 제품은 선택의 여지가 너무 좁더군요.
    솔직히 사려는 제품(혹은 브랜드)은 있는 것보단 없는 게 더 많았구요.
    제가 그리 까다로운 놈도 아닌데...

    어느 분을 통해 들으니 예전에 마크로의 영업방식이 그러해서
    일반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은건데
    다시 그대로 답습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우리 나라의 경우 어느 마트라도(심지어 농협 하나로마트도) 식자재나 대량구입은 한 건물 내에 코너를 달리해서 별도 운영하는데 부지도 넓은 해외에서
    80년대 월마트나 코스트코식의 영업을 해서야...

    결국 이러니 국내에서도 롯데를 "단물만 뽑아가는 무늬만 한국회사'로
    인식하던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과거 80년대만 해도 그렇게 볼 여지가 충분히 있었지만 롯데의 자본은
    척박한 국내유통부문에 확대 재투입되었고, 소매부문의 선진된 영업노하우까지
    정착된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미 2000년대 초반 일본롯데와 완전히 자본과 인력이 분리되어
    지금은 오히려 일본롯데보다 운영상 더 뛰어나기까지합니다.

    헌데 이런 막강한 회사가 어떻게 이런 느슨한 실수를....
    발리에서의 영업이 땅짚고 헤엄치기정도라고 생각한걸까요?

    제가 안타까운 건 외국에선 한국의 기업이 곧 또다른 한국인의 얼굴이기
    때문입니다.
  • 청아 2010.05.26 11:45 추천
    단물만 뽑아가는 ...^^;;...제가 단물만 빨아먹고 롯데껌 씹다가 뱉어내곤 했었습니다...어릴 때...ㅋㅋㅋ 농담이구요...
    사실 매크로를 자주 가던 친구가 작년부터 까르푸를 가더라구요...몇몇 수입제품들을 사러는 로투스를 가구요...왜 그럴까??? 하고 그냥 궁금만 했었습니다...(매크로는 왜 안 가지???)
    사실 한국에서 이마트같은 경우 IMF직후에 자신들이 보유하던 외국쪽 지분을 팔아치우고 나서 여유로운 돈으로 당시 나락으로 떨어진 한국의 이마트예정 부지를 사두었습니다...어느 정도 경기회복이 진행되는 2000년에 엄청난 속도로 매장들을 오픈하면서 할인점의 파이를 많이 키웠구요...그런데 그에 비해 백화점만으로는 당시 신세계에 비해 영향력이 있던 롯데가 주춤거리다가 할인권의 주도권을 이마트에게 뺏긴 것 같습니다만...설마 롯데가 한국에서와 같은 우를 범하겠습니까???지금 열심히 무언가를 준비하겠지요...아마도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다르다 보니 힘든 것이겠지요...
    한국에서 불패실화를 가졌던 카르푸를 몰아내던 토종할인점의 파워를 인도네시아에서 펼치길 바랍니다...
    뜬금없이 저 인도네시아 공부하러 발리가서 매크로에 한국직원으로 일하러 가고 싶습니다...왜??? 발리매크로에 한국인 직원이 없을까요???
  • firstsang 2010.05.26 17:45 추천
    롯데마트 생수보다 우리집앞 와룽이 더 싼데...큰통도 그렇고...
  • lifesave 2010.05.26 23:11 추천
    물은 동네가 더싼듯~~자주 놀러오삼~~
  • balibong 2010.05.27 01:09 추천
    마크로가 최근에 한국기업에서 인수한거 맞고
    이번에 바껴서 아마 기존 그대로 시스템은 진행해 나가겠지요.
    이곳 인도네시아 스타일이 여기저기 다 비슷한듯 싶습니다.
    한국 기업이 들어섰다고 해서 한국 스타일로 일하려면
    100년을 교육시켜야 할지도 모릅니다.
    기존에 틀여박혀 있는 습관과 고정관렴과
    머리가 좋지 않은 듯 합니다.
    이건 다 갠적 생각이구요. ^^
  • thinkbali 2010.05.27 11:51 추천
    아닙니다.
    습관과 고정 관렴에는 동의합니다만,
    인디 친구들의 머리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느끼는 필요성의 문제라고 봅니다.

    저도 발리에서 조그마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나 조차도 사업을 시작하면, 확 바꿔서 여지껏과는 차원이 다르게 진행하고,
    기회가 주어진 이상, 눈에 거슬렸던 점들을 다 개선해서
    왕성공하리라는 꿈을 가지고 일을 시작했었는데...
    개자만이었더라구요.

    먼저,
    인디의 젊은이들도 한국 스타일의 일에 대한 태도만이 글로벌 세계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은 암니다, 몇몇은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느낌이 부족 한거죠.
    그렇게 개고생하고 살면 월급이10.000.000루피가 됩니까?
    하루 일당 50.000루피의 친구들에게 일에 대한 무한 책임을 강요 한다면,
    ......우리의 욕심일 뿐입니다.

    다음은 이들의 체력적인 문제 입니다.
    여서 한국처럼 일하면 죽습니다.
    사실 한국 식당에서 수퍼바이저 급으로 일하던 친구가 과로사 한 케이스도 있었답니다.

    그 밖에도 교육 상태, 종교등 이루 다 열거 할 수 없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롯데마트도
    많은 시간을 두고 조금씩 바뀌리라고 생각합니다.
    같은 나라 사람들 끼리 참아 주고 기다려 줘야 합니다.
    한국 본사와 인디의 일꾼들과 언어의 장벽의 갭을 조금씩 줄여 나가는
    뼈 깎는 시간들을
    응원해 줘야합니다.

    참고로 저는 롯데와는 암 연관이 없는 사람입니당^^*
    흑흑..말은 이렇게 해도 더는 못 봐주겠다고 부글부글 하는 인 중에 하납니다.ㅠㅠ
  • 정원이아빠 2010.05.28 01:33 추천
    롯데에 대한 저의 실망이 점점 논쟁거리로 비약되는 것 같아서 송구스럽네요.
    어찌보면 실망도 애정의 또다른 모습인데...
    애시당초 애정이 없었다면 실망 또한 있을 턱이 없었겠지요.

    한국의 기업이 발리에 오픈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예전같으면 무한한 애정의
    대상이었겠지만 지금은 현지에 제대로 정착해서 뿌리를 내리는 게 더
    중요한 만큼 질낮은 서비스는 분명 롯데쇼핑의 몫이지 다른 곳으로 비난을
    돌려서는 안되리라고 봅니다.

    그리고 그 기업의 장래는 분명 현지인의 선택에 달려있고 우리의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좋은 것이 그들에게도 좋을 것임은 분명합니다.
    시스템이나 기술적인 어려움은 점차적인 개선이 당연하지만 운영상의 잘못된
    부분이라면 당장이라도 고칠 수 있을텐데 ...

    한국에서는 되는 게 왜 발리에서는 불가능한 건지
    이건 문화적인 차이가 아닌 기업의 이중적인 잣대라는 생각을
    아직도 쉽게 지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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