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수)
오늘은 낀따마니 다운힐 사이클링 투어를 하는 날입니다.
발리섭에 다른분이 올려놓으신 후기와 연락처를 보고, 그쪽으로 메일을 보내서
예약을 해 놓았지요. 현재 부르는 가격은 1인당 360,000루피입니다만,
저희는 메일을 보내서 350,000루피에 투어 끝나고 꾸따에 데려다 주는 걸로 합의했습니당.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기다리니 7시 30분 정각에 픽업차가 도착했습니다.
저희와 함께 투어를 할 다른 팀(네덜란드 커플)을 데리고 드디어 출발합니다.
가이드인 Ngakan은 한 순간도 저희를 심심하게 하지 않으려는 듯이 계속 얘기를 해줍니다.
독특한 영어발음인데, 조금 적응되니 알아들을 만 하더군요.
45분정도 달려서 바뚜르산과 호수가 보이는 카페에 도착했습니다.
팬케익(바나나맛 & 초코맛)과 과일들, 그리고 커피를 주는데, 맛도 괜찮았고,
워낙 배고팠던지라 열심히 먹어주었습니다.
(아침 먹으러 가는 중에 잠시 세워서 보여주는 계단식 논입니다. 저희야 논이 익숙한 문화지만 서양사람들은 꽤나 신기해 하는것 같더라구요)
(뒤에 보이는 산이 바뚜르 산이랍니다. 94년에 살짝 폭발할 뻔 했다고 하더군요..)
아침을 먹고 나서 차를 타고 농장으로 갑니다.
농장에서 바나나, 커피, 바닐라 등등.. 자신들이 재배하는 여러가지 작물을 보여주고 설명해줍니다.
발리의 BBC 는 바나나, 대나무, 커피라네요.. 절대로 영국의 BBC 방송과는 연관이 없답니다. ㅋㅋ
(향이 나는 열매나 잎의 경우는 직접 따서 향을 맡을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나면 직접 커피를 볶는 과정을 보여주는데요.
구경하는 것도 재밌지만 향이 좋습니다. 다 볶아진 커피콩을 하나 먹어보니
쌉쌀하면서 땅콩같은 맛이 나더라구요.
(열심히 커피를 볶고 계시는 할아버지.. )
(커피콩의 모습, 왼쪽은 볶기 전이구요, 오른쪽은 볶은 후입니다.)
커피 볶기까지를 구경하고 나면 커피나 코코아, 생강차 중 골라서 작은 잔으로 한잔씩 줍니다.
저는 코코아를 먹었는데요, 부드러운 맛이 괜찮았구요. 신랑이 먹은 커피도 참 맛나더라구요.
커피를 마시고 나면 차를 옮겨서 드디어 자전거를 타러 갑니다.
자전거를 각자 골라서 공터에서 잠시 연습을 해볼 수 있습니다. 아참, 차가운 생수도 한병 달려있네요.
(자전거를 썩 잘타는 편이 아닌지라, 헬멧을 필수로 썼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는 길은 거의 내리막입니다.
페달을 밟지 않아도 주르륵 내려가니 시원하고 신나더라구요.
게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고 있으면 아이들이 뛰어나와서 '할로~'를 외칩니다.
가이드들이 부탁한대로 함께 '할로~'로 응답해주거나 손을 내밀어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달려갑니다.
중간중간, 대나무 공예, 나무 조각, 마을 사원등등 작은 볼거리만 생겨도
가이드들은 자전거를 세우게 하고 일일이 설명도 해주고, 사진찍을 시간을 줍니다.
(한시간쯤 달리면 나오는 500년 되었다는 나무 아래, 가이드들이 바나나를 준비했다가 나눠줍니다.)
(저보다 자전거를 잘 타는 신랑.. 기어코 제 뒤를 따라오더니 이런 사진을 찍어놓네요..
내리막길 보이시죠? 이때까지는 편했습니다.)
한참 큰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때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되는데.. 저는 그 순간부터 지치기 시작합니다.
어제 네카박물관 가던 길의 노가다가 떠오르면서 갑자기 그만타고 싶어지더라구요..
언덕이 딱 두어번 나옵니다. 그 때를 대비해서 체력을 남겨두시지 않으면 저처럼 지칩니다. ^^
마지막 언덕을 넘고 보니 벌써 2시가 다 되어갑니다. 11시에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으니 거의 세시간이네요.
다리를 건너 조금 가니 차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1차 목적지라는군요.
자전거를 내리자, 가이드가 여기가 일단 코스의 끝인데, 만약 더 타고싶으면 20분정도 더 타라고 합니다.
