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었습니다.
같은 여행지를 세 번이나 방문한 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누가 그렇게 했다면 "재미없게 갔던 곳을 뭐하러 또 가?" 라고 했을텐데
요즘은 제가 그런 얘기를 듣네요.^^
3월 초까지 꼭 써야 하는 휴가가 열흘정도나 남았고 전 망설임 없이 발리행을 결정했습니다.
기간은 2/28 ~ 3/9, 입사 이래 이렇게 길게 휴가를 낸 건 처음이었습니다.(그 동안 정말 불쌍하게 살지 않았습니까?)
사무실에도 특별한 얘기 없이, 집에는 죄송한 맘에 시험 보러 간다는 거짓말을 . . .(엄니 죄송해유. ㅜ.ㅜ)
발리 현지 전화번호를 아는 후배에겐 사무실에 무슨일이 생겨도 절대로 연락하지 말라는 말을 . . .
이번 여행에 함께 하고 싶다는 선배에겐 같이 갈 수는 있지만 항상 함께 할 수는 없을 거라며 미안하단 말을 남기고
트렁크 하나 질질 끌고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드뎌 KE629 탑승, 좋은 자리 앉겠다며 보딩 중에 통로를 헤집고 다니고 남의 자리 앉아놓고 자리 주인이 오자
뻔뻔하게 저기 가서 앉으라며 똥매너를 보여주는 한 가족여행객들 때문에 인상이 좀 찌푸려 졌지만 발리로 돌아가는
제 기쁜 마음을 어쩌진 못했습니다.^^
7시간의 지루한 비행끝에 드디어 웅우라라이 공항의 활주로에 살포시 안착. 익숙한 발걸음으로 C.I.Q를 통과하여
담배 하나 피우고 있으려니 어김없이 택시기사들 말을 걸어 옵니다. 전 씨익 한번 웃어주며 핸펀을 꺼내 'SEND'버튼을
눌러 줍니다. 그런데 전화에서 인도네시아어로 뭐라뭐라 안내멘트가 나오고 계속 전화가 안되네요.
우쒸, 나중에 알고 보니 마지막 사용한지 한 달이 지나면 통화가 정지되고 다시 pulsa를 충전하면 남은 credit까지
환원되는 시스템이더군요.
처음부터 계획에 차질이 생기니 공중전화 사용할 생각도 못하고 똥고집이 발생하야 공항입구까지 트렁크 질질 끌고
걸어 나갑니다. 차 타고 지나갈 때는 몰랐는데 걸어가려니 거리가 꽤 되더군요. 문제는 공항입구에도 택시는 눈에 띄질
않았다는 겁니다.10분 정도 기다리고 있으려니 공항에서 나오는 오토바이 한 대가 제 앞에 섭니다. "넌 뭐여?"
어디가냐며 자기가 태워 주겠답니다. "얼만디?" 알아서 달랍니다. "근디 나 트렁크가 있는디..." 괜찮답니다.
그리하여 그 친구는 제 트렁크를 헨들과 좌석사이에 끼운채 저를 뒤에 태우고 숙소인 뚠중발리인까지 잘 달렸습니다.^^
(이 요상한 시츄에시션은 며칠 뒤 제가 운전수가 되어 비슷하게 재현됩니다.ㅋㅋㅋ)
숙소에 도착 후 시원한 빈땅 한 병 때려주고 바로 슬리핑합니다.
비소리에 눈을 떠 보니 아침 8시
프론트에 가서 아침 달랬더니 방으로 가져다 주내요. 아마 숙소에 식당이 없은 이유인 듯 했습니다.
아침식사 후 잠시 침대에서 뒹굴다가 나가서 숙소를 어슬렁 거려 봅니다.
자주 이용했던 수카비치인 앞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고 바이크를 빌리러 갔습니다.
지난 번에 울루와뚜 갔을 때 차량을 이용했던 kiki 내 가게에 가서 하루에 보험 포함 45,000 Rp로 6일 동안 빌렸습니다.
kiki 아버지께서 제 안전을 기원하며 세레모니를 해 주시고 저렇게 차낭사리를 꽂아주셨네요.^^
날씨가 흐려서 사람이 많지는 않았지만 꾸따비치는 여전히 활기차게 살아 있었습니다.
바다와 서핑하는 모습들을 보고 있는데 비치보이 한 명이 옆에 와서 말을 거네요.
오늘은 좀 피곤해서 내일 서핑을 할 생각이라고 했더니 오늘 저녁 바운티에 올거면 자기랑 당구 치자네요.
오케이 했습니다. 그리고 점심먹고 오후에 컨디션이 좀 괜찮길래 20,000 Rp에 2시간 정도 써핑을 했습니다.
