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여행 8일째
임파서블 해변 근처에 위치한 이 숙소에서 하루 더 묶고 싶었습니다.
너무 빡빡한 일정을 소화했는지, 메데위 비치에서 울루와뚜까지 내려오는 동안 매연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목도 따갑고, 머리도 아프고... 자고 일어나도 머리가 개운해지지 않더군요.
하루 편히 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습니다.
아침일찍 신랑 제이는 근처 해변들을 둘러보겠다며 나갔구요,
덕분에 전 테라스에 앉아서 정원감상을 즐겼죠.
한참 후에 돌아온 제이, 저보다 체력도 강, 호기심도 강입니다.
무거운 머리를 이끌고 체크아웃.
어제 울루와뚜 사원에서 께짝댄스만 보고, 사원구경은 못하고 나와서 짐을 싸서 다시 울루와뚜로 갔습니다.
어제와 같이 매표소 직원에게 짐을 맡기고... 입장료 3000루피를 내고 사원으로 들어갔습니다.
론리플래닛에서 뽑은 Best temple 1위 울루와뚜 사원
바닷가 절벽위에 세워진 사원이라 그런지 위용이 대단하더군요.
누구는 이 사원때문에 발리를 다시봤다고 하던데...
그런데 전 이 사원에 너무 기대를 했던걸까요. 컨디션이 별로였던 걸까요.
감동이 10분을 채 못갔습니다.
장관을 볼때면 왜 호주 멜번의 그레이트 오션로드가 항상 떠오르는지 모르겠어요. 비교를 말아야 하는데 말이죠. ㅜ
지나던 길에 들른 게와까파크는 너무 재밌었습니다.
게와까 파크 입장료가 5만루피로 다른 곳 보다 비싼편에 속하는데요, 사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루다 동상이 유명하다던데...그렇구나...라고만 하고 패스.
게와까파크
이 돌을 대체 누가 왜 이렇게 깎아놓았는가 가 저의 관심사였죠. 자연석일까 인공석일까...
아직도 그 해답을 모르겠네요. 찾아보질 않아서...
동상 옆에는 이렇게 발리의 지형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뷰포인트가 있습니다.
스누피 머리모양처럼 생긴 발리의 지형. 특히 스누피 목 부분은 자세히 보입니다.
발리의 지형을 한눈으로 볼 수 있는 곳
슬~ 공원을 둘러보고 무료 상영 영화를 보고가려는 마음에 게와까비전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단체 관광객은 잘 찾지않는 구석진 곳에 있는 건물.
그곳에서 캐리커처, 메니큐어, 헤나, 머리땋기 등 여러 무료행사가 진행되고 있더라구요.!
분명 입구에는 무료행사라고 적혀있는데...사람들은 없고...
행사 진행 직원들은 본인의 일이 아닌척 잡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여기 캐리커쳐 하는데 맞나요? 캐리커쳐 받을 수 있을까요?" 라고 물어봐야
"앉으세요" 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래도 5만루피의 입장료에 포함되어있는 서비스, 안받고 갈 수 없죠.
한사람당 20여분씩 걸려 받은 캐리커쳐. 무뚝뚝한 아저씨의 표정과 말투와는 다른, 꽤 세심한 그림이었습니다.
아이리스와 제이.
주변사람들이 그러는데, 제이는 별로 비슷하지 않다고 하네요. ^-^
그리고 옆에있는 헤나도 공짜로 받아보고~
생각보다 그림을 대충 그리길래 제이만 받고, 전 그냥 뒤돌아 나왔습니다.
찌짝 한 마리
그렇게 손등에 찌짝 한마리를 얹고 그림 두 장을 달랑 달랑 들고 게와까 파크를 나오는데,
어찌나 흐뭇하던지~
오늘은 딴중브노아에서 숙소를 잡았습니다.
누사두아에는 우리의 예산대와는 천지차이인 리조트들만 가득해서... 딴중브노아로 옮겼는데,
곳곳에 방갈로 들이 보이더군요.
옴박뿌띠 방갈로. 방2개, 거실, 테라스, 공용 수영장이 있습니다.
저희는 방1개만 쓰는 조건으로 40만루피아를 지불했습니다.
주변에서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지 못한탓도 있고,
여행막바지라 그냥 깔끔한곳에서 자고싶었기때문에 별로 고민하지 않았습니다.
방1개의 문은 잠궈주시고... 나머지는 다 우리공간이었죠~
거실에 책이 많았습니다. 근데 네덜란드어로 보이는 책들... 읽을 수는 없네요.
발리 아틀라스에 나와있는 누사두아 뷰포인트로 갔더니갔더니 해가 지려고 합니다.
서핑을 하던 사람들도 한 둘씩 물에서 나오기 시작하고, 소풍을 온 인도네시아 가족들도 짐을 챙기더군요.
발리에서 보통 볼 수 있는 비치보다 훨씬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된 느낌이었습니다.
초보 서퍼들이 연습하러 많이 오는 것도 같았구요.
깨끗한 누사두아 해변
파도가 들이치는 포인트
신혼여행 온 것처럼 잠시 바닷가에 앉아 석양을 감상했습니다.
짐바란쪽에서 해가 붉게 타고 있더군요.
3월 12일의 하늘
'짐바란에 있는 사람들은 저 풍경을 보며 씨푸드를 먹겠구나... '
더 어두워지기 전에 얼른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소에서 가볍게 맥주 한 잔.
여기까지 오니, 여행이 끝난 느낌이네요.
-
캐리커쳐 제이님만 닮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