그날 저희 팀이 가이드 두명과 참가자 12명이었는데.. 저만 포기하고 차를 탔습니다. ㅋㅋ
다시 자전거는 출발하고.. 차는 천천히 따라갑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운전기사인 와얀씨와 얘기를 했는데,
이번 지진/해일도 무슬림들이 사는 곳에 일어났고, 작년 폭탄테러도 무슬림들이 한 거라면서
상당한 적개심을 보이더라구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종교분쟁이라죠...
큰 길을 건너, 다시 사알짝 언덕을 오르니 드디어 2차 목적지가 나옵니다.
가이드들이 자전거 타고 오는 사람을 기다렸다가 얼음물과 차가운 물수건을 줍니다.
신랑은 나중에.. 그 물수건이 너무 반가웠더라고 하더군요.
점심은 예전에 후기 올리신 분들과 같이, 여행사 소유의 ApiApi 라는 식당에 가서
부페식으로 먹었습니다. 배도 고프고, 음식도 나쁘지 않아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는 근처 가정집을 방문했었구요. 그 후에 몽키포레스트로 갔습니다.
예전 후기 올리신 분들은 고아가자에 갔다고 하는데, 이젠 모두 몽키포레스트로 가는 모양입니다.
(점심먹고 방문한 가정집에서.. 가이드는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저는 카메라를 들고 농땡이를...)
(원숭이가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아 주었습니다. 상으로 먹을거라도 줬어야 하는데 저는 빈손이었지요)
몽키포레스트는 꼭 가봐야 할 곳이라고는 할 수 없겠습니다만,
가족단위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 가볍게 산책삼아 걸어다녀볼 만 한것 같습니다.
먹을 것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원숭이들이 덤비거나 하진 않더라구요..
투어가 끝나고, 여행사에 들러서 결제를 마치고, 사누르로 이동하신다는 벨기에 부부와 함께
차에 올랐습니다. 가이드였던 Ngakan이, 자기가 꾸따까지 데려다 줘야 하는데,
오늘 밤에 내일 아침 일출을 보는 바뚜르산 투어의 사람들을 픽업해야 해서 같이 못가 미안하다 하더군요.
다음번에 발리에 가면 그 투어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벨기에 부부는 40대 후반~50대 초반정도 되신 분들인데, 발리에만 2주 있었다고 하시네요.
그 나이에 외국에서 젊은 사람들과 이런 투어를 즐기면서 여행하는 모습이 참 부러웠습니다.
사누르에 들러서 그 분들을 내려드리고, 저희는 꾸따로 옮겨서 예약해 둔 숙소인 산띠까 비치에 도착했습니다.
방에 짐을 내리고, 저녁을 먹을 겸 밖으로 나갔습니다.
5분도 채 안걸어서 디스커버리몰이 나오는데, 바로 건너편에 조그만 맛사지 가게가 보입니다.
점심을 거의 3시가 다 되어 먹은지라, 배가 덜 고팠던 저희는 그 가게에 가보았습니다.
Kayan이라는 가게인데, 10시~15시까지가 해피아워라서 20% 할인이라네요.
가게 앞에서 전단을 나눠주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그냥 20% 해주겠답니다. 그래서 들어갔지요.
원래 1시간 발맛사지가 90,000루피인데, TAX 포함하고, 20% 할인하니 79,200루피였습니다.
45분 발 + 15분 어깨 맛사지를 받기로 했습니다.
맛사지가 시작된지 5분도 안되어 신랑과 저는 마주보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잘하더군요.
어제 Kenko의 맛사지에 비해 훨씬 더 섬세하게 발 반사구를 누르는 것 같습니다. 압도 좋구요.
제게는 조금 아픈 압이었지만 신랑은 아주 만족했다고 합니다.
개운해진 몸으로, Atmosphere로 갔습니다. 시간이 8시가 넘은지라, 그냥 가까이에서 먹으려구요.
110,000 짜리 짐바란 스타일 씨푸드 구이를 먹었는데, 작은 랍스터, 새우, 오징어, 생선구이, 조개가
한접시 나오구요, 밥과 삼발소스가 나옵니다. 둘이서 나눠먹어도 양이 그렇게 적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발리서프 카드를 제시하니 10% 할인까지.. 둘이서 샐러드 하나, 메인요리 하나, 빈땅 큰것 두병을
먹어치웠는데, 230,000루피 나오더군요.. 예산보다는 살짝 초과지만, 기분이 좋아서 패스입니다. ^^
돌아오는 길은 신발을 벗어들고 해변으로 걸어왔습니다.
Greeny
Lv.11
2006.07.25 16:02
추천:15 댓글:3 조회:2,8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