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호텔 여행이었습니다.
애기가 15개월이라 낮잠도 재우고 해야햐서 아예 관광은 생각도 안했거든요.
물론 관광을 할래면 할 수도 있을겁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그러면 엄마가 몸살나거나 쓰러진다고 하더라구요 ㅡㅡ;;
한번 여행갓다 온담에 애기 고만 키울것도 아니고...
그래서 과감히 관광은 포기하고
호텔에서만 3일을 뒹굴거리며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저녁먹고 시간나면 택시타고 꾸따시내 나가서 쇼핑좀 하구요
하루 저녁은 짐바란 씨푸드도 즐겼습니다.
그렇게 몸사려서 그런지
애기도 쌩쌩하고, 우리 부부도 그런대로 좋은 컨디션으로 왔습니다.
물론 아쉬움은 남지요... 발리가서 본게 없으니 ㅠ.ㅠ
일년에 단 한번 즐기는 휴가인데
고생하더라도 많이 보고 올것인지
아님 정말 휴식을 즐기고 올것인지는 가시는 분의 마인드에 달린 것 같습니다.
암튼 저는 만족할만한 휴가여행이었습니다.
그러나 호텔에서만 있었다고 절대 널널하지 않습니다.
아침먹고 애기 밥먹이고 수영장에서 놀고 점심먹고 재우고 바다보고 놀고 사진찍고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그러다보면 하루가 금방가요.
우린 그래서 호텔에서 무료로 빌려주는 노트북도 빌린다빌린다 하면서 결국 못빌렸답니다.
호텔 정원도 다 못돌아봤어요.
저흰 클럽룸에 머물렀는데 클럽룸 주변만 놀았어도 바빴거든요.
마지막날 저녁에 비행기 기다리며 호텔 산책했는데
깜짝 놀랐어요.
이 호텔에 이런곳이 다 있었나 하고요 ^^;;
그런데 클럽 룸에 머무는 투숙객들 중엔 우리처럼 호텔에서만 노는 사람이 꽤 되더라구요.
우리 3일 머무는 동안 한 일본인 가족이 클럽라운지며 풀장 등등에서 우리와 수백번도 더 마주쳤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더라구요.
클럽룸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백인들도 늘 같은 장소 같은 시간대에 마주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말도 나누게되고 나중엔 가족같아요.
돌이켜보면 오히려 여행보다 준비가 더 바빳건 것 같아요.
아기 수영복, 보행기 튜브, 모기퇴치제, 썬크림 등 미리 알아보고 구입하기도 만만치않구요
이유식 수송작전- 저는 베베* 에서 유아반찬 시켜먹고 있어서 3팩을 얼음팩과 보리차 얼린 것과 함께 화물짐으로 부쳤어요
다행히 밤비행기라 그런지 녹지 않아 다행이었죠.
비행기에서 주는 거버 통조림은 예상대로 입에 대지도 않아 다 버리고 미리 싸간 도시락 먹였구요.
밥은 햇반 준비해가고 호텔측에다가 쌀죽 준비해달라고 미리 멜 보냈는데 그때문인지 원래 나오는 건지 아침 부페 메뉴에 쌀죽이 늘 있어서 그거 먹이고 미리 준비해간 도시락에 점심용 쌀죽을 담았다가 호텔방에 와서 점심으로 먹이곤 했어요.
저녁은 햇반 돌려달래서 그걸로 먹였구요.
우유는 한국에서 멸균우유 준비해갔구요
떠먹는 요구르트는 두개정도는 한국에서 공수해가고 그 담부터는 호텔 부폐에서 나오는 거 플레인으로 먹였어요.
과일은 좀 조심스러워서 이상한 열대과일은 안먹이고 바나나와 수박 정도만 먹였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어서 다행이었죠.
보리차는 미리 얼려간 것 다 먹이고 호텔에서 주는 아쿠아 병 두개를 전기주전자에 보리차 티백 넣고 끓인 후
다시 아쿠아 병에 담아 식혀 놓았다가 냉장고에 넣어놓고 먹였어요.
저녁에 밖에 나갈때는 도시락에 밥이랑 반찬 미리 싸갛구가서 먹이거나
반찬만 가져가고 햇반은 식당가서 돌려달라고 할려고 했어요
그런데 디스커버리몰에 있는 식당에는 전자렌지가 없어 물에 끓여 달럈더니 미리 커버를 열어서 그것마져도 못했어요
대신 그나라 쌀밥을 먹였죠.
문제는 애기 입맛에 안맞는지 안먹더란 것...
밥먹기 시작하는 애기라면 적어도 햇반이라도 준비해가시고
호텔에서 미리 햇반 돌려가세요.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이 뭔지도 잘 모르더라구요.
이만큼 신경 쓴 탓인지 아기 밥도 너무 잘먹고 설사한번 안하고 잘 왔답니다.
애기 데려가서 신경도 많이 쓰이고 여러모로 고생은 많았지만
그래도 애기가 너무 즐거워해서 기분이 좋더라구요.
놓고 왔음 넘 서운할뻔 했어요.
집에와서 산, 바다, 시골, 도시 등등 그림이 있는 책을 펼쳐놓고
"바다 어디있어?"하면 얼른 바다를 손으로 짚더라구요.
역시 현장학습이 최고인가 봅니다. ^^
아이랑 가는 여행은 재미가 조금 덜해도 더 행복한거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