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yoon
Lv.19
2006.12.27 14:12
추천:6 댓글:6 조회:2,276
일어나 눈곱떼고 나와서 아침을 부탁한다.
신랑은 예술 사진을 찍는지 sania's house 여기저기를 카메라에 담드라 밥도 안먹는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침대 옆에 4센치 가량의 벌레가 나자빠져 있다.
개미만 신났다~
우붓은 꾸따보다 자연이 훨 살아 있는 곳이라 그런지 개미나 벌레들이 꽤 있었다.
그리고 도랑을 슬슬 뛰어가는 쥐도 보였다. 뜨아~
식사를 마치고 준비를 하려고 방에 들어가니 개미는 다 사라지고 벌레만 누워 있다.
형태는 멀쩡하지만 속살은 다 먹히고 껍데기만 남은게 분명하다.
발리에서 읽으려고 "개미"책을 갖고 왔는데 개미에 대해 연구를 해봐야겠다..ㅋㅋㅋ
오늘은 그동안 정들었던 숙소를 떠나는 날이다.
자연속에 푹~ 파묻혀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 주었던 sania's house..
그러나 깔끔을 원하고 벌레가 있거나 벽이나 바닥에 이끼가 있는것을 싫어 하신다면 절대 비추다.
나도 약간..몸사렸다.ㅎ
오늘은 일일투어가 있는 날이다.
빡빡~하게 스케줄을 짜 놓고 40불내고 80불의 성과를 보리라 다짐을 해 본다!
오늘의 계획은 구눙까위 -> 낀따마니 -> 부드굴 -> 따나롯 -> 마사지 -> 꾸따의 숙소 이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마데 아저씨가 데리러 왔다.
씨아룰에게 가이드를 부탁했는데 일정이 벌써 예약되어 있다며 마데아저씨를 보내주었다.
귀뒤에 꽃을 꼽고 나타난 마데아저씨는 인상도 좋고 생글생글 웃는게 나이에 맞지않게 순진해 보인다.
아저씨와 함께 차에 올라 스케줄 체크를 하고 출발~
첨엔 약간 어색했지만 아저씨가 정답게 대해주고 우리도 나름 성격 좋다고 자부하기 때문에..ㅋㅋㅋ
금방 친해졌다.
마지막날 마데아저씨와 하루 더 투어를 했는데 헤어질때 울뻔했다.ㅠ.ㅜ
< 구눙까위 가는 길에 만난 어린이들 - 순진무구 표정이 예술~ >
구눙까위는 별 감흥이 없었던 관광지였다.
그래도 사찰 내부를 구경하며 기부도 조금 하고.. 어디로 돈이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 구눙까위에서 - 마데 아저씨가 준비해온 사롱을 입고 >
다음 장소는 낀따마니다.
화산이 아직 활성 상태라는데 우리 갔을때 터지면 어쩌나 하고 3초간 걱정한다.
사화산 아니면 모두 활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휴화산이거나 말거나..
그러나 그런 걱정은 노노~
바닥에 돌이 까맣지 않았다면 화산인지도 모르겠다.
< 낀따마니 화산을 배경으로 >
근데 우리는 둘이 사진을 서서 찍으면 꼭 "북에서 왔시요~" 다.
완전 차렷!
차 세우고 잠시 산을 보더니 다시 타란다.
낀따마니 걸어서 올라가는거 아니었어?
타라니까 타고 1분도 안가서 또 내리란다.
이번엔 호수구경.
< 바뚜루 호수에서 이번엔 친한척 하며 >
근데 이게 낀따마니 구경의 전부였다.
쫌 아쉽다.
차 타고 한참 왔는데 왠지 수박 겉핡기 식인것만 같다.
아저씨는 한국말을 모르니 뒤에서 둘이 꽁시랑 대본다.
이렇게 보는거 뭐여~
난 산에 오르는줄 알았쥐~
그래도 이제와서 어떻게~ 기냥 즐겨!
