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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Iris Lv.7
2011.03.21 02:02 추천:8 댓글:5 조회:2,918
 저희 부부는 작년 12월 우붓에 왔습니다. 여행으로 왔는데 거주자가 되어버려 몇 달 째 우붓에서 놀고 먹고 있었죠. ㅋ

주말엔 여기 저기 오토바이를 끌고 놀러 다니기도 했지만 (날짜 개념은 없는데, 이상하게 주말이면 어디 가고싶어지더라구요)

집이 우붓이니 멀리 가 본적도 없고, 발리도 처음이라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발리를 한바퀴 돌아보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기회는 우리가 만드는 거?!

세부계획은 일단, 시계 반대방향으로 돈다는 것과 일정은 9박 10일이라는 것(새집으로 이사할 시기를 맞춰서..)


3월 6일 첫날

금홍이네에서 차를 마시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벌써 3시가 다 되었더군요. 사실 아침에 짐 정리하느라 피곤하기도 하고..

그냥 우붓에 있으면 파란하늘 분홍하늘 녹색하늘 보면서 시간 잘 가고 좋을텐데 싶기도 하고...

그래도 우리끼리 약속이니까 어쩔 수 없다라고 생각하고 일단 바이크 시동을 걸었습니다. 

운전은 신랑 제이(편의상 그렇게 부릅니다)가, 전 뒷자석에 타고 지도를 보며 인간 네비게이션 역할


우붓에서 일단 짠디다사를 가기로 했습니다. 빠당바이까지는 몇 번 가본적이 있어서 조금 더 멀리 가서 하루 숙박을 하자고...

우붓 - 기아냐르 - 스마라뿌라 - 빠당바이 - 짠디다사 코스로 가는데 길은 어렵지 않습니다. 

특히 이정표가 잘 나와있어서 이정표만 따라가도 별 무리 없는 듯.


지도를 보아하니 이곳이 짠디다사쯤인 것 같은데... 가도가도 번화한 곳은 나오지가 않고 해서 바이크를 세웠습니다. 

때마침 비도 부슬부슬 오더군요.

우리 우비는 황금색입니다. ㅋ

 
balisurf.net



아무튼, 바이크를 세운 후 제이가 5m쯤 떨어진 곳에 계시는 아저씨에게 "짠디다사?"라고 물어보니

아저씨가 눈을 부릅떴습니다. 그리고 우릴 향해 소릴치며 걸어오는데...!

오, 이건 뭐지.;

그 아저씨에게 팔이라도 잡히기 전에 어서 시동걸고 떠나야했습니다.

저희가 뭔 잘못을 한걸까요. 원래 이상한 사람이었겠죠? ㅜ.ㅜ


5분쯤 가니 상대적으로 번화한 짠디다사가 나오더군요. 

발리 아틀라스에 적혀있는 호텔들도 보이기 시작하고...

바다가 가까이 보일무렵 처음으로 보이는 게스트 하우스에 들어갔습니다.

아리 홈스테이. 호주 아저씨와 인도네시아 아주머니가 운영하는 게스트 하우스입니다. 


길가에서 이런 간판이 바로 보입니다. 
 
balisurf.net
 


방 내부는 이렇구요. 
 
 



아침포함 13만루피라는 우붓에서는 보기 힘든 가격에 방 대충 둘러보고 오케이 하였습니다. 창문으로 바다도 살짝 보입니다. ^^

도로 바로 옆이라 지나다니는 오토바이 소리가 좀 크고, 방에서 페인트 냄새 같은게 나고,

화장실 바닥 물이 잘 안내려가는 것 빼면 완벽한 숙소였습니다. 

주원씨가 그랬습니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아마 이 숙소는 최선이라고 대답할 것 같았습니다. 낡은 건물, 낡고 좁은 방이었지만 나름 청소도 깨끗이 하려고 하고 

이런 자그마한 정성도 보여줬거든요.
 
