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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2011.11.06 21:55 댓글:4 조회:1,557
해질무렵, 하늘엔 먹장구름이 낮게 드리우고
참새떼 몇 마리가 제 숙소 지붕위에서
마당으로 저공비행을 하는 이곳은 스미냑의 외곽입니다.
대문을 열어놓으면
시원스레 펼쳐진
초록빛 벌판이 마치 강원도 어드메쯤에 자리잡은
한적한 펜션에 와 있다는 착각마저 들 정도네요.

하지만 우기인지라 아침저녁으론 규칙적인 비가
찔끔찔끔 내리고 있습니다.
온종일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빈땅 맥주 몇 병을 사들고 숙소로 들어오니
인적은 드물고
혼자서 Mr.P(캐쉬넛) 한 봉지를 벗삼아
마시는 알콜의 숙취는 쌉쌀하고도 찌르르하네요.
그때, 주인장이 돌아왔습니다.
문밖에서 조심스레 노크를 하더니
바비 굴링을 먹을줄 아느냐고 물어오네요.
없어서 못 먹지요.(속으로 말한 제 대답입니다.)
제 몫까지 사들고 왔는데 저녁으로 드시겠냐는 호의에
못 이기는 척  마당으로 나섰습니다.
까만 하늘 멀리선 천둥소리가 들려오고
하얀 벽위론 새끼 도마뱀 몇 마리가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가운데
스미냑에서의 밤은 깊어갑니다.
혼자서도 혼자가 아닌 발리에서의 밤은 여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