부드굴 가는 길에 점심을 먹기로 하고 차에 오른다.
거의 도착해 가는데 비가온다.
아저씨 말로는 여긴 올때마다 비가 온다고..
< 비오는 거리 >
부드굴에 거의 다 가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어디로? KFC로!
< KFC - King Fried Chicken >
우린 이름을 보고 너무 웃겨 기절했다.
그리고 맛에 또한번 기절~
신랑은 후추뿌린 스테이크를 시키고 나는 나시짬뿌르를 시켰다.
나는 이왕 온거 입에 맛던 안 맛던 인도네시아에 흠뻑 빠졌다 가리라.. 생각했기땜에 발리음식만 시켜먹었다.
근데 신랑이 나시를 하나 시키더니 고추장에 비벼 먹는다.
입이 찢어져라 좋아하면서 느므느므 맛있단다.
오랫만에 신랑입에 밥이 척척 들어가니 내가 다 흐믓하다.
새끼입에 먹을꺼 들어가면 밥 안먹어도 배부르다더니.. 이런느낌일까!?
나도 나시짬뿌르를 밥알 한톨 안 남기고 싹싹 비워준다. 맛난다! 헤~~
부드굴은 아쉽게도 비가 오는 관계로 사진을 찍지 못했다.
바다수준의 넓은 호수가 있고 잔디도 잘 깔려 있고..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참 좋았을껄..하고 생각해 본다.
그치만 비가 와도 좋다.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이번엔 따나롯이다.
따나롯 가는길에 비가 그친다.
그치는게 아니라 어느 지역부터는 비가 안온듯했다.
따나롯에 도착해서 표 끊고 들어가보니 이거 완전 장관이다.
사람들도 무지 많고 또 그날은 무슨 세레모니가 있는 날이라면서 모두들 난리다.
남자들은 우동에 사롱을 입고, 여자들은 사롱에 음식바구니를 머리에 이었다.
종교의 힘이란 이런거구나.. 새롭게 느껴진다.
싸간 음식들을 다 어쩌나..하고 보니 종교의식이 끝난후 가족끼리 잔디에 음식을 펼쳐 놓고 먹는다.
자신들이 믿는 신에게 제를 지내고 가족소풍으로 이어지는것.
난 무교지만 신이 이들에게 가족간의 시간을 보내라고, 소풍을 주기 위해 종교를 만든듯.. 마음이 따뜻해 진다.
< 줄을 잡고 물살을 헤지며 사원을 드나드는 사람들 >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무지큰뱀을 풀밭에 풀어 놓고 폴라로이드로 뱀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버는 아저씨가 있었다.
정말 너무너무 큰뱀이다.
가까이 가서 구경하기도 무섭다.
근데 나한테 와서 사진 찍으란다.
그 말만 듣고 기겁하고 뛰어 도망갔다.
그런데도 신랑은 예술사진 작업중.
< 무섭지도 않은지 뱀을 만지고 있는 사내아이 >
저게 한마리다.
옆에 자루에 이보다 조금 작은 뱀도 들어 있었다.
뱀이 어찌나 큰지 나같은 사람은 한입에 쏙~ 들어가게 생겼다.
우리가 이날 방문했던 여행지 4군데 중에 구눙까위와 낀따마니는 별로였고
부드굴과 따나롯은 좋았다.
그냥 이렇게 써 놓는게 뭐 다른분들 일정 짜는데 도움이 될런가..싶긴 하지만..^^;
구눙까위는 사진에 있는 돌로 되어 있는 부조가 전부.
낀따마니는 일출을 본다거나 하는 트래킹코스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길에서만 바라보는건 별로다.
그거 길에서 쳐다본다고 돈도 내라고 한다. 기막힘~
부드굴과 따나롯은 그래도 경치가 좋고 장관이다.
따나롯을 나와 꾸따에 있는 숙소에 짐을 풀고 스미냑에 있는 chill 마사지 샾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
그런데 출발한지 10분정도 되었는데 길이 완전 꽉 막혔다.
