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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비티






아침녘 일찌감치 인천공항엘 다녀왔습니다.
지난 후기(Article No.1709-세상에서 두번째로 아름다운 공장 젠가라펙토리)에 올린 것처럼 젠가라에서 만든 도자기들을
드디어 오늘 언감생심 만나게 되었으니 설사 바쁜 일이 있더라도 제쳐두고 갈 수 밖에 없었겠지요.
행여라도 비행기 도착시각에 늦을까 노심초사하면서도 다급하게 차를 몰 수는 없었지만 다행히 시간에 맞춰 입국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는 일면식도 없는 고마운 분에게 전화를 합니다.
"입국장 카운터 앞에 와 있습니다."   "저는 6번 게이트 밖에 서 있는데요."
드디어 kufabal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지레 짐작으로 ID가 동네지명이라 수더분한 인상의 아줌마(?)로 생각했더랬는데 어, 후드를 썼지만 아줌마 이미지와는
한참이나 거리가 먼 앳된 분이 묵직한 비닐봉지를 들고 서 계시더군요.
너무도 고마워 차로 태워다 드릴 것을 몇 번이나 제의해봤지만 동행이 있다며 한사코 뿌리치기에 결국 물건만 받고
돌아섰습니다.  제 인상이 별로 안 좋아서였을까요 ? ㅎㅎㅎ
하지만 돌아오면서는 "고맙다고 했으니 그 정도면 됐지 뭐..." 였는데 정작 묵직한 비닐봉지를 풀러 보니 그냥 보내드린 게
정말 죄송하더군요.
만만치 않은 무게도 무게였지만 금 간 데 하나없이 온전히 전해다 준 고마움에 저는 변변한 인사치레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balisurf.net
- 당장 거실 바닥에 비닐봉지 속의 내용물을 풀어놓았습니다. 두터운 마닐라지로 하나 하나 싸여진 12개의 도자기들과
  잎쪽에 보이는 계산서에는 당일 젠가라에서 두 사람의 체험비용(13불 X 2 =26불)이 적혀 있습니다. 그 옆의 자주색
  비닐봉투 안의 내용물은 제가 맛사지 샵에서 칠칠맞게 빠뜨리고 온 은제목걸이구요.-

예전에 어느 분이 젠가라를 소개하면서 체험Class에 참여해도 유약을 발라 굽고 마르는 과정이 대략 보름 정도 걸리는
까닭에 자신이 만든 물건을 온전히 가져가기는 어렵다고 설명한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줄로 알고 있었기에 그냥 엄마와 아들의 발리에서의 또다른 추억쌓기 정도로 이해했구요.
그런데 그 날 동행한 가이드 "와얀"은 정색을 하면서 제게 말하더군요.
"이건 가족들이 만든 소중한 물건인데 제가 부쳐드리지는 못해도 연락이 오면 와서 꼭 받아가지고 보관하고 있겠습니다."
라고요.
저는 당연히 가이드가 손님에게 으레 해보는 소리 정도로 이해를 했었지요.

헌데 귀국후 며칠이 지난 뒤 아뿔싸, 발리를 떠나기 전날 집사람과 사누르의 자주 가던 맛사지 샵에 목걸이를 놔두고 온 걸
뒤늦게 알게 되었고 마침 그 샵의 명함[LILA FOOT REFLEXOLOGY & MASSAGE -Tel(0361)289 507]이 있기에 체념 반 기대 반
으로 와얀에게 전화를 해 알아봐달라고 했더니 어럽쇼, 우리 부부를 기억하고 있고 잘 보관하고 있다는 겁니다.
늘 차고 다니던 목걸이라 맛사지를 하기 전 풀러놓았던 것을 깜빡 잊었던 모양인데 며칠이 지나도록 보관하고 있다는 말에
참으로 반신반의하면서 기뻤습니다.(마사지로도 저렴한 가격의 괜찮은 곳입니다.)
그때부터 와얀의 활약은 시작됩니다.
맛사지 샵에서 목걸이를 찾으면서 메일을 보내오고, 또 젠가라에서 도자기를 받으면서도 상황 보고를 잊지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번 발리행 때 찾아야지..."라는 생각을 과감히 접고서 도자기와 목걸이의 회수에 나섰습니다.
평소 발리서프에서 "초행자들의 길잡이"이기를 마다하지 않는  kufabal님이 때마침 발리행을 앞두고 있다기에
주저주저하다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전달해 주겠노라고 하시더군요.
와얀에게는 숙소인 "발리 다이어리"에 맡겨놓을 것을 알리고 그 곳 사장님께는 며칠간의 보관을 또 부탁드렸구요.
그런 우여곡절 끝에 오늘 젠가라의 도자기와 제 목걸이는 가루다의 날개를 타고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balisurf.net
- 세상에 같은 종류의 것이라곤 단 하나도 없는 비취색 도자기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마누라는 연신 "어머나 !"를
  외치더군요. 로울러로 표면에 궁글린 무늬뿐 아니라 테두리에 색도 입히고 작은 컵과 머그 잔의  안과 바닥에도
  잔잔한 무늬를 입혀 그야말로 새롭게 태어난 모습입니다. 부드러운 점토에 유약을 잘 입혀 햇빛에 반사되는 색감뿐
  아니라 입술에 와닿는 촉감까지 아주 좋습니다. 마누라와 둘이서 당장 차 한 잔을 타 마셨으니까요.
 

