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루와뚜 사원과 양양비치를 구경하고 나서 드림랜드 비치로 이동중이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조형물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조형물에서 비치까지는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었다. 또한 출입구가 있는 곳은 지대가 상당히 높은 곳이여서 해변까지는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을 한참동안 내려가야 했다. 입구에는 가루다 상과 다른 힌두신의 조형물을 만들어 놓아 이곳을 통과하는 여행객들이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없게 만들어 놓았다. 발리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입구 근처의 도로가 넓게 만들어져 있어서 차를 세워놓고 사진 한장을 충분히 찍을 수 있었다.
이 출입문에서부터 드림랜드 비치까지는 차로도 10분 이상 걸렸고, 중간에 뉴꾸따 CC도 지나게 된다. 산악지형이라 사람들도 많이 살고 있는 곳이 아니어서 교통환경이나 주변환경이 더 쾌적해 보이는 곳이였다.
꾸따만큼은 아니지만 발리에서 드림랜드 비치라고 하면 한번 방문해 볼만한 곳으로 인정해주는 해변으로 서핑포인트로 잘 알려져 있는 곳이라고 한다. 다른 어떤 주차장보다 비싼 주차비를 받는 이곳은 주차장에서 해변까지 내려오는 길이 돌맹이가 많아 접근하기가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해변에 오니 깨끗하다는 느낌과 함께 이국적인 해변 풍경을 보이고 있었다. 앉아서 쉴 수 있는 파라솔과 의자가 놓여있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유럽풍의 여인들도 많은 등 분위기(?)도 좋았다.
파도가 높아 서퍼들이 많이 찾는 해변이라고 들었는데 우리가 도착할 무렵에는 물길 방향이 바뀌는 시점이었는지 파도가 별로 없고 셔퍼보다는 수영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파도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파도를 즐기는 셔퍼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사진의 오른쪽 끝이 우리가 갔다왔던 울루와뚜 사원쪽이다. 수영복을 준비해 왔고, 숙소가 이 해변 근처에 있었다면 바닷물에 한번 뛰어 들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지만 무엇하나 상황이 맞지 않았다. 그러나 그만큼 주변의 분위기나 해변이 좋았다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도착한 이후에 갑자기 엄청난 어린 학생들이 물려 오기 시작했는데 아마도 발리가 아닌 인근의 인도네시아의 섬에서 이곳 발리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 같았다. 여학생들의 복장이 힌두교도가 아닌 무슬림의 복장으로 머리에는 히잡은 두르고 있었고, 발리에서 이곳으로 여행을 온 것으로 보이지 않아 발리의 학생들이 온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무슬림의 학생들일지라도 바닷가에 와서 즐거운 기분과 흥분되는 것은 마찬가지인듯 즐겁게 놀았다. 아마 강력한 원리주의를 따르는 무슬림은 아닌 듯하다.
해변에서 주차장으로 오르는 길 가운데 있는 엉성한 매점들... 건물을 짖다가 만듯한 느낌이다. 이 상점의 윗쪽에는 드림랜드 비치호텔이 있다고 들었는데 호텔을 구경하기 위해서 더운 날씨에 올라가기 싫어 다음 장소로 이동...
드림랜드 비치를 출발해 드디어 짐바란 해변으로 이동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발리의 남쪽 바다를 원없이 많이 보게 된다. 저녁 시간에 맞추어 와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석양을 보려고 했었는데 시간 조정을 잘못해서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했다. 결국 한곳에 자리 잡고 여유를 가지고 식사를 하면서 해가 지는 모습을 보기로 하고, 기사 아저씨가 안내해준 식당으로 이동했다. 원래 계획은 5시 반쯤 도착해서 어두워질 때까지 이곳에서 식사를 하려고 했었는데 예상보다 1시간이나 빨리 도착했다. 발리는 1년내내 해뜨는 시간과 해지는 시간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 해가 지려면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음식 시키는 것은 조금 미루고 짐바란 해변을 둘러 보았다. 다른 식당에도 저녁식사 시간이 이른듯 아직 손님들이 많이 오지는 않은 듯하고 바닷가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이 월씬 더 많다. 해가 질 무렵이라 하늘에서 비치는 햇볕뿐만 아니라 바다 수면에 반사된 햇살도 강해서 산책하기가 힘들었다. 한가하게 식당 주변을 산책하는 것도 꽤 괜찮았다.
발리에 가면 한번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이야기되는 짐바란 씨푸드. 발리의 물가를 고려했을 때 금액이 상당히 비싼 편이였고, 맛과 가격에 감상 평들이 너무 극단적으로 엇갈렸기에 약간의 고민은 했지만 안 먹고 후회하느니 먹고 보고 후회하자는 생각으로 찾았다. 처음 계획은 패키지 여행하는 사람들이 가는 식당을 가지 않고 어시장에는 돔과 새우, 랍스타등을 구입해서 바로 앞에 구워 주는곳에서 구워 먹어 볼까도 생각했었는데 기사 아저씨가 바로 식당으로 가버려 선택의 여지가 없어져 버렸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석양을 보면서 식사를 했다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가격대비 맛과 기대수준에 한참 떨어지는 짐바란 씨푸드였다. 아마 가격의 일정부분은 이 식당을 소개한 기사아저씨에게 돌아 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을이 멋있다는 짐바란의 모습도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아마 1년에 몇 차례는 하늘이 온통 붉게 물드는 화려한 노을을 볼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뒤로 보이는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여행사나 여행책자에 나오는 특이한 체험을 진실로 알아듣는 오류는 피해햐 할 듯하다. 백만불짜리 야경이니 하는 여행사의 미사여구에 현혹되지 않으시길... 평범한 저녁 노을에 실망하고 해가 주위가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에 짐바란을 떠나왔다. 다음에 발리에 오더라도 짐바란은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교통체증까지 감안해서...
(9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