이 번엔 2시간 동안 스탠딩 한 번 못해 봤습니다. 지난 번 말리부 탔을 때는 그래도 좀 됐었는데.ㅋㅋㅋ
다음엔 제대로 강습이라도 받아야겠네요. 그리고 좋은 서핑레슨 책 아시는 분 추천 좀 해 주세요.
점심을 먹으러 간 와룽 브라질
직원한테 추천을 부탁했더니 잴루 비싼 브라질리안 셋트 메뉴를 찍어 주네요.^^
개인적으로 맛은 그저그랬고 양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리고 몸에 좋다는 아보카도 주스를 처음으로 시켜봤는데 걸죽한게 딱 제 스타일이 아니더군요.ㅋㅋㅋ
로비나 교통편을 알아보려고 프라마 오피스에 들렀습니다.
하루에 한 편 매일 10:00에 출발, 로비나 까지 4시간 정도 걸리고 요금은 70,000 Rp 였습니다.
서핑 후 숙소에서 좀 쉬다가 SANDOK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습니다.
나중에 바호핑 하러 다닐 때 보니까 꽤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더라구요.
제가 주문한 씨푸드 나시고랭, 제 입맛엔 꽤 괜찮았습니다.
저녁식사 후 약속한 대로 바운티 무대 앞 1층에서 비치보이 Anton & 그의 친구들과 당구를 쳤습니다.
결과는 3전 전승. 인천 짠 당구 맛을 좀 보여줬죠.ㅋㅋㅋ
게임비는 5,000 Rp. 당구대에 동전을 넣으면 공이 나오더라구요.
2시간 정도 당구를 치고 2층으로 올라가 음주 가무를 즐겨 주십니다.
그런데 1달 전에 왔을 때랑 실내 구조가 좀 바꿔었더군요.
발리에서의 두 번째 날이 밝았습니다.
오늘도 특별한 계획은 없기에 늦게 일어나 여유로운 아침을 즐기고 뭘 할까 생각해 봅니다.
일단 내일 로비나로 다이빙 투어를 결심하고 오늘 새벽 뚠중발리인으로 오셨을 jenny166님 일행을 만나러 갔는데
워터붐에 놀려 가셨다네요. (부지런도 하셔라.^^) 그래서 일단 프라마 오피스 가서 내일 로비나행 버스 예약을하고
로비나에 가지고 갈 작은 가방을 하나 사러 나섰습니다.
아래 요녀석이 저의 favorite shopping point인 surf factory outlet에서 심사숙고 끝에 고른 가방입니다.
가격은 120,000 Rp. 가지고 다녀보니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바이크로 여기저기 싸돌아 다니다 저녁무렵 숙소에 돌아와 보니 jenny님 일행은 아직 안오셨더군요.
나중에 같이 저녁을 먹으려고 일단 Dewa dewi 로 맛사지를 받으로 갔습니다.
경미리님 사진속의 그 아주머니가 웃으며 맞아주시네요.
1시간 짜리 맛사지를 선택하고 침대에 업어졌습니다. 물론 경미리님 팁데로 준비해간 손수건을 얼굴이 닿는 부위에
깔았죠.^^
자 이제 맛사지가 시작됩니다. 엥! 근데 그 아주머니가 아닌 젊은 아가씨가 맛사지를 해 주네요.
좀 망설이다가 미안한데 난 아주머니한테 맛사지 받으러 왔다고 얘기를 했죠.
잠시 후 아주머니가 들어오시네요. 그런데 아주머니 손 힘이 대단하시데요. 전 좀 아파서 나중엔 살살 해 달라고 했어요.
암튼 맛사지를 잘 받고 계산을 하는데 거스름 돈이 없으시다며 돈을 3,000 Rp 나 덜 받으시는거에요. 전 속으로 팁을
얼마 드려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깍아주시니 넘 죄송하더라구요. "감사합니다."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나중에 와서 더 드려야지 . . . . . .)
다시 숙소로 돌아와서 보니 아직도 jenny님 일행은 안 들어오셨더라구요. 그래서 혼자 저녁을 먹으러 나가는 찰라에
여자 두 분이 들어 오시길래 " 저....혹시....?" "예, 안녕하세요.^^" 서로 인사를 나눴습니다.
오늘 밤 바호핑 약속을 하고 저 혼자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ㅋㅋㅋ(두 분은 이미 식사를 ... 9시를 넘었으니 당연히...)
저녁을 먹으러간 뽀삐스2의 바구스, 1981년부터 영업을 했다네요.
