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리
Lv.28
2005.10.19 18:08
추천:15 댓글:9 조회:5,428
아름다운 산책!
일찍 잠든 탓인지 아침 7시에 눈이 떠져 옆에서 자고 있는 A양이 깨어날까봐 조심스레
문을 열고 나와 비치를 하염없이 걸어봅니다.
이러다 섬 한바퀴를 돌지도 몰라요. ㅋ
폼잡고,,비치에서 뜀박질을 할 수도 있었습니다만,,ㅋㅋ
걷는 걸 더 좋아라하는 저는 아름다운 섬에서의 아름다운 모닝 산책에 빠져듭니다.
전날, 오후의 길리 뜨라왕안과는 또 다른 바다색으로 옷을 갈아입은 바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 변해가는 바다의 색을 느끼는 여유.. 감동과 눈물 찔끔^^으로 점철되어집니다.
숙소로 돌아와 A양과 함께 아침식사 후 오전에 느낄 수 있는 나른함의 휴식을 즐깁니다.
젤리피쉬 미워!
그러다 오전중으로 한 번 더 스노클링을 하자해서 비치로 나갔다가 젤리피쉬 때문에 바다에서 오래 머물지 못했어요.
젤리피쉬들이 어찌나 찔러대는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것들이 여기저기서 마구마구 찔러대 따갑고 가려워서 도저히 못 참겠다하고 비치로 나옵니다.
(로컬 청년들은 하나둘씩 제가 노는 물에 침범(?)했으나 그들은 따가운 증상을 못느끼나 봅니다
계속,,제가 갈고 닦아 놓은 물에서 아주 잘~놉니다 ㅋㅋ)
길리 뜨라왕안에서의 스노클링은 오후에 하는게 좋대요.
제가 아메드에선가 만난 친구한테 롬복에 다녀왔다는 얘길하면서 젤리피쉬 때문에 스노클링의 참! 맛을 못 봤노라~
했더니 오전보다 오후를 강추하더군요.
오전에 뜨라왕안에서 놀던 젤리피쉬들이 다들,,어디론가 옮겨가나봐요..
하기사,,전날 스노클링할땐..젤리피쉬없이 그저 숨이 다 될때까지 바다밑을 구경했으니 오후에는 정말,,젤리피쉬들이 이사를 ????
살아있는 여행팁 드립니다.
롬복 길리에서 스노클링 하시려거든,,
오후에,,젤리피쉬없는 세상에서 스노클링을 즐기세요~~~
그리고,,
A와 롬복에서 하루 더 있을것인가 발리로 돌아갈 것인가 잠시 고민후 (항공편이 풀북인 관계로)
우린 늦은 저녁 페리를 타고 발리로 들어가는 것으로 합의를 보고 슬슬,,길리 뜨라왕안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
셔틀타고 방살까지!
짐을 싸고,,선착장으로 나와 장터 분위기 살짝 구경해주시고,,
전날과 같은 퍼블릭보트에 Rp 50,000을 주었던 바가지에 살짝 두려움을 안고
이왕 가는거 편하게 Rp 120,000을 주고 방살까지 나가자!!! 작전을 짜고 로컬들에게 바가지 안쓰려는 맞짱태새로 돌입..
그곳엔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프렌치 백패커 4명이 흥정을 하고 있더군요.
제가 가서 살짝 껴들었습니다.
"방살로 나갈거야? 우리도 나갈건데 보트 쉐어해서 빌리는건 어때?
그들이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그러자 갑자기 Rp 120,000을 불렀던 로컬아저씨 한명이 A와 저를 놓친것이 아까운지 가격을 더 올립니다.
그러나 대세는 우리쪽으로 기울어 게임오버!
6명이 함께 Rp 120,000에 셔틀보트를 빌려 방살로 출발합니다.
방살에서 승기기까지!
방살에 도착! 어제 바가지 씌운 아저씨를 만나면 사정없이 째려봐줄려고 맘먹고 있는데
아니나다를까 은근슬쩍 뻔뻔모드로 나타나줍니다..
어제의 일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쌩 까주시는건 그렇다치고 누런 이 다 보이게 웃으며 징그러운 곤니찌와 인사까지 합니다.
그리고는,,승기기 갈꺼면 트랜스퍼 소개시켜 준다는 명목으로 작업?이 들어옵니다.
매몰차게 한마디~ "너하곤 얘기안해..넌 기회가 없으니 저리 꺼져!"
라고~ 얘기 할라고 하는데 프렌치 4명도 그들에게 방살에서 길리 들어가면서 당(?) 했는지
그에게 제가 생각했던것보다 더 매몰차게 대하더군요...
(프렌치들이 그렇게 까지 화낼줄 몰랐는지 뻔뻔모드가 뻘쭘모드로 전환되는 모습이 아직도 아른아른)
그리고 우리 6명은 힘을 합쳐,,
승기기까지 갈 수 있는 미니버스를 타기위해 흥정을 하게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6인승짜리 Rp 70,000
그들이 권하는 건 9인승짜리 Rp170,000
결국, Rp 90,000에 승기기까지 멋진 프렌치들과 드라이브를 떠납니다.룰룰루~
승기기!