꽃 하나에 기분좋아지는... ^^
 
 



대충 정리하고 바이크를 끌고 나가 짠디다사를 둘러보았습니다. 비가 오락가락...

짠디다사의 바닷가엔 외국인들은 많이 안보이더라구요. 동네 청년들이 축구하는 모습이 보이고...

비치를 끼고 많은 호텔과 리조트들이 있어서 저희같은 배낭여행객이 찾을 만한 비치는 따로 있지는 않아보였습니다. 
 

물은 빠당바이보다 훨씬 깨끗한 느낌. 
 
 



두명이 30만루피를 내고 스노클링을 하라는 아저씨의 말에 힌트를 입어서 알게된 곳 화이트 샌드비치. 

언덕너머에 화이트 샌드비치가 있다는 겁니다. 물론 스노클링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에서 하면 되니까...

그곳을 찾으려고 산을 올라가봤지만 산만 오르락 내리락 그냥 첩첩산중하다가 결국은 못찾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한쪽엔 바다가보이고 한쪽엔 아궁산이 보이는 그 언덕에서 뭔지 모를 경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발리의 자연은 사람을 고개숙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붓에서는 보지 못한 아주 모던한 건물들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요즘 집에 관심이 많아 이곳 저곳 기웃 거리고 있는데, 역시 모던한 것은 바닷가쪽은 잘 어울리는 군요.



언덕을 내려와 동네 구경을 한 뒤 바이크를 세워두고 짠디다사 라군을 한바퀴 따라 걸었습니다.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말이죠.

같은 곳에서 수십장의 사진을 찍으시는 우리 신랑 제이. 이작가라 불러줘야할까요.

개인의 취향과 취미라서 뭐라 할일은 아니어서 묵묵히 우산만 들었습니다. 덕분에 가끔 예쁜 사진도 보니 뭐. 



 
짠디다사 라군은 물이 있어서 그런지 하늘을 잘 담아냅니다.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
 




해도 저물고, 비도 거세지고 해서 일찍 숙소로 들어왔습니다. 내일 일정도 상의하고...저녁도 먹어야 했으니

집에서 가지고 온 빵과 사과로 저녁을 대신했습니다. 

우리에겐 때가 안맞으면 대충 떼우고, 레스토랑은 하루에 한끼로 제한하는 우리만의 암묵적인 법칙이 있으니까요. ㅋ


일기도 적어보고, 집 떠나니 여행느낌이 났습니다. 

오토바이 소리만 빼면 더 나은 밤이었을텐데요.
 
  • kufabal 2011.03.21 16:56 추천
    아~ 짠디다사~ 조용하고 맛있고 좋죠~
    .. 대땅 좁은 화이트샌드비치.. 라군 옆에 있어요 ㅋㅋㅋ 아마 거길 알려주신건 아닐테고... 어딘가 넓은 화이트 샌드가 있는듯..
  • Iris 2011.03.22 09:16 추천
    화이트 샌드비치 언덕넘어 돌아가면 있다고 하던데... 라군옆에도 화이트샌드비치가 있나보네요. 여태 가본 곳 중엔 빠당바이 화이트 샌드비치가 젤 예뻤어요~!
  • egg 2011.03.22 16:31 추천
    뭔가...느낌이 좋은데요? 글도 사진도.... / 하얀색 집은 멋집니다...살짝 '발리'하고는 어울리지 않는것도 같지만...ㅎㅎㅎ (저는 이런집 좋아해요)
  • Iris 2011.03.23 03:53 추천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저 하얀집에서 한번 자보고 싶더라구요. 막상 발리가 좋다 좋다해도, 깔끔한 집을 찾는건 어쩔 수 없나봐요.
  • 깡윤 2011.04.03 01:04 추천
    화이트샌드비치 저희도 짠디다사까지 갔다가 못가고 그냥 왔었어요..^^;
    다음에 들어가면 꼭 가보고 싶어요...
    하얀색 집은 저도 맘에 들어요...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