뭔일이냐니까 러시아워 인가보다고 하는데 20분 넘게 서 있어도 차바퀴가 채 한바퀴도 굴러가질 못한다.
왜그러나 싶어서 사람들이 다 차를 버리고 앞으로 걸어가 본다.
나도 간다.
걸어가는데 앞에 서 있던 차들에 타고 있던 발리사람들이 나보고 "곤니찌와~" 그런다.
내가 한국인처럼 안 생겼나?
우리 차에서 2~30미터쯤 걸어가니 한쪽 차선에서 공사를 하고 있고 한쪽으로만 통행을 하는데 반대편에 너무 큰차가 서 있어서 오도가도 못하고 오토바이만 양쪽에서 넘어간다.
경찰도 없고~ 운전자들도 어떻게 되겠지~ 하며 느긋하다.
나만 맘 바쁘다.
한 20분정도 더 있으려니 경찰이 어디선가 나타나서 오토바이들 먼저 다 보내주고
큰차를 보내준다.
우리차도 이제 슬슬 움직인다.
1분만 빨리 그길을 지나갔어도 1시간 버는건데..
날이 어둑어둑 해지는게 시간 다 지나갔다.
마데 아저씨 말이 이곳 경찰은 아침에만 반짝 일하고 다들 어디론가로 가버려서 나타나질 않는다고 한다.
더운 나라라서 낮에는 경찰도 밖에 잘 안나오나 보다.
우린 예상보다 늦어져서 숙소엔 마사지 후 우리끼리 가기로 하고 스미냑으로 바로 간다.
마사지 샾에서 마데 아저씨와 헤어졌다.
마사지 받는걸 기다렸다가 숙소에 데려다 준다고 아저씨가 박박 우긴다.
스미냑에서 숙소까지 멀지도 않은데..
우린 한시간씩 일없이 아저씨를 기다리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극구 사양을 하며 아저씨를 보냈다.
헤어질때 악수하는데.. 다시는 못 볼 사람이라고 생각하니 좀 우울해진다.
관광객에게 맞춰서 최선을 다하던 아저씨. 하루동안 정 많이 들었는데..
마데아저씨 안녕히 가세요~
chill 이라는 마사지 샾이 시원~하게 한다고 해서 갔는데 우린 별로였다.
별로 안 시원한것 까지는 좋았는데
이 남자들이 어떻게 마사지를 했는지 다음날 일어나 보니 다리에 알이 박혔다.
산에 올라갔다 온것처럼 계단 내려갈때도 아푸다.ㅠ.ㅠ
근데 웃긴건 우리 신랑은 엉덩이에 알이 박힌것!
쿠하하하하~~
앉았다 일어났다 할때 아푸단다!
마사지를 받고 다 늦은 시간에 블루버드를 잡아타고 secret garden으로 간다.
하루에 200.000Rp고 가는날은 오픈해 놓아도 된다고 한다.
그리고 check out 할때 계산하는게 아니라 check in 할때 하루치든 몇일치든 계산을 미리 하란다.
돈 떼먹고 도망 가는사람들 많나?
우린 3일 있을 계획으로 갔지만 하루씩 계산을 하기로 하고 숙박계를 쓰고 방으로 갔다.
sania's house에 있다 와서 그런지 지금 생각하면 그리 현대적이지 않은데 그 당시 매우 현대적 방으로 보인다.
방에 티비도 있고 냉장고도 있다! 세상에!! ㅋㅋㅋㅋ
화장실에 욕조는 없지만 욕조에서 물받아서 반신욕할것도 아닌데 욕조는 원래 필요 없었다.
화장실도 깔끔하니 괜찮고 방도 깨끗~하고 좋다.
에어컨도 빵빵하고 천장엔 팬까지 달려있다.
완전 호사다.
둘이 좋~다고 짐 풀고 어디서 밥 먹을까.. 하다가 바로 앞에 있는 fat yoggi로 결정한다.