우리는,, 승기기에서 서너시간 놀다가 페리를 탈 예정,
그들은,, 승기기에서 하루 묵고 발리로 넘어가 바로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넘어갈 예정.
그들이 묵을 숙소를 정할때까지 차를 타고 돌아다니다 그들이 정한 호텔에 따라 들어가 구경도하고 사진도 찍고,,
농담삼아 샤워도 하고 수영장에서 두어시간 놀다가라는 그들의 친절에
그럼,,나야 좋지..대답하려다가 그들과 바이바이를 하고 우린 승기기 센타에서 발견한 '예전'이란 한국식당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워낙 여행지에서 음식을 안 가리는지라 여간해선 한국음식 잘 안 찾는 편인데,,
롬복, 승기기에서 발견한 한국식당은 어찌나 반갑던지 자리를 차지하고 간만에 맛난 음식을 앞에두니,,
좋아서 까무라칩니다.
그리고 예전,,여기 너무 맛있어요.
한국에서 먹은 김치찌개는 저리가라! 한국에서 모든 양념을 공수해와서 만든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음식맛,,열라 맛납니다..
값은,,조금 비싸지만요.. 기본 메뉴가 Rp 79,000
불고기나 갈비는 훨씬 비쌌지만 허니무너나 롬복을 거쳐간 유명인사,연예인들은 한 번 오면
누군가가,,짐바란에서 바가지쓴 밀리언 루피아 어치~~ 정도를 먹고 간다고 하더군요^^
승기기 비치!
점심을 먹고 짐은 예전 식당에 맡겨둔 채,,
승기기 비치로 놀러갑니다.
방살에서 승기기로 내려오는 길 위에서 여러 예쁜 비치들을 봤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닥 예쁘지는 않습니다.
로컬들의 삐끼질을 뚫고 '승기기 비치호텔' 프라이빗 비치쪽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러자 객실 손님들의 안전을 지키는 시큐리티가 우리를 공손한 말로 내쫓습니다.
객실 손님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만가만,,얘기했습니다.
"프라이빗 비치 밖을 벗어나면 로컬들의 싸롱사라,기념품사라 등등,,
등쌀에 못이겨 오랜시간 승기기 비치를 즐길 수가 없어!
그러니 이곳에서 한 두시간만 놀다가게 해줘!!"
"안 돼!!"
그럼 할 수 없지..
"너희 호텔 메니저 어딨니? 메니저 좀 만나봐야겠어.."
"립셉션으로 가봐!"
그 넓은 승기기 비치 호텔 반바퀴 돌아 립셉션을 찾았고 메니저를 만나 담판짓습니다.
"너희 호텔 프라이빗 비치에서 두시간 놀다가도 돼?"
"오케이!! 우리 프라이빗 비치와 비치체어 사용해도 좋아!
그렇지만 비치타월은 대여해 줄 수 없어!"
그래도,,좋아..너무 좋아!!
비치앞에 누워 바다를 바라보고 있자니 졸음이 솔솔,,
카푸치노와 아이스티도 마셔주며 A와 함께 긴~긴 이야기 속으로 빠져봅니다.
여행이야기, 발리이야기, 언제적인가 아주 어렸던 대학시절 바람(?)을 피웠던 이야기까지...ㅋㅋ(우리 너무 친해졌나? ㅋㅋ)
페리타러 람바르로!
'예전'으로 돌아가 맡겨둔 짐을 찾으러 갔다가 주인아저씨한테 붙잡혀 1시간여 롬복이야기를 들어주다 풀려(?)났습니다.
한국사람을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너무 반가워하시며 발목을 붙잡으시는데..ㅋㅋㅋ
하마터면,,롬복에서 하루 더 잘 뻔~했다는~~
그리고 택시를 탑니다.(승기기에서 페리타는 곳까지 Rp70,000 한시간 더 걸립니다..)
영어가 서툰,,택시기사에게 영어 잘(?) 한다고 칭찬 몇 마디 해주니까
롬복의 무슬림사원에 대해서 짧은 영어로 많은 걸 설명해줍니다.
길가에 차를 세워 사원 구경도 하라며 배려도 해줍니다..
무슬림은 하루 다섯번 기도하는 시간이 정해져있습니다.
아침 6시, 점심 12시, 오후 4시, 저녁 6시 15분, 밤 8시..
기도하기 몇 분 전부터는 확성기에서 그들만의 신호인 음악이 흘러나와주시고
6시 15분에 사원에서 기도하러 들어가는 모습을 밖에서 구경합니다. (안엔,,못들어가게해서...)
사원밖 한 켠에는 여자들이 기도를 드리는 장소가 따로 있나봅니다.
무슬림도 남,녀 차별을 심하게 하나? 아니!!! 여자들은 왜 밖에서 기도를 하게 하는거야..
겨울엔,,추울텐데,,,,속으로 생각하던차에..아! 맞다..롬복엔 겨울이없지..