그저 고맙고 미안할 따름입니다.
서툰 우리 가족의 작품에 색을 입히고 구워낸 얼굴도 모르는 젠가라의 직원들도 그렇고,
제 목걸이를 주웠으니 그 가치를 알면 횡재한 거라고 한때 오해해 마지않았던 맛사지 샵의 어린 소녀들이 그러하고
아무런 댓가없이 수고를 아끼지 않은 가이드 와얀 스위리아가 그러합니다.
또한 털털하게 도맡아주신 발리 다이어리의 주인장이나
귀찮은 내색없이 비행기로 실어오느라 땀깨나 뺏을 kufabal님께도 그러하구요.
해서 저 역시 이 고마운 인연을 확대 재생산 하기로 했습니다.
제게도 조금이나마 남을 도울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아낌없이 그러자구요.
그래야만 발리를 공통분모로 한 나눔이 계속 커져갈테니까 말입니다.

- 어린이를 동반한 여행에는 이 체험학습을 다시 한 번 강추합니다.
  우리 나라에서의 도자기 체험과는 사뭇 다른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TEL: 62-361-703311)
  울르와뜨로 가시는 길이라면 꼭 한 번 들러보시길.....








  • kufabal 2010.07.06 18:16 추천
    아,, 쑥스럽네요 ㅋㅋㅋ 하나도 안깨져서 정말 다행이라는 ^^!
    생각보다 무거워 헉! 했었어요 ㅋㅋㅋ 무겁지 않은 척 가방에 넣어서 기내에 쏙 ㅋ
    사실 도자기 안열어봤는데.. 너므 이쁘네요! 와와와!!!!!
    젠가라.. 흠 저도 나중에 애기생기면 키워서 데꼬가야 하겠습니다.
    젠가라 수송작전에 가이드 순이님도 수고해주셨답니다 ㅋㅋㅋ 공항까지 들어주셨어요 ㅋㅋㅋ 발리에는 좋은 분들이 참 많아요 ^^!
  • 정원이아빠 2010.07.06 22:08 추천
    역시 제 예상대로 고생 좀 하셨군요.
    헌데 아까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라서 .....(제가 좀 둔한 편입니다.)

    홍일점 가이드 순이님까지 한 몫 거들었다니
    이거 여러모로 고마울 따름이네요.
    다시 한 번 저를 도와준 모든 분들께
    행복이 가득하시길....
  • eugel 2010.07.07 00:07 추천
    여러분들 공이 들어간만큼 예쁜 그릇입니다. applause1.gif
  • ppgio 2010.07.07 12:39 추천
    발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심성이 착하고 이쁜 사람들인거 같습니다. 담주 발리로 떠나는데 저도 좋은 사람들 만나서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어 행복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기도해봅니다.
  • Greeny 2010.07.07 18:07 추천
    그릇들도 참 예쁘지만, 그릇을 위해 수고한 많은 분들 덕분에 더 멋져보이는 것 같아요.
  • 정원이아빠 2010.07.07 20:11 추천
    그래서 그 분들을 우리 집 저녁식탁에 초대하고 싶어집니다.
    차린 건 별로 없지만
    저 사각쟁반에 크기별로 샐러드도 담고
    열무김치며 취나물도 내어오고 .... ㅎㅎㅎ

    실은 방금 전 그렇게 담아서 먹은
    우리 집 저녁메뉴입니다.
    우리 집 식탁에서 끼니마다 발리를 만나는 셈이지요.
  • zeepmam 2010.07.08 01:57 추천
    그릇들이 여러손을 거쳐 멋진 완성품이 되었네요 ^^
    정원이가 얼마나 좋아했을지 짐작이 됩니다 .
    여러분들이 도와주셨네요 ~~
    모두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
  • 정원이아빠 2010.07.08 07:14 추천
    맞습니다.
    젠가라에서의 기억을 까맣게 잊고 지내던 녀석이
    제 서툰 솜씨가 멋진 완성품이 된 걸 보고는
    아주 흐뭇해 하네요.

    많은 분들의 수고도 배어 있는
    또다른 세상을 배운 셈입니다.
  • Acoustics 2010.07.08 16:43 추천
    그릇들도 참 예쁘지만, 그릇을 위해 수고한 많은 분들 덕분에 더 멋져보이는 것 같아요. (2)
  • Cerah~(광진) 2010.07.16 10:52 추천
    사실 일면식도 없는 '남'의 물건을 수천마일 떨어진 곳까지..
    깨질지도 모르는 무거운 도자기를...
    쉽지 않은 일이네요..
    구파발님.와얀가이드,발리다이어리 사장님, 마사지샵까지..
    그중 누구하나 no하면, 받지도 못할 수도 있었겠네요..

    여하튼, 먼곳에서 이뤄진 훈훈한 이야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 풀레 2010.08.17 10:18 추천
    와아..역시 멋진 발리서프님들이십니다....
    한참전에 정원이 아빠님 젠가라 체험글 읽은 기억이 나는데
    드디어 그 작품들을 받으신 거군요..
    인연이란 것이 참 대단하지 않나요..
    여기 저는 얼굴도 모르는 수많은 발리서프 회원님들의 글을 오랫동안 접해와서 인지 연락뜸해진 오랜친구들 보다 가깝게 느껴진답니다..
    따뜻한 글입니다..발리를 통해 맺어진 이 모든 인연이 참으로 가슴 벅차게 해주는 에너지가 되는 것 같아요..모두에게. rabbit (32).gif
  • thinkbali 2010.08.20 08:37 추천
    우와 넘 예쁘다~~~
    난 아직 애들에게 한번도 못해줬는데... 사는게...뭔지...
    꼭 시간을 내서 같이 해봐야 겠어요.
    잘 계시죠?
    요즘 와이안이 우리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 올리브 2010.12.29 00:07 추천
    로그인이 안되서 한동안 못들어왔는데 .. 그동안 정원아빠 그런일이 있엇군요 ..
    정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연많은 귀한 그릇들 평생 잘 간직하셔야겟네요 ..
    정원이는 발리와 함께 커가는것같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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