뭐 먹을까.. 하다가 일단 빈땅 한병 시키고 피자와 스파게티를 주문한다.
밤 10시 전에 와서 라지피자 주문하면 레귤러한판 공짜란다.
다 먹지도 못할꺼 뻔히 알지만 공짜라는데.. 라지로 한판시키고 레귤러로 한판 공짜로 받는다.
음식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잠시후에 한국사람하고 똑같이 생긴 여자2분이 들어와 우리 앞테이블에 앉는다.
관심있게 지켜보는데..역시나.. 한국사람이다.
발리에 와서 처음 만나는 한국사람!
너무 반갑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괜히 아는척 인사를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음식나온 후엔 라지반판, 레귤러 반판을 그쪽 테이블로 넘겨줬다.
어차피 우린 다 못 먹으니까..
그쪽에서도 샐러드랑 스파게티가 넘어온다.
오우~ 한국인의 이 아름다운 정 문화!!
여행 잘 하시라는 말을 서로에게 남기며 헤어지고 방에 온다.
fat yoggi음식맛은 그냥 그렇다.
맛이 있지도 없지도 않다.
그치만 다시 가라면 싫다.^^;
그리고 모기가 엄청나다.
그때 물린 모기 자국이 아직도 있는데 희안한게 그냥 모기 물린 자국이 아니라 멍이 든것처럼 되었다.
무서운 발리모기.
방에 모셔둔 스프레이 모기퇴치 약이 한없이 그리웠다.
밥 먹고 방에 오니 졸음이 솔솔 온다.
난 졸음을 쫓을겸 꾸따 나이트 문화 탐방에도 나설겸 엠바고에 가보자고 신랑을 떠 본다.
하지만 술도 못마시고 잠 많은 우리신랑 단박에 거절하고 누워버린다.
야속한 님아~
우린 꾸따에 3일이나 있었지만 12시가 되기전에 꼬박꼬박 잠이 들었다.
빈땅 마시며 뜨는해 보는건 나만의 꿈이었다.
16일의 계산
sania's house check out 250.000Rp
구눙까위 12.000Rp(2인)
낀따마니 10.000Rp(2인)
부드굴 20.000Rp(2인) + 주차 5.000Rp
따나롯 20.000Rp(2인)
KFC(점심) 54.500Rp
1일투어 400.000Rp
Chill(마사지) 198.000Rp(2인, 1시간, Tax포함)
chill -> 숙소 택시 35.000Rp
fat yoggi (저녁) 51.000Rp
secret garden check in 200.000Rp
기타 53.000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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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나도 모르게 킥킥거립니다..재미있는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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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마데 아저씨 많은 분들이 추천하여 저희 부부 갔을 때 가이드로 하려 했으나 예약이 넘쳐서.... 참 인간성이 좋은 분이라고 하더군요? 학력도 아마 대졸에 영어교사를 하였다고 하던가요?
첫번째 같이 찍은 사진 자세히 보니 두 분이 많이 닮았네요....
근디 신랑보고 "새끼입에 먹을꺼 들어가면 밥 안먹어도...." 요로코롬 발언히어도 괜찮은가유?
후기 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다음에 가실 때 낑겨주시면 조컨네요....
감사합니다. -
작가는요..무슨~
후기 재밌게들 읽어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근데 최영호님이 말씀하시는 마데아저씨가 우리 마데아저씨가 아닌것 같아요.
앞부분은 맞는데 학력부터요^^;
전직 블루버드 운전을 하셨대요.
제 후기 마지막쪽에서 마데아저씨 모습을 볼수 있답니다^^
신랑과 저는 많이 닮아서 남매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렇게 닮았나요? -
하하하 .. K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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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글 재미있게 읽어 주시고, 답글 달아 주시고, 또 마일리지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넘 재밋게 글을 쓰시네요
글이 맛잇다는 표현이 맞을거 같군요
잼 나는 후기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