그나마 다행이군!! 여기까지 생각이 미칩니다. 오지랖도 넓으시지..별걸 다 걱정하는~~^^
택시기사가 사원앞에서 꼭,,사진 한 장 찍으라해서...배 다 내놓고 찍혀주시고,,ㅋㅋ
드뎌,,발리로 간다..페리타고!
람바르선착장에 도착한 시간이 7시 조금 넘었는데,,
어두워지니까 우린 어둠에 익숙치않은데 로컬들은 우리가 너무나 잘 보이는가봅니다.
사방에서 티켓 사라고 무서울 정도로 난리를 칩니다.
눈길 한 번 안 주고 티켓박스로 걸어가서 Rp 15,000을 주고 롬복 --> 발리행 페리에 올라탑니다.
(비행기로 Rp 325,000를 줬는데 페리는 Rp 15,000... 너무 싼거 맞죠?
운이 좋으면 그마나 좋은 페리를 탄다고 하는데 우리가 탄 페리는 아마 20년도 훨씬 넘은거 같은!!
배가 출발하고 승무원들이 일하는 방을 돈을 주고 빌리는게 안전하고 편하게 가는 지름길이라는 예전 한국식당
주인 아저씨 말을 듣고 방을 빌립니다.(Rp 30,000)
배,,지하에 위치한 승무원들의 객실..방은 코딱지만하고 지저분하고,,냄새나고,,그냥 짐만 던져놓고,,밖에서 바다바람 쐬는게 상책!
선상으로 올라갔을때 만난,,자바섬에서 온,,12살짜리 꼬마,,
내가 스트레인저라는게,,이해는 되지만,,,배 타는 내내,,나를 쫓아다녔던 그녀는..
기어이,,제 다리를 베개삼아 잠이들어버립니다..
페리타고 발리로 돌아가는 길..지친다..!
발리행 페리..소요시간은 얼마나 걸리느냐에 대한 질문에..모두 4시간 가량 걸린다고 했습니다.
모두~ 뻥쟁이들입니다..
거의 6시간 배에서 꼼짝도 못하고 갇혀있었고,,
늦은 밤,,아무것도 안보이는 까만 바다를 보는것도 지겹고,,갑갑하고,,느려터지고..
7시에 출발한 배가 거의 새벽 1시가되어 도착했습니다.
발리 도착 후!
빠당바이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기사를 보니 너무나 반갑습니다.
반가움은 3초~!
배를 너무 오래타서 지치다 지친 저는,,
기사에게도 한마디 합니다..
"아저씨도,,뻥쟁이야...4시간은 무신~ 얼어죽을..6시간 동안 죽도록 고생했어요"
우리가 피곤한 줄 아는 기사아저씨,,
빠당바이에서 꾸따 가는 길..신나게 밟아줍니다..
1시간 훨씬 넘게 걸린다고 하는 길을 40분만에 쏴줍니다.
릴렉스가 필요한 우리를 조금이라도 빨리 숙소에 내려줘야 한다면서요...
아름다운 롬복에서의 이틀이..!
페리에서 갇힌 6시간 때문에 롬복에서의 좋은 기억이 모두 사라질 뻔 했습니다..너무 힘들어서...
페리는 정말정말정말,,비추!! 라고
앞으로 누군가가 페리를 타고 롬복엘 간다고 하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며 말리고 싶지만,,
또 다른 세상과의 만남을 소중히하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힘들고 지치는것보다
눈으로 보여지는 세상 속 이야기가 훨씬 더 익사이팅 하겠지!! 라고
여행이 끝난 후 다시 읽어본 일기에 이렇게 쓰여있는걸 보면,,
이런 힘든 경험도,,
여행이 아니면 절대 얻을 수 없는,,값진 것이므로 말리지 않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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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미리님 후기를 읽고 나니 저도 롬복에 다녀 온것 같아요. 정말 부럽습니다. 남편 때버리고 경미리님하고 같이 여행이나 갔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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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색깔이 죽이네여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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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su 님 = 페리를 낮에 탔으면 조금 다른 스토리가 되지 않았을까 싶지만,,
(낮에 타면,,돌핀도 가끔 출현해준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얼마 안되는 짐이기 했지만 짐 내버려두고 다니자니 맘이 안 놓이고,,
방을 빌리자니 비싸고..
비행기편으로 다녀오시는게 시간절약도 되고 마음도 편하실겁니다..
즐거운 여행되세요... -
꾸따 해변도 해파리가 많아지는 계절(우기때)이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사실 저도 11월이나 12월에 롬복행을 예정하고 있는데 경미리님 글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 -
힘든 여행길이셨지만..그래도 많은 추억이 남을 것 같네요. 경미리님 다음 이야기 기대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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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족자에서ㅤㅂㅏㅆ던 그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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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모자는 앞으로도 간간히 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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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이곳에서 글을 읽어 반갑네요.
저는 롬복 한식당에서 오래 붙잡고 야기한 식당 주인 입니다..ㅋㅋㅋ
엄청난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낼 도착해서 한 일주일 있다가 롬복에 가볼까 계획을 하고 있는데 경미리님 글이 도움이 정말 많이 될것 같아요. 감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