나시고랭 바구스, 먹을만을 했는데 가격이 별로 안착했습니다. 보시는 바와 같이 양은 착했습니다.^^
저녁식사 후 jenny님 일행과 조인하여 에스프레소 바를 필두로 바호핑을 시작했습니다.
jenny님과 경화님은 이쁘게 꽃단장을 하시고 저는 반바지에 캡 눌러 쓰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서...ㅋㅋㅋ
에스프레소에서 한참을 즐기다 jenny님이 신청하신 sublime의 santeria를 듣고 바운티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좀 일렀는지 바운티 스테이지는 댄서들만이 지키고 있더군요. 시간이 좀 지나고 몇 명이 나가서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나가서 좀 흔들어 봤지만 알코올 부족현상 때문인지 영... 분위기도 금방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
엠바고로 자리를 옮깁니다. (원래 엠바고를 먼저 갔어야 했는데.^^)
엠바고, 역시 서 있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꽉 입니다. 이제 알코올도 어느정도 충전되고 분위기도 좋고...
필 좀 받습니다.^^
jenny님의 새침댄스와 경화님의 퓨전살사(?)댄스 그리고 저의 어리버리댄스, 아무렴 어떤가요. 우린 마냥 즐거웠는데.^^
그래도 뭔가 2% 부족했던지 엠바고를 나온 우리는 숙소에서 jenny님이 준비해 오신 건멸치와 고추장으로 마취시킨
발리표 컵누들을 안주로 해서 이슬이로 밤을 적셨습니다.ㅋㅋㅋ
내일은 재미있는(?) 일이 많이 있었던 로비나로 떠나는 날입니다.
기대 하시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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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재미있는(?) 일을 다음편에서 아주 자세히 들려주시길 기대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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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에서 서브라임의 산타리아 들을때,,
혹시 러기안거리를 폴짝폴짝 뛰지 않으셨나요?
전,,너무 좋은나머지 나도 모르게 밴드 템버린을 뺏어 흔들며 폴짝거리게되던데..크크
저에겐 너무나 짧게 다녀온 로비나 엄청 기대됩니다..빨랑 올려주세요.. -
이번에가면 써핑 꼭 해봐야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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뚠중발리인을 순간 뚠중마스로 잘못보구 오토바이타고 우붓까지?? 헉...하고 놀랬더랬습니다....로비나까지 버스타고 움직이시기 괜찮으셨나요?? 무거운 트렁크를 가지고 타도 괜찮을지모르겠네요....다음에 그렇게한번 해보려고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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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보카도 주스 저도 처음 먹고 나서 왠지 모를 힘이 크~~아~~~
호님이 만난 안톤이 저랑 같이 놀았던 그 비치보이 안톤일수도 있겠는데요. -0- -
다음 후기에 나오겠지만 오토바이 타고 우붓까지 당일투어를 댕겨왔습니다.ㅋㅋㅋ
그리고 로비나 갈 때는 트렁크를 숙소에 맡기고 작은 배낭 하나 매고 갔었고요.
제 생각으로는 트렁크 가져 가셔도 크게 불편하시진 않을듯 합니다.^^
MaxFly님 제가 만난 안튼은 맥도날드 앞쪽 비치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
쏟아진 질문들에 답변 감사드리구요...다음후기 얼렁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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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님...
뱀부코너에서 주신 고추장 요긴하게 잘 썼구욤^^
밍밍한 발리 컵라면에 풀어서 먹기도 하구욤...ㅋㅋ
돌아오는 뱅기안 기내식에서 밥에 비벼 먹기도 하구욤ㅋㅋ
암튼 방가웠답니당~
물론 삼발소스 사가지고 왔죠^^
언젠가 요긴하게 쓸 때를 대비해서리~ -
안녕하세요. windhur2님 ^^
즐거운 신행되셨나요?
투반에서 스미냑까지 하나로 연결한 발리섭 지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요.^^
저도 삼발 사가지고 왔습니다. 근데 발리에서의 그 맛이 안나네요. -
저두 삼발,,사가지고 온게 있는데 발리에서의 그 맛이 안나더군요..
어젠 깐풍기를 하나 배달시켜서 삼발을 찍어먹어봤는데 이맛이 아니야..절래절래..
다 먹고나서 발리 그리워하며 꼬맹이 삼발병을 자세히봤는데,,발리 처음 여행할때 사온거라 그런지 유통기한이 2006년 3월 6일로 되어있더라는^^ ㅋㅋ -
저는 같은곳6회입니다 요본에가면 7번째..휴 하지만 계속 갈거에여.
거기에가면 파도있지요. -
우연찮케 전화하게된 jina입니다.. 만나지는 못했지만 즐거운 여행 하신듯 하네요..
저는 며칠만 더 미루다 후기 올릴까 생각중입니다.. -
요상한 시츄에이션은 저랑 마타하리 가셨을때? ㅋㅋ 호님의 후기는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